살면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내를 다닐 때는 속도도 느리고 크게 문제될 상황이 발생하지 않지만, 만약 고속도로나 지방을 자주 다니면 예를 들어 공사 차량이 흘리거나 밟고 지나는 돌이 튀어 앞유리에 금이 가고 심하게는 깨지는 일이 생긴다. 오늘은 그 이야기.

지난번 브리즈번에 작업 상황을 점검하러 방문하러 가는 동안, 새벽길을 고속 주행하던 트럭을 뒤따르다 잠깐 돌이 튀는 소리를 들었다. 어두운 새벽 시간이라 정확한 상황을 몰랐지만, 낮 시간이 되어 브리즈번에 도착해서야 깨달았는데, 그 새벽에 튄 돌이 앞유리를 깬 것이다. 작은 상처는 고속으로 달리는 유리가 점점 힘을 받음에 따라 크기가 커지고, 나중에 시드니로 돌아와서는 거의 수십 cm 정도 크기로 되어 있었다. 작은 점 하나 정도면 간단히 수리할 수 있다지만 크기가 큰, 곧 깨질 것 같은 것은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 전면 유리(혹은 옆면)를 교체하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호주 시드니 기준으로 유명 업체에서 알아보면 비용이 대략 1000불 정도 든다. 두 가지 팁이 있는데, 하나는 저렴한 곳을 찾는 방법, 두번째는 항상 유리 보상 보험을 가입해두는 것이다. 대략 한달에 약간의 보험료를 추가하면 되는데, 보험사에 따라 다르지만(무료 혹은 몇십불의 자기부담금) 큰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종합보험 가입시에 유리 보상(windscreen) 항목을 꼭 신청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으로 찾은 업체를 통해 신청하면,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와서 작업을 해준다. 주말도 가능. 시간은 대략 1-1.5시간 정도 걸리고, 작업 자체는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경험과 특별한 공구가 필요해서 직접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절차는 이렇다.

먼저 유리를 감싸고 있는 고무와 플라스틱 등의 테두리를 하나씩 분해, 분리한다. 다음으로 깨진 전면 유리 밑에 가느다란 줄로 된 공구를 이용해서 강하게 당겨 중간의 접착제를 분리시켜 유리를 걷어낸다. 유리를 붙일 부분을 깨끗이 청소하고 닦는다. 새 유리판에 실리콘과 유사한 접착제를 바른 다음에 이것을 잘 붙여준다. 양손으로 들기에는 크고 무거우니 장비를 이용해서 한 쪽을 걸쳐놓고 다른 한 쪽을 붙이는 식으로 진행한다.

이 전면유리 업계역시 중국산이 전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실정이라, 유명 자동차 회사의 유리라 해도 중국산이 들어간다. 내 경우는 미국에 공장을 지었다는 중국 업체의 제품인데, 처음에는 중국 업체라 실망스럽고 과연 품질이 믿을만한가 의심스러웠지마 VW 등의 여러 업체에 납품을 하는 곳이라 하니 믿고 사용할 수 밖에… @.@

문제는 작업 후에 발생한다. 작업자가 상당히 꼼꼼하게 일하는 듯 보였지만, 가고 나서 보니 고무를 붙이지 않고 남겨 두었다. 업체에 전화해보니 자기들은 절대 그렇게 일 안한다고… 그럼 이건 뭐니? 보닛을 들어보니 구부러진 각도가 딱 유리 하단과 보닛 사이에 있는 가림판에(철판) 들어맞는 고무다. 그대로 끼우고 종료. 작업자는 “모든 고무를 들어내고 새걸로 끼운다”고 거짓말을 했고, 업체(본사)는 자기들은 그렇게 일 안한다고, 실수 했음에도 인정하지 않는데다 바쁜 사람을 스트라 사우스 Strathfield South까지 와서 점검받으라는, 그러면서 서비스에 대해서는 평생 보증(lifetime warranty)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교묘한 평생보증제도, 애초에 일을 제대로 하지 그러냐?

참고로 유리 자체는 평생 보증이 아니다. 결론, 가급적 깨먹지 말자, 깨먹더라도 미리 보험 가입해서 부담을 덜고 교체받자, 가능하면 좋은 업체에서 서비스받자, 싸다고 다 좋은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