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 여러 가지를 손 봤고 큰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했지만 여전히 작은 여러 일들이 남아 있어 시간이 되는대로 하나씩 손을 보는 중이다. 그 중 하나가 현관문의 녹슨 경첩을 교체하는 일. 경첩 hinge은 문을 열고 닫을 때 문제없이 동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부품이지만, 보기와 달리 매우 예민하고 미세한 작업이라 약간의 위치나 크기 등 차이만 생겨도 문이 서로 닿거나 부딪히거나 제대로 열고 닫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먼저 기존에 달린 경첩의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는 100-75에 두께는 1.6mm 제품이다. 더 잘 해보겠다고 큰 제품을 사거나 좋은 제품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 경첩의 크기가 달라지면 그만큼 끌로 파내야 하는 작업이 생기고, 하다 못해 무거운 문을 지탱하기 위해 더 두꺼운(2mm) 제품을 사기만 해도 작업이 완전히 달라진다. 두꺼운 경첩은 중간 부분이 두꺼워 고정 위치를 다르게 해서 달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것을 찾지 말고, 가급적 완전히 똑같은 규격(크기 두께)의 제품을 구입하자.

보통의 문은 최소 2개(아래 위)나 3개(상 중 하)의 경첩이 달려 있고 아주 크고 무거운 문은 4개까지 달려있기도 한데, 문의 무게와 크기에 따라 경첩의 크기와 규격, 품질도 달라지니 참고하기 바란다. 싸구려 제품을 쓰면 쉽게 늘어나거나 해서 문이 내려앉기도 하니 싸구려 보다는 적당한 품질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경첩을 교체할 때는 아래에서부터 하나씩 하면 된다. 무거운 문은 윗부분이 가장 힘을 많이 받으니 한번에 분리하면 자칫 문이 내려앉거나 혼자서 작업이 어려워지기도 하므로 새 제품을 테스트하는 셈 치고 맨 아래 것을 교체해본 후에 문제가 없으면 하나씩 위로 올라가면 좋을 듯 싶다.

문을 완전히(활짝) 열면 경첩의 나사 고정 부분이 보인다. 오래된 것은 나사를 풀기도 어렵게 고착되었을 수 있으니 임팩트 impact 드라이버 등으로 나사를 풀면 된다. 양쪽 모두 풀고 경첩을 떼어낸 후 새 제품을 같은 위치에 넣고 나사를 고정하면 된다. 이 때 기존 것이 너무 길고 굵은 나사를 썼으면 구멍에 꼬치 구이용 나무를 끼우면 헐거워짐을 방지할 수 있다. 힘을 많이 받는 문에는 짧은 나사를 쓰지 말고 어느 정도 길이의 나사를 써야 한다. 너무 긴 나사를 쓰면 문틀로 삐져나올 수도 있고 너무 굵은 나사는 경첩에 딱 들어맞지 않아 머리가 튀어나오는 상황이 생기는데 문이 제대로 안 닫히는 수도 있으니 길이와 머리 굵기를 잘 살펴가며 선택한다.

하나를 부착하고 나면 문을 열고 닫아서 제대로 동작하는지 본 후에 위로 하나씩 이동하며 똑같이 교체하면 된다. 문이 무거울 경우 맨 위의 경첩을 떼면 약간 내려앉거나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 때에는 다른 사람이 문을 밀어주거나(잡고 있는 상태) 경첩을 떼기 전에 문 끝 쪽 하단에 플라이어나 드라이버 등을 받쳐주고 경첩을 떼면 좀 더 내려앉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경첩을 새로 붙일 때 나사를 하나만 박아도 제자리로 위치되므로 그 때까지만 잘 잡아주면 된다.

경첩을 오래 쓰면 녹이 슬어 소리가 많이 나거나 중간 부분이 내려앉으며 분리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 정도까지 아니더라도 녹슬기 시작하면 교체하는게 좋다. 경첩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현관문은 분리가 불가능한 고정핀(fixed pin)을 쓰고 방문 등은 분리형(loose pin)을 써도 된다. 이는 문을 들어서 핀을 뽑아 분해가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른 것으로, 보안을 위해서는 외부 문(현관)에는 보통 고정핀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문을 놓으면 자동으로 미끄러지듯 닫히는 경첩도 있고 나무문용이 아니라 알미늄 문에 쓰는 것도 있지만, 쉬운 작업을 위해서는 가급적 현재 달려 있는 것을 뗀 후 같은 종류로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

싱크대 혹은 부엌 가구에 달린 문과 서랍은 매일같이 자주 쓰는 것 중의 하나이다 보니 손잡이가 빠지거나 경첩이 부서지거나 서랍이 빠지는 등의 크고 작은 일들도 생긴다. 흔히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밖으로 여는 문의 경첩이 빠지거나 분리되는 현상인데, 문을 여닫는 일이 많다 보니 연결 부위가 부러지거나 오래되어 빠지는 것이다.

이 경첩(hinge)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은 모양, 열리는 각도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고, 크게 문제가 없다면 90도 이상 열리는 것 중에서 크기가 같은(혹은 방식이 비슷한) 제품으로 고르면 된다. 호주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전문점인 버닝스 Bunnings에 가보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여기에도 없는 제품이 있을 정도로 너무 다양한 부품들이 쓰이고 있어 똑같은 것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크기가 같은 제품을 구하면 되는 것이 팁이다.

고장난 부품의 원인은 너무 오래되어 가운데가 부러진 것이다. 게다가 안쪽 나사와 바깥쪽 나사를 너무 굵은 것을 쓴 탓에 나사를 빼어 분리해보면 원래 제공되는 작은(가는) 나사는 맞지 않고 헐겁다. 물론 굵은 나사는 많지만 대부분은 길이가 길어서 못 쓴다. 싱크대 가구의 벽(목판)이 얇은 것을 감안하면 너무 긴 나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뚫려 있는 나사 구멍을 어느 정도 메꿔야 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다.

나사 구멍이 굵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메꿀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구멍에 나무젓가락이나 꼬치용 막대를 쓰면 된다. 그러나 구멍이 너무 굵고 짧아 젓가락을 쓰기에도 애매하다면, 콘크리트 등에 나사를 박을 때 쓰는 플러그(plug)를 넣은 다음에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거기에 강력 접착제를 발라서 굳혀도 충분히 단단하다. (사진 참조)

일단 기존 부품을 모두 분리한 후 위 설명대로 구멍에 플러그를 넣고 본드를 발라 단단하게 굳히고 나면 나머지 일은 수월하다. 새 제품을 같은 자리에 정확히 끼우고(나사 구멍 위치는 약간 다를 수 있음) 나사를 고정시킨다. 문에다 먼저 부품을 끼우고(아래 위 모두 교체!) 문을 잡은 후 상단을 안쪽 벽에다 고정시키면 된다. 물론 안쪽 벽에 난 구멍도 미리 메꾸고 준비를 해둬야 한다.

이렇게 조립을 마치고 나면 문을 닫아보고 간격 조절을 해야 한다. 경첩에는 두 가지 조절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문을 안팎으로 밀거나 당길 수 있는 기능. 다른 하나는 문을 좌우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양쪽 문이 똑바로 되게끔 나사 두 개를 적당히 조절하여 문이 제대로 닫히고 열리는지, 높이와 모양이 잘 맞는지 조절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