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하고 가족들이 이사를 한 지도 벌써 시간이 꽤 지나, 작년부터 시드니 브리즈번을 오간 회수만 10번이 넘었다. 한번 가는 거리가 900km를 넘으니 대략 한번 방문에 2000km를 타는 셈이고, 1년 동안 2만km 이상을 탔다는 뜻이다. 워낙 운전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다는 것도 느낀다.
처음 고속도를 탄 2019년에는 가로등 없는 호주의 길이 부담스럽고 힘들었지만 몇번 오가니 대략적인 지리와 상태를 알게 되어 수월해졌고, 좀 더 지나니 체력적으로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다. 차가 적은 이른 시간을 택해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 점심 즈음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9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중간에 1-2번 주유를 하고 잠시 쉬는 것을 제외하면 긴 시간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지루한 운전은 적당한 시간과 거리를 끊어서 생각하면 부담이 덜하다. 시드니에서 3시간 거리에는 나비악 Naviac이라는 휴게소가 있고, 이곳까지는 어두운 밤길을 달린다. 비교적 차와 가로등이 중간중간 있고 산악 지형으로만 이루어진 한 시간 정도의 센트럴 코스트, 3차선에서 2차선으로 바뀌며 약간 지루해지는 한 시간 밤 거리의 뉴카슬을 지나면 3시간 거리에 도착할 때까지는 지루한 산악 지대를 지나야 한다.
시드니에서 5시간 거리에 있는 콥스하버 Coffs Habour는 바다에 인접한 저지대로, 비교적 큰 도시다. 새벽 2시에 떠나면 대략 7시경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주유를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중간에 작은 강과 평지, 언덕을 모두 지나지면 밤길 어두운 운전이라 속도를 규정대로 지키면서 조금 지루하게 두 시간 정도 더 운전해야 하는 셈이다.
남은 4시간은 두 시간 정도의 다시 지루한 산악 지형과 서서히 바다에 인접한 동네에 가까워지며 차와 사람이 늘고, 해가 뜨며 도로가 보이니 속도를 높이게 된다. NSW와 QLD의 경계선을 지나면 한 시간 정도 더 달려 브리즈번에 도착한다. 콥스하버 이후부터는 늘어난 차들로 운전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콥스하버에서 한번 주유하면 도착까지는 더 이상 주유하지 않아도 된다.
새벽길을 오가면 안개가 많이 낀 지역을 접하게 되는데 미등도 켜지 않고 운전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심하게 안개가 낀 곳은 미등을 켜도 보이지 않으니 아무 것도 켜지 않은 운전자는 타인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인지… 밤길 고속 운전은 정말 힘들고 위험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해가 뜨는 풍경과 넓은 호주의 경치를 둘러보며 운전하면 조금 위로가 된다.
자동차로 오가면 주유비만 대략 280-300불 정도가 드니, 비행기로 오가는 것보다 오히려 비싼 셈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고 비용도 절대로 싸지 않은 직접 운전을 택한 이유는, 그래도 원한다면 중간에 언제든 쉴 수가 있고 필요한 짐을 원하는대로 싣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비행기를 이용하면 공항까지의 이동 시간과 미리 가야 하는 대기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대략 4-5시간 정도가 드니, 운전시의 10시간에 비하면 짧지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가서도 일을 해야 할 수 있어 이제 자가 운전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
한달에 한번 정도 방문하던 일정을 바꿔 이제 조금씩 광고를 하고 구글을 통해서도 현지인들 문의나 요청이 오고 있어 3주에 한번으로 바꾸는 중이다. 나중에 더 바빠지면 2주 단위(1주는 시드니 1주는 브리즈번)로 바꿨다가 아예 반대로 브리즈번에서 주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사실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기도 하고.
몸이 안 좋아 쉬는 겸해서 집에 들렀다 돌아왔다. 이제 1년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특별한 계획을 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기대한대로 잘 될지 모르겠다. 모든 일은 기대와 희망만으로 되지 않고 그에 따른 노력과 과정이 필요한 것이니,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또 한 주를 시작해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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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Pic of the week: Sunset at margate beach
The first day’s journey was through the pink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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