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불황이 이어지며, 고금리에 따른 개인의 부담도 커지고 부동산도 그 영향으로 주춤하는 추세다. 봄 성수기를 맞았지만 겨울보다 오히려 떨어지거나 정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과대 광고로 홍보에 집중하는 부동산 업체들을 선두로 열심히 뛰고 있지만, 투자는 커녕 생활도 빠듯해지는 호주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공격적 매수세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흥미로운 기사 하나, 내년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금리를 단계별로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는(전망) 내용이지만, 과연 이대로 진행이 될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중요한 사실은 불경기를 모른다는 호주 경제 역시 물가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불황에 빠져 있으며, 부자는 어느 시대에든 돈이 차고 넘쳤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제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 오래 일을 해오며 고객들의 요구와 반응을 어느 정도 비교해보면 최근의 상황은 모두에게 좋지 않은게 사실이다.

https://www.msn.com/en-au/lifestyle/misc/here-s-when-westpac-says-the-rba-will-finally-cut-interest-rates/ar-AA1sWjFo?ocid=msedgntp&pc=U531&cvid=b3b853256b014c10be76bf3401ffaf7c&ei=21

금리를 바탕으로 하는 물가 조절은 교과서적 이론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에도 맞다. 요즘과 같이 다양한 투자 시장이 있고 코인과 같이 가상 자산까지 등장한 마당에 한쪽으로 돈이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커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돈의 흐름을 제어하는데는 금리만한 방법이 없는게 사실이다. 갑작스럽게 올린 금리가 당장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아 보였지만 이제 2년이 지난 시점에서(2022년 6월부터 상승) 많은 사람들은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로 돌아선 상황에, 지켜만 보는 호주인들로서는 더 아쉽기만 하다.

시드니는 약간 하락, 멜번은 지속적 하락, 브리즈번도 완만한 상승으로 돌아섰고 애들레이드도 그러하다. 오직 퍼스만이 여전히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도시들을 기본으로 하는 이 데이터를 볼 때 오히려 봄 성수기의 부동산 시장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가격이 너무 오른 탓, 여전한 고금리, 경기 불황 등이 맞물려 부동산은 이제 거의 꼭지에 온 시점이고, 공격적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이 아니고서는 새로운 도약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모든 일에는 “흐름”이라는게 있고 거기에는 숨어 있는, 대기중인 사람들의 심리가 있으니, 공격적 적극적 매수(실수요 포함)를 위해서는 더욱 가파른 물가 상승(렌트비 인상)과 금리 대폭 인하라는 두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

다만, 실수요를 중심으로, 소액의 부동산 구입을 원한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도 있겠다. 매물은 꾸준하고 급등세는 일단 멈췄으니 움직임이 빠른 이들은 지금을 부동산 투자(혹은 구매)에 좋은 시기로 판단한다. 실제 결정은 각자의 몫. *



얼마전에 일하러 갔다 우연히 들은 소식은, 인근 동네의 아파트가 무려 1.5M를 넘었다는 이야기다. 방 2개짜리 아파트가 다수인 호주에서 이 아파트(혹은 유닛)가 1백만(1M)을 넘는다는 소식도 놀라울 법한데 최근에는 1.4M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방 3개짜리는 1.8M이라고.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 없는 아파트는 단지 “그 자리(location)”에 있다는 것과 특별히 집에 신경쓸 일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고층의 경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도 비싸게 팔린다. 일반 주택(house)의 가치가 대부분 땅(land)값에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다른 한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고객은 해당 아파트를 몇년 전에 분양 받았는데 현재 그 시세가 2.1M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고층이라 전망은 좋고 쇼핑센터도 근처에 있어 살기 편할지 몰라도 부동산의 가치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땅이 없음(정확히는, 땅이 없는게 아니라 좁은 땅을 공유)에도 이렇게나 비싼 이유는 역시 (1) 건축비 인상 (2) 적당한 위치, 전망, 수요 등에 대한 프리미엄이라고 봐야겠다.

연중 성수기인 봄이 왔음에도(9-11월 성수기) 부동산 시장이 그다지 뜨겁게 오르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뉴스와 데이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여전히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그리고 오랫동안 버텨온 이들의 포기로 인한 매물 증가 등의 이유로 시장이 소폭 하락이나 횡보, 관망 추세라는 분석도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겨울 시장에서도 여전히 뜨거웠던 호주 부동산은 9월 들어서는 약간 주춤한 분위기였고 이제 10월이 되어 연말까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미국이 상당히 높은 금리까지 빠르게 올린 후 이번에 큰 폭 0.5% 인하했지만 여전히 호주보다는 높고, 여전한 고물가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호주 RBA는 내년 초에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향후 1년 내 최대 1%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전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식이 부동산에 큰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예상도 있다. 주택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이민과 학생 등 비자 감축, 너무 급등한 시세, 경기 불황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일반 물가와 비슷하게 꾸준하게 상승중이다. 상반기처럼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브리즈번은 계속해서 점진적 상승세를 보여주고 다른 주도인 애들레이드 퍼스 역시 관심 대상에 있다. 시드니는 소폭 상승을 보여주며 안정권에 접어든 분위기이고 멜번은 계속해서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과 많은 공급 물량,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의 이유가 있지만, 코비드 이후 여러 사회적 분위기 속에 추운 날씨와 정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단적인 이유를 찾기 보다는 흐름(trend)를 읽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물론 이를 저점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기에 하락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호주 동부 해안 주택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 – MacroBusiness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드니의 대부분 알려진 지역은 이제 50년이 된 집도 땅 값 덕분에 2.5-3M에 달한다. 쉬운 말로 평생 일해도 일반 주택을 갖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정도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20%에 달하는 50만불의 현금이 있어야 하니 쉽지 않은 선이다. 아파트 가격이 함께 오르는 이유는 건축비와 땅 값 상승을 전제로 업체들이 거품을 씌우는 영향도 있겠지만 주택을 수용할 수 없는 구매자들이 소액의 투자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구매 조건 역시 한 몫을 한다고 봐야겠다. 어쨌든 호주의 전반적인 부동산 수준은 인간(?) 한계를 넘어섰고 함께 부를 꿈꾸고 나누자는 common wealth의 가치는 사라진 듯 하다. 이 와중에 여전히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려는 이들은 점점 더 늘고 있으니, 그 많은 집이 있어도 늘 부족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