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작업한 내용을 소개해 본다. 한 주택에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방문했다. 현관문에 설치하는 일은 일상적이라 평소처럼 진행, 차고로 출입하는 슬라이딩 sliding 그러니까 옆으로 열고 닫는 문제 추가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해 달라는 내용이다. 다행히 최근에 쓰고 있는 제품은 고리 hook 방식이라 어떤 환경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슬라이딩 문에 디지털을 설치할 경우 한 가지 단점이라면 실내외쪽 본체를 설치했을 경우 문을 완전히 다 열 수 없고 딱 그 본체만큼 열어야 한다는 것. 그 이상 열리지도 않고 문을 세게 열다 자꾸 부딪히면 본체에도 무리가 갈 수 있어 이전보다 조금 더 조심해서 써야 한다.

차고에서 뒷마당으로 나가는 잠금 장치는 아예 고장이다. 특히 저렴한(쉽게 말해 싸구려) 장치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으로, 개인적으로는 1년에 3-4번 정도 경험하는 사례다. 손잡이를 돌렸을 때 연결된 부분 래치 latch가 당겨져야 하는데, 싸구려는 이 부분이 약해서 쉽게 끊어지고 또 조잡해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끔은 돌려주는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부러지는 일도 있다. 어떤 이유로든, 손잡이를 이용해도 문이 열리지 않게 되니, 이 경우는 전체를 뜯어내야 한다. 드릴 등으로 처리한 후 공구를 써서 부품을 조금씩 뜯어내고 당겨주면 된다.

어제는 급하게 요청받고 오래된 주택의 열쇠를 바꿔주러 갔다. 열쇠를 바꾸는 일은 흔한 작업이지만 환경에 따라서는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열쇠 변경을 위해서는 반드시 현재 열쇠가 있어야 하지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작업 시간이 좀 더 걸리고(열고 분해해야 함) 때에 따라서는 기존에 설치된 제품이 작업 불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산 싸구려 제품의 경우 비슷하게 생겼지만 열쇠의 두께가 다르다거나 내부에 들어가는 핀의 크기가 미세하게 다르거나 혹은 핀을 넣는 구멍이 좁거나(핀 지름 얇음) 여러 이유로 작업이 불가하다.

어제의 경우 한 문에서는 데드래치 deadlatch를 작업해야 하는데 처음보는 제품이 쓰였다. 10여년을 작업해 왔지만 처음보는 제품으로 앞부분도 분해가 안되고(새 실린더로 교체 후 열쇠 변경) 뒷부분도 너무 복잡하게 조립되어 있어 이걸 작업할 경우 새로 사는 비용에 근접하는 작업비가 나올 수 있는 상황. 많은 사례를 보면, 특히 중국인들이 자국 제품을 좋아해서 사다가 쓰는 경우가 많은데, 조립이나 구조가 조잡하고 재료가 부실해 보이고 표준과 유사하지만 정확하게는 다른, 중국산 제품을 쓸 경우는 내구성이 떨어져 오래가지 않고 고장나기 쉬우며 향후 열쇠 변경 등의 작업을 하려 해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늘 강조하듯이 보안과 안전에 관한 제품은 제발 좀 가급적 표준 제품이나 호주에서 흔히 쓰이는 제품을 쓸 것을 권하고 싶다.

특이한 현관문. 상단에는 데드볼트를 하단에는 손잡이 놉셋 knobset을 설치해 두었다. 열쇠를 바꿔달라고 해서 열심히 뜯고 작업을 마치고 보니, 너무 서둘렀던 탓일까? 위의 데드볼트는 앞뒤 본체만 달려 있네? 중간에 잠궈주는 볼트 부분이 아예 없다. 왜 달아 두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가짜 fake 잠금 장치로, 전문가인 나도 모르고 작업을 해줬을 정도이니(청구는 안함) 외부인에게는 너무도 안전한 집으로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일을 하다 보면 참 다양한 환경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현관문에 3개 이상의 잠금 장치를 달아둔 곳을 포함해서… *

집에 가 있던 어느 날 한 고객이 전화를 해왔다. 문자로도 긴 사연을 보내고 뭔가 수리가 필요한데 도와줄 수 있겠냐는 내용.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자면, 사연이 길고 말이 많은 고객일수록 실제로 일을 맡길 가능성은 낮고 그냥 이것저것 정보만 원하거나 가격만 비교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어쨌거나 긴 통화 후의 결론은, 방충망 잠금 장치가 고장나서 수리를 원한다는 것. 이 고객의 특징이라면 마치 “증거”를 만들듯이 “요약하면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 너의 견적은 이만큼”이라고 확인 문자를 보낸다는 것.

일하러 돌아와 일정에 맞춰 방문을 했다. 현장에서 살펴보니 아예 부러져 수리는 불가하고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 그러나 교체할 경우의 재료비가 비싸 견적이 많이 올라간다. 비용을 알려주니 다른 업체에서는 얼마로 견적을 받았다고 한다. 약간 화가 나서 사람 불러놓고 가격 비교는 안되고 원하면 다른 업체 이용해라 그만 가겠다고 했더니, 그건 그것이고 고장난 추가 재료를 빼고 기본 내용으로만 (견적 내용) 진행해달라는 결론. 지불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보니 “최대한 빨리 할테니 믿어달라”고 한다.

이 집은 투자용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세입자가 이미 들어와 있고, 기존에 살던 사람이 나가면서 문제가 확인되어 잠금 장치가 왜 고장났는지에 대한 원인을 대화하면서 거의 한 시간 정도 통화를 했다. 고객의 요청인 즉, 가능성에 대한 부분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해줄 수 있냐고 한다. 당연히 해줄 수 있는 내용이라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일을 간단히 마무리. 사실 고장난 것을 교체하는 일은 어렵지 않고, 특히 다른 부품을 끼우지 않고 기본 부품만 교체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작업 후 사진을 보내주고 청구서를 보냈더니 “최대한 빨리 very soon” 지불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보통 청구서를 보내면 빠르면 당일, 늦어도 1-2일 내에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다. 업체에 따라서는 1-2주 정도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큰 회사일수록 결제일이 정해져 있어 그 주기에 맞춰 처리해주곤 한다.

다음 날이 되어도 지불이 되지 않아 “지불이 안되었던데 확인 후 보내달라”고 하니 엉뚱한 내용을 이야기 한다. 호주 소기업 안내에 따르면 지불 관계는 청구서를 받은 날로부터 보통 30일 이내에 하면 되는거라고 하네? 전화를 했더니 대뜸 화를 내면서 왜 귀찮게 하냐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very soon” 지불하겠다더니 안되어서 물어본건데 언제 지불하거냐고 하니 원칙대로 지불하겠다며 짜증을 낸다.

거의 1년에 한 두번은 진상 고객을 만난다. 진상 고객이라고 해서 특정되어 있지는 않다. 누군가의 행위 자체가 바로 진상 고객인 것이다.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서로 존중하고 필요한 것을 정당하고 공정하게 거래해야 하지만 일부는 마치 스스로가 더 위에 있는 것처럼 상전 노릇을 하는가 하면 일부는 엉뚱하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또는 억지스럽게 주장하고 강요하고 트집을 잡기도 한다. 정상적인 관계를 벗어나면 바로 그게 진상인거다.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다. 서비스 해준 적도 없는 엉뚱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비난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이미 (문제 가능성을) 설명하고 처리했음에도 왜 문제가 생겼냐고 따지고 다른 일까지 싸잡아 욕하는 이도 있고(자기 뜻대로 안해준다고), 자신이 잘못 생각하거나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매번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만 하고 서비스 요청은 안하는 이가 있고 가격 비교만 하고 전화를 끊는(여러번) 사람도 있다. 흠… 왜들 그렇게 사니? @.@

그냥 덮어두고 지나기로 했다. 짧은 인생이지만, 살아보니 인생은 다 자신이 살아가는대로 되돌려받는 듯 하다. 열심히 사는 만큼 보상이 되는 것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막 사는 인생도, 다 결국에는 그것이 돌고 돌아 결론지어지는 것, 그게 인생이더라는 것이다. 그렇게 이기적이고 진상 짓을 하는 이도 언젠가는 똑같은 사슬에 걸려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를 망치는 것임을 느끼기는 할까 모르겠지만. *

현관문의 손잡이가 부러졌다는 고객의 연락을 받고 방문했다.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소개한 모티스 mortice 잠금 장치는 별도의 손잡이가 필요한데, 호주에서는 이 손잡이 종류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하드웨어 전문점을 가도 따로 파는 것이 거의 없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지만, 의외로 고객들을 방문하면 오래된 집에서 모티스에 손잡이를 연결해서 쓰는 일이 많아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락우드 lockwood에서 전용 모티스에 연결해서 쓰는 손잡이 제품을 팔고 있으며 이것이 대부분의 잠금 장치에 쓰이는 규격이어서 맞는 경우가 있다.

이 고객의 경우에도 쓸 수 있어서 교체를 해주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실내쪽 손잡이가 부러진 것이었는데, 그 원인은 “문을 열고 닫기 어렵다”는 것. 현장에서 직접 확인을 해보니 문 상단이 5미리 이상 닿는 느낌이고 하단(바닥)도 닿고 문이 잠기는 가운데 부분도 닿아서 잘 닫히지 않는다. 이렇게 뻑뻑한 문을 억지로 열고 닫고 하면서 손잡이의 연결 부위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져 부러진 것이다. 일반적인 잠금 장치 교체 작업이라면 진행 전에 문을 잘 닫히도록 손보는 것이 먼저이겠으나, 손잡이가 문제인 경우는 관계가 없어 먼저 손잡이 교체를 완료.

다음은 왜 문이 닿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지난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바로 경첩의 상태다. 경첩이 오래되면 문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해 최소한 2mm 정도 움직이게 되고, 예를 들어 3개의 경첩이 있는데 맨 위의 것만 조금 움직여도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많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는게 우선인 것이다. 양문 구조라 반대편을 살펴보아도 반대편에는 문제가 없어 보여 일단 자주 쓰는 한쪽 문의 경첩을 모두 교체해 보기로 했다. 많이 기울어져 있고 경첩이 낡아 거의 분해될 정도의 수준이니 교체하는게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상태. 급하게 고객이 사온 제품을 이용해서 교체를 시도. 경첩 교체는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틈에 0.5mm 정도만 오차가 생겨도 실제로 문을 닫는 과정에서 제법 큰 오차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확인하며(최대한 못을 밀어붙여 원래 자리에 맞게 위치시켜야 하는) 진행해야 한다.

3개의 경첩을 모두 교체하고 나서 문을 닫아보니? 나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문이 하나도 닿지 않는다! 즉 경첩이 눈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 많이 늘어지고 뒤틀려서 문이 아주 많이 닿았던 것. 다행히 문이 잘 닫히고 문제가 없어 더이상 손잡이가 부러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비록 경첩에 수명이 있다 해도 최소 5년 이상은 아무런 문제 없이 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인을 찾았기에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좀 더 쉽게 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매우 만족해하는 고객을 뒤로 하고 작업 종료. *

지난주말에 브리즈번을 다녀오면서 세번째 일을 잘 마쳤다. 소개를 받고 시작한 일이 이번이 세번째로 연결되었으니, 아직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시드니를 벗어나 브리즈번에서도 무난하게 일을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 전체 통유리인 문이 있는가 하면 하단을 가로질러 스텐철판으로 마감된 문, 혹은 하단 일부분만 스텐철판으로 덮은 세 가지 종류의 문이 있다. 전면 통유리 문에는 별다른 잠금 장치를 할 수 없고 위에 덮개를 씌워 자석(전자식)을 이용하거나 오래된 문에는 모티스 방식으로 가능하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하단 철판 형태의 문은 보통 바닥(floor)으로 볼트가 튀어나와 잠그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문과 잠금 장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닥이라 물과 먼지가 쌓이는 곳이다 보니 오래되면(2-3년만 지나도) 잠금 장치가 고장나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것. 심지어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교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경이다. 교체를 위해서는 앞뒤 철판을 떼어내고 분리 후 작업해야 하는데 철판을 떼어내는 것도 힘들고 다시 붙이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쓰는 방법은 이 잠금 장치를 제거하고(잠기지 않도록 절단 혹은 파손) 추가로 볼트를 장착하는 것.

상업용 건물이나 상가 등에 쓰는 볼트는 상당히 튼튼하고 안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지난번에는 아래 방향으로 긴 것을 썼지만 이번에는 옆으로 누운 형태의, 그러나 볼트는 바닥으로 잠기는 제품을 쓴다. 호주의 ADI라는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하나로 된 것은 싱글 single, 문과 문틀 양쪽에 설치해서 서로 잠그는 것은 더블 double이며, 여러 가지 색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은색(silver)의 싱글 볼트락.

두 가지 사항이 있다. 먼저 하단 철판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미 다른 잠금 장치가 들어 있으니 주의해서 잘 해야 하고, 잠금 장치를 잠근(!) 상태로 구멍을 뚫으면 중간 부분이 걸려 열리지 않게 되니 기존 볼트를 절단하거나 반드시 열어둔 상태로 구멍을 뚫는 것이 좋다. 두번째 문제는 바닥 콘크리트나 벽돌에 구멍을 뚫는 일.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데,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뚫을 경우에는 좋은 드릴 비트와 함께 로터리해머드릴 rotary hammer drill을 쓰는 것이 편하다. 일반적인 해머 드릴이나 콘크리트 드릴은 깊은 구멍을 내기 쉽지 않고, 드릴 비트마저 닳았거나 품질이 좋지 않으며 대략 1-2cm 타공 후에 그 이상의 작업이 어려워진다.

13mm의 드릴 비트를 이용해서 충분히 깊은 구멍을 내고 나면 볼트를 넣어서 제대로 잠기는지, 볼트를 넣고 빼는 것이 쉬운지 확인한다. 시멘트 가루 등이 묻어서 뻑뻑해질 수 있으니 잘 닦아가며 확인해야 하고, 구멍이 너무 얕거나 삐뚫어졌거나 충분히 굵지 않으면 볼트를 잠그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볼트가 끝까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쇠가 돌아가지도 않으므로 구멍의 깊이가 충분해야 하고, 동시에 옆부분이 닿지 않도록 충분히 넓어야 한다. 구멍을 낼 때 사방으로 약간 돌려가며 뚫는 것이 좋겠다.

원래 이 제품은 뒤쪽에서 구멍을 내거 조립하는 형태인데 나사 고정용 구멍 자체가 삐뚫어지거나 할 경우 잠그는 것이 쉽지 않다. 고정용 나사 구멍의 양쪽에서 드릴을 흔들며 타공하면 생각보다 구멍이 조금 더 커져서 고정하기는 쉽지만 뒷부분의 나사 머리가 혹시라도 구멍으로 빠져들어갈까 걱정이 될 수 있다. 이 때에는 별도로 판매하는 2-3mm 두께의 스텐 부품(packer)을 대어준 후에 고정시키면 된다. 스텐이라 절대로 휘어지거나 파손되지 않고 나사 구멍만 뚫려 있으므로 튼튼하게 받치는데 충분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원래 목적은 제품의 높낮이 위치를 조절하기 위한 받침대(packer)지만 뒷쪽 나사를 받치는 용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해서 유리문에 끼우는 한국산 제품과 함께 볼트를 설치, 세번째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