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며 그동안 참아왔던 많은 사람들이 “남은 동전을 긁어서 이자를 지불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보인다. 호주 경기는 몇년 전(물가 급등 및 금리 인상)부터 침체가 시작되어 올해, 특히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는 본격 불황 및 침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오랫동안 일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적지 않은 돈에 대해서 “비싸다” “부담이다”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전화 호출 수도 줄었지만 직접 일로 연결되는 비율도 낮아졌으며 집을 구입한 후의 여러 가지 일을 해달라는 의뢰는 거의 끊긴지 오래다. 이는 나의 문제 뿐 아니라 전반적인 호주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대비 호주 부동산의 큰 변화는 없고 약간의 침체 및 소폭 하락 정도에 그치지만 실질적 데이터(지역별)는 또 다른 듯 하다. 아래 링크에 의하면 각 지역별 현황을 볼 수 있는데, 내 집의 경우 5년 동안 무려 90% 이상의 상승이 있었고 작년 대비 3.7% 하락으로 나오고 바로 옆 동네 바닷가는 올해도 강세를 보여 4% 이상의 상승 추세다. NSW의 유명한 카슬힐 지역도 작년 대비로는 10% 이상 하락했지만, 여전히 중간 값이 250만불을 넘으니, 지금의 하락이 대기 매수자에게 크게 유리한 것은 아닐 듯 싶다.

https://www.realestate.com.au/news/australias-golden-neighbourhoods-the-suburbs-where-buyer-demand-is-surging/

최근에 우리는 대출 은행을 바꾸며 이자율을 약간 낮출 수 있었는데 대출금이 워낙 크다 보니 월별 적지 않은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전략은 다음 대출 변경(refinance)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몰라 이번에 하면서 약간의 탑업(top up)을 했고 물론 그 돈을 쓰지는 않고 통장에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환금은 커졌지만(예를 들어 50만 대출했다 100만으로 바꾸면 상환금은 커지지만 통장에 추가 50만이 들어 있다면 실제 이자는 같은 수준이 유지되고 원금을 더 갚게 됨) 원금을 갚는 비율이 높아져 실질적 손해는 아니다.

내년경에나 추가로 레노베이션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대출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고 또 부동산 침체나 하락기에는 가치 평가가 낮아져 탑업도 어려워지므로 이번 기회에 미리 탑업을 해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처음 대출을 받으면서 우리는 당시의 기준 금리 4.10%가 거의 꼭지일거라 생각했고 앞으로 이자가 낮아질 때까지 최대 1% 정도의 상승은 버틸 수 있을거라는 한계치를 설정하고 진행했다. 물론 통장은 바닥이고 매월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이자로 인한 적자가 아닌 다른 개인적 사유에 의한 것이니, 비록 현재의 이자와 원금을 합한 상환금이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될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1%까지는 견뎌보자고 했고 그 후 0.25%가 한번 올라서 더 부담이 커졌지만 호주 경제 상황에서 더 높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제 마지막 고비를 버티며 지나는 중이라 생각한다.

수입이 고정된 많은 이들에게 있어 월 1000불이 아닌 100불의 추가 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의 노동당 정부는 생활비 물가 인상에 대한 다양한 비난을 받고 있으며(물가 조절 및 완화 실패) RBA 수장 역시 자기 주관대로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두고 독립적인 잣대로 가고 있지만, 역시 초기에 금리를 더 높여 확실하게 잡지 않고 뜨뜻 미지근하게 올리다 그만둔 상태에서 부동산과 물가 등 모든 상황이 금리와 무관하게 흐르도록 방관 후에 애매한 시점에 수장을 맡게 되어 “이론적으로는” 금리만으로 물가 상황을 안정세에 두겠다는 고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요청은, 현재 호주 경제 상황에 있어 방관하고 있기에는 부담이 커지는 시점이다. 과연 그녀는 연초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2022년에 금리를 올릴 때 왜 미국을 넘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었는지 의문이었다. 호주는 늘 금리에 있어서는 느린 행보를 보였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덜어 주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부담이 되어버린 셈이다. 금리를 더 높였으면 아마도 나는 집을 사기 힘들었겠지만 부동산은 2022년 이후 급격하게 식었을 것이고 불황은 더 일찍 고착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일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겠고, 앞으로의 호주 경제, 아니 세계 경제는 미국 대통령의 등장, 애매하게 자리하는 물가 지수, 고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금리,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끝을 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결론, 지금은 어렵지만 버텨야 할 시기이고 투자로 보자면 팔 때가 아니라 사야할 시기인 듯 싶다. 물론 나는 거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



얼마전에 일하러 갔다 우연히 들은 소식은, 인근 동네의 아파트가 무려 1.5M를 넘었다는 이야기다. 방 2개짜리 아파트가 다수인 호주에서 이 아파트(혹은 유닛)가 1백만(1M)을 넘는다는 소식도 놀라울 법한데 최근에는 1.4M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방 3개짜리는 1.8M이라고.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 없는 아파트는 단지 “그 자리(location)”에 있다는 것과 특별히 집에 신경쓸 일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고층의 경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도 비싸게 팔린다. 일반 주택(house)의 가치가 대부분 땅(land)값에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다른 한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고객은 해당 아파트를 몇년 전에 분양 받았는데 현재 그 시세가 2.1M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고층이라 전망은 좋고 쇼핑센터도 근처에 있어 살기 편할지 몰라도 부동산의 가치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땅이 없음(정확히는, 땅이 없는게 아니라 좁은 땅을 공유)에도 이렇게나 비싼 이유는 역시 (1) 건축비 인상 (2) 적당한 위치, 전망, 수요 등에 대한 프리미엄이라고 봐야겠다.

연중 성수기인 봄이 왔음에도(9-11월 성수기) 부동산 시장이 그다지 뜨겁게 오르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뉴스와 데이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여전히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그리고 오랫동안 버텨온 이들의 포기로 인한 매물 증가 등의 이유로 시장이 소폭 하락이나 횡보, 관망 추세라는 분석도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겨울 시장에서도 여전히 뜨거웠던 호주 부동산은 9월 들어서는 약간 주춤한 분위기였고 이제 10월이 되어 연말까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미국이 상당히 높은 금리까지 빠르게 올린 후 이번에 큰 폭 0.5% 인하했지만 여전히 호주보다는 높고, 여전한 고물가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호주 RBA는 내년 초에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향후 1년 내 최대 1%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전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식이 부동산에 큰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예상도 있다. 주택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이민과 학생 등 비자 감축, 너무 급등한 시세, 경기 불황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일반 물가와 비슷하게 꾸준하게 상승중이다. 상반기처럼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브리즈번은 계속해서 점진적 상승세를 보여주고 다른 주도인 애들레이드 퍼스 역시 관심 대상에 있다. 시드니는 소폭 상승을 보여주며 안정권에 접어든 분위기이고 멜번은 계속해서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과 많은 공급 물량,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의 이유가 있지만, 코비드 이후 여러 사회적 분위기 속에 추운 날씨와 정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단적인 이유를 찾기 보다는 흐름(trend)를 읽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물론 이를 저점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기에 하락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호주 동부 해안 주택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 – MacroBusiness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드니의 대부분 알려진 지역은 이제 50년이 된 집도 땅 값 덕분에 2.5-3M에 달한다. 쉬운 말로 평생 일해도 일반 주택을 갖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정도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20%에 달하는 50만불의 현금이 있어야 하니 쉽지 않은 선이다. 아파트 가격이 함께 오르는 이유는 건축비와 땅 값 상승을 전제로 업체들이 거품을 씌우는 영향도 있겠지만 주택을 수용할 수 없는 구매자들이 소액의 투자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구매 조건 역시 한 몫을 한다고 봐야겠다. 어쨌든 호주의 전반적인 부동산 수준은 인간(?) 한계를 넘어섰고 함께 부를 꿈꾸고 나누자는 common wealth의 가치는 사라진 듯 하다. 이 와중에 여전히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려는 이들은 점점 더 늘고 있으니, 그 많은 집이 있어도 늘 부족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

계약 날짜를 기준으로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우리집의 시세는 현재 얼마나 될까?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매일같이 부동산 시세와 판매된 집들, 그리고 부동산 지수 등을 관찰하면서 시장을 지켜보는 편인데(관심 분야) 지난 2023년 8월 초에 계약을 하고 10월에 집을 넘겨받은 기준으로,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시세는 꾸준히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고, 아직 집을 구하지 않은 매수 대기자들에게 있어서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이었던 셈이다. 보통 겨울(4-6월) 시장이 별볼일 없는 것과 달리, 금리 상승이 막바지에 왔고 렌트비가 급등한 탓에 그냥 집을 사자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은 꾸준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다른 예지만, 작년과 대비해서 집은 얼마나 올랐을까? 작년 10월경에 올렸던 부동산 지수를 살펴보자. 퀸스랜드(브리즈번)의 경우 170 선에 불과했던 지수가 오늘 기준 190을 넘었다. 그러니까 퀸스랜드 전체 지수로 보더라도 평균 10% 이상 오른 셈이니, 지역에 따라서는 집값이 20-30% 이상 오른 곳도 있다는 의미다. 그것도 1년이 채 안된 시점 기준이고, 부동산 비수기라는 겨울을 막 지난 시점의 지수 비교이니 하반기 9월부터 이어질 성수기를 지난 내년 초의 지수는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집은 사두면 언제든 오를 것이라는 일반론적 기대와 부동산 관련 업체 혹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을 떠나, 지금의 호주 부동산은 다른 어느 나라와 달리, (1) 밀려드는 외국인(이민자), 즉 수요가 매우 강하다. 특히 퀸스랜드같이 기후와 상대적 저렴한 시세 등(그 중에서도 특히 골드코스트 인근)의 요인이 있는 곳은 더 많이 오르고 있다 (2)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3) 국내에서도 타주에서의 유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4) 물가 급등과 렌트비 상승에 따라 대기 수요자들이 실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침실 3개인 아파트도 700불 이상, 일반 주택은 900불을 넘는 수준이라, 이 정도면 그냥 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일반화되고 있다. 물론 시드니의 경우 이 정도 집을 살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퀸스랜드도 렌트 시세는 크게 다르지 않아 대략 절반-60% 정도 선인 시세에 맞게 실거래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부동산 시세 급등과 렌트비 상승 등이 물가 상승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판단하지만, 현재 호주의 경기는 상당히 침체 상태이고 특히 소매 시장은 많이 힘들다.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해져 호주에서도 돈이 많은 이들은 더 잘 벌고 더 잘 쓰고, 길거리만 봐도 거의 30% 이상이 고급차들로 붐비는데,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도 많고 렌트비나 대출 이자, 하다못해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도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식당 까페 등의 소규모 자영업은 더 힘들어지고, 심지어 내가 일하는 곳의 도매도 예전보다 더 많은, 잦은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부자들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한국과 달리 부동산 시세는 사그러들지 않아 저가 떨이 수집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럼에도 집을 여러채 보유한 이들이 많고 렌트비는 올라 충분히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 시장 과열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실물 투자다. 물론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 가치다 보니 경기와 시장 흐름, 수요자 심리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땅값과 자재 등의 물리적 실체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거품”을 제외하고는 100만이 50만으로 되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주식도 기업이라는 실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거래 자체가 쉽고 심리가 더 많이 반영되어 하루에도 급등락이 가능할 정도이니, 부동산과 주식의 투자 방식은 분명 다르다 보겠다. 최근에 판매되는 집들이 예를 들어 1.5라면 이 가격대에 산 이들은 급하게 처분해야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한 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고 웬만하면 이자 및 기타 지출에 대해 떠안고 가려 한다. 그래서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더디고 상승은 빠른 편.

집 근처의 한 주택이 1.8에 팔렸다. 사진으로 보기에 아주 좋은 집은 아닌 듯 하고 적당히 레노를 하고 적당한 땅 넓이와 구조를 가진 집인데 1.8이다. 이제 방이 4-5개 이상인 주택의 기본 가치는 1.5, 상태가 좀 좋으면 1.8, 아주 좋으면 2M를 넘는 것이 시장의 기본 시세로 굳어지는 중이다. 방이 3개인 작은 집이나 유닛도 1M에 육박하는 상황이니, 그리고 예전에 관심가지던 지역은 좋은 집들의 시세가 이미 다 2M를 넘었고, 우리집 근처의 바닷가 동네는 3M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브리즈번에 집을 사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미 여러번 밝혔고(기후 변화 1순위) 앞으로 시드니를 넘어서는 시세는 되기 어렵겠지만(여전한 인구 절반 수준) 지난 1년만 돌아보더라도 시드니 대비 브리즈번은 너무 올랐다는 결론이다. 이는 거품이나 올림픽 등의 단기성 호재라고들 말하지만, 내 개인적 평가는 실 수요자 급증 때문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더 몰려들고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좀 더 커지고 확장된 도시는 시드니만큼은 아니지만 지금과는 다른 도시로 변하게 될 듯.

운이 좋았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부동산 거래는 항상 운이 따라야 한다. 물론 그 운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각자의 몫임도 부정할 수 없고. *

며칠 전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났다.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등, 모두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 안정이 이루어지며(예전에 비해서는 이미 올랐지만 작년 대비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음) 금리 인하를 논하거나 이미 진행한 것과 달리, 호주는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율을 보이며(4%) 다음 RBA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

1백만불을 빌린 사람에게 있어 연간 1%의 금리 인상은 대략 1만불, 월 800불이 조금 넘는 부담이 추가된다. 보통 0.25% 정도의 금리 조절이 있으니 이는 월 200불 정도의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최근과 같이 물가 상승이 이루어지고 이미 높은 금리의 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월 200불은 결코 우습게 볼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직장을 다니든 사업을 하든, 새로운 지출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만큼의 새로운 수입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단 10불이라도 추가 지출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이어지는 겨울철은(기온에 따른 겨울은 보통 6-8월) 전통적인 부동산 비수기다. 계절로 볼 때에도 추워서 이동이 많지 않고 자녀들의 학기, 직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보더라도 이동이 많지 않은데다 회계연도가 6월 결산인 호주에서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 보편적이라 모든 조건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는 움츠러든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던 듯 하다. 매번 올렸던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더라도, 시드니와 멜번을 제외한 다른 세 곳의 도시에서는 꾸준한 상승이 이루어졌고, 솔직히 불황이거나 침체기일 때가 매수자에게는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한(?) 덕분일지, 시세는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꼭 2032 올림픽 뿐 아니더라도 기후와 가능성 등을 놓고 볼 때 이미 브리즈번은 호주인들에게 아니 전세계인들에게 있어서 주목받는 투자처가 되어 버렸다. 날씨가 따뜻하고 유명 관광지가 있는 골드코스트는 말할 것 없고 브리즈번은 여전히 저렴한(!) 가격 덕분에 꾸준한 이주와 투자가 밀려드는 듯 하다. 실제로, 브리즈번을 다녀보면 시드니에 비해서 훨씬 쾌적한 도로 상황이나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인근 주택이 제법 고가에 팔렸다. 지난 해에만 해도 2백만에 근접한 가격은 엄청나게 파격적인 시세였는데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는 가격을 보니, 조금 큰 집(방 4개 이상)은 보통 1.5 작은 집(방 3개)은 90만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요즘 시세가 되어 버려, 집이 크고 내부 시설도 잘 된 곳은 우습게 1.8-2백만을 찍는 현실이다. 아래의 집은 흥미로운 광고까지 했는데, 이게 실 구매자의 요청인지 부동산 중개인이 매물을 얻기 위한 홍보인지, 아니면 집을 실제로 팔기 전 홍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집이 1.8백만에 팔렸다는 사실 자체는 솔직히 놀라운 사실이다.

이 집의 특징이라면 큰 길에서 두 블럭 정도 벗어난 안쪽에 위치한다는 것, 그 덕분에 땅 값이 조금 더 비싸다는 외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어 보인다. 수영장이 없고 집 내부의 시설은 오래된 상태이고, 욕실과 부엌은 조금 손을 봤다해도 완전 신형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용한 곳에 위치한 조금 넓은 집이라는 장점 만으로 이렇게 비싼 가격을 받았다는 것이 요즘 브리즈번 부동산 시장을 잘 보여주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겨울철에 이 가격이라니…

지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브리즈번에 대한 투자를 이야기하곤 한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어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실제 이주를 해서 거주하고자 한다면 적극 환영하는 의사를 표한다. 가장 단적인 이유는 바로 “따뜻하기” 때문에.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여름에 그만큼 덥지 않냐고 하는데, 더우면 에어컨을 틀거나 쉬면 된다. 그 비용은 태양열로 보충이 되기에 충분하고. 게다가 조금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덜 받다 보니 시드니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나은 환경이라는 것. 물론 실제 이주할 사람은 없지만.

결론. 회계연도 결산을 며칠 앞둔 2024년 겨울 부동산 시장은 예전에 비해서 훨씬 더 뜨거웠다. 날씨는 많이 춥고 힘든 계절이지만, 소비자 경기는 많이 침체되어 어느 때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호주 생활이지만, 적어도 부동산은 많이 뜨거웠고 이민 억제 등이 실질 효과를 낼 때까지 한동안은 이어질 듯 싶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시장이라지만, 적어도 결과적으로 볼 때 시장은 그랬다는 것이다. 집을 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이 되어간다. *

얼마전에 지인을 만나 부동산에 관한 짧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앞뒤 자르고 그 분의 말 중에서 “왜 그렇게 보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무슨 말인가 하면 매일같이 코어로직 데이터와 부동산 시세를 보면서 시장을 관찰하는 나의 습관에 대해 그 분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지적을 하신 것이다. 사실일까?

매일같이 혹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 거래창을 들여다보며 언제 오르나~ 기대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부동산 시세를 관찰하는 것이 병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솔직한 개인적 의견을 말하자면, 누구든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배우고 나중에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자. 작년과 비교해서 수치가 많이 오른 것은 분명하고, 연평균 10%가 올랐다면 그 결론 자체는 어떻게든 같다. 그러나 자주 들여다보고 언제 오르고 내리는 지를 관찰하고, 또 최근과 같이 내리지 않고 계속 오르는 것은 시장이 분명 “우상향”이라는 것이니 이는 단순히 결과 비교만으로는 알 수가 없고 지속적 관찰을 통해서만 알 수 있으니, 능력이나 실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관심 분야(재테크 경제 경기전망 미래 등)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코어로직 일간 인덱스 지수를 보면 시장은 여전히 우상향이다. 이게 결론이다. 지난해 2023년 하반기(봄 성수기를 막 지난 시점)부터 약간씩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세가 누그러든 시드니와 달리, 멜번의 경우는 꾸준히 등락을 크게 거듭하며 거의 상향이 아닌 현상 유지 수준으로 가고 있으며, 상당히 가파른 속도로 계속 상승중인 브리즈번, 그리고 엄청나게 빠르게 오르고 있는 퍼스와 애들레이드를 보자면, 중간에 거의 하락하는 날 없이 계속해서 상승중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분명한 “우상향” 추세인 것이다.

지금의 호주 부동산 현황, 좀 더 구체적으로 브리즈번 부동산 시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본다. 예전에 글을 올린 적도 있지만 2021년에 집을 사려고 하다가 경쟁에서 패해(!) 못 샀던 집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한 채가 지난 주말에 경매(auction)를 통해 엄청난 가격에 팔렸다. 그 집이 매입 후 레노베이션을 하거나 투자를 통해 가치를 끌어올렸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땅값이라는 부동산 시세의 가장 기본적 기준을 바탕으로 그 집의 건물값(건축비와 자재비) 등을 감안한다 쳐도 이 경매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6에 거래된 집은 3년만에 1.8 이상에 팔렸으며(시드니 아님!) 주인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약 70만불 이상의 차익을 거두게 되었다.

이 집이 위치한 쿠라비 Kuraby는 (거주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브리즈번 기준으로 런컨 Runcorn과 언더우드 Underwood의 중간에 위치한 삼각지대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던(!) 에잇마일 Eight Mile Plains 아래에서 조금 더 그 수준이 낮은 런컨과 서니뱅크를 벗어나, 브리즈번 카운슬을 원하지만 그 윗 동네는 살 수가 없는(언더우드 부터는 로건 카운슬) 이들에게 적합한 지역으로, 게다가 무슬림이 많이들 살고 좋아한다는 소문(?)에 따라 그다지 인기 지역은 아니었다(당시만해도). 나의 전략은 이 집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나중에 그들(!)에게 팔자는 것이었는데, 1밀리언에 미치지 못하는 당시의 가격에서 무조건 사야겠다는 내 전략으로 그냥 가격을 1.06으로 높여서 불렀고(그 동네 가격은 사실 내가 올렸다 @.@), 다른 이들을 다 제치고 내가 선택이 되었으나 홈론 등의 조건에 따라 약간 기가 죽은(?) 내가 계약당일 5천불을 깎아달라고 중개인과 대화하다, 그녀가 그렇게 해주겠다는 답을 한 후 그날 오후에 바로 다른 경쟁자에게 같은 값으로 권리를 넘겨버려 결국 내 품으로 오지 못했던 집이다. (그 덕분에 그 중개인에게 이를 간다… 결국 내 집이 될 운은 아니었지만 중개인들의 간교한 상술을 잘 배운 경험이다)

현재 브리즈번은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에서 몰려드는 골드코스트 지역의 인구 증가 및 브리즈번과의 사이를 잇는 다양한 지역 개발과 도로 확장 공사 등으로 엄청난 넓이의 초거대 통합 도시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예전 같으면(약 5년전) 외곽이 될 빈리 Beenleigh(브리즈번의 끝자락)도 오히려 안쪽 지역이 되었고 그래서 언더우드와 같이 교통이 편한 지역, 그 아래의 우드리지 Woodridge와 슬랙스크릭 Slacks Creek 등도, 비록 범죄율 높고 기피지역이라는 불명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는 주목받는 동네로 변하는 중이다. 그러니, 쿠라비 정도는 (여전히 선호 지역은 아니지만) 가뿐하게 급등한 가격대를 보여주는 것. 이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는 내가 평가할 일이 아니지만, 이미 평균 50% 가까이 오른(예를 들어 70만대 주택이 코비드 이후 1백만을 넘음) 시세가 다시 50% 정도 올라 이제는 예전 시세의 두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니, 주택 구매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투자에 있어 한 가지 격언은 “소문에 팔라”는 것이지만, 브리즈번의 경우를 보자면 단순히 올림픽이라는 호재로 급등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는 종종 지인들에게 나중에 브리즈번이 시드니와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고 뻥을 친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적었지만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한 여러 가지 몸살이 있음에도 브리즈번은 비교적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 골코와 묶여서 세계인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 적은 인구로 인한 좀 더 쾌적한(시드니 대비) 환경, 그리고 꾸준한 발전을 꾀하고 있는 장래성 등 덕분에 앞으로도 꾸준한 인구 성장을 보일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덜 비싼 주택 가격과 온화한 기후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 시점에서 가장 주목할 소식은 과연 RBA가 금리를 언제 내릴 것인가이다. 미국은 금리를 내린다 올린다 말이 많다가 결국 대선을 앞두고 더 올리지는 않고 유지하거나 내리는 쪽으로 갈 듯 싶은데, 미국보다 덜 올린 호주는 여전히 물가 상승율이 높아서 추가 상승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연 그럴까. 짧은 내 인생에서도 금리로 인한 강한 긴축 정책을 편 사례는 흔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배운 바로는 소위 돈이라는 것이 단순히 노동과 지출로만 다져진 과거와 달리 다양한 대체 투자를 통한 돈벌이가 가능하고 위험 회피 수단도 존재하며 이미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중국처럼 인구 대국이 상당한 부를 쥐다 보니(0.1% 잡으면 부자만 백만명) 교과서적인 금리 인상이 물가를 조절하는데는 한계가 보인다는 결론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소비에 익숙하고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수많은 인구의 지출이 꾸준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소비재의 부족은 지속적이고 그래서인지 가격도 꾸준히 상승한다.

집을 사면서 1%의 추가 금리 인상은 충분히 버틸 것이라는 계산에 따라 일을 벌이기는 했고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지만 결국 금리 인상이라는 것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돈줄을 쥔 은행과 정부에게만 유리한 것이니 알게 모르게 서민들을 착취하는 현재의 고금리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금리 인하로 다음 선거에 유리하게 끌 것이라는 소문도 있고, 부동산 상승이 다수 이민자 때문이라 현 정부를 비난하는 움직임도 커지는 상황이다. 당장의 호주 경기는 이미 불황으로 접어들어 고객들은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비록 내가 버틸 수 있다 해도) 많은 이들을 더 힘들게 할 것이고,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결론은, 결국 돈을 벌어서 부자는 아니더라도 여유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자들은 돈으로 돈을 더 벌고 부동산 등에서 나오는 수익에 자신의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금리가 내려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들은 돈으로 더 많은 것을 소유한다. 자본주의에 산다면 이를 탓하거나 비판하는데 집중말고 그들의 길을 따라 걸을 수 밖에 없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들과 동일선상에 서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음을, 그들(권력을 쥔 자)이 만든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노력함으로써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호주 부동산은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2024년의 중반을 향하는 현 시점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앞만 보고 가는 중이다. *



코어로직 데이터에 의하면 오늘 현재 4월 1일까지 호주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에 급등한 시드니를 제외하고는(약간 주춤한 상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다른 도시나 지역의 부동산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퍼스(Perth, 서호주)와 애들레이드(Adelaid, 남호주)는 많이 올랐고 올림픽이라는 대표적인 호재가 있는 브리즈번(Brisbane, 퀸스랜드)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오랫동안 집을 사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사야했던 내게 있어서도 구매 이후 꾸준한 상승세에 힘입어 (비록 상대적 평가익이지만) 집 값이 많이 올랐고 그래서 다행이라 싶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방 1개의 렌트비만 하더라도 한인들이 즐겨찾는 지역은 주에 450-500불을 줘야 하는 상황이니, 이제 주에 1000불을 벌어서는 생활이 어려운게 아니라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 모든 원인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데, 사람들이 늘 원망의 대상으로 삼는 정부는 “과다한 이민자 수용”이라는 이유로 원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물가와 이자 상승으로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는 비교적 합리적 원인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모든 것이 원인이 된 탓에, 중요한 현실은 어쨌든 비정상이라는 것.

코비드 시절부터 말도 많고 탈많았던 멜번(Melbourn, 빅토리아)은 등락을 거듭하며 거의 보합세만 보이는 중이고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시드니(Sydney, NSW) 역시 지난 연말부터 이어지는 보합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다음주?) 퀸스랜드의 전체 지표(현재 180.9)는 빅토리아(181.3)를 뛰어넘는 부동산 시장이 될 듯 하다(이미 애들레이드가 넘었지만 인구 수 대비는 작은 시장). 이는 브리즈번 자체의 지표 상승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비드 이후 조용하고 평화로우면서도 세계적인 휴양지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골드코스트의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은 약 1시간(빠르면 4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대한 엄청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10년 후에는 엄청난 크기의 대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호주인들에게 있어 부동산은 말 그대로 “집”일 뿐이었다. 짧은 내 기억으로는 자유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밀려있던 도시 개발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해 서부까지의 도로 확장 및 공항 개발, 많은 수의 유닛(아파트) 건설 등이 이루어져, 대표적으로 혐오 지역이었던 리드컴 Lidcombe 등이 혜택을 입어 엄청난 아파트 개발로 좋은(!) 지역이 되었으며 그 밖에 인근의 그랜빌 어번 등도 마찬가지, 라이드 Ryde 등에도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러면서 한 때는 막다른 골목(Cul de Sac)이 가장 인기있는 위치였지만 이제는 상업지구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큰길 가도 잘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형태나 종류에 관계없이” 부동산은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투기를 시작했고 그에 따라 이제는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일을 하다 다니면서 듣는 정보로는 웬만한 이들은 집 두채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세 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도 많으니, 예전과 같이 은행 소비자 정부로만 이루어진 경제 구조가 아닌 다음에야 현재와 같은 고금리로 인한 물가를 잡는 일은 쉽지 않은 세상이기도 하다. 이유는, 코인과 같은 벼락부자가 되는 길이 다양해진 탓에 많은 이들에게 너무 많은 현금(!) 또는 현금화 가능한 재화가 주어져 있다는 것, 초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급등 덕분에 부자가 된 이들이 많고, 빈부 격차가 심해져서 단순한 금리 만으로 통화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한번에 억누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쉽게 말해, 떠도는 돈의 양이 너무 많다. 부자는 써도써도 돈이 남거나 모이고, 빈자는 쓸 돈이 없다…

얼마전에 한 곳을 방문해서 일을 했는데, 고객와 이야기를 해보니 2011년부터 집을 사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집을 6채나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13년만에!). 그의 직업은 정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이었고, 부업으로는 홈론 즉 대출 브로커를 하고 있다 하니 자세히 설명을 안해도 그가 안정된 직장을 바탕으로 부업에서 오는 빠른 정보와 대응을 통해 얼마나 좋은 기회로 재산을 불렸는지는 눈에 선하다. 그의 투자가 혹은 투기가 욕심인지 미래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호주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와 같이 “오로지” 부동산을 대상으로 강력한 투심을 발휘하여 늘려가고 있는 현상이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과 빈부격차, 부의 쏠림을 자연스레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집 한채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지난주까지 살고 있던 집의 주인은 렌트비를 920으로 올려서 내놓았지만 한번의 모집으로 바로 가계약을 했다는 소식이다. 얼마전에 집을 구하러 다니며 보았던, 구석구석 썩어서 차마 들어갈 용기가 없는 집도 그 다음주에는 누군가에게 임대되었으며, 여전히 한달 이상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있지만, 아마도 곧 하나둘씩 사라질 것이다. 다만 지금이 이사철이 아니기에 조금 더 오래 남아 있을 뿐, 전반적으로 호주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그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은 역시 풍부한 수요, 인구 증가, 과다한 이민 허용에 있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어떤 분은 현재의 호주 땅 덩어리와 자원, 각종 사회 인프라를 생각하면 앞으로 두 배 이상의 인구를 받아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호주의 사회 인프라는 현재의 상태로도 벅차다. 특히 각종 도로와 쇼핑 병원 등의 사회적 기반이 지금도 부족하여 하루 종일 막히는 도로와 주말이면 붐비고 넘치는 쇼핑센터 근처를 보자면, 단순한 인구 유입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각종 기반 개발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특히 줄어든, 혹은 사라진 정부 지원과 함께 물가 및 이자 상승, 빈부 격차의 심화로 인해 각종 크고 작은 범죄와 도난 사고는 계속 증가세이며, 이는 단순히 인구가 늘고 집값이 오른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는 현상들이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 상당히 반응이 느린(남들 올릴 때도 내리거나 늦게 올리고 남들 내릴 때도 눈치보는) 호주 금리 역시 인하를 앞두고 있는만큼, 부동산은 계속해서 뜨겁게 이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이 어떻든 금리가 어떻든 이제 렌트비 상승만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수요 과다 때문) 현실을 깨달은 집주인들은 계속해서 렌트비를 올릴 것이니, 조만간 몇년전과 같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내리고 렌트비가 오르면 실수요자들의 수요로 인해(렌트보다 이자가 저렴) 집값은 다시 한 단계 뛰어야 하는 가슴아픈(?) 사건이 또 발생할지도.

​집 사라… 없으면 땡빚 내서라도 사라. 지인은 같이 집사자는 말에 끝끝내 준비 안하다 최근에 (내가 호주에서 아는 분들 중 마지막으로) 집 계약을 했다. 이제 내 주위에서 집이 없는 이는 없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