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로직 데이터에 의하면 오늘 현재 4월 1일까지 호주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에 급등한 시드니를 제외하고는(약간 주춤한 상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다른 도시나 지역의 부동산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퍼스(Perth, 서호주)와 애들레이드(Adelaid, 남호주)는 많이 올랐고 올림픽이라는 대표적인 호재가 있는 브리즈번(Brisbane, 퀸스랜드)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오랫동안 집을 사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사야했던 내게 있어서도 구매 이후 꾸준한 상승세에 힘입어 (비록 상대적 평가익이지만) 집 값이 많이 올랐고 그래서 다행이라 싶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방 1개의 렌트비만 하더라도 한인들이 즐겨찾는 지역은 주에 450-500불을 줘야 하는 상황이니, 이제 주에 1000불을 벌어서는 생활이 어려운게 아니라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 모든 원인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데, 사람들이 늘 원망의 대상으로 삼는 정부는 “과다한 이민자 수용”이라는 이유로 원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물가와 이자 상승으로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는 비교적 합리적 원인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모든 것이 원인이 된 탓에, 중요한 현실은 어쨌든 비정상이라는 것.

코비드 시절부터 말도 많고 탈많았던 멜번(Melbourn, 빅토리아)은 등락을 거듭하며 거의 보합세만 보이는 중이고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시드니(Sydney, NSW) 역시 지난 연말부터 이어지는 보합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다음주?) 퀸스랜드의 전체 지표(현재 180.9)는 빅토리아(181.3)를 뛰어넘는 부동산 시장이 될 듯 하다(이미 애들레이드가 넘었지만 인구 수 대비는 작은 시장). 이는 브리즈번 자체의 지표 상승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비드 이후 조용하고 평화로우면서도 세계적인 휴양지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골드코스트의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은 약 1시간(빠르면 4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대한 엄청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10년 후에는 엄청난 크기의 대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호주인들에게 있어 부동산은 말 그대로 “집”일 뿐이었다. 짧은 내 기억으로는 자유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밀려있던 도시 개발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해 서부까지의 도로 확장 및 공항 개발, 많은 수의 유닛(아파트) 건설 등이 이루어져, 대표적으로 혐오 지역이었던 리드컴 Lidcombe 등이 혜택을 입어 엄청난 아파트 개발로 좋은(!) 지역이 되었으며 그 밖에 인근의 그랜빌 어번 등도 마찬가지, 라이드 Ryde 등에도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러면서 한 때는 막다른 골목(Cul de Sac)이 가장 인기있는 위치였지만 이제는 상업지구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큰길 가도 잘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형태나 종류에 관계없이” 부동산은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투기를 시작했고 그에 따라 이제는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일을 하다 다니면서 듣는 정보로는 웬만한 이들은 집 두채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세 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도 많으니, 예전과 같이 은행 소비자 정부로만 이루어진 경제 구조가 아닌 다음에야 현재와 같은 고금리로 인한 물가를 잡는 일은 쉽지 않은 세상이기도 하다. 이유는, 코인과 같은 벼락부자가 되는 길이 다양해진 탓에 많은 이들에게 너무 많은 현금(!) 또는 현금화 가능한 재화가 주어져 있다는 것, 초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급등 덕분에 부자가 된 이들이 많고, 빈부 격차가 심해져서 단순한 금리 만으로 통화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한번에 억누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쉽게 말해, 떠도는 돈의 양이 너무 많다. 부자는 써도써도 돈이 남거나 모이고, 빈자는 쓸 돈이 없다…

얼마전에 한 곳을 방문해서 일을 했는데, 고객와 이야기를 해보니 2011년부터 집을 사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집을 6채나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13년만에!). 그의 직업은 정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이었고, 부업으로는 홈론 즉 대출 브로커를 하고 있다 하니 자세히 설명을 안해도 그가 안정된 직장을 바탕으로 부업에서 오는 빠른 정보와 대응을 통해 얼마나 좋은 기회로 재산을 불렸는지는 눈에 선하다. 그의 투자가 혹은 투기가 욕심인지 미래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호주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와 같이 “오로지” 부동산을 대상으로 강력한 투심을 발휘하여 늘려가고 있는 현상이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과 빈부격차, 부의 쏠림을 자연스레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집 한채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지난주까지 살고 있던 집의 주인은 렌트비를 920으로 올려서 내놓았지만 한번의 모집으로 바로 가계약을 했다는 소식이다. 얼마전에 집을 구하러 다니며 보았던, 구석구석 썩어서 차마 들어갈 용기가 없는 집도 그 다음주에는 누군가에게 임대되었으며, 여전히 한달 이상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있지만, 아마도 곧 하나둘씩 사라질 것이다. 다만 지금이 이사철이 아니기에 조금 더 오래 남아 있을 뿐, 전반적으로 호주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그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은 역시 풍부한 수요, 인구 증가, 과다한 이민 허용에 있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어떤 분은 현재의 호주 땅 덩어리와 자원, 각종 사회 인프라를 생각하면 앞으로 두 배 이상의 인구를 받아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호주의 사회 인프라는 현재의 상태로도 벅차다. 특히 각종 도로와 쇼핑 병원 등의 사회적 기반이 지금도 부족하여 하루 종일 막히는 도로와 주말이면 붐비고 넘치는 쇼핑센터 근처를 보자면, 단순한 인구 유입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각종 기반 개발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특히 줄어든, 혹은 사라진 정부 지원과 함께 물가 및 이자 상승, 빈부 격차의 심화로 인해 각종 크고 작은 범죄와 도난 사고는 계속 증가세이며, 이는 단순히 인구가 늘고 집값이 오른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는 현상들이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 상당히 반응이 느린(남들 올릴 때도 내리거나 늦게 올리고 남들 내릴 때도 눈치보는) 호주 금리 역시 인하를 앞두고 있는만큼, 부동산은 계속해서 뜨겁게 이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이 어떻든 금리가 어떻든 이제 렌트비 상승만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수요 과다 때문) 현실을 깨달은 집주인들은 계속해서 렌트비를 올릴 것이니, 조만간 몇년전과 같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내리고 렌트비가 오르면 실수요자들의 수요로 인해(렌트보다 이자가 저렴) 집값은 다시 한 단계 뛰어야 하는 가슴아픈(?) 사건이 또 발생할지도.

​집 사라… 없으면 땡빚 내서라도 사라. 지인은 같이 집사자는 말에 끝끝내 준비 안하다 최근에 (내가 호주에서 아는 분들 중 마지막으로) 집 계약을 했다. 이제 내 주위에서 집이 없는 이는 없구나… *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지난 2023년 가을, 그러니까 호주 기준으로 봄 성수기 시장은 뜨거웠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번에 올린 글과 비교해보더라도 코어로직 기준 호주 국내의 지역별 지표는 상당히 많이 올랐고, 이 분위기는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다. 아래의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면 멜번을 제외한 호주 전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세는 여전히 오름세이고, 비록 2024년의 금리 상황이 내릴 수도, 혹은 여전한 고물가로 인해 오히려 금리 역시 오를 수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은 분명 오름세다. 물론, 당장의 오늘은 관망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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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고 있는, 가족들이 떠난 후에도 여전히 살고 있는 이 동네의 작은 한 주택이 172만에 팔렸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20-21년의 최고점을 넘어서는 수치다. 당시 집 뒷쪽 길에 자리한 주택이 190만불 이상에 팔린 것으로 호주 주요 뉴스에 소개되었으니, 그보다 땅이 작고 크기도 작은 집이, 당시 시세로는 대략 160만 정도 였을 주택이 172만에 팔렸다고 하니 시드니 뿐 아니라 호주 전역의 부동산 시장은 뜨겁다 못해 타오르고 있다.

많은 주요 은행들이 2024년은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물가 안정화가 지속되면서 금리를 낮출 명문이 생기는데다 경기 전체가 불황으로 접어들어 침체되고 있기에 다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 및 경제 안정을 이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그러나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금리 인하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처럼 갑자기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렸던 것은 아니지만, 이와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은 밀려드는 인구와 렌트비 상승에서 오는 구매 유도 등으로 꾸준하게 반등해서 지금은 전고점을 거의 넘어선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가 맞기는 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지속 상승세이니, 과연 금리가 1% 정도만 하락하면 어떻게 될까? 최소 금리 1% 이상의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나로서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금리 인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렌트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주택 구매에 나설 것이고 이는 또한번의 미친 시장 상황을 만들 수 있으니, 너도나도 호주를 떠나 자국으로 돌아가던 코비드 시절과 비교해봐도 최근에 호주로 밀려드는 인구와 물가 상승을 바탕으로 하는 렌트비 상승은, 더이상 적당히 일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너무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 8월에 집을 계약하고 10월에 최종 서명을 해서 열쇠를 넘겨받은 후로 내가 구매한 집도 (시장 가치로는) 많이 올랐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보다는 집주인으로서 시장의 상승을 반겨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반대로 상당히 큰 금액을 매월 지불하고 있기에 현재의 시장 분위기와 금리는 분명 정상은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유한 사람들뿐 아니라 너도나도 집을 추가로 구매해서 투자하면 비싼 렌트비 덕분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말그대로 부동산에 전국민이 매달려 있는, 생산적인 일이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시대가 됨에 따라, 결국은 코비드로 인한 이 세상은 코인과 같은 묻지마 투기 광풍, 부동산에 매달리는 분위기 속에, 앞으로의 시대가 더 힘들어지는, 땀흘려 일한 대가가 훨씬 더 가치없어지는 시간으로 가고 있음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끔씩 집에 관한 이야기를 올리고 있지만, 집을 구입한다는 것은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생기고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인 동시에 그만큼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관리해야 하는 일이다. 마치 머니게임으로 생각하고 묻지마 투자를 할 경우의 결과는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 볼 수 있으니, 자산으로서의 투자 가치는 분명 맞지만 세상 일이 우리가 생각하는대로만 되어가는 것은 아님을 한번은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2024년도 시장은 상승하겠지만(물가처럼) 쉽지 않은 시간이 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