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주로 사는 한국과 달리 아직까지는 단독 주택(하우스 house)에 사는 인구가 많은 호주에서는 그만큼 할 일도 늘어난다. 수영장이 있을 경우 일이 많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글로 올렸지만, 단순히 호주에 곤충이나 벌레가 많다는 수준을 넘어, 집을 관리하는데 있어 해충을 잡는 일은 물론이고 마당이 있으면 잔디를 깎는 것이 아니라 잡초를 주기적으로 제거해주어야 한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쉬는 중인데 아내가 깜짝 놀라 소리를 친다. 냉장고 뒤쪽에 아주 작은(콩알보다 작은) 거미 새끼들이 몰려 다니는 중이다. 혹시 냉장고 아래나 뒤쪽에 알을 깐 것은 아닌가 해도 그런 것은 아니고 청소기를 이용해 계속 빨아들이고 없애도 계속해서 나타나는 상황. 창고에서 벌레약을 가져다 근처에 뿌려보아도 끝없이 아마도 수백마리 이상 되는 듯 계속 이어진다.

가만 살펴보니 벽에 설치한 전기 콘센트 안쪽에서 나오는 상황 @.@ 호주의 벽은 석고 보드로 보통 되어 있고 그 안쪽에 벽돌이 있거나 집 밖에만 벽돌이 있어 사이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고, 벽돌 자체는 집 외부에서 통하게 되어 있다 보니 그 사이에 벌레가 살거나 틈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 전기 배선 주변으로 안쪽에다 거미가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부품을 분해하고 안쪽으로 사방에 약을 한참 뿌려주었다. 집거미는 본능적으로 천정으로 기어 올라가 구석에 붙어 있는 특징이라 다음날 새벽까지도 한 두번 천정에 붙은 거미들을 잡아 주어야 했다는…

브리즈번은 좀 더운 지역이라 바퀴벌레 보다는 개미가 더 문제가 된다. 특히 집 근처에 흰개미가 있으면 매우 곤란하니 주기적으로 전문가를 부르기도 한다. 흰개미는 집 외부에서 땅 속으로 접근해 작은 풀 등을 걸쳐 벽돌을 타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 갉아먹기 시작하고 중간에 발견하지 못하면 기둥을 먹어 치우기도 한다는… 어쨌든 이 흰개미 뿐 아니라 작은 여러 종류의 개미들이 더운 날씨만큼이나 엄청나게 번식하는데, 개미를 잡는 전문적인 약이 있지만 개미 바퀴벌레 거미 할 것 없이 다양한 벌레들이 집 근처에 상주하니 주기적으로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 예전에는 여름이 시작될 9-10월 경부터 한달에 한번 벌레약을 뿌려주었고, 이제는 집이 더 크고 넓어서 한번에 약을 세통이나 섞어 쓰는데도 부족하다.

다음에 좀 더 효과적인 것을 찾아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버닝스 Bunnings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벌레약을 세 통 사서 오래전에 샀던 자동(배터리) 분무기를 이용해서 소독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 겨울이라 해도 따뜻한 날씨라 거의 일년 내내 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입주 초기에 소독 업체를 불러 개미를 잡았고 개미집으로 보이는 곳에 집중 소독을 해서 한동안 작은 개미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대략 3개월 이상 지나면 슬슬 보이기 시작하니, 땅속에 엄청나게 숨어 있는 이 녀석들을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참고로 우리 집의 경우는 이웃에서 울타리 fence를 타고 넘어와 차고 지붕을 거쳐 한참 이동하는 녀석들을 찾아 전문가가 집으로 보이는, 그리고 출발점이라 생각되는 곳에 강하게 약을 쳐서 한동안은 괜찮았지만 결국은 다시 나타난다.

마당에 잡목과 작은 화초들을 모두 없애 버리고 맨땅이 되었지만 이것을 평평하게 정리한 후에 잔디나 인조 잔디를 깔려고 계획중인데, 아무래도 비어있는 땅이다 보니 자초가 매우 빠르게 자라나는 것도 과제다. 날씨가 덥고 비가 자주 오니 잡초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서 한 두달 정도 정리를 안하면 지저분한 잡초들로 가득해진다. 평평한 땅이라면 제초기를 쓰면 되지만 언덕처럼 울퉁불퉁해서 장비를 쓰기가 쉽지 않고 잡초 종류에 따라서는 길게 자라는 질긴 녀석이 있어 제초기 정도로는 절대로 정리가 안되기도 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땅이 약간 젖어 있는 시점을 이용해서 하나씩 뽑아주는 것이다.

지난 12월에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후 엄청나게 자라난 잡초를 거의 절반은 며칠에 걸쳐 하나씩 뽑았다. 물론 완전히 제거하면 그 자리에서는 다시 자라지 않지만 맨땅이라 결국은 씨가 날려 다시 자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것 역시 제초제를 쓰면 완전히 제거가 가능하기는 한데(다시 자라는 속도를 늦추는 수준) 버닝스에서 파는 복합 제초제를 한통 부은 후 물을 타서 한통 가득 만들어 집 전체에 뿌려주면 최소한 두달 정도는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 이렇게 제초제를 뿌릴 경우는 비용이 좀 들고, 죽은 잡초들이 하얗고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보기 흉하고, 땅에도 약이 남아 좋지 않지만, 요즘 제초제는 땅에 흡수되어 독성을 남기지는 않는다고 하니(광고) 믿어볼 수 밖에.

날씨가 좀 풀려서 선선해지면 지난번에 사다둔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좀 고르게 펴서 걷어낸 후에 좋은 흙을 깔고 새 잔디를 깔아볼까 싶다. 마당 관리도 집의 가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요소라 무조건 방치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잡다한 일이 귀찮으면 주택에는 살 수가 없다. 세상 일이 모두 장단점이 있듯이 넓은 마당에서 이웃과의 사생활 간섭이 없도록 쾌적하게 살려면 어느 정도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호주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

집수리 기간을 제외하고 입주한지도 벌써 10개월이 된 상황에, 아래층 화장실 레노베이션을 무사히 잘 마치고 급하게 손봐야 할 것들은 대충 마무리 했지만, 윗층 레노베이션과 같은 큰 일을 제외하고 마음에 걸리는 두 가지 과제가 더 남아있다. 물론 하나는 급하게 해야할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니 과제가 된 셈이다.

예전 사진을 보면 마당에 그다지 나무도 없고 적당히 잔디로 관리한 듯 하지만, 전 주인이 약간 특이한 성향이었는지 잡다한 잡목들을 잔뜩 심고 좀 어수선하게 해두었던터라 이사하기 전에 사람을 불러 큰 나무 두 그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없애 버렸지만, 마당 자체에 특별히 뭐가 있는게 아니다 보니 수시로 잡초가 올라오고 잡목의 뿌리를 거의 제거했지만 아직도 죽지 않고 버티고 있다.

화단 조성이나 정원 관리는 영어로 랜드스케이핑 landscaping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 비용이 들고 집의 가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주제다. 아쉽게도 집의 구조가 진입로 경사 때문에 작은 공사 차량이 진입하기 어렵다 보니 만약에 마당을 다듬어 뭔가 작업을 하려면 사람을 불러 시간과 비용이 꽤나 많이 들 것 같은 상황에서, 일단 마당 한 쪽의 작은 돌을 걷어내고 거기에 나무 바닥(deck)을 깔아보려고 계획했다.

일반적으로 지붕이 있는 구조는 신고를 해야 하고 크기나 환경 등에 따라 카운슬에 신고를 해야 하냐 아니냐의 구분이 있지만, 그 보다는 덱(deck)을 설치하는 작업 자체가 결코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닌게 문제다.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나로서는 덱 설치에 대해 조사해보니, 적당한 깊이로 땅을 파서 걷어내고 그 위에 잡초 방지용 비닐을 깔고 그 다음에 잔잔한 자갈을 깐 후 기본 뼈대 목재를 설치하고(수평 맞추기) 다시 바닥 목재를 깔면 되는 일이다. 말이야 쉽지만 각 단계별 일 자체도 시간과 비용, 특히 노동이 제법 드는 일이다.

목수들에 따르면, 그리고 구글에 따르면 이 덱을 설치하는 비용은 대략 7-8천불 정도가 드니, 실제 재료비를 계산해보면 일반 나무가 아닌 단단한 수입 목재(hard wood)를 사용할 경우 재료비만 대략 2천불 정도다. 통장에 돈이 넘친다면야 그냥 사람 부르는게 간단한 일이지만, 직접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해서 천천히 단계별로 해보기로 했다. 기존의 돌을 걷어내는게 먼저 해야할 일인데, 삽으로 대충 해보니 쉽지가 않아 큰 것들만 한 쪽으로 걷어내고 마무리. 문제는 이렇게 돌을 걷어내고 나면 흙바닥이라 비가 많이 오면 물이 고이거나 땅이 패인다. 그나마 돌이 깔려 있어서 땅이 패이지 않았던 것이지, 돌을 걷어내고 바닥을 다지고 비닐을 깔고 다시 자갈을 덮는 정도까지는 한번에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쉽지 않네… @.@

다른 한 가지는 수영장 위로 늘어진 뒷집 나무다.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점점 더 자라 수영장 위쪽으로 늘어지다 보니 거기서 작은 씨앗, 벌레, 먼지 등이 떨어져 수영장 필터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일반적 관행에 따르면, 이웃에서 넘어온 가지는 허락없이 그냥 자를 수 있고 그 잔해를 이웃에 가져다줄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버릴 수도 있다. 문제는 자를 수 있느냐의 권한이 아니라, 나무가 너무 높게 위치해 있고 수영장 바로 위라 뭔가 도구를 이용해 시도하기가 어렵다는 것. 가지 치기를 위해 사람을 불렀을 때 물어보니 이웃에 요청해서 잘라달라고 하는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지난번에 집에 갔을 때 혹시나 해서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해보려고 찾아갔지만 문을 두드려도 답이 없어 포기했고, 편지를 써서 넣어볼까 했지만 아직 시도는 못했다. 우리가 생각한 다른 해결책은 높은 사다리를 수영장 안에다 놓고 그냥 그 위에서 긴 전기톱(예를 들어 pole saw)을 이용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 이를 위해 에어태스크 airtasker에 올려 보았지만 환경이 별로 안 좋아서인지 응답이 거의 없다. 그냥 좀 더 높은 사다리(3미터?)와 전기톱을 사서 직접 해볼까 생각중이지만 아직 결론은 없다.

주택에 살면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자유와 땅값 상승이라는 경제적 가치가 충분하지만 이처럼 할 일이 끝없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주택을 택한 이유는, 예전 공동 주택에서의 이웃과의 마찰은 물론이고, 아무리 아파트나 유닛이 점점 더 일반화되어가는 호주라 해도 결국 부동산의 가치는 “땅(land)”에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과제들이 더 있지만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기회가 되면 하나씩 해봐야 할 것 같다. 돈을 수만불 벌어도 직접 처리하는게 결국은 남는 장사이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