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철문 gate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글을 올린 적 있다 (아래 참고).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게이트는 보통 자동으로 만드는 경우가 흔한데 고장난 장치 대신에 간단하게 잠글 수 있는(그러나 작업은 어려운) 사례였고, 이번에는 입구는 아니지만 집에 설치된 철문(gate)에 비슷한 형태로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일이다. 아주 다행스러운 점은 철문 자체에 못을 박을 수 있다는 점!(이전 글을 참고하면 이 차이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https://blog.naver.com/lupin2/223017261567

이번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철문이 닫히지 않는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상태에서 문 주변을 보강하면서 문이 닫히는 부분까지도 목재를 대고 수리했다. 그 덕분에 문이 닫히는 부분도 막혀서 아예 절반 정도 위치에서 더이상 닫을 수가 없다. 먼저 이 부분을 잘라내거나 떼어내야 한다.

원래 계획은 그라인더와 목공 디스크(톱날)를 이용해서 크기에 맞게 딱 잘라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보니 너무 구석 부분까지 작업을 해야 해서 쉽지 않은데다 목재가 두꺼워 125mm 5인치 그라인더 날로는 작업이 안된다. 중간중간 멀티툴(multi tool)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쉽지가 않다. 고민 끝에 목재 하나를 통째로 떼어내기로 결정. 이게 분리가 가능함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

일단 목재를 적당히 떼어내고 간격을 만들면 이제 문을 닫을 수 있다. 이제부터가 두번째 단계로, 본격적인 잠금 장치 부착과 설치로 진행한다. 먼저 기존 것들을 모두 떼어낸다. 나사로 고정된 것은 다행히 그냥 풀면 되고 용접된 부분은 그라인더로 잘라야 한다. 여러 리벳들은 모두 드릴로 갈아서 제거한 후 작업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다음은 앞쪽 철판(철문에 철판으로 단단하게 고정)과 뒷쪽 나무판을 부착한다. 각각은 나사와 리벳 등을 이용해서 중간의 철문에 고정하고 양쪽 철판과 목판은 잠금 장치 자체가 앞뒤로 잡아주기 때문에 충분하다. 앞철판은 구멍난 철문을 막기 위함이고 뒷목판은 잠금 장치 설치를 위해 적당한 문 두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은 35-50mm 정도의 두께를 요구하는데 문의 두께가 20mm이고 목판이 19mm이므로 40mm에 가까워 딱 맞는 두께가 된다.

목판에 구멍을 내고(철판에도) 앞뒤로 잠금 장치를 연결 및 조립하면 본체의 설치는 완성된다. 초기 준비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실제 잠금 장치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과정은 빨리 마칠 수 있다. 더 중요한 스트라이커(striker)는 기존 문에 설치된 부품들을 그대로 두고 위에다 나사로 고정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두께가 달라진 잠금 장치에 맞게 스트라이커도 정확한 위치에 설치해야 하는데, 실제로 붙여보니 기존 부품을 그대로 두고 쓰는 것이 딱 맞다. 물론 기존 부품은 아주 단단하게 철문에 고정되어 있어 문제없다.

작업 후 문을 닫아보니 열쇠를 꽂는 부분이 문틀쪽에 약간 걸려 그 주위를 그라인더로 좀 더 자르고 다듬어 열쇠를 쓰기 불편하지 않도록 맞춰 주었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쓰지 않던 철문을 쓸 수 있게 하고 안전한 잠금 장치로 설치했다. 데드락 deadlock을 설치한 이유는, 철문에 구멍이 많아 안쪽으로 손을 넣어 열고 잠그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부에서 열쇠로 문을 잠그면 손으로 돌려도 열리지 않는다. 반드시 외부에서 열쇠를 써야 한다. *

호주의 많은 주택이나 건축물이 나무로 지어진 것과 달리 상가나 소규모 유닛, 아파트 등은 콘크리트 구조에 철제 재료들을 이용해서 짓는다. 나무를 바탕으로 하는 목공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제로 된 구조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구멍을 메꾸거나 때우거나 할 수 없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

나이트래치 night latch는 예전에 데드래치 dead latch가 흔하지 않았고 가격이 비싼 탓에 후문, 창고문, 화장실 등 비싼 제품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문에 간이(simple) 잠금장치로 설치하는 제품이다. 구조도 매우 간단하고 특히 가격이 비싸지 않아 요즘도 종종 쓰이는데, 문제는 이 제품이 간단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고장이 잘 나고(닫힌 상태로 고장나서 안 열림) 보안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탓에 주요 출입문에는 별로 권하지 않는다는 것.

블로그를 통해 아주 많이 강조했던 사실 하나는, 모든 잠금장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품 그 자체(lock body)가 아니라 문을 잠그고 잡아두는 스트라이커(strike)다. 잠금장치를 얼마나 안전하고 튼튼하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실제 보안성이 제대로 효과를 내는가 하면 혹은 아무리 비싸고 좋은 제품이라 해도 스트라이커 작업이 부실하면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현장은 철제로 된 상가 구조의 문틀 frame인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문이 휘어져 위에서 아래까지 일자로 바르지 않다 보니 가운데 부분이 바깥쪽으로 휘어진 탓에 문을 닫아도 가운데가 밖으로 볼록 튀어나온다. 즉 문틀에 문이 최대한 가깝게 닿아야 잠글 수 있는데 바깥으로 휘어지다 보니 잠금 상태를 잡아주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로 그런 탓에 간이 나이트래치를 억지로(문과 문틀에 가깝게) 철판을 잘라 구멍을 내어 만들었는데 그 얇은 철판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찢어져 버렸다는 것. 다시 말해 문이 안 잠기는 상태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른 철판이나 부속을 갖다 붙여도 나사로 박는 정도로는 원래의 철판 강도보다 약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문이 밖으로 휘어진 상태라 밖으로(열리는) 힘을 받고 있어 단순 수리 정도로는 해결이 안될 것이다.

다른 한 가지 문제는 바로 경첩. 현장을 가보면 상당히 많은 비율로 경첩이 빠지거나 떨어지거나 약해지거나 하는 상태인데 고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문이 안 닫히거나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잠금장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문의 열리고 닫히는 상태와 경첩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경첩 자체가 오래되어 고장났다면 같은 크기의 제품을 교체하고 단순히 나사가 헐거워지거나 빠졌다면 구멍을 메꾸면서 더 굵고 긴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우습게 보이지만 이 경첩에서 나사를 0.5mm만 당겨주어도 문을 닫는 느낌이 확실히 달라진다. 거꾸로 말하면, 경첩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라 이를 교체하고 고정하는 일은 매우 정교한 과정이라 의외로 힘들다… @.@

이미 문도 거의 망가져 있고(틈이 많이 벌어짐) 문틀에도 여러번 나사를 박고 해서 구멍이 숭숭 뚫린 탓에 쉽지 않았다. 세 개의 경첩을 하나씩 모두 제거하고 새걸로 교체 완료. 평평한 땅이라면 경첩을 아래에서 위로 진행하며 교체하고 마지막 맨 위의 것을 할 때는 문이 약간 벌어질 수 있으니(무거워서 내려앉음) 미리 문 아래에다 받쳐두고 진행해야 한다. 이번 현장은 평지가 아니다 보니 직원에게 요청해서 문을 잡아주도록 부탁해서 진행했다. 혼자 작업할 때 어려우면 문틀에다 경첩을 미리 고정하고 문 아래에 받친 상태로 나사를 두 개만 고정해도 충분하다.

나이트래치를 교체하기에는 문틀이 이미 찢어져 좀 더 안전한 데드래치를 쓰기로 했다. 게다가 문이 바깥으로 열리는 상태라(outward) 특별히 외부형으로 제작된 제품을 쓴다. 그래야 회사로부터 제대로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내부형을 뒤집어 외부형으로 쓸 수도 있지만(inward->outward) 이럴 경우 보증이 되지 않는다.

상단에 새로 구멍을 내고 데드래치를 설치한다. 외부형은 특별히 만들어진 스트라이커를 제공하는데, 이를 위해 문틀을 그라인더로 자르고 위치시킨 후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단순히 문틀 철판에만 의지하는게 아니라 스트라이커 자체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것이라 100배 이상 더 튼튼해지는 것이다. 문이 바깥으로 휘어진 탓에 실내쪽에서 볼 때 문틀과 문 사이에 빈틈이 생기고 스트라이커 고정이 불가능해서 실내쪽 데드래치에다 2겹의 팩커(packer, 두께조절용 부속)를 썼다. 보통 한 개를 쓰는 경우도 흔하지 않은데, 이번에는 문이 너무 휘어져 6mm 정도로 높여준 것이다(종류에 따라 3mm, 5mm, 10mm 등).

이렇게 해서 세 경첩과 데드래치로, 비록 문은 낡고 부서져 가지만 당분간 문을 쓰고 잠그는데는 전혀 문제없는 상황이 되었다. *

지난주말에 브리즈번을 다녀오면서 세번째 일을 잘 마쳤다. 소개를 받고 시작한 일이 이번이 세번째로 연결되었으니, 아직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시드니를 벗어나 브리즈번에서도 무난하게 일을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 전체 통유리인 문이 있는가 하면 하단을 가로질러 스텐철판으로 마감된 문, 혹은 하단 일부분만 스텐철판으로 덮은 세 가지 종류의 문이 있다. 전면 통유리 문에는 별다른 잠금 장치를 할 수 없고 위에 덮개를 씌워 자석(전자식)을 이용하거나 오래된 문에는 모티스 방식으로 가능하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하단 철판 형태의 문은 보통 바닥(floor)으로 볼트가 튀어나와 잠그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문과 잠금 장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닥이라 물과 먼지가 쌓이는 곳이다 보니 오래되면(2-3년만 지나도) 잠금 장치가 고장나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것. 심지어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교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경이다. 교체를 위해서는 앞뒤 철판을 떼어내고 분리 후 작업해야 하는데 철판을 떼어내는 것도 힘들고 다시 붙이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쓰는 방법은 이 잠금 장치를 제거하고(잠기지 않도록 절단 혹은 파손) 추가로 볼트를 장착하는 것.

상업용 건물이나 상가 등에 쓰는 볼트는 상당히 튼튼하고 안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지난번에는 아래 방향으로 긴 것을 썼지만 이번에는 옆으로 누운 형태의, 그러나 볼트는 바닥으로 잠기는 제품을 쓴다. 호주의 ADI라는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하나로 된 것은 싱글 single, 문과 문틀 양쪽에 설치해서 서로 잠그는 것은 더블 double이며, 여러 가지 색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은색(silver)의 싱글 볼트락.

두 가지 사항이 있다. 먼저 하단 철판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미 다른 잠금 장치가 들어 있으니 주의해서 잘 해야 하고, 잠금 장치를 잠근(!) 상태로 구멍을 뚫으면 중간 부분이 걸려 열리지 않게 되니 기존 볼트를 절단하거나 반드시 열어둔 상태로 구멍을 뚫는 것이 좋다. 두번째 문제는 바닥 콘크리트나 벽돌에 구멍을 뚫는 일.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데,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뚫을 경우에는 좋은 드릴 비트와 함께 로터리해머드릴 rotary hammer drill을 쓰는 것이 편하다. 일반적인 해머 드릴이나 콘크리트 드릴은 깊은 구멍을 내기 쉽지 않고, 드릴 비트마저 닳았거나 품질이 좋지 않으며 대략 1-2cm 타공 후에 그 이상의 작업이 어려워진다.

13mm의 드릴 비트를 이용해서 충분히 깊은 구멍을 내고 나면 볼트를 넣어서 제대로 잠기는지, 볼트를 넣고 빼는 것이 쉬운지 확인한다. 시멘트 가루 등이 묻어서 뻑뻑해질 수 있으니 잘 닦아가며 확인해야 하고, 구멍이 너무 얕거나 삐뚫어졌거나 충분히 굵지 않으면 볼트를 잠그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볼트가 끝까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쇠가 돌아가지도 않으므로 구멍의 깊이가 충분해야 하고, 동시에 옆부분이 닿지 않도록 충분히 넓어야 한다. 구멍을 낼 때 사방으로 약간 돌려가며 뚫는 것이 좋겠다.

원래 이 제품은 뒤쪽에서 구멍을 내거 조립하는 형태인데 나사 고정용 구멍 자체가 삐뚫어지거나 할 경우 잠그는 것이 쉽지 않다. 고정용 나사 구멍의 양쪽에서 드릴을 흔들며 타공하면 생각보다 구멍이 조금 더 커져서 고정하기는 쉽지만 뒷부분의 나사 머리가 혹시라도 구멍으로 빠져들어갈까 걱정이 될 수 있다. 이 때에는 별도로 판매하는 2-3mm 두께의 스텐 부품(packer)을 대어준 후에 고정시키면 된다. 스텐이라 절대로 휘어지거나 파손되지 않고 나사 구멍만 뚫려 있으므로 튼튼하게 받치는데 충분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원래 목적은 제품의 높낮이 위치를 조절하기 위한 받침대(packer)지만 뒷쪽 나사를 받치는 용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해서 유리문에 끼우는 한국산 제품과 함께 볼트를 설치, 세번째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