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며 그동안 참아왔던 많은 사람들이 “남은 동전을 긁어서 이자를 지불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보인다. 호주 경기는 몇년 전(물가 급등 및 금리 인상)부터 침체가 시작되어 올해, 특히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는 본격 불황 및 침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오랫동안 일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적지 않은 돈에 대해서 “비싸다” “부담이다”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전화 호출 수도 줄었지만 직접 일로 연결되는 비율도 낮아졌으며 집을 구입한 후의 여러 가지 일을 해달라는 의뢰는 거의 끊긴지 오래다. 이는 나의 문제 뿐 아니라 전반적인 호주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대비 호주 부동산의 큰 변화는 없고 약간의 침체 및 소폭 하락 정도에 그치지만 실질적 데이터(지역별)는 또 다른 듯 하다. 아래 링크에 의하면 각 지역별 현황을 볼 수 있는데, 내 집의 경우 5년 동안 무려 90% 이상의 상승이 있었고 작년 대비 3.7% 하락으로 나오고 바로 옆 동네 바닷가는 올해도 강세를 보여 4% 이상의 상승 추세다. NSW의 유명한 카슬힐 지역도 작년 대비로는 10% 이상 하락했지만, 여전히 중간 값이 250만불을 넘으니, 지금의 하락이 대기 매수자에게 크게 유리한 것은 아닐 듯 싶다.

https://www.realestate.com.au/news/australias-golden-neighbourhoods-the-suburbs-where-buyer-demand-is-surging/

최근에 우리는 대출 은행을 바꾸며 이자율을 약간 낮출 수 있었는데 대출금이 워낙 크다 보니 월별 적지 않은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전략은 다음 대출 변경(refinance)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몰라 이번에 하면서 약간의 탑업(top up)을 했고 물론 그 돈을 쓰지는 않고 통장에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환금은 커졌지만(예를 들어 50만 대출했다 100만으로 바꾸면 상환금은 커지지만 통장에 추가 50만이 들어 있다면 실제 이자는 같은 수준이 유지되고 원금을 더 갚게 됨) 원금을 갚는 비율이 높아져 실질적 손해는 아니다.

내년경에나 추가로 레노베이션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대출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고 또 부동산 침체나 하락기에는 가치 평가가 낮아져 탑업도 어려워지므로 이번 기회에 미리 탑업을 해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처음 대출을 받으면서 우리는 당시의 기준 금리 4.10%가 거의 꼭지일거라 생각했고 앞으로 이자가 낮아질 때까지 최대 1% 정도의 상승은 버틸 수 있을거라는 한계치를 설정하고 진행했다. 물론 통장은 바닥이고 매월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이자로 인한 적자가 아닌 다른 개인적 사유에 의한 것이니, 비록 현재의 이자와 원금을 합한 상환금이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될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1%까지는 견뎌보자고 했고 그 후 0.25%가 한번 올라서 더 부담이 커졌지만 호주 경제 상황에서 더 높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제 마지막 고비를 버티며 지나는 중이라 생각한다.

수입이 고정된 많은 이들에게 있어 월 1000불이 아닌 100불의 추가 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의 노동당 정부는 생활비 물가 인상에 대한 다양한 비난을 받고 있으며(물가 조절 및 완화 실패) RBA 수장 역시 자기 주관대로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두고 독립적인 잣대로 가고 있지만, 역시 초기에 금리를 더 높여 확실하게 잡지 않고 뜨뜻 미지근하게 올리다 그만둔 상태에서 부동산과 물가 등 모든 상황이 금리와 무관하게 흐르도록 방관 후에 애매한 시점에 수장을 맡게 되어 “이론적으로는” 금리만으로 물가 상황을 안정세에 두겠다는 고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요청은, 현재 호주 경제 상황에 있어 방관하고 있기에는 부담이 커지는 시점이다. 과연 그녀는 연초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2022년에 금리를 올릴 때 왜 미국을 넘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었는지 의문이었다. 호주는 늘 금리에 있어서는 느린 행보를 보였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덜어 주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부담이 되어버린 셈이다. 금리를 더 높였으면 아마도 나는 집을 사기 힘들었겠지만 부동산은 2022년 이후 급격하게 식었을 것이고 불황은 더 일찍 고착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일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겠고, 앞으로의 호주 경제, 아니 세계 경제는 미국 대통령의 등장, 애매하게 자리하는 물가 지수, 고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금리,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끝을 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결론, 지금은 어렵지만 버텨야 할 시기이고 투자로 보자면 팔 때가 아니라 사야할 시기인 듯 싶다. 물론 나는 거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