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서 토요일에 진행하는 렌트 인스펙션(inspection)을 가보았다. 원하는 위치에 적당한 상태의 만족스러운 조건, 그리고 좋은 가격의 매물은 없다. 만약 그런게 있다면 누구에게든 좋아 보여 경쟁이 치열해진다. 어제 갔던 한 곳은 인터넷에서도 사진 몇장 없고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을 것 같은 상태로 보였지만 일단 위치는 적당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한번 가본 곳인데, 결과는… @.@
집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부동산 인스펙션을 가보면 딱 그 사진에 나온 정도이다. 물론 항상 사진이 더 좋다. 실제로 보면 구석구석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의 상태를 알 수 있고 넓이나 구조도 생각과 많이 다르다.(그래서 집을 구매할 때 정말 많은 곳을 가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에 현혹되지 말 것!) 인도계의 부동산 직원이 와 있었는데,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꼭대기까지 올라가도 호수가 없다? 다시 내려오니 직원이 다른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엉뚱하게(공동 입구조차 다른) 한 집을 보여주는데, 뭐랄까 이거 창고로 쓰던 곳을 개조한 집인가?
지난번의 썩은(?) 집 보다는 상태가 좋지만(흥미롭게도 그 집은 누가 계약함!) 집이 너무 좁다. 침실도 작아서 과연 현재 쓰는 침대가 들어갈까 싶고, 부엌 아래에 세척기는 없고 엉뚱하게 세탁기를 두었다. 그러면 아직 돈도 다 안낸 내 세탁기는 어디로 가누? 결정적으로 거실이라고 할 만한 공간이 딱 책상 절반 정도 둘 수 있는 넓이라 현재 창고에 있는 각종 짐과 재고들을 둘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현재 시드니(호주)의 렌트 현실이 이렇다. 방 3개짜리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그에 비해 1/3도 안되는 넓이(대략 일반 주택의 방 2개 넓이, 전체 면적의 1/3-1/4)지만 비용은 400-500불이나 한다. 밀려드는 이민과 입국자들로 넘쳐나는 호주라서, 게다가 도시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고, 요즘은 혼자 살거나 하는 사람도 많고, 비싼 집이 어려워지니 점점 더 싼 집을 찾는 이들로 인해 저렴한 렌트일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잠시 생각… 이 코딱지(?)만한 집을 투자로 해서 돈 받아먹기 위해 400불 가까운 돈을 원하는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일반 주택과 비교하자면 이거 200불이 합리적인 가격 아닌가?
2월을 보내고 3월이 되어 지난 생활비를 보니, 2월 한달 동안 마트에 간 생활비로만 280이 들었다. 큰 돈 일 수도 있지만 약간의 간식, 냉동실에 넣어둔 양념 고기, 컵라면과 김, 김치 등을 제외하자면 실제로 거의 돈을 안 썼다. 주유소에 가서 한번 기름을 넣으면 절반이 50, 가득이 100불 정도라 생각하면 생활비 지출 수준은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제대로 시장을 본다면 돈이 많이 드는게 현실이다. 몇년 전에 비해서도 두배 가까이 오른 각종 비용을 보자면, 한번 방문에 300불 정도는 써야 그나마 먹을게 있다는 짜증나는 사실.
요 며칠 속이 좀 안좋았더니 오랜 세월 달고 지냈던 달달한 것을 멀리하게 된다(위산 촉진). 한동안 콜라 등을 먹지 않고 지냈었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다시 먹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여겼지만 이제 먹고 사는 일이 불규칙적이 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빨리 빼는 것이 그래도 절약하는 방법이라, 기준을 조금 높여서라도 곧 이사를 해야할 듯 싶다. 하는 일에도 영향이 있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 변화와 현실이 겹치는, 쉽지 않은 과제다. *
Comments
Hello world!
Pic of the week: Sunset at margate beach
The first day’s journey was through the pink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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