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권유로 몇달 전부터 가끔씩(!) 함께 당구를 치고 있다. 당구라고 하면 할 이야기가 많기도 없기도 한데, 거의 25-30년 전에 역시 지인의 소개로 당구장에 가서 4구를 몇번 해본 경험이 전부다. 처음 시작하면 30, 칠 줄 알면 50이라는 거짓말같은 권유로 매번 50을 놓고 치다 당구비만 물린 경험이 있고, 그 후로는 연애 시절에 유행하던 포켓볼을 좀 하다 그만둔게 꽤 오래 전 이야기인데, 지인의 권유로 3구를 치게 된 것이다. 당구공이 둥글다는 것만 아는 초짜가 3구라… @.@
남들이 물으면 “돈버는게 취미”라고 할 정도로 일에만 몰두해서 산게 벌써 오래된 일인데(실제로도 일해서 돈 버는게 가장 재미있음!) 아직까지는 재미가 있다고 할 정도도 아니고 뭔가 복잡한건 딱 질색이고 귀찮아서 인터넷에 널린 동영상이나 법칙도 무시하고 그냥 느낌대로 하는 중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일단은 기본 규칙과 원칙을 익히고 나면 훨씬 더 쉬워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노는데 무슨 규칙을 외우겠냐고 절대 머리쓰기 싫어하는 본능에 따라 법칙은 배우지 않고 감각으로만 익히고 있다는 것도 실력이 늘지 않는데 한몫하고 있다.
당구라고 하면 당구대(큐)를 어떻게 잘 휘두르르냐에 절반의 기술이 담겨 있는 듯 한데, 대개는 공의 흐름을 보는 길 익히기가 가장 중요한 듯 싶지만 똑같은 길을 찾아도 공을 치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면 절대로 원하는대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단순히 공을 치는게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회전을 주고 얼만큼의 힘을 주느냐에 따라서도 회전력이 살고 죽고 하니, 큐를 얼마나 제대로 움직이느냐에 많은 것이 걸려 있음은 사실인 듯 하다.
당구를 잘 치는 이들을 보면 안정적인 자세와 부드러운 손 움직임,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길이 뛰어나 보이는데,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초보 수준인 내 입장에서는 3구 게임으로 어느 정도 길을 배우기는 했지만 여전히 2개를 놓고 쳐도 매번 3쿠션으로 마무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취미라고 하기에도 당구를 친다고 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다. 당연히 점수가 낮으니 그간 이기고 지고(소액의 돈 내기 @.@) 해서 최종 정산은 여전히 약간 딴(!) 상황이지만, 이것도 결국 같이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게임이라 평소에는 그냥 조용히 지낸다. 진정한 애호가라면 매번 당구장에 가야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고.
언젠가 넓은 집을 사면 집 한 쪽에다 당구대를 놓고 손님이 오면 가볍게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집이 있어도 머뭇거리게 된다. 비용의 문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꿈과 현실은 다른 이야기이기에 굳이 당구대를 들여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인들이 하나둘씩 골프를 익히고 배우는 중이다. 주위에서 골프를 하지 않는 이들이 나를 포함 딱 3명인데(아내 제외) 그 중 한 분도 슬슬 골프를 시작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소식이다. 경제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실은 중요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취미에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모든 것의 출발이 여기에 있기 때문. 돈이 없어서 라기 보다는 그걸 쓰겠다는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도, 마음의 문제라고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자체도 결국은 현실의 문제인게 사실이다.
그래도 뭐 노력하다 보면 답이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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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Pic of the week: Sunset at margate beach
The first day’s journey was through the pink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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