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에 브리즈번을 다녀오면서 세번째 일을 잘 마쳤다. 소개를 받고 시작한 일이 이번이 세번째로 연결되었으니, 아직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시드니를 벗어나 브리즈번에서도 무난하게 일을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 전체 통유리인 문이 있는가 하면 하단을 가로질러 스텐철판으로 마감된 문, 혹은 하단 일부분만 스텐철판으로 덮은 세 가지 종류의 문이 있다. 전면 통유리 문에는 별다른 잠금 장치를 할 수 없고 위에 덮개를 씌워 자석(전자식)을 이용하거나 오래된 문에는 모티스 방식으로 가능하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하단 철판 형태의 문은 보통 바닥(floor)으로 볼트가 튀어나와 잠그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문과 잠금 장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닥이라 물과 먼지가 쌓이는 곳이다 보니 오래되면(2-3년만 지나도) 잠금 장치가 고장나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것. 심지어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교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경이다. 교체를 위해서는 앞뒤 철판을 떼어내고 분리 후 작업해야 하는데 철판을 떼어내는 것도 힘들고 다시 붙이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쓰는 방법은 이 잠금 장치를 제거하고(잠기지 않도록 절단 혹은 파손) 추가로 볼트를 장착하는 것.

상업용 건물이나 상가 등에 쓰는 볼트는 상당히 튼튼하고 안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지난번에는 아래 방향으로 긴 것을 썼지만 이번에는 옆으로 누운 형태의, 그러나 볼트는 바닥으로 잠기는 제품을 쓴다. 호주의 ADI라는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하나로 된 것은 싱글 single, 문과 문틀 양쪽에 설치해서 서로 잠그는 것은 더블 double이며, 여러 가지 색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은색(silver)의 싱글 볼트락.

두 가지 사항이 있다. 먼저 하단 철판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미 다른 잠금 장치가 들어 있으니 주의해서 잘 해야 하고, 잠금 장치를 잠근(!) 상태로 구멍을 뚫으면 중간 부분이 걸려 열리지 않게 되니 기존 볼트를 절단하거나 반드시 열어둔 상태로 구멍을 뚫는 것이 좋다. 두번째 문제는 바닥 콘크리트나 벽돌에 구멍을 뚫는 일.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데,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뚫을 경우에는 좋은 드릴 비트와 함께 로터리해머드릴 rotary hammer drill을 쓰는 것이 편하다. 일반적인 해머 드릴이나 콘크리트 드릴은 깊은 구멍을 내기 쉽지 않고, 드릴 비트마저 닳았거나 품질이 좋지 않으며 대략 1-2cm 타공 후에 그 이상의 작업이 어려워진다.

13mm의 드릴 비트를 이용해서 충분히 깊은 구멍을 내고 나면 볼트를 넣어서 제대로 잠기는지, 볼트를 넣고 빼는 것이 쉬운지 확인한다. 시멘트 가루 등이 묻어서 뻑뻑해질 수 있으니 잘 닦아가며 확인해야 하고, 구멍이 너무 얕거나 삐뚫어졌거나 충분히 굵지 않으면 볼트를 잠그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볼트가 끝까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쇠가 돌아가지도 않으므로 구멍의 깊이가 충분해야 하고, 동시에 옆부분이 닿지 않도록 충분히 넓어야 한다. 구멍을 낼 때 사방으로 약간 돌려가며 뚫는 것이 좋겠다.

원래 이 제품은 뒤쪽에서 구멍을 내거 조립하는 형태인데 나사 고정용 구멍 자체가 삐뚫어지거나 할 경우 잠그는 것이 쉽지 않다. 고정용 나사 구멍의 양쪽에서 드릴을 흔들며 타공하면 생각보다 구멍이 조금 더 커져서 고정하기는 쉽지만 뒷부분의 나사 머리가 혹시라도 구멍으로 빠져들어갈까 걱정이 될 수 있다. 이 때에는 별도로 판매하는 2-3mm 두께의 스텐 부품(packer)을 대어준 후에 고정시키면 된다. 스텐이라 절대로 휘어지거나 파손되지 않고 나사 구멍만 뚫려 있으므로 튼튼하게 받치는데 충분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원래 목적은 제품의 높낮이 위치를 조절하기 위한 받침대(packer)지만 뒷쪽 나사를 받치는 용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해서 유리문에 끼우는 한국산 제품과 함께 볼트를 설치, 세번째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

지난주에 이어서 토요일에 진행하는 렌트 인스펙션(inspection)을 가보았다. 원하는 위치에 적당한 상태의 만족스러운 조건, 그리고 좋은 가격의 매물은 없다. 만약 그런게 있다면 누구에게든 좋아 보여 경쟁이 치열해진다. 어제 갔던 한 곳은 인터넷에서도 사진 몇장 없고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을 것 같은 상태로 보였지만 일단 위치는 적당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한번 가본 곳인데, 결과는… @.@

집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부동산 인스펙션을 가보면 딱 그 사진에 나온 정도이다. 물론 항상 사진이 더 좋다. 실제로 보면 구석구석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의 상태를 알 수 있고 넓이나 구조도 생각과 많이 다르다.(그래서 집을 구매할 때 정말 많은 곳을 가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에 현혹되지 말 것!) 인도계의 부동산 직원이 와 있었는데,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꼭대기까지 올라가도 호수가 없다? 다시 내려오니 직원이 다른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엉뚱하게(공동 입구조차 다른) 한 집을 보여주는데, 뭐랄까 이거 창고로 쓰던 곳을 개조한 집인가?

지난번의 썩은(?) 집 보다는 상태가 좋지만(흥미롭게도 그 집은 누가 계약함!) 집이 너무 좁다. 침실도 작아서 과연 현재 쓰는 침대가 들어갈까 싶고, 부엌 아래에 세척기는 없고 엉뚱하게 세탁기를 두었다. 그러면 아직 돈도 다 안낸 내 세탁기는 어디로 가누? 결정적으로 거실이라고 할 만한 공간이 딱 책상 절반 정도 둘 수 있는 넓이라 현재 창고에 있는 각종 짐과 재고들을 둘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현재 시드니(호주)의 렌트 현실이 이렇다. 방 3개짜리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그에 비해 1/3도 안되는 넓이(대략 일반 주택의 방 2개 넓이, 전체 면적의 1/3-1/4)지만 비용은 400-500불이나 한다. 밀려드는 이민과 입국자들로 넘쳐나는 호주라서, 게다가 도시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고, 요즘은 혼자 살거나 하는 사람도 많고, 비싼 집이 어려워지니 점점 더 싼 집을 찾는 이들로 인해 저렴한 렌트일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잠시 생각… 이 코딱지(?)만한 집을 투자로 해서 돈 받아먹기 위해 400불 가까운 돈을 원하는 주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일반 주택과 비교하자면 이거 200불이 합리적인 가격 아닌가?

2월을 보내고 3월이 되어 지난 생활비를 보니, 2월 한달 동안 마트에 간 생활비로만 280이 들었다. 큰 돈 일 수도 있지만 약간의 간식, 냉동실에 넣어둔 양념 고기, 컵라면과 김, 김치 등을 제외하자면 실제로 거의 돈을 안 썼다. 주유소에 가서 한번 기름을 넣으면 절반이 50, 가득이 100불 정도라 생각하면 생활비 지출 수준은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제대로 시장을 본다면 돈이 많이 드는게 현실이다. 몇년 전에 비해서도 두배 가까이 오른 각종 비용을 보자면, 한번 방문에 300불 정도는 써야 그나마 먹을게 있다는 짜증나는 사실.

요 며칠 속이 좀 안좋았더니 오랜 세월 달고 지냈던 달달한 것을 멀리하게 된다(위산 촉진). 한동안 콜라 등을 먹지 않고 지냈었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다시 먹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여겼지만 이제 먹고 사는 일이 불규칙적이 되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빨리 빼는 것이 그래도 절약하는 방법이라, 기준을 조금 높여서라도 곧 이사를 해야할 듯 싶다. 하는 일에도 영향이 있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 변화와 현실이 겹치는, 쉽지 않은 과제다. *

예전에 작업한 고객의 집을 재방문한 일이 있었다. 오래된 주택이라 목재의 상태가 좋지 않아 문틀 고정 작업을 해준 것인데,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가보았다.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 잠금 장치의 위치가 바뀌면서 문이 닫히지 않는(잠기지 않는) 상태로, 아래 사진을 보면 문틀의 스트라이커와 문의 바디(body)가 일치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나이트래치 night latch는 오래전에 데드래치만큼의 정교한 제품을 만들 기술이 부족하기도 했고 비용이 비싸서 저렴하게 쓰던 간이(!) 잠금 장치로 볼 수 있다. 래치 latch라는 것은 스프링에 의해 잠기는 부분이 움직이는 방식인데,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편리함이 있다. 나이트래치는 이 기능만 이용해서 문을 간단하게 잠그는 것이다. 손잡이가 달려 있지 않고 오직 잠그는 기능만 있기에 매우 단순하고, 어떤 면에서는 조잡하기까지 하다.

보통 주택에서는 창고의 잠금이나 옆문 후문 등과 같은 경우에 주로 쓰고 이것 역시 대부분 오래되거나 낡은 주택에서 볼 수 있다. 20여년 전만 해도 데드래치가 일반화되기 시작해서 그 이후 지은 집에는 보통 데드래치가 달려 있다. 하드웨어 전문점인 버닝스 기준으로만 해도 데드래치는 140불, 나이트래치는 20불 선이니,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쓰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저렴한 잠금 장치인 것이다. (실제 소매가는 훨씬 더 비싸다)

이 나이트래치의 문제점은 이번에 작업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1) 스트라이커 구멍 및 제품의 크기가 작아 약간만 비틀어져도 문이 안 잠긴다. 작업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정교하게 정확한 위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2) 역시 크기가 작고 조잡한 점이 있어 열쇠 실린더 뒷쪽의 금속 부붙 테일 tail이 고정되지 않고 비어 있어 실내쪽 장치(body)에 정중앙으로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으면 열쇠가 어느 한쪽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즉 정확한 위치를 맞추지 않으면 열쇠를 돌리기 어려워 문제가 되는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 역시, 작업자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더 까다롭다. (3) 보안성에 있어서도 문제다. 실내쪽 장치를 나사 3개로만 고정시키는 구조이다 보니 큰 힘을 받거나 강한 힘으로 충격을 줄 경우 고정 상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고객들을 방문해보면 저렴하게 보조 형태의 잠금 장치를 원하면서 이 제품을 사다놓고 설치만 원한다거나 혹은 인터넷 결과를 보여주며 저렴한 제품이니 해달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늘 똑같은 설명을 적었지만, 보안에 있어서는 너무 저렴한 것을 찾지 말고 제대로 투자하기를 권하고 싶다. 안전하고 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면 적당한 비용 투자는 필요해 보인다.

위 사례의 경우는 (원인은 모르지만) 문이나 문틀이 약간 움직인 것으로 보여 위치 조절이 필요했다. 아쉽게도 이미 구멍을 크게 뚫어놓고 기존에 쓰던 것이라 정확한 위치를 잡아주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고 한 시간 정도 걸려서 겨우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뒷쪽 고정 나사는 원래 제품에 있던 것을 빼고(품질이 안 좋음) 훨씬 더 긴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시켰으며 열쇠로 좌우 돌려 잘 동작함을 확인 후 작업을 마쳤다. *

가족들이 이주를 하고 시간이 좀 지나 급하게 처리해야할 것은 거의 되었고(아직도 할 일은 많음) 현재 사는 곳에서도 창고 정리가 끝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사를 해야할 시간이 되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집을 옮기는 것과 함께 현 주소지에 연결되어 있는 구글맵의 처리다. 멀리 이사를 하기에는 기존 고객층이 이탈하기에 문제가 되고 그렇다고 계속 살기에는 비어있는 방에 대한 현실적 비용이 부담이다.

일단 하나씩 해결하기로 하고 구글쪽에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고 처리중인데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고 있다. 다시 시도할 예정. 이와 별개로 집은 구해서 옮겨야 하기에 먼저 집주인 케리 Kerry에게 이사를 나갈 예정이라고 통보를 했다. 케리는 3주 전에 연락주면 될 것 같다고 해서 집을 구하는대로 연락주기로 했다. 물론 집을 못 구하면 계속 살아야 한다… @.@

요즘 호주는 전국적으로 집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출산율이 높아서가 아니라 에어비앤비 등 수익이 더 나는 용도로 운영하는 집이 늘었고 신축 주택은 줄고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인구(유학 등)는 늘고 또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세대 분리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 간단히는 수요가 많고 공급이 안되니 렌트비는 무섭게 오르는 중이다. 처음에 호주 왔을 때 방 2개짜리 집에 420불을 내면서 한국과 비교해 엄청난 물가에 놀랐지만 이제는 방 1개짜리 허름한 집이 그 수준이다. 이 동네의 방 3개 집은 조만간 900을 넘어 1000을 찍을 듯 하다. 월 아니고 주 단위다…

슬슬 집을 알아봐야 하기에 오랜만에(한동안 집 구경을 안 다녔네?) 인터넷에서 몇 개를 골라 집을 보러 갔다. 사진으로는 그럴듯하게 깔끔해 보이는 집이다. 그래서인가 시간이 안 되었는데도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대략 10여명. 좀 멀찍이 차를 세우고 가보니 입장이 시작되었다. 방 하나짜리 단독이나 별채가 필요해서 집 뒤로 돌아가보니, 언덕에 지어진 집으로, 본채에 바로 붙여서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게 지었지만 실은 별채이고, 관리가 제대로 안 된 탓인지 실내는 구석구석 상태가 안 좋다. 워드로브라고 하는 실내 붙박이 옷장은 거의 쓸 수 없을 정도의 상태이고 부엌의 서랍과 싱크대는 아래쪽이 삭아서 일어났다. 넓기는 꽤 넓지만 상태가… @.@ 이게 주 400불이다.

한 동네에 다른 집이 있는데 시간이 너무 남길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현재 사는 곳 근처 동네다. 구글맵 때문에 같은 동네로 이사하면 좋지만 교통이 편한 동네보다 오히려 주에 30-50불이 더 비싸서 멀리 가려 했는데, 옆동네에 있는 이 집은 상태는 좋은데 문제는 교통이다. 한인 동네를 가더라도 한 5분 이상 더 움직여야 하고 구글맵을 옮기기에도 애매한 위치. 주인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전기요금 등을 포함해서 주 430이라니 나쁘지는 않고, 특히 경쟁이 없다… 나를 제외하고 한 쌍의 젊은이들만 왔더라는.

집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현재 사는 곳의 창고에 남은 재고와 다른 짐 때문이다. 창고가 없는 집을 구하면 그 모든 짐을 거실에 둬야 하니 조금 넓은 곳을 구해야 하고, 당연히 창고가 있는 집이면 더 비쌀 수 밖에 없다. 짐이 전혀 없으면 쉐어 shareroom로 들어가도 괜찮은데 가전 제품 침대 등이 있는데다 창고에 남은 짐도 많아서 쉐어는 갈 수가 없다.

매주 낭비되는 돈을 생각하면 빨리 구해야 하지만 또 일과 연관이 되니 아무렇게나 대충 구해서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머리가 아픈 상태다. 게다가 집을 구하는 이들이 많아 경쟁도 치열하고 기대처럼 상태가 좋은 집도 잘 나오지 않는다. 잘 되겠지? *

최근에 했던 여러 가지 일을 정리해 본다. 매년 그랬듯이 2월은 신학기가 시작된 후로 그다지 바쁘지 않은 시간이고, 3월이 되면 약간 일이 많아지다가 4월에 다시 방학이 되면서 조용해지고 그 분위기는 6월까지 이어져 부동산 시장과 함께 비수기(침체기)가 된다. 그럼에도 전혀 일이 없지는 않으니, 오랜만에 만져본(?) 볼트를 포함하여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본다.

먼저 시티에서 볼트를 교체했던 일. 기존에 설치된 볼트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요청에 따라 방문해 보았다. 문제는, 이렇게 고장난 듯 하면서 가끔씩 동작이 되는 것이라면 아예 바꾸려고 결정을 하지 않는 이상 애매한 결과가 되어 버린다는 것. 무슨 말인가 하면, 점검 및 수리가 가능하면 교체가 아니라 점거해보자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전체를 분해하여 살펴보았지만 그다지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열쇠가 불편하다는 의견에 따라 실린더만 교체 후 돌아왔지만 며칠 후 다시 볼트가 안된다는 연락, 결국 재방문을 해야했다.

제품을 완전히 교체 설치한 경우라면 보증이 제공되고 필요하면 업체(도매)에 반품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기존에 쓰던 것이 잘 안되면 원래는 다시 출장비를 받아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 된다. 일단 비용은 최소로 해서 제품을 그냥 교체하기로 하고 재방문해서 처리했다. 처음부터 그냥 교체를 했더라면 훨씬 더 간단하고 깔끔한 일이었을 수 있다. 이 볼트는 내부적인 구성이 조금 정교한 편이라 약간의 미세한 틈이 있거나 혹은 작은 핀이 움직이는 경로(path)가 좁아지거나 손상되면 볼트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아주 튼튼하고 안전한 제품이지만 모든 것이 장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부동산에서 일을 받아서 하다 보면 비용 문제로 이야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자주는 아니고 가끔(거의 두 달에 한번?) 일을 주는 곳에서 점검 요청이 들어왔다. 고객과 통화해서 시간을 잡은 후 방문했더니 아예 고장이 난 듯 동작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제품이 꽤 비싼 편이라 출장비와 교체 비용을 합쳐서 상당한 금액이 된다는 것. 이렇게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리 부동산에서 승인한 일이라도 무조건 진행을 할 수 없다. 먼저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금액을 알려주니, 작업비와 재료비 등을 나누어 알려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집주인에게 확인해 보겠다는 결론. 만약 작업을 원하지 않으면 출장 및 점검비만 받고 돌아오면 되기는 하지만, 나중에라도 교체를 원하면 결국은 방문해야 한다.

세입자에게 상황을 알려주고 주인에게 소식이 오는대로 알려주기로 하고 돌아왔다. 그날 밤, 부동산 직원의 확인 문자. 그래서 며칠 후에 재방문해서 처리해 주었다. 새로 아파트가 생기거나 혹은 새로 생기는 동네에서는 대부분 잠금 장치 등도 매우 깔끔하고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지만 내가 사는 곳을 포함해서 최소 20년 이상 오래된 동네에서는 집을 지을 때부터 설치해서 쓰던 것들을 볼 수 있고, 이는 단순히 보기가 흉하거나 지저분하다는 외에 기능적으로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호주에서 대표적으로 흔히 쓰이는 데드래치 deadlatch는 블로그에서도 자주 소개했던 제품으로 가장 비싼 것 중의 하나다. 가끔 할인 이벤트를 통해 싸게 파는 경우도 있지만 100불 이하이던 가격이 지금은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버닝스 Bunnings에서도 많이 오른 탓에 일반 소비자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닝스 가격을 표준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이 제품의 소매가는 250불을 넘는 수준이고 흥미롭게도 이 가격에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왜? 정가를 주고 사는 것이 제대로된 보증 등을 지원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더웠던 날이지만 이미 예정된 일이라 고객을 방문해서 요청받은 일을 진행했다. 그 중 하나는 오래된 낡은 차고에서 볼 수 있는 차고 손잡이, 흔히 티 핸들 T handle이라고 부르는 잠금 장치다. 최근에는 많은 차고를 자동으로 바꿔 쓰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자동이 아닌 수동 상태의 집도 많고 오래된 집일수록 이 티 핸들이 흔하다. 아마도 예전에는 차고 문을 조금씩 접어서 열고 닫는 sectional 방식은 기술적으로 어려웠을테니 그냥 들어 올리는 tilt up 방식이 가장 흔하지 않았나 싶다.

이 제품의 문제는, 잠금 장치라고는 해도 너무 간단해서 보안성이 거의 없다는 것. 그러나 실은 이게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오래된 집에서 문틀이 움직이고 변형됨에 따라 이 잠금 장치가 달려 있음에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즉 제대로 잠기지 않는 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잠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닫혀 있을 뿐, 걸쇠에 걸려 제대로 잠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잠금 장치를 교체하거나 손을 봤는데 문이 제대로 안 잠긴다면(!) 무조건 문틀에 붙은 걸쇠 부분까지도 확인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매우 어려운 편이다… @.@

문 양쪽이 모두 제대로 잠기지 않아 꽤 긴 시간을 고생했다. 원래 고객의 요청도 아니었고 이 일을 마무리할 의무나 계획도 없었지만, 단순히 열쇠를 바꿔달라(!)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작업을 마치고 보니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는다! 이 상태로 그냥 두고 오기에는 전문가의 양심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아 점검을 제안했고 기왕 일을 시작하고 보니 마치기까지 꽤 오래 시간이 걸린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무료…였고.

요점만 정리하면, 차고문을 닫으면 양쪽에 있는 걸쇠가 문 양끝에 스프링과 줄로 연결된 금속판을 잡아주고 이것이 문을 잠궈주는 역할을 한다. 열쇠로 잠그면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고 열어두면 손잡이가 돌아가므로 줄을 당겨 금속판을 걸쇠로부터 분리하여 문을 열 수 있게 되는 원리다. 지금까지 꽤 많은 곳을 작업했지만 거의 한번도 제대로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위치가 안 맞거나 안쪽의 판이 위치가 안 맞거나 줄의 느슨한 정도가 안 맞거나. 그래서 이 손잡이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청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점검 및 보정이 어려운 편이기 때문.

다행히 일은 잘 마무리 되었다. 과연 얼마나 오래 버티고 잘 동작할지는 보장할 수 없지만 일단 제대로 동작하게 만들어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

지난 글에서 올렸듯이 가족들이 주를 넘어 브리즈번으로 이사를 하게 되니 이제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는 혼자 남은 셈이다. 약간의 에피소드도 있는데, 알고 지내던 이웃들은 대놓고 내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웬디 할머니를 통해 들은 바로는, 혹시 우리 부부가 헤어지게 되어 이제 따로 사는 것이냐고 걱정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

가족들이 이사를 한 1월 이후로 급한 것들을 정리하고 돌아와서 조금 바쁘게 지냈고(일도 하고 창고 정리도 하고) 지난번 쓰레기를 모두 버린 후(대형 폐기물 수거일, 2월초!) 지난주에 다시 브리즈번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문은 더운 지역으로 간 가족들이 물을 많이 먹게 되었음에도 수도 시설의 고장으로 지난번(이사 직후) 정수기 설치를 못했기에 정수기 설치를 비롯해서 정원 관리 등을 처리하고 여기 남겨두고 간 것들 중에서 내게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짐들을 차에 싣고 가서 자동차까지 완전히 이전 처리를 한 후에 돌아온 것이다. 차 이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소개… (며칠간 많은 일을 했네!!!)

요즘은 한국에서도 1인 가구가 늘고 미혼이나 기혼 세대에서 혼자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지만, 그래서 나 역시 여기에 합류한 (유행을 따르는) 사람처럼 되어 버렸지만 실은 혼자 산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마음으로는 자유롭고 홀가분하지만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특히 가족들과 같이 살다가 헤어져 살게 되는 것은 외롭고 힘든, 현실적으로는 먹고 사는 일도 쉽지 않아지고(끼니 걱정) 일이 없는 비는 시간에 도저히 할 일이 없는, 밤에 잘 때 외로운 것은 둘째치고(어차피 자는 시간이 달라 혼자 잠…) 세상을 혼자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 별로 권할 일은 되지 않는 듯 하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현실적 문제는 먹는 일이다. 두집 살림이 되면서부터 생활비와 지출이 크게 늘어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을 택했고, 그래서 예전같으면 반찬 가게에 가서 일주일에 두번씩 먹을 것을 사왔지만(나물이라든지 마른 반찬류)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물가가 너무 오른 탓에 데워먹을 수 있게 파는 국거리도 한 팩에 15불 정도 하는데 이걸 세번에 나눠 먹는다쳐도 한 끼에 국만 5불, 한달로 계산해서 한 끼에 5불이면 식비만 450불이 드는 셈이니 적지 않은 돈이다(나 혼자를 위한 비용!). 가족 수로 계산하면 국만 데워먹어도 한 달에 거의 2천불이 든다는 뜻이다. 절대 비추(부대찌게 두번 사다 먹고는 너무 비싸서 이제 안 삼).

아내의 권유대로, 정육점에 가서 양념된 고기를 종류별로 사다 일주일에 한 종류씩 먹는 방법을 쓰고 있다. 대략 비용은 일주일에 8-10불, 고기는 2-3끼 정도 먹을 수 있고(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 여기에다 울워스에서 파는 세척 야채 팩을 사서 한번더 씻어 소스를 얹어서 먹으면 된다. 한인 식품점에서 파는 김치류와 자장, 컵라면, 떡볶이 정도가 주 먹거리이고, 그외 기회가 될 때마다 일부러라도 맥도날드 햄버거 정도를 (할인품이나 혹은 포인트 이용) 먹으며 별미로 때우고 있다. 이는 혼자 살이가 아니더라도 너무 오른 물가 탓에 이제 매끼 고기를 사서 야채에 더해 푸짐하게 먹는 식단은 호주에서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개인 월 생활비를 1000불로 잡았다가(전기 등 모두 포함) 이제 500불로 목표를 잡고 더 줄여보려고 노력중이다(식비를 월 300불로 줄여야 함 @.@).

혼자 살고 있으니 특별한 취미도 없는 나로서는 영화를 보지도 운동을 하지도 않고 일하지 않는 시간에 집에서 멍하니 지내는 시간이 늘고 있다. 물론 최대한 글쓰고 정보를 뒤지고 뭔가를 정리하는 등 다른 일을 보려 하지만, 따로 가족들을 위해 뭔가를 하는 등의 일이 필요하지 않은 탓에 남는 시간이 많아, 생활이 안정되면 예전부터 계획하던 블로그 키우기와 글쓰기(창작) 독서 등을 제대로 해보려 한다(이사 후 앞으로의 계획).

창고 비우기가 거의 마무리 되었고 어차피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이상의 세세한 창고 정리는 덮어두고, 직업과 관련된 상황만 좀 정리가 되면 바로 집을 알아보고 이사를 할 예정이다. 10년 가까이 살았던 현재의 집을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현실적으로 침실 두개, 넓은 거실, 욕실 하나가 모두 비어 있음에도 큰 돈을 지불하고 있어 절반 정도 되는 원룸 혹은 그 비슷한 수준의 집으로 이사할 예정인데, 근처 동네는 오히려 비싸서 다른 동네로 가야할 듯 싶다. 구글맵에 사업장 주소가 바뀌는 것은 고민이라 방법을 연구중. 이렇게 하면 연간 상당히 큰 돈을 아낄 수 있어(싸구려 차 한대값!)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니 최대한 빨리 알아보는 중.

일을 브리즈번으로 옮기는 것도 단계별로 하나씩 진행중이다. 그동안 쓰던 법인과 개인 회사를 둘로 나눠 시드니에는 법인만 남겨두고 개인은 브리즈번에서도 가능하게 자격을 취득했으니 그쪽으로 주소를 옮기고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나 홍보도 시작해서 서서히 시장을 옮겨야 할 듯. 시장 테스트도 해야 해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할일은 많은데 시간은 걸리고, 일이란 것이 항상 내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당장은 답답하고 힘든 일이 많지만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진행해야 할 듯.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내일은 더 나을거야”라고 말하며 희망을 갖지만 그 희망의 언저리에는 당장 오늘부터 내일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시간들이 바탕이 됨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다 보면, 그 노력이 쌓여 내일은, 내년에는 좀 더 나은 미래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삶은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이니, 새로운 인생의 단계를 위해 오늘 하루도 또 바쁘게 움직여보자. 스스로에게 화이팅… *

케이브 Cave는 다양한 슈팅 게임을 출시했는데, 유명한 그 중 하나가 돈파치 DonPachi다. 스틱을 이용한 조정만 제대로 한다면 총알을 쓰는 슈팅에 조금 둔감해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제작한 덕분에 감이 좋은 날은 비교적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이다. 좀 더 나중에 나온 게임들에 비하면 아군 비행기의 동작이 느린 편이지만 적기의 총탄은 그보다 더 느려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다.

게임의 1장과 2장은 비교적 수월하게 지난다. 물론 이 부분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본격적인 적의 도발은 3장부터이고, 4장에 가서는 빠르게 총탄을 던지고(?) 가는 소형 비행기들까지 등장하며, 화면을 가득 메울 정도로 적기가 출몰하여 단순히 회피술만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초반의 대장이 단순한 덩치(?)라면 후반부로 갈수록 기지에 가까운 형태의 대장(boss)이 등장하며, 그보다는 게임을 진행하는 중간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적기들을 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빠른 조종술과 회피술이 비교적 덜 요구되는 게임인데다, 장점이라면 아군의 파워를 올려주는 P와 폭탄 B가 상당히 자주 등장하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마지막 5장을 지나고 나면 게임은 끝난다…고 생각되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진행하게 된다. 이 때부터의 적들은 총탄을 거의 흩뿌리는 정도로 가득 던져대는데, 처음의 분위기와 달리 단순 회피만으로는 진행이 어려우니 본격적인 게임을 즐기는 것은 한 바퀴를 돈 이후부터가 아닐까 싶다.

총알의 종류를 바꾼다든지 특별한 옵션이나 기술보다는 화면 가득 등장하는 적들을 피해가며 시원하게 쏘아대고 총탄 사이로 피하며 폭탄을 던지고 살아남는 슈팅 게임의 묘미를 즐겨보고 싶다면 추천. 에뮬게임의 장점답게 무한 동전을 이용하기 바란다. *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지난 2023년 가을, 그러니까 호주 기준으로 봄 성수기 시장은 뜨거웠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번에 올린 글과 비교해보더라도 코어로직 기준 호주 국내의 지역별 지표는 상당히 많이 올랐고, 이 분위기는 지금도 계속 진행중이다. 아래의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면 멜번을 제외한 호주 전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세는 여전히 오름세이고, 비록 2024년의 금리 상황이 내릴 수도, 혹은 여전한 고물가로 인해 오히려 금리 역시 오를 수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은 분명 오름세다. 물론, 당장의 오늘은 관망이기는 하지만.

https://blog.naver.com/lupin2/22326871706

현재 살고 있는, 가족들이 떠난 후에도 여전히 살고 있는 이 동네의 작은 한 주택이 172만에 팔렸다고 한다. 이는 지난 2020-21년의 최고점을 넘어서는 수치다. 당시 집 뒷쪽 길에 자리한 주택이 190만불 이상에 팔린 것으로 호주 주요 뉴스에 소개되었으니, 그보다 땅이 작고 크기도 작은 집이, 당시 시세로는 대략 160만 정도 였을 주택이 172만에 팔렸다고 하니 시드니 뿐 아니라 호주 전역의 부동산 시장은 뜨겁다 못해 타오르고 있다.

많은 주요 은행들이 2024년은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물가 안정화가 지속되면서 금리를 낮출 명문이 생기는데다 경기 전체가 불황으로 접어들어 침체되고 있기에 다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 및 경제 안정을 이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그러나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금리 인하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처럼 갑자기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렸던 것은 아니지만, 이와는 별개로 부동산 시장은 밀려드는 인구와 렌트비 상승에서 오는 구매 유도 등으로 꾸준하게 반등해서 지금은 전고점을 거의 넘어선 수준이다.

문제는 금리가 맞기는 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지속 상승세이니, 과연 금리가 1% 정도만 하락하면 어떻게 될까? 최소 금리 1% 이상의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나로서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금리 인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렌트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주택 구매에 나설 것이고 이는 또한번의 미친 시장 상황을 만들 수 있으니, 너도나도 호주를 떠나 자국으로 돌아가던 코비드 시절과 비교해봐도 최근에 호주로 밀려드는 인구와 물가 상승을 바탕으로 하는 렌트비 상승은, 더이상 적당히 일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너무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 8월에 집을 계약하고 10월에 최종 서명을 해서 열쇠를 넘겨받은 후로 내가 구매한 집도 (시장 가치로는) 많이 올랐다. 이제는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기 보다는 집주인으로서 시장의 상승을 반겨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반대로 상당히 큰 금액을 매월 지불하고 있기에 현재의 시장 분위기와 금리는 분명 정상은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다. 부유한 사람들뿐 아니라 너도나도 집을 추가로 구매해서 투자하면 비싼 렌트비 덕분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말그대로 부동산에 전국민이 매달려 있는, 생산적인 일이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시대가 됨에 따라, 결국은 코비드로 인한 이 세상은 코인과 같은 묻지마 투기 광풍, 부동산에 매달리는 분위기 속에, 앞으로의 시대가 더 힘들어지는, 땀흘려 일한 대가가 훨씬 더 가치없어지는 시간으로 가고 있음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끔씩 집에 관한 이야기를 올리고 있지만, 집을 구입한다는 것은 금전적으로는 여유가 생기고 투자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인 동시에 그만큼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관리해야 하는 일이다. 마치 머니게임으로 생각하고 묻지마 투자를 할 경우의 결과는 현재의 한국 상황에서 볼 수 있으니, 자산으로서의 투자 가치는 분명 맞지만 세상 일이 우리가 생각하는대로만 되어가는 것은 아님을 한번은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2024년도 시장은 상승하겠지만(물가처럼) 쉽지 않은 시간이 될 듯 하다. *

약간 시간이 된 일이지만 좋은 경험이자 사례이기에 소개해 본다. 창고에 손잡이로 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고 싶다는 고객의 연락을 받고 작업을 진행했다. 이 창고는 일반적인 문이 아니라 얇은 철판으로 된 문에 두꺼운 금속봉(metal post)이 뼈대를 갖추고 있는 상태로, 정상적인 잠금 장치는 쉽게 설치할 수 없는 조건이다.

원래 문에는 간단한 잠금 장치가 달려 있다. 금속봉은 모두 용접이 된 상태라 잘라내거나 떼어낼 수도 없고 만약 잘라낼 경우 문 자체의 뼈대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어 쉽게 제거할 수도 없는 상태다.

먼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디지털도어록용 래치를 설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 가로로 지나는 중간의 금속봉 앞부분을 잘라내야 하는데, 완전히 잘라내면 뼈대가 약해지니 문 자체와 붙은 부분을 빼고 4면중에서 3면만 선택적으로(?) 잘라내는 방법을 취했다. 사진으로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문의 바깥 부분에 붙은 철판을 남기고 나머지 면만 잘라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그리고 래치가 들어갈 부분은 문의 옆면이라 이곳의 금속봉도 적당한 크기에 맞춰 잘라내고 드릴로 갈아내고 마지막으로 줄로 다듬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쉽지 않은 환경이다.

잘라낸 뼈대가 없어 손잡이를 그대로 붙일 수 없고 두께를 맞추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손잡이에 이용하는 두께 보정용 철판(packer)을 여러장 덧대어주어야 했다. 이렇게 해서 단단하게(움직이지 않게) 손잡이를 조립할 수 있었고, 끝으로 손잡이와 잠금 장치의 상태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 후에 마지막 스트라이커 작업을 진행한다.

문이 문틀에 너무 닿는 상태이다 보니 래치의 나사 하나라도 튀어나오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그 후에 래치가 구멍에 딱 들어맞게 잠겨야 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구멍을 뚫어 스트라이커 작업을 해주었다. 고객으로서는 중요한 설비를 보관할 예정이라 일반적인 수준의 잠금 장치로는 불안해서 별도의 제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한 것인데, 차라리 손잡이가 아닌 일반적인 림 rim 방식의 디지털도어록이면 설치가 더 간단했겠지만 금속봉과 얇은 철판의 조화 때문에 몇 시간에 걸쳐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일이다.

참고로 좁은 면적에서의 철판 절단은 일반적인 그라인더보다 다이 그라인더(세공용)가 매우 효과적이며 지난번 구입 후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금속 가공용 자동 줄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좁은 면적에 넣어서 줄질을 할 수 있는 제품은 없기 때문에 한국 등에서 구할 수 있는 좁고 긴 면적의 사각, 반원, 원형 줄이 있으면 금속 가공 작업에 매우 유용하다. *

평생 써본 적 없는 수영장이 생기니 일거리가 엄청나게 늘었다!

집에 개인 수영장이 있다는 것은, 개인 수영장을 갖기 힘든 한국에서는 엄청난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고, 심지어는 땅이 귀해지고 주택의 면적이 좁아지는 요즘 추세로는 호주에서도(다른 외국도 아마) 상당히 부러운 일일 수 있겠다. 집의 면적이 200sqm도 안되는 것이 추세이다 보니 건물을 짓기에도 부족하여, 아무리 2층으로 올린다 해도 불필요하게 수영장에 땅을 빼앗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타운하우스나 공동 주택의 경우는 공동 수영장을 통해 이 부러움을 잠재우려 하지만, 혼자(혹은 가족이) 조용히 누릴 수 있는 호사는 개인 수영장만의 몫이다.

반면에, 수영장이 생긴다는 것은 의외로 까다롭고 귀찮은 일거리가 생기는 것인데,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지난번 폭풍우의 영향으로 뒷마당의 시설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수영장을 덮은 천막도 찢어지고 수영장까지 날려온 (두꺼운) 나뭇가지와 쓰레기를 치웠다는 사실은 지난 글에서 언급했었다.

단순히 수영장(땅을 파서 만든 것 기준, 마당에 얹은 간이는 물을 쉽게 갈 수 있으니 제외!)이 있다고 해서 그냥 무조건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항상 물을 청결하게 유지하고(청소) 수질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약품 소독 및 산도 등 유지). 수영장 관리에 있어서 첫번째는 물에 뜨거나 가라앉은 낙엽, 나뭇가지 등의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 청소. 이는 고기를 잡을 때 쓰는 그물망 같은 제품으로 직접 건져올릴 수 있고 대부분의 수영장에 있는 필터링 시스템(모터를 이용해 물을 빨아들이고 걸러서 다시 내보냄)을 통해 정화할 수 있다. 문제는 매일같이(!) 틈만나면 해야 한다는 것. 만약 수영장 근처에 나무가 자라거나 풀이 있으면(우리집!) 하루에도 여러번 청소해주는 것이 나중에 물 속에 더러운 찌꺼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큰 쓰레기를 건져내고 나면 잔잔한 먼지를 걸러내야 한다. 이는 그물망으로는 안되고 오랫동안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걸러주는 동시에(정수기처럼 대형 필터를 통해 걸러줌) 청소 로봇 등을 통해 자주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수영을 하는데 벌레 죽은 것이나 낙엽 찌꺼기, 먼지, 씨앗 등 작은 이물질이 떠 있다면 위생에도 좋지 않고 심하게는 오염된 물로 병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기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은 실내 청소기처럼 전지(배터리)를 충전해서 쓰는 무선 로봇이 나오고 있으며, 미로찾기와 같이 센서를 이용해 수영장 바닥과 벽을 기어다니며 몇 시간동안 청소하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략 중상급 제품이 1000불, 비싼 것은 수천불에 이르니, 수영장 관리를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물에 찌꺼기가 없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다. 물의 PH와 산도(산성 염기성), 센물인지 단물인지(칼슘 농도) 등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는 수영을 하다 물을 마시게 되는 일이 있어서 청결해야 하는 이유도 있고, 물에 사는 세균 등을 소독하는 용도로 일정 수준의 약품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버닝스 등의 하드웨어샵에서 간이 시험지를 팔고 있으며, 테스트용 시험지 자체는 비싸지 않지만(대략 40-50장 정도 든 것이 10불, 주에 1-2회 사용) 산 염기 칼슘 등의 다양한 농도를 맞추기 위한 약품이 종류별로 개당 2-30불 정도 하니, 직접 수질 관리를 위해 약품을 구입해서 쓴다면 상당한 비용이 꾸준히(!) 들 수 밖에 없다.

만약 오랫동안 비가 오고 수영장 물이 녹색으로 변하면 많은 약품을 넣어 세균을 죽이고 녹조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대략 100불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이 모든 것이 귀찮다면 월 1-2회 정도로 관리 업체에 작업을 의뢰하면 되는데, 보통 방문시에 출장비로 90-100불 정도 들고, 추가 약품이 50-100불 정도 든다. 전문가 방문시 청소, 수질 확인 및 약품 처리, 필터 청소까지 모든 것을 해주니 시간과 노력은 줄일 수 있지만 100-200불 정도의 비용을 써야 하는 일이라 수영장 관리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번도 써보지 못한(수영도 못함) 수용장에 제대로 관리를 위해 이것저것(청소용 솔, 거름망, 수동 청소기 등) 구입한데다 나중에 자동 로봇까지 구입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수질 관리는 시도도 해보지 못했으니, 수영장이 있는 집이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고 없을 경우 새로 만들면 몇만불이 들 정도이니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고는 해도, 새로 쌓여있는 일거리를 생각하면 과연 잘한 선택일지, 가끔씩 아이들이 노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