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지인을 만나 부동산에 관한 짧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앞뒤 자르고 그 분의 말 중에서 “왜 그렇게 보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무슨 말인가 하면 매일같이 코어로직 데이터와 부동산 시세를 보면서 시장을 관찰하는 나의 습관에 대해 그 분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지적을 하신 것이다. 사실일까?

매일같이 혹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 거래창을 들여다보며 언제 오르나~ 기대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부동산 시세를 관찰하는 것이 병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솔직한 개인적 의견을 말하자면, 누구든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배우고 나중에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자. 작년과 비교해서 수치가 많이 오른 것은 분명하고, 연평균 10%가 올랐다면 그 결론 자체는 어떻게든 같다. 그러나 자주 들여다보고 언제 오르고 내리는 지를 관찰하고, 또 최근과 같이 내리지 않고 계속 오르는 것은 시장이 분명 “우상향”이라는 것이니 이는 단순히 결과 비교만으로는 알 수가 없고 지속적 관찰을 통해서만 알 수 있으니, 능력이나 실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관심 분야(재테크 경제 경기전망 미래 등)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코어로직 일간 인덱스 지수를 보면 시장은 여전히 우상향이다. 이게 결론이다. 지난해 2023년 하반기(봄 성수기를 막 지난 시점)부터 약간씩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세가 누그러든 시드니와 달리, 멜번의 경우는 꾸준히 등락을 크게 거듭하며 거의 상향이 아닌 현상 유지 수준으로 가고 있으며, 상당히 가파른 속도로 계속 상승중인 브리즈번, 그리고 엄청나게 빠르게 오르고 있는 퍼스와 애들레이드를 보자면, 중간에 거의 하락하는 날 없이 계속해서 상승중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분명한 “우상향” 추세인 것이다.

지금의 호주 부동산 현황, 좀 더 구체적으로 브리즈번 부동산 시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본다. 예전에 글을 올린 적도 있지만 2021년에 집을 사려고 하다가 경쟁에서 패해(!) 못 샀던 집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한 채가 지난 주말에 경매(auction)를 통해 엄청난 가격에 팔렸다. 그 집이 매입 후 레노베이션을 하거나 투자를 통해 가치를 끌어올렸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땅값이라는 부동산 시세의 가장 기본적 기준을 바탕으로 그 집의 건물값(건축비와 자재비) 등을 감안한다 쳐도 이 경매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6에 거래된 집은 3년만에 1.8 이상에 팔렸으며(시드니 아님!) 주인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약 70만불 이상의 차익을 거두게 되었다.

이 집이 위치한 쿠라비 Kuraby는 (거주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브리즈번 기준으로 런컨 Runcorn과 언더우드 Underwood의 중간에 위치한 삼각지대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던(!) 에잇마일 Eight Mile Plains 아래에서 조금 더 그 수준이 낮은 런컨과 서니뱅크를 벗어나, 브리즈번 카운슬을 원하지만 그 윗 동네는 살 수가 없는(언더우드 부터는 로건 카운슬) 이들에게 적합한 지역으로, 게다가 무슬림이 많이들 살고 좋아한다는 소문(?)에 따라 그다지 인기 지역은 아니었다(당시만해도). 나의 전략은 이 집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나중에 그들(!)에게 팔자는 것이었는데, 1밀리언에 미치지 못하는 당시의 가격에서 무조건 사야겠다는 내 전략으로 그냥 가격을 1.06으로 높여서 불렀고(그 동네 가격은 사실 내가 올렸다 @.@), 다른 이들을 다 제치고 내가 선택이 되었으나 홈론 등의 조건에 따라 약간 기가 죽은(?) 내가 계약당일 5천불을 깎아달라고 중개인과 대화하다, 그녀가 그렇게 해주겠다는 답을 한 후 그날 오후에 바로 다른 경쟁자에게 같은 값으로 권리를 넘겨버려 결국 내 품으로 오지 못했던 집이다. (그 덕분에 그 중개인에게 이를 간다… 결국 내 집이 될 운은 아니었지만 중개인들의 간교한 상술을 잘 배운 경험이다)

현재 브리즈번은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에서 몰려드는 골드코스트 지역의 인구 증가 및 브리즈번과의 사이를 잇는 다양한 지역 개발과 도로 확장 공사 등으로 엄청난 넓이의 초거대 통합 도시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예전 같으면(약 5년전) 외곽이 될 빈리 Beenleigh(브리즈번의 끝자락)도 오히려 안쪽 지역이 되었고 그래서 언더우드와 같이 교통이 편한 지역, 그 아래의 우드리지 Woodridge와 슬랙스크릭 Slacks Creek 등도, 비록 범죄율 높고 기피지역이라는 불명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는 주목받는 동네로 변하는 중이다. 그러니, 쿠라비 정도는 (여전히 선호 지역은 아니지만) 가뿐하게 급등한 가격대를 보여주는 것. 이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는 내가 평가할 일이 아니지만, 이미 평균 50% 가까이 오른(예를 들어 70만대 주택이 코비드 이후 1백만을 넘음) 시세가 다시 50% 정도 올라 이제는 예전 시세의 두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니, 주택 구매의 꿈은 멀어져만 간다.

투자에 있어 한 가지 격언은 “소문에 팔라”는 것이지만, 브리즈번의 경우를 보자면 단순히 올림픽이라는 호재로 급등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는 종종 지인들에게 나중에 브리즈번이 시드니와 비슷하게 될 수도 있다고 뻥을 친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적었지만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변화로 인한 여러 가지 몸살이 있음에도 브리즈번은 비교적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 골코와 묶여서 세계인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 적은 인구로 인한 좀 더 쾌적한(시드니 대비) 환경, 그리고 꾸준한 발전을 꾀하고 있는 장래성 등 덕분에 앞으로도 꾸준한 인구 성장을 보일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덜 비싼 주택 가격과 온화한 기후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이 시점에서 가장 주목할 소식은 과연 RBA가 금리를 언제 내릴 것인가이다. 미국은 금리를 내린다 올린다 말이 많다가 결국 대선을 앞두고 더 올리지는 않고 유지하거나 내리는 쪽으로 갈 듯 싶은데, 미국보다 덜 올린 호주는 여전히 물가 상승율이 높아서 추가 상승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과연 그럴까. 짧은 내 인생에서도 금리로 인한 강한 긴축 정책을 편 사례는 흔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배운 바로는 소위 돈이라는 것이 단순히 노동과 지출로만 다져진 과거와 달리 다양한 대체 투자를 통한 돈벌이가 가능하고 위험 회피 수단도 존재하며 이미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중국처럼 인구 대국이 상당한 부를 쥐다 보니(0.1% 잡으면 부자만 백만명) 교과서적인 금리 인상이 물가를 조절하는데는 한계가 보인다는 결론이다. 게다가 사람들이 소비에 익숙하고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수많은 인구의 지출이 꾸준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소비재의 부족은 지속적이고 그래서인지 가격도 꾸준히 상승한다.

집을 사면서 1%의 추가 금리 인상은 충분히 버틸 것이라는 계산에 따라 일을 벌이기는 했고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지만 결국 금리 인상이라는 것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돈줄을 쥔 은행과 정부에게만 유리한 것이니 알게 모르게 서민들을 착취하는 현재의 고금리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금리 인하로 다음 선거에 유리하게 끌 것이라는 소문도 있고, 부동산 상승이 다수 이민자 때문이라 현 정부를 비난하는 움직임도 커지는 상황이다. 당장의 호주 경기는 이미 불황으로 접어들어 고객들은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비록 내가 버틸 수 있다 해도) 많은 이들을 더 힘들게 할 것이고, 빈부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결론은, 결국 돈을 벌어서 부자는 아니더라도 여유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금리가 오르면 부자들은 돈으로 돈을 더 벌고 부동산 등에서 나오는 수익에 자신의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금리가 내려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들은 돈으로 더 많은 것을 소유한다. 자본주의에 산다면 이를 탓하거나 비판하는데 집중말고 그들의 길을 따라 걸을 수 밖에 없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들과 동일선상에 서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음을, 그들(권력을 쥔 자)이 만든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받아들이고 노력함으로써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호주 부동산은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2024년의 중반을 향하는 현 시점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앞만 보고 가는 중이다. *



호주의 많은 주택이나 건축물이 나무로 지어진 것과 달리 상가나 소규모 유닛, 아파트 등은 콘크리트 구조에 철제 재료들을 이용해서 짓는다. 나무를 바탕으로 하는 목공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제로 된 구조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구멍을 메꾸거나 때우거나 할 수 없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

나이트래치 night latch는 예전에 데드래치 dead latch가 흔하지 않았고 가격이 비싼 탓에 후문, 창고문, 화장실 등 비싼 제품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문에 간이(simple) 잠금장치로 설치하는 제품이다. 구조도 매우 간단하고 특히 가격이 비싸지 않아 요즘도 종종 쓰이는데, 문제는 이 제품이 간단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고장이 잘 나고(닫힌 상태로 고장나서 안 열림) 보안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탓에 주요 출입문에는 별로 권하지 않는다는 것.

블로그를 통해 아주 많이 강조했던 사실 하나는, 모든 잠금장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품 그 자체(lock body)가 아니라 문을 잠그고 잡아두는 스트라이커(strike)다. 잠금장치를 얼마나 안전하고 튼튼하게 잡아주느냐에 따라 실제 보안성이 제대로 효과를 내는가 하면 혹은 아무리 비싸고 좋은 제품이라 해도 스트라이커 작업이 부실하면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의 현장은 철제로 된 상가 구조의 문틀 frame인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문이 휘어져 위에서 아래까지 일자로 바르지 않다 보니 가운데 부분이 바깥쪽으로 휘어진 탓에 문을 닫아도 가운데가 밖으로 볼록 튀어나온다. 즉 문틀에 문이 최대한 가깝게 닿아야 잠글 수 있는데 바깥으로 휘어지다 보니 잠금 상태를 잡아주기가 쉽지 않다. 두번째로 그런 탓에 간이 나이트래치를 억지로(문과 문틀에 가깝게) 철판을 잘라 구멍을 내어 만들었는데 그 얇은 철판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찢어져 버렸다는 것. 다시 말해 문이 안 잠기는 상태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른 철판이나 부속을 갖다 붙여도 나사로 박는 정도로는 원래의 철판 강도보다 약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문이 밖으로 휘어진 상태라 밖으로(열리는) 힘을 받고 있어 단순 수리 정도로는 해결이 안될 것이다.

다른 한 가지 문제는 바로 경첩. 현장을 가보면 상당히 많은 비율로 경첩이 빠지거나 떨어지거나 약해지거나 하는 상태인데 고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문이 안 닫히거나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잠금장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문의 열리고 닫히는 상태와 경첩을 확인해야 한다. 만약 경첩 자체가 오래되어 고장났다면 같은 크기의 제품을 교체하고 단순히 나사가 헐거워지거나 빠졌다면 구멍을 메꾸면서 더 굵고 긴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우습게 보이지만 이 경첩에서 나사를 0.5mm만 당겨주어도 문을 닫는 느낌이 확실히 달라진다. 거꾸로 말하면, 경첩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라 이를 교체하고 고정하는 일은 매우 정교한 과정이라 의외로 힘들다… @.@

이미 문도 거의 망가져 있고(틈이 많이 벌어짐) 문틀에도 여러번 나사를 박고 해서 구멍이 숭숭 뚫린 탓에 쉽지 않았다. 세 개의 경첩을 하나씩 모두 제거하고 새걸로 교체 완료. 평평한 땅이라면 경첩을 아래에서 위로 진행하며 교체하고 마지막 맨 위의 것을 할 때는 문이 약간 벌어질 수 있으니(무거워서 내려앉음) 미리 문 아래에다 받쳐두고 진행해야 한다. 이번 현장은 평지가 아니다 보니 직원에게 요청해서 문을 잡아주도록 부탁해서 진행했다. 혼자 작업할 때 어려우면 문틀에다 경첩을 미리 고정하고 문 아래에 받친 상태로 나사를 두 개만 고정해도 충분하다.

나이트래치를 교체하기에는 문틀이 이미 찢어져 좀 더 안전한 데드래치를 쓰기로 했다. 게다가 문이 바깥으로 열리는 상태라(outward) 특별히 외부형으로 제작된 제품을 쓴다. 그래야 회사로부터 제대로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내부형을 뒤집어 외부형으로 쓸 수도 있지만(inward->outward) 이럴 경우 보증이 되지 않는다.

상단에 새로 구멍을 내고 데드래치를 설치한다. 외부형은 특별히 만들어진 스트라이커를 제공하는데, 이를 위해 문틀을 그라인더로 자르고 위치시킨 후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단순히 문틀 철판에만 의지하는게 아니라 스트라이커 자체가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진 것이라 100배 이상 더 튼튼해지는 것이다. 문이 바깥으로 휘어진 탓에 실내쪽에서 볼 때 문틀과 문 사이에 빈틈이 생기고 스트라이커 고정이 불가능해서 실내쪽 데드래치에다 2겹의 팩커(packer, 두께조절용 부속)를 썼다. 보통 한 개를 쓰는 경우도 흔하지 않은데, 이번에는 문이 너무 휘어져 6mm 정도로 높여준 것이다(종류에 따라 3mm, 5mm, 10mm 등).

이렇게 해서 세 경첩과 데드래치로, 비록 문은 낡고 부서져 가지만 당분간 문을 쓰고 잠그는데는 전혀 문제없는 상황이 되었다. *



일이 아닌 일로 한동안 좀 바빴다. 예전에 올린 글을 보면 연초에 입주한 집의 2층 욕실에 문제가 있다고 적었는데, 그래서 큰 집에 욕실이 하나 밖에 없다 보니 아주 불편한 상황이라, 지난번에 견적을 본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결국 1층(호주 기준 ground floor)에 있는 세탁실을 욕실 겸용으로 바꾸는 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살고 있는 집에서 수리나 공사를 하게 되면 먼지나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생기니, 기왕이면 2층은 한번에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아내의 의견. 물론 돈도 많이 든다!

집 수리, 그러니까 이번의 경우에는 개조인데, 간단히 영어로 레노(renovation)라고 적겠다. 이 레노를 할 때의 가장 중요한 일이자 출발이 되는 지점이 바로 “견적에 맞게 사람을 구하는 일”인데, 쉽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 한인업체나 외국업체가 여럿 있지만, 브리즈번의 경우에는 시드니와 달리 인력이 훨씬 더 부족한 탓에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고 우스개로 “부르는게 값”인 경우가 많다. 요즘 시세로(2024년 5월 기준) 욕실 하나에 보통 3만불, 부엌은 5만불이 보통이고, 이는 가구 및 기타 부속물(세면대 변기 등)을 제외한 순수 인건비다! 그러니 집에 욕실 3개 부엌 등을 고치려면(레노) 보통 15만불 정도를 써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속설… 게다가 이 비용은 대출이 안된다 @.@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그냥 견적 본 곳이 시간도 맞고 비용이 적당해서 진행하기로 결정. 전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빌더를 중간에 두고 관리하는 역할은 빼기로 했다(대략 10% 절감). 이 역할을 아내에게 맡겨서 하려 했으나 도저히 진행도 안되고 내용도 모르니 할 수 없이 5월초부터 약 2주간 가서 직접 보고 관리하기로 결정. 그 덕분에 일이 아닌 일로 바빴고, 직업도 아예 당분간 묻어두고 그냥 시간만 보낸 듯 하다. (너무 쉬어서 일에 대한 감이 떨어지려나?)

원래 세탁실이지만 공간이 상단히 넓고 입구에 미는문(슬라이딩)이 있고 중간에 벽이 있어 그 안에는 화장실(변기)과 작은 세면대가 있는 구조인데, 집 전체에 욕실이 부족하니 거기에다 샤워 공간을 하나 넣고 세면대 위치를 옮기는 등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세탁실로 쓰는 쪽도 구조가 너무 오래된 탓에 벽장이나 세탁조 등을 조금 손보기로 하고, 세탁실에서 출발한 공간을 전체적으로 욕실처럼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배관 작업도 추가로 필요하고 벽 전체를 타일로 두르는 일도 필요해져 전체적인 비용이 좀 오른다.

과정의 시작은 기존의 것들을 뜯어내는 일. 호주에서 주택가를 다니다 보면 가끔 볼 수 있는 쓰레기통(skip bin)을 먼저 집 앞에 가져다두는 일부터 시작이다. 직접 업체에 연락해서 예약할 수 있지만(대략 중간 크기 600불선) 이것은 작업자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대략 1000불 증가… (크기에 따라 비용 다름) 집 앞이 언덕 구조라 할 수 없이 길 가에 두었는데 약 3주 정도 쓸 것으로 보인다(이미 2주 이상 경과).

공정별 업체를 직접 연락하고 일정을 짜야 하는데 처음 해보는 일이라 쉽지 않다. 목수를 통해 연락처를 받고 대략적인 일정은 정리한 상태라 좀 더 수월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계속 일정이 바뀌다 보니 작업자들 역시 일정이 좀 꼬인 상태. 원래 2주에서 약간 더 늘어지면 끝날 것 같았던 일정이 결국 완전히 꼬여 중간에 시드니로 와야만 했다는 사실.

기존의 벽과 바닥 타일을 모두 뜯어내고 나면 뼈대만 남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주의 주택이란게 이처럼 나무 기둥을 세우고 서로 연결한 다음에 벽체를 만들고 거기에 석고보드(유명한 지프락, gyprock 이건 브랜드명임)를 붙이면 방이나 욕실 등의 공간이 완성된다. 정말 낡은 집이나 벽을 들어낸 뼈대, 혹은 무너져가는 집을 보면 호주에서의 주택이 비싸다는게 참 허무하다. 이런 나무 구조에 판자 붙인게 집이라니… (잡초가 우거진 언덕이나 벌판에 집을 짓기로 하고 개발하는걸 보면 더 허무함, 이런 벌판이 수백만불이 된다니 @.@)

기본 뼈대를 남기고 모두 걷어내고 다면 다음으로는 내부에 들어가는 일들을 진행한다. 예를 들면 전기 스위치 등의 위치를 변경하기 위한 배선 작업, 혹은 새로운 위치에 세면대나 욕실 등을 만들기 위한 배관 작업(배관공, 플러머 plumber)이다. 이런 작업을 마치고 나면 다시 빌더나 목수가 새로운 재료를 붙여 벽을 만든다. 들은(?) 정보에 의하면 일반 실내는 석고 보드이고 욕실 등에는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콘크리트 보드를 쓴다고…

이 과정에서 여러 공정의 일을 살펴보았지만, 호주에서 역시 가장 좋은(!) 직업은 플러머다. 투자 시간 대비 보수가 가장 좋고, 재료비도 많지 들지 않는다. 단점은 힘을 쓰는 노동이 많다는 것. 전기와 목공은 혼자서 하지 못하고 일을 나눠서 하거나 함께 해야 하는 과정이라 추가 인건비가 들고 시간도 제법 걸린다. 배선 등을 하는 전기와 달리 목공의 경우는 벽을 붙이고 틈을 메꾸는 등의 세세한 작업까지 해야 해서 생각 외로 오래 걸린다.

이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나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욕실이 완성된다. 다음 단계는 타일러 tiler의 일이다. *

호주에 10여년을 살았지만 초기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이사를 하지도 않았고 살면서 큰 쓰레기를 버릴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은 1년에 두번 정도 있는 무료(!) 수거일에 맞춰 쓰레기를 버려왔기에 지난번 이사 과정에서 침대 등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매우 당황했었다. 당연히, 돈을 주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돈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 너무 열받고 아까워서 여기저기를 고민하다 결국 좋은 해결책을 찾았다.

한인 사회에도 있고 외국 업체에도 있는 “대형 폐기물 수거 대행 업체”는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장점이라면 (미리 예약할 경우) 언제든지 날짜에 맞춰 와서 직접 쓰레기를 가져간다는 것, 손 하나 댈 필요 없이 사람을 써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으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업체와 쓰레기의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번과 같이 침대 1개, 매트리스 1개, 책장 1개 정도로 버릴 경우 저렴하게는 300불 정도, 비싼 곳은 400불대 중반을 불렀다. 두 사람이 와서 약 30분 정도 짐을 실어가고 또 폐기물을 버리는 비용을 감안하면 아주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쓰레기 버리는 것에 드는 비용”치고는 꽤 높은 편이다.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유료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지난번 동네는 혼스비 Hornsby 카운슬 소속이라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다. 답변은 “가능하다”는 것. 그런데 이런 서비스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하는게 아니라 관련 업체에 “외주”를 주는 일이라 해당 업체 연락처를 알려준다. 업체에 직접 연락해보니 원하는 날짜가 아니라 업체에서 가능한 날짜를 알려준다. 자 이럴 경우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4월 1일에 이사를 나가야 하면 그 전에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데 업체에서는 4월 5일에 수거 가능하다면 이사를 나오면서 쓰레기를 남겨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4월 1일에 이사를 나온다면 적어도 한달 정도 전에 연락을 해서 적당한 날짜를 미리 확인 후 예약을 해야 한다. 대형 폐기물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내놓을 수 있고(길거리 수거) 그 위치를 알려주면 계약을 맺은 하청 업체(카운슬 대행 업체)가 새벽에 와서 가져간다. 단, 반드시 지정된 날짜 전날 밤에만 내놓아야 하고, 그 전에 내놓으면 벌금을 물게 되니 주의할 것.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이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대형 폐기물을 호주 살이 처음으로 돈을 내고 버렸는데(큰 집으로 가면 안 버렸을 것임) 내 경우는 이웃 지인께 폐기물을 잠기 맡겨두었다가(뒷마당) 수거일 전날밤에 재방문해서 길에다 내놓는 식으로 처리했다. 다른 지인이 두번이나 도와준 덕분에 인건비를 아낄 수 있었고 저렴하게 처리가 가능했지만 사실 두 사람이 두 번이나 움직인 것을 생각하면 크게 저렴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미리 예약을 하고 준비했다면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다음부터는 필요하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업체들이 3-400불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카운슬 계약 업체를 통해 71.50이 들었다. 1/3도 안되는 비용에 쓰레기를 버리니, 물론 70불이라도 돈 주고 버리는 것은 아깝지만 어차피 해결해야 할 일이니(무료 증정이나 판매가 안된다면) 이 방법이 가장 좋을 듯 싶다. 카드 결제 가능… *

이사 후 여러 가지를 손 봤고 큰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했지만 여전히 작은 여러 일들이 남아 있어 시간이 되는대로 하나씩 손을 보는 중이다. 그 중 하나가 현관문의 녹슨 경첩을 교체하는 일. 경첩 hinge은 문을 열고 닫을 때 문제없이 동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부품이지만, 보기와 달리 매우 예민하고 미세한 작업이라 약간의 위치나 크기 등 차이만 생겨도 문이 서로 닿거나 부딪히거나 제대로 열고 닫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먼저 기존에 달린 경첩의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는 100-75에 두께는 1.6mm 제품이다. 더 잘 해보겠다고 큰 제품을 사거나 좋은 제품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 경첩의 크기가 달라지면 그만큼 끌로 파내야 하는 작업이 생기고, 하다 못해 무거운 문을 지탱하기 위해 더 두꺼운(2mm) 제품을 사기만 해도 작업이 완전히 달라진다. 두꺼운 경첩은 중간 부분이 두꺼워 고정 위치를 다르게 해서 달아야 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것을 찾지 말고, 가급적 완전히 똑같은 규격(크기 두께)의 제품을 구입하자.

보통의 문은 최소 2개(아래 위)나 3개(상 중 하)의 경첩이 달려 있고 아주 크고 무거운 문은 4개까지 달려있기도 한데, 문의 무게와 크기에 따라 경첩의 크기와 규격, 품질도 달라지니 참고하기 바란다. 싸구려 제품을 쓰면 쉽게 늘어나거나 해서 문이 내려앉기도 하니 싸구려 보다는 적당한 품질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경첩을 교체할 때는 아래에서부터 하나씩 하면 된다. 무거운 문은 윗부분이 가장 힘을 많이 받으니 한번에 분리하면 자칫 문이 내려앉거나 혼자서 작업이 어려워지기도 하므로 새 제품을 테스트하는 셈 치고 맨 아래 것을 교체해본 후에 문제가 없으면 하나씩 위로 올라가면 좋을 듯 싶다.

문을 완전히(활짝) 열면 경첩의 나사 고정 부분이 보인다. 오래된 것은 나사를 풀기도 어렵게 고착되었을 수 있으니 임팩트 impact 드라이버 등으로 나사를 풀면 된다. 양쪽 모두 풀고 경첩을 떼어낸 후 새 제품을 같은 위치에 넣고 나사를 고정하면 된다. 이 때 기존 것이 너무 길고 굵은 나사를 썼으면 구멍에 꼬치 구이용 나무를 끼우면 헐거워짐을 방지할 수 있다. 힘을 많이 받는 문에는 짧은 나사를 쓰지 말고 어느 정도 길이의 나사를 써야 한다. 너무 긴 나사를 쓰면 문틀로 삐져나올 수도 있고 너무 굵은 나사는 경첩에 딱 들어맞지 않아 머리가 튀어나오는 상황이 생기는데 문이 제대로 안 닫히는 수도 있으니 길이와 머리 굵기를 잘 살펴가며 선택한다.

하나를 부착하고 나면 문을 열고 닫아서 제대로 동작하는지 본 후에 위로 하나씩 이동하며 똑같이 교체하면 된다. 문이 무거울 경우 맨 위의 경첩을 떼면 약간 내려앉거나 움직이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 때에는 다른 사람이 문을 밀어주거나(잡고 있는 상태) 경첩을 떼기 전에 문 끝 쪽 하단에 플라이어나 드라이버 등을 받쳐주고 경첩을 떼면 좀 더 내려앉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경첩을 새로 붙일 때 나사를 하나만 박아도 제자리로 위치되므로 그 때까지만 잘 잡아주면 된다.

경첩을 오래 쓰면 녹이 슬어 소리가 많이 나거나 중간 부분이 내려앉으며 분리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 정도까지 아니더라도 녹슬기 시작하면 교체하는게 좋다. 경첩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현관문은 분리가 불가능한 고정핀(fixed pin)을 쓰고 방문 등은 분리형(loose pin)을 써도 된다. 이는 문을 들어서 핀을 뽑아 분해가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른 것으로, 보안을 위해서는 외부 문(현관)에는 보통 고정핀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문을 놓으면 자동으로 미끄러지듯 닫히는 경첩도 있고 나무문용이 아니라 알미늄 문에 쓰는 것도 있지만, 쉬운 작업을 위해서는 가급적 현재 달려 있는 것을 뗀 후 같은 종류로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다. *

지난번 글에 이어서 정원 관리에 대한 두번째 이야기다. 작은 집에 살 때는 별로 필요가 없거나 크게 신경쓸 일이 없지만 정원이 넓어지거나 집 주위에 나무가 많아지만, 특히 여름같이 풀과 나무가 잘 자라는 계절에는 거의 매주, 늦어도 2주에 한번은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집을 사고 벌써 6개월 가까이가 되어 그 동안 딱 두번(집 사고 나서, 중간에 한번) 관리를 했는데,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터라 전혀(!) 관리하지 않은 상태가 되어 버렸다.

https://blog.naver.com/lupin2/223268702633

처음에는 지인의 소개로 정원 관리를 위한 사람을 고용했다. 한국인이라면 조금은 더 저렴하면서도 꼼꼼하게 일을 해주기 때문에(내 경우도 마찬가지, 저렴하지만 꼼꼼하게!) 기대를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더이상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고 포기하고 지내다, 하이페이지 hipages에 구인 광고를 여러번 내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작업 시간과 비용도 제각각인데다 어떤 경우는 집 전체의 가치지기(hedging)에 거의 1500불 이상을 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집 근처의 한 사람을 고용해서 몇 시간만 시켜봤지만, 결과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도 않고… 역시 일이란 것은, 전문가다운 마음과 실제 실력을 갖고 일하는 사람을 써야만 하고, 다만 그에 대한 비용을 합리적으로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는 비용이 너무 쎄고…

최종 결론은, 장비를 사서 직접 정리하기로 했다. 먼저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상태의 집 주위 화단과 나무들 상태.

지난번에 이미 헤지 트리머 hedge trimmer는 구입을 했지만 이것의 단점이라면 길이가 짧아 낮은 나무에만 가능하다는 것. 집에 높은 나무가 있으면 손을 쓸 수가 없다. 사다리로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또한 잔디를 자르기 위해서 장비를 고민했으나 무선(cordless) 잔디 기계는 그다지 평이 좋지 않고 잔디 자체는 그리 많지 않아 유선용 최저가 제품을 그냥 사기로 결정. 그래서 기존의 헤지 트리머에 유선 잔디 기계(lawn mower), 길이가 긴 폴 헤지 트리머(pole hedge trimmer, 장대 가지 치기 기계?)를 갖추고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브리즈번에는 재고가 없어 지난번 시드니에서 구입해서 직접 가져갔다는 후문.

폴 헤지는 앞부분이 앞 90도 뒤 90도까지 해서 180도로 꺾이고 모두 7단계로 각도를 조절하며 쓸 수 있는 장비다. 단점이라면 무게가 꽤나 무겁고(팔 근육 떨림 @.@) 장점이라면 높은 곳 먼 곳, 나무의 상단도 사다리 없이 앞부분을 꺾어 쓰면 보다 쉽게 작업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들은 작업 후의 결과물.

잔디의 경우도 집 앞 먼 곳은 원래 카운슬(council, 동사무소나 구청 정도의 관할 기관)에서 관리해주는 것이지만 너무 대충 깎아놓고 쓰레기까지 내버려두고 가서 그냥 긴 연장선(25미터 2개 연결 @.@)을 사서 한번에 다 해버렸다.

마당 안쪽의 잡초는 일일이 손으로 다 뽑았고(인간 승리!) 한쪽에는 잡초라기 보다는 잔디가 자라기 시작해서 손으로 뽑기 어려워 결국 그냥 라인 트리머(line trimmer, 제초기)를 써서 날렸다. 마무리는 제초제. 다음에도 계속 잡초를 뽑고 정리하고 제초제를 치다 보면 좀 더 깔끔해질 듯.

집 왼쪽의 길가 담장을 따라 나무들이 많이 자랐지만 역시 폴 헤지를 이용해서 나름대로는 다듬고, 수영장 뒷쪽으로 난 나무들도 대략 정리를 해서 완벽은 아니지만 훨씬 더 보기좋게 정리 완료. 한번에 다하기에는 너무 덥고 힘들어서 집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하루에 조금씩 해서 마무리를 했으니, 다음에는 한달에 한번 정도 조금씩 해도 훨씬 수월할 듯.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한다. 아니면 돈을 쓰든지… 정원 관리 역시 전문가의 영역이지만 직접 해보면 (물론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또 할만한 일이다. 라인 트리머를 시작으로 헤지, 폴 헤지, 잔디기를 산데다, 아마도 다음에는 굵은 나무 가지를 자르기 위해 폴 쏘, 전기 톱이 필요하지 않을까… *

코어로직 데이터에 의하면 오늘 현재 4월 1일까지 호주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에 급등한 시드니를 제외하고는(약간 주춤한 상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지는 다른 도시나 지역의 부동산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퍼스(Perth, 서호주)와 애들레이드(Adelaid, 남호주)는 많이 올랐고 올림픽이라는 대표적인 호재가 있는 브리즈번(Brisbane, 퀸스랜드)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오랫동안 집을 사지 못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사야했던 내게 있어서도 구매 이후 꾸준한 상승세에 힘입어 (비록 상대적 평가익이지만) 집 값이 많이 올랐고 그래서 다행이라 싶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특히 방 1개의 렌트비만 하더라도 한인들이 즐겨찾는 지역은 주에 450-500불을 줘야 하는 상황이니, 이제 주에 1000불을 벌어서는 생활이 어려운게 아니라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 모든 원인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는데, 사람들이 늘 원망의 대상으로 삼는 정부는 “과다한 이민자 수용”이라는 이유로 원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물가와 이자 상승으로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는 비교적 합리적 원인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모든 것이 원인이 된 탓에, 중요한 현실은 어쨌든 비정상이라는 것.

코비드 시절부터 말도 많고 탈많았던 멜번(Melbourn, 빅토리아)은 등락을 거듭하며 거의 보합세만 보이는 중이고 너무 가파르게 올랐던 시드니(Sydney, NSW) 역시 지난 연말부터 이어지는 보합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다음주?) 퀸스랜드의 전체 지표(현재 180.9)는 빅토리아(181.3)를 뛰어넘는 부동산 시장이 될 듯 하다(이미 애들레이드가 넘었지만 인구 수 대비는 작은 시장). 이는 브리즈번 자체의 지표 상승도 있지만, 무엇보다 코비드 이후 조용하고 평화로우면서도 세계적인 휴양지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골드코스트의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골드코스트와 브리즈번은 약 1시간(빠르면 4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고 그 사이에 있는 지역들에 대한 엄청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10년 후에는 엄청난 크기의 대도시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본다.

​호주인들에게 있어 부동산은 말 그대로 “집”일 뿐이었다. 짧은 내 기억으로는 자유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밀려있던 도시 개발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해 서부까지의 도로 확장 및 공항 개발, 많은 수의 유닛(아파트) 건설 등이 이루어져, 대표적으로 혐오 지역이었던 리드컴 Lidcombe 등이 혜택을 입어 엄청난 아파트 개발로 좋은(!) 지역이 되었으며 그 밖에 인근의 그랜빌 어번 등도 마찬가지, 라이드 Ryde 등에도 엄청나게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러면서 한 때는 막다른 골목(Cul de Sac)이 가장 인기있는 위치였지만 이제는 상업지구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큰길 가도 잘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형태나 종류에 관계없이” 부동산은 큰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투기를 시작했고 그에 따라 이제는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일을 하다 다니면서 듣는 정보로는 웬만한 이들은 집 두채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세 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도 많으니, 예전과 같이 은행 소비자 정부로만 이루어진 경제 구조가 아닌 다음에야 현재와 같은 고금리로 인한 물가를 잡는 일은 쉽지 않은 세상이기도 하다. 이유는, 코인과 같은 벼락부자가 되는 길이 다양해진 탓에 많은 이들에게 너무 많은 현금(!) 또는 현금화 가능한 재화가 주어져 있다는 것, 초저금리로 인한 부동산 급등 덕분에 부자가 된 이들이 많고, 빈부 격차가 심해져서 단순한 금리 만으로 통화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한번에 억누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쉽게 말해, 떠도는 돈의 양이 너무 많다. 부자는 써도써도 돈이 남거나 모이고, 빈자는 쓸 돈이 없다…

얼마전에 한 곳을 방문해서 일을 했는데, 고객와 이야기를 해보니 2011년부터 집을 사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집을 6채나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13년만에!). 그의 직업은 정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이었고, 부업으로는 홈론 즉 대출 브로커를 하고 있다 하니 자세히 설명을 안해도 그가 안정된 직장을 바탕으로 부업에서 오는 빠른 정보와 대응을 통해 얼마나 좋은 기회로 재산을 불렸는지는 눈에 선하다. 그의 투자가 혹은 투기가 욕심인지 미래에 대한 현명한 판단이었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호주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와 같이 “오로지” 부동산을 대상으로 강력한 투심을 발휘하여 늘려가고 있는 현상이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과 빈부격차, 부의 쏠림을 자연스레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집 한채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지난주까지 살고 있던 집의 주인은 렌트비를 920으로 올려서 내놓았지만 한번의 모집으로 바로 가계약을 했다는 소식이다. 얼마전에 집을 구하러 다니며 보았던, 구석구석 썩어서 차마 들어갈 용기가 없는 집도 그 다음주에는 누군가에게 임대되었으며, 여전히 한달 이상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있지만, 아마도 곧 하나둘씩 사라질 것이다. 다만 지금이 이사철이 아니기에 조금 더 오래 남아 있을 뿐, 전반적으로 호주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그 원인의 가장 큰 부분은 역시 풍부한 수요, 인구 증가, 과다한 이민 허용에 있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어떤 분은 현재의 호주 땅 덩어리와 자원, 각종 사회 인프라를 생각하면 앞으로 두 배 이상의 인구를 받아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호주의 사회 인프라는 현재의 상태로도 벅차다. 특히 각종 도로와 쇼핑 병원 등의 사회적 기반이 지금도 부족하여 하루 종일 막히는 도로와 주말이면 붐비고 넘치는 쇼핑센터 근처를 보자면, 단순한 인구 유입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각종 기반 개발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특히 줄어든, 혹은 사라진 정부 지원과 함께 물가 및 이자 상승, 빈부 격차의 심화로 인해 각종 크고 작은 범죄와 도난 사고는 계속 증가세이며, 이는 단순히 인구가 늘고 집값이 오른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는 현상들이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 상당히 반응이 느린(남들 올릴 때도 내리거나 늦게 올리고 남들 내릴 때도 눈치보는) 호주 금리 역시 인하를 앞두고 있는만큼, 부동산은 계속해서 뜨겁게 이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이 어떻든 금리가 어떻든 이제 렌트비 상승만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수요 과다 때문) 현실을 깨달은 집주인들은 계속해서 렌트비를 올릴 것이니, 조만간 몇년전과 같이 금리가 조금이라도 내리고 렌트비가 오르면 실수요자들의 수요로 인해(렌트보다 이자가 저렴) 집값은 다시 한 단계 뛰어야 하는 가슴아픈(?) 사건이 또 발생할지도.

​집 사라… 없으면 땡빚 내서라도 사라. 지인은 같이 집사자는 말에 끝끝내 준비 안하다 최근에 (내가 호주에서 아는 분들 중 마지막으로) 집 계약을 했다. 이제 내 주위에서 집이 없는 이는 없구나… *

벌써 12년도 넘은 2011년 7월에 시작한 자영업이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구글 리뷰도 많이 올라와서 어느 정도 안정권에는 든, 그렇다고 최고의 업체나 리뷰왕은 아니지만, 최소한 돈을 주고 리뷰를 요청하거나 지인들에게 귀찮게 한 결과로 만든 리뷰없이, 순수 100% 고객들만으로 겨우겨우 채운 업체 정보다.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구글맵에 올렸었지만 그게 지금에 와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줄이야. 이제 105개를 채운 리뷰를 뿌듯하게 생각하며, 몇년전부터 추가로 만든 법인 사업자로 변경을 하고 개인 사업자는 가족들이 이사간 지역에 새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일, 구글에서 거절을 한다… @.@

구글은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와 기능을 제공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기도 한다. 이제 3-40% 정도의 비중이 되는 현지 고객들이 대부분 구글맵을 보고 연락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들어 이사를 한 것도 부담인데다, 개인 사업자를 법인으로 바꾸고 나서 원래 개인 사업체를 다른 지역에 넘겨서 계속하려 하니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먼저, 이사를 한 것에 대한 해결책은, 이웃으로 주소를 변경해서 해결했다. 물론 그냥 주소만 바꾼게 아니라 각종 공구나 재고 등을 옮겨서 실질적인 “작업장(workshop)”으로 준비를 한 덕분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상태다. 점차 줄여가기는 하겠지만 해당 지역에 다른 업체가 없는 관계로 당분간은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더 큰 문제는 개인 사업자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문제. 비록 내 사업자와 정보가 모두 “실제(real)”임에도 구글은 가짜(fake)로 인식하거나 허위 정보나 과대 정보 등으로 인식하여 계정 내의 비지니스 정보(업체 정보)를 임시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구글쪽에 여러번 항의(appeal)를 했지만 매번 돌아오는 답은 “가짜나 허위 정보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한 곳에 있던 업체를 법인으로 덮어씌우고 원래 정보를 다른 곳에 가져가려 하니 구글측에서는 “같은 정보를 이중으로 등록해서 고객을 혼란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정지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실제 집을 구매해서 살고 있다는 증거(수도세 등)와 해당 업체를 실제로 그 주소에 이전시킨 정보(사업자 정보) 등을 제공했지만 여전히 실패. 다시 상담원과 대화하여 이것이 가짜가 아닌 것임을 항의하고 그에 맞게 항의(정지 해제 요청)를 재도전한 끝에… 결국 오늘 개인 업체 정보가 구글에 등록되었다! 한편으로는 현재의 지역에 추가로 다른 지역에서도 사업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서히 사업 기반을 옮겨가기 위한 준비로, 여기서 했듯이 교민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며 리뷰 등을 서서히 모은 후에 현지 고객들로부터도 리뷰를 받아 최종 성장시키는 방식을 취하려고 했던 것인데, 구글에서부터 막히니 막막했던게 사실이다.

그래도 여러번 도전한 끝에 결국은 잘 해결이 된 듯 하고, 비록 리뷰 하나 없이 이제 막 깃발을 꽂은 것이지만, 앞으로 서서히 고객을 모아가며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 실제 업무를 진행해가면서 분명 좋은 쪽으로 발전시켜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 구글에서 막히는 부분을 계속해서 도전하고 문의하면 상담원이 충분히 도와주며, (실제로) 정상적인 내용을 항의하면 분명 받아준다는 것. 다시 한번 느끼는 인생의 교훈이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마지막 강의의 교훈, 아무도 내 요청을 무시하거나 거절하지 않는다, 나 자신이 스스로 기회를 잃을 뿐. *

싱크대 혹은 부엌 가구에 달린 문과 서랍은 매일같이 자주 쓰는 것 중의 하나이다 보니 손잡이가 빠지거나 경첩이 부서지거나 서랍이 빠지는 등의 크고 작은 일들도 생긴다. 흔히 발생하는 일 중 하나는 밖으로 여는 문의 경첩이 빠지거나 분리되는 현상인데, 문을 여닫는 일이 많다 보니 연결 부위가 부러지거나 오래되어 빠지는 것이다.

이 경첩(hinge)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은 모양, 열리는 각도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고, 크게 문제가 없다면 90도 이상 열리는 것 중에서 크기가 같은(혹은 방식이 비슷한) 제품으로 고르면 된다. 호주의 대표적인 하드웨어 전문점인 버닝스 Bunnings에 가보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여기에도 없는 제품이 있을 정도로 너무 다양한 부품들이 쓰이고 있어 똑같은 것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크기가 같은 제품을 구하면 되는 것이 팁이다.

고장난 부품의 원인은 너무 오래되어 가운데가 부러진 것이다. 게다가 안쪽 나사와 바깥쪽 나사를 너무 굵은 것을 쓴 탓에 나사를 빼어 분리해보면 원래 제공되는 작은(가는) 나사는 맞지 않고 헐겁다. 물론 굵은 나사는 많지만 대부분은 길이가 길어서 못 쓴다. 싱크대 가구의 벽(목판)이 얇은 것을 감안하면 너무 긴 나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기존에 뚫려 있는 나사 구멍을 어느 정도 메꿔야 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다.

나사 구멍이 굵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메꿀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구멍에 나무젓가락이나 꼬치용 막대를 쓰면 된다. 그러나 구멍이 너무 굵고 짧아 젓가락을 쓰기에도 애매하다면, 콘크리트 등에 나사를 박을 때 쓰는 플러그(plug)를 넣은 다음에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거기에 강력 접착제를 발라서 굳혀도 충분히 단단하다. (사진 참조)

일단 기존 부품을 모두 분리한 후 위 설명대로 구멍에 플러그를 넣고 본드를 발라 단단하게 굳히고 나면 나머지 일은 수월하다. 새 제품을 같은 자리에 정확히 끼우고(나사 구멍 위치는 약간 다를 수 있음) 나사를 고정시킨다. 문에다 먼저 부품을 끼우고(아래 위 모두 교체!) 문을 잡은 후 상단을 안쪽 벽에다 고정시키면 된다. 물론 안쪽 벽에 난 구멍도 미리 메꾸고 준비를 해둬야 한다.

이렇게 조립을 마치고 나면 문을 닫아보고 간격 조절을 해야 한다. 경첩에는 두 가지 조절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문을 안팎으로 밀거나 당길 수 있는 기능. 다른 하나는 문을 좌우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양쪽 문이 똑바로 되게끔 나사 두 개를 적당히 조절하여 문이 제대로 닫히고 열리는지, 높이와 모양이 잘 맞는지 조절하면 된다. *

작년부터 이어오던 이사 과정을 거의 마쳤다. 가족들이 나간 후로 혼자 비싸게(!) 지내던 집을 빨리 정리해야하는 부담이 있어 급하게 집을 알아보러 다녔지만 전체적으로 렌트비가 오른 탓에 1인실도 너무 비싸고 주위에서는 그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지인께서 방이 하나 비어 있다고 임시로 혹은 계속해서 거주해도 되니 들어오라고 제안을 하셔서 옮기기로 했다.

일단 당장 나가던 주당 렌트비의 부담은 덜고 확실하게 비용 절감이 되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일을 하는 사업장이기도 했던 근거지를 방 하나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여기저기 남아 있는 짐을 정리해서 방 하나에 다 넣는다는 것도 힘들었다. 결론적으로는, 창고에 있던 재고와 쓰지 않는 짐은 일단 웬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창고에 보관 후 점차 줄여가기로 했고 쓰지 않는 짐은 조만간 집으로 배송 예정, 그리고 실내에 있던 짐들은 이사용 종이상자에 넣어 그대로 보관하며 급한 것만 꺼내 쓰는 정도로 지내보기로 했다. 사실 그 외에 달리 방법도 없고.

창고에 10년 가까이 쌓여 있던 짐을 정리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어느 정도 버릴 것을 버리고 정리한 후 다시 이사를 나가는 것도 또한번의 스트레스다. 주거지가 안정이 되어야 뭐든 해볼텐데 머리는 복잡하고 생각이 많다 보니 의욕도 별로 없이 한 달을 보낸 것 같다. 어쨌든 지인들의 도움으로 짐도 옮기고 버릴 것도 정리하고 보관용 짐도 잘 맡기고 방도 얻었으니, 모든 분들에게(읽지는 않겠지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도와줄 분들 없이 헛살지는 않았구나… @.@

며칠동안 조금씩 더 정리를 하며 이제 거의 마쳤고, 좁은 방에 모든 것을 늘어놓고 살 수는 없어 꼭 필요한 것만 꺼낸 상태로 나머지는 쌓아두고 살기로 했고, 그러다 보니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기나긴 이사 과정은 끝에 와 있다. 웬디 할머니 창고에 있는 보관용 짐들을 가족들에게 보내는 일이 남았지만 어차피 보관용 짐이란 것은 말그대로 보관용이고, 이런저런 것들을 정리하며 사는 것을 생각하면 이사 과정은 거의 마쳤다고 볼 수 있겠다. 남은 것은?

새 거주지에서 그동안 묻어놓고 지냈던 일에 대한 부분들,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의 새로운 일 시작 등 앞으로 해야할 새로운 일들을 제대로 해야할 시점이다. 집을 수리하는 일도, 심지어는 정원을 관리하는 일도 제대로 안되고 있지만 “이사”라는 큰 과제는 마무리를 했으니 앞으로는 새로운 기반에서 뭐든 더 잘 될거라 믿고 또 그렇게 노력해야 할 듯.

그럭저럭 집 구매와 이사 등에 신경을 쓰느라 벌써 3월도 다 가고 4월이다. 6개월 이상을 이 일에 매달려서 무난하게 잘 마무리 했으니 다행이랄까?

끝으로 살던 집을 나오면서 겪은 부동산 직원에 대한 그리 좋지 못한 기억들. 살던 집은 아이들이 자란 시간, 내 일을 키워가는 과정 등 여러 가지로 내 가족에게는 호주에서의 삶에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 늘 그렇듯이 우리는 집을 깔끔하고 문제없이 쓰도록, 그리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해결해가며 살았고, 중간중간 주인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도 받곤 했지만, 정작 마지막으로 이사를 나오는 내게 있어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10년 전 이사를 들어가는 시기에 주인은 아직 짐을 비우지도 않았고 그렇기에 당연히 집 청소도 해두지 않고 나갔으며 우리는 전체 청소는 물론이고 그 전 주인인 할머니가 살던 시절부터 묵은 벽의 때도 벗겨내며 전체를 청소했다. 주인과는 “나갈 때 청소 안한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렇게 동의하던 주인은 친구라며 데려온 부동산 직원(새로 집 관리를 맡기기로 한 친구)과 사전 모의를 했는지 “카펫 청소는 안해도 되지만 여기저기 먼지가 쌓였다”는 것을 핑계로 목소리를 높이며 청소비를 내라고 했다.

이사 일주일 전에 마당도 쓸어주고 앞마당 잔디도 깎아 주었지만 구석구석에 난 풀을 뽑지 않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물론 안 뽑은 것은 잘못이지만 입주 당시에는 더 관리가 안되었음) 이것저것을 핑계로 결국 880불을 본드비(예치금)에서 깎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마무리 했다. 안 그래도 바쁘고 머리 복잡한데 논쟁하기 싫은 상황도 한 몫을 했지만 결정적으로 의지를 꺾은 일은 중개인이 한 말. “안 그래도 거의 5년 전부터 주인한테 너 쫓아내고 더 올려서 사람 받으라고 했는데 주인이 사람 좋아서 너 오래 살게 해주었으니 나갈 때 청소 등은 최소한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한다. 이것들이 인간이야? 내가 이렇게 무시받고 거지처럼 얹혀산거야?하는 생각… 집 관리 열심히 하면서 살아도 결국 남는 것은 없고, 코비드 이전에는 어차피 시세도 높지 않았으며, 주인과 합의해서 “잘 관리하는 대신 싸게 살기로”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우리를 “봐줬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니,

쥐뿔 돈 버는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오직 부모 잘 만나 그 덕분에 일찍 집 사서 계속해서 세입자한테 돈 받아서 대출갚는 주제에 무슨 특급 부자라도 되는 듯 으시대는 꼴이란, 그대들이여, 호주란 곳은 정말 자본주의 극치, 돈이 없으면 집이 없으면 그렇게 서럽게 살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열심히 벌고 모아서 꼭 집 사라 더러운 꼴 보기 싫으면.

오래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껏 살아보니 인생은 돌고돌아 뿌린대로 거두고 노력한만큼 이루고 사는 것 같다. 더럽고 치사하게 행동하는 그들에게 어울리는 결과가 언젠가는 되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그냥 조용히 잊고 나는 또 나의 살아온 인생에 맞게 여전히 노력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갈길 가려 한다. 아직도 길은 멀고 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