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구입하면서 열쇠를 제작하는 컴퓨터 컷팅기를 연결하기 위해 배터리와 인버터를 함께 설치해서 5년 조금 넘게 사용해왔다. 매일같이 많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 인버터의 전원 버튼이 잘 안되더니 지난주에는 아예 동작이 되지 않았다. 천천히 살펴보고 수리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몰라도 급하게 일이 생기면 문제가 되어 할 수 없이 예전에 비해서는 용량이 적은 소형 제품을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크기가 매우 작다. 인버터라는 것이 들어오는 배터리 전원(직류)을 일반 가정용 전기(교류)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여기에 쓰이는 주요 부품이 변압기 transformer라 용량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고 또 발열이 있어 적당한 크기의 방열 기능을 더해준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예전에 비해 1/3 정도로 줄어든 크기의 제품이라 외형으로 보기에는 품질 차이까지 느껴질 정도다.

현재까지 차에서 컴퓨터 컷팅기를 제외하고는 다른 장치를 쓰지 않아 1000W 정도로도 충분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용량 소형 제품을 구입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전원 버튼 자체도 이제 별도로 되어 있어 예전과 다르다. 단점이자 차이점이 있다면 배터리 전원을 연결하는 부분이 작아서 기존 배터이 연결선은 그대로 쓸 수 없고 원래 내장된 집게를 연결한 후에 이 집게로 배터리 전원을 물려주는 정도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전선 굵기와 커넥터(동그란 부분)를 확인해서 별도의 연결선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부품과 기존에 있던 것을 이용할 경우 이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 크기가 작은 제품이다 보니 연결부를 크게 만들 수 없어서 이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일단 동작은 잘 된다. 보통 작업을 할 때 짧으면 5분 내외, 길어도 한 시간 내에는 마치는 것이 대부분이라 발열이나 안정성 등의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할인 쿠폰을 이용해서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해서, 200불 정도를 예상한 것과 달리 매우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아마도 5년 정도를 버틸 수 있다면 최대한 비용을 절감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기술의 발전으로, 비록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고는 해도, 다양한 전자 전기 혹은 산업용 제품들이 더 나은 성능과 품질에,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 하겠다. 참고로 이 정도 제품을 캠핑용으로 추천하지는 않으니 더 좋은 품질의 고용량 제품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

삼국지는 허황된 역사 이야기라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많은 소설 중 하나다. 삼국지에서 유명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을 앞두고, 오와 연합하여 조조군의 위를 물리칠 계책을 마련한 제갈량이 모든 것을 갖추었으되 동남풍(남동풍)이 빠졌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데, 이는 잘 준비한 전략에서 뭔가 중요한 것이 부족함을 표현하는 대사라고 할 수 있다.

6월부터 이어진 7월까지는 그다지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많았던 시기다. 대표적으로는 진상 고객과의 마찰로 인해 지불 지연이 되면서 마음 고생이 좀 심했고 날씨가 의외로 추워서 오랫동안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체력도 저하되어 혼자 사는 처지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으며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까지 겹쳐 스트레스가 많았다. 다행히랄까 문제는 하나둘씩 해결되었고, 기침은 지난주부터 완전히 그쳐 더이상 하지 않으며, 결제 문제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렇다, 살다 보면 문제들은 시간이 가면서 하나둘씩 해결이 되고 또 그에 대한 대응을 하고 노력해가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거나 혹은 사라지는 법이다. 다만 그 과정이 우리에게 괴로울 뿐.

문제가 해결되어가면서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가 없고 닥친 상황이 없었던지라 지난주말에는 모처럼 일도 없어 이틀을 하루 종일 잠만 잘 수 있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생각만큼 일이 바쁘지 않다는 것. 모든 것이 준비되어 평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가지만 정작 필요한 “일”이 없어서 그에 따른 수입이 부족해지고 이게 적자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과제가 생겨날 상황이다. 역시 사람이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노력하지만 정작 결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인가… @.@

호주의 경기가 불황으로 이어지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많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영세업체는 당장의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고 규모가 큰 곳들은 고정 지출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고는 쌓여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원재료 인상이 발생한 곳은 가격 할인도 쉽지 않아 고민이 있을 듯 싶다. 얼마전에 방문한 식당은 기본 가격이 20불 전후였는데 예전 같으면 비싼 이곳의 기준은 다른 식당들이 26-30여불을 받고 있는 요즘 시기에는 매우 저렴하고 착한(?) 가격표라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점심 시간은 만석?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2022년경 정점을 찍은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예전에 일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겨울만 되면 광고를 더해야 할까 무슨 지출을 줄일까 혹은 전화기에 문제가 있는지 고민한 적도 있다. 며칠 동안 연락 한통 없는 전화기를 보면 뭔가 나만 세상에서 뒤쳐진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만 빼고 다 잘 되나? 그러나 오래 일을 해보면 이런 등락은 모두에게 똑같은 상황이고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있어서 고객은 들쭉날쭉, 모두가 비슷한 처지임을 알게 된다. 물론 특별히 이슈가 있거나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예외겠지만, 자영업이란 것이 결국 잘 되고 바쁜 날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어서, 지나고 나서 평균적으로만 유지가 되면 나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경기 불황에서 오는 전반적인 하락은 단순히 지켜보기에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제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옮겨서 자리도 잡아야 하는 마당에 당장의 매출 저하나 시장 축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 오랜만에 광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어차피 브리즈번으로 옮겨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 준비는 해왔으나(구글맵은 4월부터 가동중) 개인적 일들로 좀 미뤘는데 지인 도움을 받아 브리즈번에서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좀 크게 광고를 내기로 했고 이미 제작이 완료되어 이번주부터 나올 예정이다.

시드니에서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재는 온라인 소규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전혀 광고를 하고 있지 않은데 그에 비하면(마케팅 대비 전환율) 좋은 결과일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매출 상승 없이 소폭 등락 거듭중, 경기 반영 전) 현지인 대상의 광고와 추가 온라인 광고 두 가지를 생각중이다. 모든 광고가 그렇듯이 투자한만큼 혹은 그 이상의 효과는 있음을 알지만 워낙 고정 지출이 커져버린 현재의 상황에서 무리한 부담이 되지 않을지 여러번 고민중에 있다.

남은 것은 동남풍…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를 생각중에 있지만 그 중 하나이자 출발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한 단계 성장이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다. 계획대로 잘 되어 가기를 바라며, 한편으로는 참고 버티는 것도 하나의 전략임을 생각하고 준비해보도록 하자. *

호주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불경기의 찬바람을 직격으로 느끼는 중이다. 규모가 좀 있는 회사와 도매 업체들도 여기에 동참하며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다양한 품목들을 할인 판매 하는 것을 보면,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부자가 늘고 있지만 현실에서 다수의 서민과 일반인들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고맙게도 가끔 집을 사거나 혹은 오래된 것들이 문제가 되어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맡기는 고객들이 있으면 매우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본다. 이번주는 안 바쁘다는 반전… @.@

한 고객의 예약을 받고 방문했는데 의외로 여러 가지 일이 필요했던 고객이다. 현관의 방충망 잠금장치 고장(교체), 현관문의 상단 데드래치(구형, 교체) 하단 동작 이상(교체) 뒷마당 방충망 잠금장치(무료점검), 유리문에 볼트점검(교체) 등을 진행했다. 매우 고마운 사실은, 대부분의 현지인들(local people)은 기본적인 견적과 설명에 공감하며 제대로 지불을 해준다. 물론 때로는 좀 비싸다고 할인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고 필요한 것만 하는 이도 있으며, 아주 가끔은 아예 작업을 취소하는(몇년에 한번?) 고객도 있지만 대부분은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돈이 많거나 가격이 만족스러워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과정으로, 사람을 불러 일을 시킬 때 그러한 견적이 나오는 것을 알기에 업체를 믿고 지불해 준다는 것이다. 호주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돈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 어디 있냐, 그래도 해야 하니까 믿고 그냥 지불하는거지”

좋은 고객을 상대할 때는 나의 자세도 더 겸손하고 친절해진다. 좋은 사람에게는 잘 대하고 진상은 그에 맞게 대해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일부(!)는 좋은 고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진상에게는 쩔쩔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진상은 아예 대응을 안하거나 최대한 맞대응할 방법을 찾고, 좋은 고객들에게는 최대한 잘하려 한다. 비록 을의 위치에 있지만 말이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돈 쥔 사람이 갑!)

가끔 일을 주는 중국인 에이전트에게서도 최근에 일을 좀 받았다. 한 집을 방문해서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유리문 잠금장치 교체, 현관 상하단 실린더 교체, 리모컨 리셋 등이다. 오래된 주택을 방문해서 일을 하면 의외로 손볼 것이 많고, 이렇게 오래된 집만 찾더라도 돌아가면서 일을 하면 1년 365일 꾸준히 많은 일을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업체들이 있어서 내가 차지하는 시장은 그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한데다 많은 고객들이 모두 여러 가지 일을 의뢰하지도 않고 비용이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미루는 경우도 많다.

어느 날 아침에는 특수키가 설치된 웨어하우스를 방문해서 열어준 일이 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열기 어렵기 때문에 뜯어내고 열고 새걸로 교체, 물론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이처럼 특수키를 설치하는 이유는 (1) 열기가 어렵고 (2) 복제도 불가해서 보안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니, 이곳은 특수키를 설치한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열쇠를 두고 나오는 경우는 매우 곤란해지기는 하지만.

7월말로 접어들며, 7월부터는 겨울이 지나고 서서히 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이 바빠지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아직까지는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날씨는 8월까지 추위가 이어질 듯 하고 9월부터 갑자기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호주는 여전히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살림살이는 아마도 한동안 계속 어려울 듯 싶고, 이게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라는게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찬바람부는 겨울을 잘 버텨내야 할 듯. *

이미 한참 오래전에 방영된 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면 극중 건물주로 나오는 여성이 사고친 고등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너희가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줄 알아? 돈이 없으면 공부라도 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내용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거북할 수 있는 이 말의 의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이 많으면 무시당하지도 않고 남과 맞먹을 수 있지만 그 정도의 재력이 안되면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학생 때) 사회에서 당당하게, 그리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빈손으로 성공한 부자들”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한 기사를 보면 최근 떠오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라든지 유명한 환타지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의 성공담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들이 정말 빈손이었는지 어린 시절의 집안도 가난했는지 혹은 부유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사가 강조하는 내용은 위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각자의 재능과 노력을 발휘해서 성공했다는 것이니 말이다. 물론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은 돈을 많이 벌어서 재력을 쌓은 것이 꼭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의미에서의 성공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 꼭 공부를 잘해서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무엇이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서 스스로 재력을 쌓고 유명해지고 사회적으로도 명예와 부를 쌓는 것은 성공의 한 가지 방법일테니 그렇게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조금 더 의미를 넓게 가져가자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최대한 노력해서 능력을 발휘하자는 것이다. 특히 학창 시절에서의 최대의 기회는 바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니,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야 느끼는 것이겠지만 사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 공부라는 사실은 잘들 모른다. 나 역시 나이가 들어보니 지금에 와서 이것저것 뭐든 도전해서 성공해보고 싶다 생각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없지는 않음에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또 좀 더 젊은 시절에, 어린 시절에 더 노력하고 살지 못했음을 아쉽게 느끼기도 한다. 물론 지금부터 뭐든 해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아니면 더 많은 시간이 있을 때 어떤 한 분야에 몰입해서 성취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분명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급적 “무조건 공부해”라고 교육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자신의 취미나 특기나 적성이 없다면 공부를 해야 할 때, 그리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열심히 해보는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타고난 천재적인 기질과 두뇌, 어떤 분야에서의 적성이 맞아 타고난 특기를 발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학습과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간의 기회는 무한하고 그것은 분명 노력하고 도전해가는 과정에서만 알 수 있는 과정이다. 아무 것도 시도해보지 않았는데 자신에게 음악적 미술적 혹은 수학적 물리적 재능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고, 물리학의 기본 원칙을 배우고 나서야 그것을 응용할 수 있듯이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나태하게 지낸 상태에서는 타고난 두뇌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을 성 싶다. 그래서 결론은 배움의 기회가 있을 때 분명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문명 사회를 이루고 살아온 시기는 그리 오래지 않고 여전히 탐구해야할 분야와 과제는 많기만 하다. 아직도 의학으로 정복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고 인간의 기본적 신체에 대한 탐구와 전 지구적 탐사, 그리고 우주의 기원과 한계는 물론이고 로봇과 IT에 있어서도 인간이 만들어온 것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그 모든 것들은 학습과 지식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인간의 수명은 너무도 짧으니,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이야기의 주제가 학습과 공부로 치우쳐 있지만, 그것이 꼭 공부여야할 필요는 없겠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많은가. 그들이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나 역시 혹은 누구든지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물론 노력이라는 전제 하에.

​아이들이 꼭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여유로운 시간이 주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큰 꿈을 안고 미래를 준비하며 오늘 하루도 더 땀흘리고 도전하면서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

계약 날짜를 기준으로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우리집의 시세는 현재 얼마나 될까?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매일같이 부동산 시세와 판매된 집들, 그리고 부동산 지수 등을 관찰하면서 시장을 지켜보는 편인데(관심 분야) 지난 2023년 8월 초에 계약을 하고 10월에 집을 넘겨받은 기준으로,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시세는 꾸준히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고, 아직 집을 구하지 않은 매수 대기자들에게 있어서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이었던 셈이다. 보통 겨울(4-6월) 시장이 별볼일 없는 것과 달리, 금리 상승이 막바지에 왔고 렌트비가 급등한 탓에 그냥 집을 사자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은 꾸준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다른 예지만, 작년과 대비해서 집은 얼마나 올랐을까? 작년 10월경에 올렸던 부동산 지수를 살펴보자. 퀸스랜드(브리즈번)의 경우 170 선에 불과했던 지수가 오늘 기준 190을 넘었다. 그러니까 퀸스랜드 전체 지수로 보더라도 평균 10% 이상 오른 셈이니, 지역에 따라서는 집값이 20-30% 이상 오른 곳도 있다는 의미다. 그것도 1년이 채 안된 시점 기준이고, 부동산 비수기라는 겨울을 막 지난 시점의 지수 비교이니 하반기 9월부터 이어질 성수기를 지난 내년 초의 지수는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집은 사두면 언제든 오를 것이라는 일반론적 기대와 부동산 관련 업체 혹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을 떠나, 지금의 호주 부동산은 다른 어느 나라와 달리, (1) 밀려드는 외국인(이민자), 즉 수요가 매우 강하다. 특히 퀸스랜드같이 기후와 상대적 저렴한 시세 등(그 중에서도 특히 골드코스트 인근)의 요인이 있는 곳은 더 많이 오르고 있다 (2)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3) 국내에서도 타주에서의 유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4) 물가 급등과 렌트비 상승에 따라 대기 수요자들이 실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침실 3개인 아파트도 700불 이상, 일반 주택은 900불을 넘는 수준이라, 이 정도면 그냥 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일반화되고 있다. 물론 시드니의 경우 이 정도 집을 살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퀸스랜드도 렌트 시세는 크게 다르지 않아 대략 절반-60% 정도 선인 시세에 맞게 실거래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부동산 시세 급등과 렌트비 상승 등이 물가 상승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판단하지만, 현재 호주의 경기는 상당히 침체 상태이고 특히 소매 시장은 많이 힘들다.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해져 호주에서도 돈이 많은 이들은 더 잘 벌고 더 잘 쓰고, 길거리만 봐도 거의 30% 이상이 고급차들로 붐비는데,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도 많고 렌트비나 대출 이자, 하다못해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도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식당 까페 등의 소규모 자영업은 더 힘들어지고, 심지어 내가 일하는 곳의 도매도 예전보다 더 많은, 잦은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부자들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한국과 달리 부동산 시세는 사그러들지 않아 저가 떨이 수집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럼에도 집을 여러채 보유한 이들이 많고 렌트비는 올라 충분히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 시장 과열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실물 투자다. 물론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 가치다 보니 경기와 시장 흐름, 수요자 심리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땅값과 자재 등의 물리적 실체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거품”을 제외하고는 100만이 50만으로 되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주식도 기업이라는 실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거래 자체가 쉽고 심리가 더 많이 반영되어 하루에도 급등락이 가능할 정도이니, 부동산과 주식의 투자 방식은 분명 다르다 보겠다. 최근에 판매되는 집들이 예를 들어 1.5라면 이 가격대에 산 이들은 급하게 처분해야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한 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고 웬만하면 이자 및 기타 지출에 대해 떠안고 가려 한다. 그래서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더디고 상승은 빠른 편.

집 근처의 한 주택이 1.8에 팔렸다. 사진으로 보기에 아주 좋은 집은 아닌 듯 하고 적당히 레노를 하고 적당한 땅 넓이와 구조를 가진 집인데 1.8이다. 이제 방이 4-5개 이상인 주택의 기본 가치는 1.5, 상태가 좀 좋으면 1.8, 아주 좋으면 2M를 넘는 것이 시장의 기본 시세로 굳어지는 중이다. 방이 3개인 작은 집이나 유닛도 1M에 육박하는 상황이니, 그리고 예전에 관심가지던 지역은 좋은 집들의 시세가 이미 다 2M를 넘었고, 우리집 근처의 바닷가 동네는 3M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브리즈번에 집을 사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미 여러번 밝혔고(기후 변화 1순위) 앞으로 시드니를 넘어서는 시세는 되기 어렵겠지만(여전한 인구 절반 수준) 지난 1년만 돌아보더라도 시드니 대비 브리즈번은 너무 올랐다는 결론이다. 이는 거품이나 올림픽 등의 단기성 호재라고들 말하지만, 내 개인적 평가는 실 수요자 급증 때문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더 몰려들고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좀 더 커지고 확장된 도시는 시드니만큼은 아니지만 지금과는 다른 도시로 변하게 될 듯.

운이 좋았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부동산 거래는 항상 운이 따라야 한다. 물론 그 운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각자의 몫임도 부정할 수 없고. *

얼마전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하 솔라)을 설치해서 쓰고 있다는 소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솔라 예약과 설치도 생각외로 오래 걸렸지만(담당자의 잦은 실수, 가격 흥정, 일정 변경 등),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호주에 10여년 살면서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의 잦은 실수와 부족한 실력, 책임 의식을 느끼면서, 전문가를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블로그에서 옵터스 텔스트라(통신업체) 에너지오스트레일리아 AGL(전기 가스 업체) 심지어는 우체국과도 싸우며서 살아온 과정들을 가끔씩 올렸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내용이다. 이번에는 솔라와 곁들여 현재 전기 업체인 오리진(Origin)의 문제를 정리해본다.

솔라를 설치한 후 대략 보름 정도 후에 전기 업체에서 보낸 전문가가 방문했다. 목적은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기 위함이다. 원래 집에는 두 개의 전기 미터(계량기)가 있었고 솔라 설치 과정에서 하나는 제거했는데(온수 전용), 이 온수 히터가 의외로 전기를 가장 많이 먹는 것이고, 솔라 설치를 하면서 솔라 시스템에 연동시키는 것으로 대체했다는 것이 설치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업체에서 와서 폐기된 미터(계량기와) 불필요한 부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전기 업체인 오리진의 계약직 전문가는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고 갔는데(마침 브리즈번을 떠나기 전날) 그 후부터 솔라가 제대로 동작이 안되었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 하루에 30-40kw 정도 만들던 전기를 20 이하로 만든다. 즉 생산량 저하. 이는 특별히 태양열 발전기나 패널의 문제는 아닐테고(갑자기?) 뭔가 연동된 시스템을 건드려서 실제 생산량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 문제로 보인다. 둘째, 거의 만불이나 하는 돈을 들여 배터리를 설치한 이유는 저장한 에너지를 밤에(발전 정지 시간) 아껴서 쓰려는 것인데 밤에 배터리가 완충(100%) 임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으로 나온다? 심각한 문제다… @.@

이에 대해 솔라 업체와 전기 업체 모두에게 항의를 했더니 솔라 업체는 제품 제조사에 기술적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했다(대략 일주일 소요). 그 후에 원래 설치한 담당자를 보내주겠다고는 했지만 아직 무소식이다. 전기 업체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전기 계약자가 아니라는 관계로 답변을 거부했고(전기 계약은 아내 명의로 되어 있음, 그러나 나는 집의 소유자이자 솔라 소유자로 항의할 권리가 있음) 아내의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넘겼지만 무시하고 종결…

할 수 없이 지난번과 같이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옴부즈맨에 신청해둔 상태다. 아내가 굳이 오리진과 하청업체(스마트 미터 설치업체)에 통화를 했지만 서로 “문제없어 보인다”는 주장만 하는 상태. 결국 돈은 받아가고 일은 하지만 전문가라고 보기에는, 전문 업체라고 보기에는 뭔가 하자가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이번에도 얻은 결론. 경과는 다음에… *

지난번에 웬디 할머니가 사고를 내서 오래타던 차를 폐차시켰다는 내용을 올렸었다. 당시 급하게 차가 필요하다는 할머니 부탁에 따라 중고로 나온 매물을 알아보고 다음날 보러가기로 약속까지 잡았지만, 갑자기 몸이 안 좋다는 연락에 취소를 하고 결국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 시간내어 이것저것 알아보고 했는데 그 며칠 후에 갑자기 이미 차를 샀다는 연락을 받고 뭔가 좀 허전하거나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내게 부탁을 해놓고 또 아무런 사과나 말없이 대뜸 다른 곳에서 구입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나로서는 도와드리고 싶었던 일이기도 하고 시간내서 신경쓰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미 사버렸다는? 진작 이야기라고 해주면 좋았을텐데…

지난주에 방문해서 대화를 해보니, 할머니는 차가 급하게 필요하긴 했나 보다. 몸이 아파서 차를 보러가지 못하게 된 다음날, 친구와 함께 집 근처 매장을 둘러보았고 거기서 소개 받은 차가 바로 다른 어떤 할머니가 타던 차였다. 일본차가 아니라 한국산 현대차 그것도 약간 커진 i30를 구입하셨단다. 원래 작은 차를 탔는데 약간 커진 셈이고, 조건도 매우 좋았다. 2017년에 대략 17000정도를 주고 샀는데 주행 거리도 17000 정도 밖에 안된다고? 원 주인이 거동이 불편해져서 이제 차를 거의 쓰지 않게 되어 가족이 대신해서 내놓은 것을 매장에서 소개받아 구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괜히 도와줬다가 애매하게 되어버렸던 내 입장은 소식을 듣고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가격은 적당하고 연식이나 주행거리는 아주 좋은 것이니 앞으로 10년을 타도 될 상태가 아닌가 말이다.

시간이 되면(바쁘지 않으면) 거의 일주일에 한번 정도 들러서 쓰레기통을 내놓는 일을 도와드리는 정도지만 가족이 없는 할머니에게는 그것도 약간은 도움이 될 일이라 본다. 주위에서는 자녀도 가족도 없는 할머니가 안되었다고 하지만 그걸 떠나서 내 가족에게 너무 진짜 가족같이 잘 대해준 할머니를 잊을 수가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지만,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신경써보려 한다. 물론 내게 큰 도움을 기대하지도 않는 분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주위에서 사람들이 나이들고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또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 인생 참 짧다. 호주에 와서 산지도 벌써 10여년, 그나마 젊은, 많지 않은 나이에 왔다고 생각했지만 먹고 사느라 열심히 지내다 보니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커가고 인생이 거의 지나버린 느낌이다. 훨씬 더 훗날 좋은 기억을 가지고 떠날 수 있으려나. 할머니를 비롯해서 어른들도 짧았던 인생의 끝자락에서 바쁘게 지내온 기억들을 되돌아보며 어느새 나이들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아쉬워하지 않을까 싶다. 잠시라도 머무는 하루에 좀 더 의미있게 충실하게 지내야하는 이유다. *

얼마전에 뉴스에도 났지만 화장실에 몇시간이고 갇혀서 겨우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이게 흔하지 않은 모양인데, 적어도 내 개인적 경험으로 호주에서 이런 상황은 제법 흔하다. 아침 출근을 앞두고 화장실에 씻으러 갔다가 갇혀서 급하게 탈출시켜(?) 준 경험도 있고 아기나 자녀가 방에 갇힌 상태로 손잡이가 고장나서 우는 아이 달래는 엄마의 정신이 혼미한 전화를 받고 방문한 적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래된 손잡이 때문이겠지만 그 중 상당수는 싸구려 제품을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번에 방문한 채스우드 Chatswood의 한 가정에서는 초등 저학년 정도의 아이가 방에 갇힌 상태로 손잡이가 고장난 일이 있었다. 엄마는 급하게 생각해서 재촉했고 나로서도 누가 갇혀 있는지도 모르고 급하게 생각되어 서둘러 이동했다. 보통 아파트의 방문은 잠그는 기능이 잘 없거나 간단하게 열 수 있도록(핀으로 누르는 등) 되어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렇게 해도 문이 열리지 않는 사례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손잡이를 돌려서 래치 latch(문을 잡아주는 부분)를 당겨주는 가운데 부분이 깨진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부분을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회사가 많으며(원가 절감, 더 팔아먹기 등등) 금속으로 만들었다 해도 오래 쓰다 보면 힘을 받아 가루가 된다… @.@

문제는 이런 손잡이를 여는 과정이다. 방문의 경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음에도 나사를 방 안쪽에서 체결한 경우에는 많이 힘들어진다. 밖에서 나사를 조였다면 단순히 풀어주고 손잡이를 분리한 후 래치를 제거하면 되지만, 안쪽에서 나사를 조였다면 달리 방법이 없어서 나사를 그대로 뚫어야 한다. 보통 나사는 스테인리스 철제인 탓에 이 나사를 가루내기 위해서는 더 단단한, 혹은 새 드릴 비트를 써야 한다. 무려 5개 이상의 드릴 비트를 가지고 열심히 10분 정도 뚫어준 후에야 겨우 나사를 뚫고 손잡이를 분리할 수 있었으며 그 후에 래치를 제거하고 문을 열어 주었다.

드릴 비트 중에는 코발트 드릴이라고 해서 끝 부분에 코발트 합성 재질로 만든 것이 있지만 그것도 새 제품일 때나 유용하지 어느 정도 열을 받고 앞 부분이 닳은 상태에서는 일반 HSS 드릴 비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은 무려 세배나 한다. 한국에서는 드릴 비트 하나가 크게 비싸지 않지만 호주에서는 매우 비싸며(보통 6-10여불, 즉 수천원에서 만원 이상, 개당 가격) 한국산을 쓴다 해도 나사 하나 날리기 위해 드릴 비트를 여러개 써야 하는 것은 손실이다. 달리 방법은 없지만.

고객이 나중에 직접 처리하겠다 하여 새 제품은 설치하지 않고 기존 것만 모두 떼어주고 왔지만, 어쨌든 이런 상황은 종종 발생하니 각자 주의해야 한다. 요령은, 오래된 제품이 있다면 아예 미리 교체한다. 평소와 달리 사용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거나 잘 동작하지 않으면 바로 확인 후 교체한다. 그러나 아무리 주의해도 사실 모든 상황을 막을 수는 없으니 하다 못해,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전화기라도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 *

최근에 한국에서는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유통 구조와 소비자 시장이 흔들린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정확히는 정치적 문제, 그리고 중국인의 개인적 성향 정도) 객관적으로 자본주의에서 시장이 변화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과 시장 흐름에 따른 것이라 사실 막을 방법은 없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생각이다. 이를 강제로 막거나 금지하거나 변화시키려 한다고 해서 생각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알리가 등장하기 전, 호주의 경우 대표적인 제품 구매는 이베이 정도가 있었다. 한국은 아마도 지마켓이나 옥션이 대부분이었을 것이고 네이버가 소비자 시장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공산품이 중국 인도 등의 저가 노동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면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중국이 대대적으로 저가 공세를 시작하자 웬만한 유통사나 시스템은 무너지고 알리 등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데, 물론 싸구려나 사기성 제품이 배송되거나 사고가 생기기도 하지만(개인적으로 하나 못 받고 종료) 여전히 필요한 시장 구조라는 생각이다.

일을 하면서 이동 경로를 항상 찾아 다니기 때문에 휴대폰도 두 대를 쓰고 있고(하나는 주로 길찾기용) 차에서도 항상 충전을 하고 다녀야 하기에 꽤 오래전부터 자동차용 실내 충전기(USB)를 써왔는데 얼마전부터 접촉 불량으로 충전이 되다 안되다 하는 것이었다. 며칠전 카센터에 방문해서 물어보니 차량 문제는 아닌 듯 하고 제품 불량으로 보인다는 설명. 그래서 저렴한 제품을 하나 추가로 구입해서 써보니 이상이 없다. 보통 차량에 쓰는 USB 충전기는, 한국에서는 시거잭 충전기라고 검색하여 찾을 수 있는데 가격이 만원대부터 몇만원까지 다양하다. 호주에서도 이를 이베이 등에서 찾으면 된다. car charger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이렇게 흔히 판매하는 공산품은 이베이보다 알리가 더 저렴하다. 이베이는 중국 업체가 물건을 수입하여 입점 후 판매하거나 도매 업체가 들어오지만 알리는 중국에서 직접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 저렴할 수 있다. 중간 유통업체에는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같은 품질의 혹은 똑같은 제품을 굳이 두 배나 혹은 몇십%나 더 주고 사야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만약 특정 브랜드에서만 취급하는 제품이라거나 어떤 기술이나 기교가 필요하다거나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라면 그만큼 지불할 용의가 있지만 단순히 사진 걸어두고 같은, 비슷한 제품을 파는데 굳이? 어차피 이런 저가형 제품들은 저렴하게 사서 쓰다가 고장나면 또 갈아야 하는 소모성 제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예를 들어 전동 공구를 보자. 알리에는 디월트 Dewalt나 마키타 Makita 등의 제품도 판매한다. 유튜브를 보면 알리발 가짜 마키타를 비교해둔 내용도 있는데, 이런 브랜드 제품은 굳이 알리에서 살 필요가 없다. 정상 유통 경로를 거쳐서도 할인이나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최대한 이용하면 되고, 이런 세계적인 업체들이 굳이 알리를 통해 유통할 이유가 없으니 (정품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가짜라고 보면 된다. 150불 하는 공구를 알리에서 50불 한다고 덥썩 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50불에 사서 50불 가치만 기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보통 이런 브랜드 공구를 사는 이유는 제대로된 기능을 원하는 것이니 그냥 정상 유통 구조를 통해, 혹은 이벤트 시점에 구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백화점이나 가전 양판점,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하 쇼핑센터 매장, 대학교 근처의 번화가 등 적어도 유통과 쇼핑 등의 시장이 크게 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 구조의 변화이다. 코비드가 온라인을 더욱 양성한 이유도 있지만 사람들은 좀 더 편한 것을 원하고, 또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을 원한다. 게다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덕분에 굳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더 비싸게 바가지 써가며 살 이유도 없다. 늘 한 가지 예를 들곤 하는데, 시대의 변화가 있을 때 이를 탓하거나 생존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 변화를 미리 예측하거나 대응해야 살아남는다. 버스 안내양이 사라진 것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동 안내기 그리고 토큰과 버스표의 등장으로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로봇도 등장하니 아마 앞으로는 단순 서빙 알바는 점차 줄어들다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로봇이 일상화되는 몇십년 후에는 단순 인력 시장은 거의 사라질 수 있다.

알리나 이베이는 문제가 생길 경우 환불도 잘 해준다. 이베이에서 산 자전거 용품은 문제가 있어서 상당 부분을 환불 받았고(반송보다는 일부 환불을 업체들이 선호하기 때문) 알리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항의해볼 수 있다(이 점에서는 이베이가 더 편리). 결론, 소비자는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필요한 것만 취하면 된다. 알리가 어떻고 이베이가 어떻고 정책적으로 정치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없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만 풀려고 하고 논쟁하는 정치인들이 문제일 뿐. *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투자 시장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주식 시장에 관해서 할말이 많은 이유는, 비록 요즘은 미국 등 외국 시장에 투자하기가 쉬운 시대가 되었다 해도, 한국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특징이 있는 시장이다. 바로 “기준없는 주가”와 “세력판 놀음”이라는 것이다. 자, 여기서 참고로 세력이란 우리가 흔히 짐작하는 어둠의 세계나 검은 돈이 아니라 “자본주”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양한 정보가 흘러 다니는 요즘 세상에 예전같은 단순한 검은 돈으로만 치부할게 아니라 돈많은 놈이 승자가 되는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따라, 자본주가 붙어 있는 한 세력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 시장에서 주목받은 한 가지 종목이 있다. 전세계 게임 시장에 독특한 게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회사다. 본론부터 말하면 그게 전부다. 물론 예전부터 해온 게임 사업이고 최근에 한 가지 게임이 인기를 얻고 주목받았지만 과연 앞으로는 어떨지 그건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한국 시장의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일정 기관이 공모가라는 명목으로 장기 전망을 더해 주가를 결정짓는다는 점이다. 현재의 게임 시장을 보면 리니지로만 돈 빨아먹던 엔시가 한물가서 저물고 있고 카카오라는 회사를 등에 업고 나타난 카게임즈가 있지만 여전히 돈슨(넥슨)이나 넷마블 등이 주류였으며 뒤에 등장한(예전부터 있었던) 크래프톤이 있었으나, 최근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토막이라는 것.

결국 주식 시장에 쉽게 참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꽃이자 가장 큰 폐해라 할 수 있는 이 주식 시장의 주가는 “시장”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회사와 친한척하는 일부 공모사에 따라 공모가가 결정되어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불평등한 시작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주가의 전망을 시장 자체에 맡기지 않고 왜 그들이 정하지? 만약 고평가로 시작한 것이라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지? 아무도 없다. 그저 대주주만 돈방석 앉는 것이고 공모사들도 이익을 보고 참여자들은 모두 바보되는 것, 그게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한 회사가 투자를 받고 운영을 하다 상장 혹은 코스닥 등록을 하면 엑시트 exit라 하여(물론 타인에게 매각할 수도 있지만) 돈방석에 앉게 된다. 이 과정이 매우 투명하고 합리적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단순히 현재의 인기에 연연하여 혹은 신기술이랍시고, 혹은 어떤 특혜로 인해 주식 시장에 안착할 때, 그 후에 발생하는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들에게만 있다는 것이다. 법적이든 어떤 사유로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거꾸로, 공모가는 분명 합리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공모가가 고평가니 뭐니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잘못된 평가를 했다면 책임을 지게하면 앞으로는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고평가된 주가라면 대주주나 회사 역시 그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말이 안된다고? 그래서 불합리한 제도라는 것이다.

두번째 이야기. 금요일에 한 종목이 상승으로 마감했다. 오래전부터 투자도 했고 지켜봐온 종목이다. 투자자들을 위해 자세한 내역은 밝히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 종목은 세력이 붙어 있다 본다. 그 세력은 다름아닌 대주주다. @.@ 이 종목은 수십년전부터 눌렀다 들어 올리는 식의 장난같은 주가 움직임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닐 대주주가 큰 돈 들여서 회사 만들어왔기 때문이라 본다(뇌피셜). 어떤 차트에서도 이제 하락기에 접어들었지만 월봉상 이 종목은 매우 중요한 지점에 있다. 대폭락의 시작이냐 아니면 재반등이냐를 두고 있기에, 일봉상 마지막에 “연이은 하락에 따른 반등”이라는 그림을 그렸고 주봉상 “꼬리 음봉”으로 반등 구실을 만들었으며, 아마도 조만간 뭔가가 있을거다. 아니면? 대주주도 같이 손해를 보니까.

사실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이 시장에서 금물이다. 세상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면 그건 현실에 대한 배신이고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무례다. 다만 이 주식 시장에서 투자에 있어서 사람들은, 특히 자본주는 내일이 어떻게 될지 혹은 한달 후가 어떨게 될지를 미리 계획하고 만들어간다. 그 긴 시간의 인고를 거쳐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면서 결국에는 적든 많든 수익을 내고자 한다. 왜냐면 돈을 던지고 돈을 버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들과의 싸움에서 개개인이 쉽게 이길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정보의 많고 적음을 떠나, 결국 주식 시장도 수요와 공급의 기본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자본이 많을수록 그 법칙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그 틈새를 잘 파악해서 소기의 목적만 달성하는 선에서 만족하자.

S라는 종목이 있다. 바이오 주로서 한 때 유명했지만 회사에 문제가 생겨 몇년 째 바닥을 기고 있다. 그럼에도 이 종목의 차트를 보면 최근 대량 거래를 일으킨 큰 폭 하락(의도적) 후 다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작전주나 세력주 옹호론자나 투자자도 아니고 그냥 재미로 보고 있을 뿐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상 어디에든 어떤 종목에든 거기에 붙어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은, 자본주든 개인이든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도 말했지만 거래량은 속일 수가 없다. 아니 속이기가 참 어렵다. 앞으로 어떻게 되어갈지 지켜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