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달 정도 된 일로, 너무 바빠서 며칠 동안 아침에 집을 나서 저녁에 돌아올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지낸 시간이 있었다. 그 후로 좀 안 좋다 싶더니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는데 너무 토하고 싶은 느낌이 들더니 심하게 토했고 그리고는 조금 진정이 되었다. 평소(?)같으면 급하게 먹고 일찍 잠이 들어서 체하는 일이 종종 있었고 그럴 경우 새벽에 일어나 심한 두통과 함께 체한 증상이 나타나 일부러 손을 넣어 토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살면서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구토 증상이 있었던 것이다.

그 뒤 약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편하게 지내고 있어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고 다음주 초음파 검사를 대기중이다. 지난번 위 내시경을 놓친게 아쉽기는 하지만, 위염 증상이 있더라도 아무 조치도 안하고 약도 안 먹고 한달 가까이 지냈으니 급성 위염이 있었다 해도 치료는 커녕 방치했던 탓이 아닐까 싶다.

위염, 또는 위장병이라고 하는 다양한 증상에 대해 한국에서는 여러 가지 약을 쓰지만 지금껏 경험해보면 호주의 의료 체계는 이런 경우 좀 답답하다. 지난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Noxicid(esomeprazole)을 처방해 주거나 이번에 받아온 것처럼 pantoprazole 정도를 준다. 이건 위산을 억제해 위염에 더 자극을 주지 않도록 완화시키는 정도이고, 실제로 위염은 자연 치유가 되도록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상당히 소극적 대처 방법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는 의사가 아니기에 다른 어떤 약이나 치료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

의사에게 물어보니 소화가 잘 안될 때 한국이라면 여러 가지 소화제가 있지만 호주는 소화제도 별게 없다. 예전의 기억으로도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게 되면 그냥 탄산수 느낌이 드는 가벼운 가루약 정도만 구할 수 있었던 것이 전부였고, 뭐랄까 한국처럼 xxxx 등의 물약이나 xxx 같은 알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냥 알아서 소화를 시키는(먹고 흔들어?) 수 밖에는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콜라를 더 마시는 것인가?(탄산 음료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설을 더 믿는 편이다, 다만 위에는 안 좋다)

호주에서는 기회가 되면 내시경이나 초음파 드 각종 검사를 잘 받는게 좋다. 자비를 들인다면야 사립 병원에 가서 언제든 검사를 할 수 있지만 비용이 꽤 비싼 편인데다 국공립 병원은 대기자가 너무 많아 내시경 등의 정밀 검사는 일년씩 기다려야 하고 초음파 등의 검사도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가능하기에 조금 이상한 증상이나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요청해서 받는게 좋다. 이럴 때면 의료 선진국인 한국이 참 좋아 보이지만 요즘 의료계 현실을 보면 또 그것도 아닌 듯 하고… (개인적으로 의료 개방에 찬성함, 호주를 보면)

속이 너무 불편해서 일부러 집에 가서 일주일을 쉬는 겸 해서 지내다 왔지만 별로 달라진게 없다. 그냥 쉬면서 빨리 낫기를 기다릴 수 밖에. 건강이 최고다. *

예전 살던 곳을 나온지 벌써 8개월이 다 되어 간다. 가족이 이사를 나온 것을 감안하면 10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할머니의 창고에는 약간의 재고와 일에 쓰는 짐이 남겨져 있고, 매주 화요일에는, 브리즈번 집에 가지 않는 날에는, 항상 방문해서 쓰레기통을 내드리고 간단히 청소를 하곤 한다.

사람들은 내가 아주 친절하고 예의바르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매주 정해진 일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일 자체는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이유는 나 역시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통을 내놓는 일 자체는 힘들지 않지만 일부러 방문해야 하기에 때로는 조금 부담될 때도 있다. 그러나 선뜻 차고의 한쪽 공간을 짐 보관용으로 내주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늘 최대한 시간을 내어 도움을 드리려고 한다.

호주에는 유난히 검트리 Gumtree가 많아(유칼립투스 나무) 그 가늘고 바삭마른 잎들이 떨어져 마당에 쌓인다. 처음에는 너무 낯설었지만 이제는 익숙하고 오히려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 낙엽의 향을 맡으며 호주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일반 주택의 경우 이 낙엽들이 지붕이고 마당이고 잔디밭에 쌓여 아주 골치거리라는 것. 혹자는 이게 쌓여 쉽게 불이난다고 걱정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아무리 치우고 쓸고 닦고 해도 끝없이 쏟아지는 낙엽을 정리하는건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일이고 너무 지저분해 보여 짜증도 난다.

예전에 그나마 한 살이라도 젊은 시절에는 자주 마당을 쓸고 정원 관리를 하던 할머니도 이제는 거의 체력이 안되어 집안에서 쉬거나 누워 지내시는 상황인지라 가끔 방문할 때마다 차고 안쪽을 청소하고 뒷마당 앞마당에 쌓인 낙엽을 청소해 드린다. 앞서 밝혔듯이 내가 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매달 차고 사용료를 낼 수는 없으니 그렇게라도 해서 도움을 드리려는 의도다.

때로는 입맛이 없거나 속이 불편할 때가 있다 하여 사골곰탕이나(포장제품) 초코파이 등의 간식을 사가기도 한다. 한국에 혼자 계시는 어머니 생각을 해서라도, 누군가가 내 부모에게 좀 더 잘 대해주면 고마운 일 아니겠나 싶어, 할머니에게 가끔 먹을만한 것을 사드리는데 다행히 초코파이를 아주 좋아하시는 듯. 곰탕은 뼈에 좋다 하여 예전 무릎이 부러진 경험도 있고 얼마전 미끄러져 넘어져 허리를 다친 할머니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가져다 드리지만(햇반과 함께) 사실 사골곰탕이 뼈에 도움이 된다는 입으로 전해지는 내용이라 장담은 못하겠다.

지난번에는 마당 쓸고 정리해줘서 고맙다고 선뜻 돈을 내미신다. 흠… 이러면 내 성의가 오히려 반감되는데? 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만, 앞서 밝힌대로 내가 차고를 빌려쓰는 대신에 뭔가 보답을 하는 일인데, 할머니는 내가 돕는 일을 늘 고맙다며 용돈으로 대신하신다. 물론 그 돈은 간단한 먹거리를 사는데 보태기는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흘렀다. 호주에 온지 1년만에 그 동네로 이사를 했었고 엄한 이웃 할머니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둘째의 나이만큼이나 오랜 이웃으로 남은 분이니. 그렇게 인생의 한 쪽이 채워져가며 호주에서의 삶이 흐른다. 많지는 않지만 호주에 와서 여러 사람을 만나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다 좋은 분들 덕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따뜻한 하루의 이야기다. *

호주에서는 주택에 외부로 출입하는 문이 여러개 있고, 특히 현관문이 아닌 경우 출입이 많지 않지만 윗쪽에 빗물받이나 지붕이 없어서 비가 들이치는 일이 흔하다. 현관은 보통 출입을 위해 지붕이나 짧은 가림막이 있지만 다른 문은 아무 것도 없어서 비가 들이친다. 이 때 문이 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래쪽으로 비가 들이쳐 실내로 새어들어오게 되니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하드웨어 전문점, 예를 들어 버닝스에 가면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이 있고, 용도와 상황, 크기 등에 따라 적당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꼭 비가 들이치는 경우가 아니라도 문 하단에 틈이 많아서 먼지나 벌레가 들어올 수 있다면 이를 막을 수도 있고 소음이나 바람이 있어도 충분히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문을 닫을 때 이 실링(sealing)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게 하려면 닫히는 부분에 작은 부품을 대어 실링을 눌러주는 제품을 쓰면 좋다. 지난번 레노베이션을 했던 1층의 욕실(세탁실) 문은 거의 쓸 일이 없지만 얼마 전 비가 심하게 오고 들이칠 때 안쪽으로 물이 새어 들어왔다. 문제는 문 하단에 약간의 턱이 있지만 바람과 비가 너무 심하게 들이쳐서 이를 넘어 안쪽으로 물이 샌 것이니, 아예 틈이 없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링을 구입하면 길이가 아주 길고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제품은 안쪽으로 스프링이 있어 눌러지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정중앙 부분을 기준으로 양쪽에 길이를 재어 필요한 만큼을 자른다. 문을 닫았을 때의 양쪽 길이에 맞도록 정확하게(적어도 1mm 정도 짧게) 잘라낸다. 그리고 완전히 눌러졌을 때 기준으로 문 하단이 모두 가려지도록 맞춘 후 가운데부터 좌우로 이동하며 못을 박으면 된다. 마지막에는 닫히는 부분 앞쪽에 실링이 완전히 눌러지게 부품을 고정시키면 작업 끝. 이렇게 해주면 비가 세게 들이쳐도 더이상 실내로 유입되지 않으니 유용하다.

이미 문 하단에 문턱을 높게 해둔 상태라 더이상의 부품이나 다른 장치는 필요하지 않지만, 문을 자주 여닫고 먼지나 바람이 걱정되면 문 하단에 보조 자치를 덧대어 먼지나 벌레 유입까지 차단하도록 되어 있는 종류도 있으므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며 그동안 참아왔던 많은 사람들이 “남은 동전을 긁어서 이자를 지불할” 정도에 이르렀다는 뉴스가 보인다. 호주 경기는 몇년 전(물가 급등 및 금리 인상)부터 침체가 시작되어 올해, 특히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는 본격 불황 및 침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오랫동안 일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적지 않은 돈에 대해서 “비싸다” “부담이다”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전화 호출 수도 줄었지만 직접 일로 연결되는 비율도 낮아졌으며 집을 구입한 후의 여러 가지 일을 해달라는 의뢰는 거의 끊긴지 오래다. 이는 나의 문제 뿐 아니라 전반적인 호주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대비 호주 부동산의 큰 변화는 없고 약간의 침체 및 소폭 하락 정도에 그치지만 실질적 데이터(지역별)는 또 다른 듯 하다. 아래 링크에 의하면 각 지역별 현황을 볼 수 있는데, 내 집의 경우 5년 동안 무려 90% 이상의 상승이 있었고 작년 대비 3.7% 하락으로 나오고 바로 옆 동네 바닷가는 올해도 강세를 보여 4% 이상의 상승 추세다. NSW의 유명한 카슬힐 지역도 작년 대비로는 10% 이상 하락했지만, 여전히 중간 값이 250만불을 넘으니, 지금의 하락이 대기 매수자에게 크게 유리한 것은 아닐 듯 싶다.

https://www.realestate.com.au/news/australias-golden-neighbourhoods-the-suburbs-where-buyer-demand-is-surging/

최근에 우리는 대출 은행을 바꾸며 이자율을 약간 낮출 수 있었는데 대출금이 워낙 크다 보니 월별 적지 않은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전략은 다음 대출 변경(refinance)을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몰라 이번에 하면서 약간의 탑업(top up)을 했고 물론 그 돈을 쓰지는 않고 통장에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환금은 커졌지만(예를 들어 50만 대출했다 100만으로 바꾸면 상환금은 커지지만 통장에 추가 50만이 들어 있다면 실제 이자는 같은 수준이 유지되고 원금을 더 갚게 됨) 원금을 갚는 비율이 높아져 실질적 손해는 아니다.

내년경에나 추가로 레노베이션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대출을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고 또 부동산 침체나 하락기에는 가치 평가가 낮아져 탑업도 어려워지므로 이번 기회에 미리 탑업을 해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처음 대출을 받으면서 우리는 당시의 기준 금리 4.10%가 거의 꼭지일거라 생각했고 앞으로 이자가 낮아질 때까지 최대 1% 정도의 상승은 버틸 수 있을거라는 한계치를 설정하고 진행했다. 물론 통장은 바닥이고 매월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이자로 인한 적자가 아닌 다른 개인적 사유에 의한 것이니, 비록 현재의 이자와 원금을 합한 상환금이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될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1%까지는 견뎌보자고 했고 그 후 0.25%가 한번 올라서 더 부담이 커졌지만 호주 경제 상황에서 더 높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제 마지막 고비를 버티며 지나는 중이라 생각한다.

수입이 고정된 많은 이들에게 있어 월 1000불이 아닌 100불의 추가 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의 노동당 정부는 생활비 물가 인상에 대한 다양한 비난을 받고 있으며(물가 조절 및 완화 실패) RBA 수장 역시 자기 주관대로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두고 독립적인 잣대로 가고 있지만, 역시 초기에 금리를 더 높여 확실하게 잡지 않고 뜨뜻 미지근하게 올리다 그만둔 상태에서 부동산과 물가 등 모든 상황이 금리와 무관하게 흐르도록 방관 후에 애매한 시점에 수장을 맡게 되어 “이론적으로는” 금리만으로 물가 상황을 안정세에 두겠다는 고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요청은, 현재 호주 경제 상황에 있어 방관하고 있기에는 부담이 커지는 시점이다. 과연 그녀는 연초에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나는 2022년에 금리를 올릴 때 왜 미국을 넘지 않고 중간에 그만두었는지 의문이었다. 호주는 늘 금리에 있어서는 느린 행보를 보였고 이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덜어 주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부담이 되어버린 셈이다. 금리를 더 높였으면 아마도 나는 집을 사기 힘들었겠지만 부동산은 2022년 이후 급격하게 식었을 것이고 불황은 더 일찍 고착화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일에 대한 평가는 의미가 없겠고, 앞으로의 호주 경제, 아니 세계 경제는 미국 대통령의 등장, 애매하게 자리하는 물가 지수, 고점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금리, 부자는 더 부유해지고 빈자는 더 가난해질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끝을 보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결론, 지금은 어렵지만 버텨야 할 시기이고 투자로 보자면 팔 때가 아니라 사야할 시기인 듯 싶다. 물론 나는 거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

차를 타다 중고로 팔고 다른 차를 사거나 새차를 구입하고자 하는 때가 있다. 차를 파는 방법이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개인간 거래를 하거나 아니면 중고차를 매입하는 딜러에게 파는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만약 딜러에게 차를 판다면 거의 반값 정도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좋다. 물론 차를 파는 복잡하고 귀찮은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니 그 수고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외부 손상 등이 있을 경우 그만큼 더 가치가 떨어지니, 시장가에 비해 딱 절반만 정확히 주는 것도 아니라, 어떻게 보면 너무 헐값이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전에 구입해서 쓰던 2014년 골프가 특별히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중고차 냄새도 나고 하부가 약간 덜컥거리는 느낌이 나서, 기회가 되면(?) 신형으로 바꾸거나 다른 차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중고 시세를 감정받아 보았다. 놀랍게도 가치는 다음 사진 참고… @.@

몇년 전의 중고차 시세 급등 사태 이후 최근에는 어느 정도 폭발적 시세 급등은 없지만 이미 물가는 오를대로 올라버린 상태라, 여전히 중고차의 시세는 높기만 하고, 꼭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신차의 시세는 엄청나게 올랐다. 예를 들어 27000불 하던 작업용 차는 2024년형 기준으로 42000불이나 하고 5년 반을 탄 내 차를 지금 팔아도 16000불은 받을 수 있는게 현재 시세니, 물가 상승은 전세계적인 추세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2014년 골프의 시세는? 대략 11만km 정도 주행한 것을 기준으로 개인 거래 시세는 보통 10000~15000 정도다. 그런데 인터넷 시세는 위와 같으니 딜러는 정확히 “절반” 정도에 인수해서 대충 손을 본 후에 수익을 남기고 되판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몇 번 중고차를 사보았고 또 지인이나 이웃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중고차를 대신 팔아주었지만, 중고차를 사고파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개인간 거래인 듯 하다. 어차피 차라는 것이 돈만 지불하고 거래하는게 아니라 정확한 상태를 보고 가능하면 운전도 해봐야 하는 것이니, 즉 직접 발품을 팔아 시간내어 확인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니, 중고 매매를 위한 까페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거래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인기있는 작업용 픽업트럭인 포드 Ford의 레인저 Ranger는 이것저것 옵션을 붙이면 거의 10만불에 가까운 가격이 나온다. 예전같으면 보통의 차량들이 5-6만불대, 10만불 수준의 차는 아주 고급이었는데 오히려 독일 고급차들이 저렴하게 보이는 시기가 되었으니, 처음 차를 구입할 때의 가격이 38000이었고 그 당시 5만불대 차를 살 정도의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이제 조금 비싼 차는 10만불이나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그 사이에 물가가 많이 오른 셈이다.

이런 시기에 조금이라도 더 시세를 제대로 인정받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딜러가 아닌 개인간 거래 혹은 소개를 통해 거래하는 것을 권한다. 적당한 수고비를 받는 수준이 아니라 엄청나게 가격을 후려쳐서(!) 거래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지만 판매 후에 특별히 책임지는 것도 아니니 참 필요하면서도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직업의 특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려나… @.@ *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드라이버 비트가 필요할 때가 있다. 별모양 렌치나 육각 비트는 가장 흔히 쓰이는 것들이지만 크기가 안 맞거나 꼭 필요한 것이 없는 경우도 생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비트를 모은 팩을 하나 사서 들고 다니는 것이지만 이것도 그 중 하나를 잃어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많은 비트를 모은 제품일수록 가격이 더 비싸져서 그리 효율적이지도 않다. 심지어 알리를 뒤져봐도 100개 이상의 비트 모음은 꽤나 비싼 가격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 조금 알려진 것으로 자케미 비트 모음이 있어 하나 구해 보았다. 알리 대비로도 가격이 적당한 편이고 호주 기준으로는 매우 괜찮은 가격이다. 미리 밝히지만, 단점이라면 임팩트 드라이버 등에 쓰는 굵기가 아니라 자체 손잡이를 써야 해서 호환성이 좀 떨어진다. 강하게 체결된 것을 풀어내는 용도가 아니라면 적당히 쓸 수 있지만 센 힘이 필요할 때는 곤란할 수 있다. 이 점 참고해서, 비트 모음을 구입할 때는 임팩트 등에도 물려쓸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100개 이상의 비트 모음은 정말 다양한 것들이, 여러 크기별로 들어 있다. 특히 육각 비트는 애매하게 안 맞거나 필요한 크기가 없거나 자주 쓰는 것을 잃어버리거나 하므로 잘 관리하는게 좋다. 마감 품질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게다가 핸드폰을 열거나 하는 소형 드라이버와 흡착판도 있어 미세한 작업을 위한 공구라고 봐야겠다.

비트 모음이나 렌치 소켓 헤드를 구입하는 요령은,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가능한 많은 종류가 들어 있는 것으로 구입하기를 권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써보면 딱 필요하거나 애매한 크기 등으로 다른 종류를 사야할 때가 있기 때문이니, 특히 비트 모음을 구입할 때는 많은 비트 종류가 크기별로 준비된 제품이면 좋다.

비트 모음을 들고 다닐 때 흔히 발생하는 상황은 내용물이 마구 쏟아지고 뒤섞이는 경우인데 비트를 꺼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단단하게 붙어 있으니 덜 꽂고 일부러 뒤섞지 않는한 그런 염려는 없어 보인다. 굳이 단점을 꼬집자면 임팩트용의 굵은 비트가 아니라 전용의 가는 비트라 상당히 약해 보인다는(?) 것.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내구성이 강할지는 몇년 써봐야 하는 일이니 알 수가 없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건설 현장 등의 거친 곳이 아닌 미세한 작업 위주의 제품으로 보이니, 같은 구성에 임팩트용 비트 모음이 있다면 훨씬 더 유용할 듯 싶다. 제품의 구성과 마감 품질, 포장 상태와 케이스 등은 모두 적당해 보이고 가격 대비로는 훌륭하다. *

집을 구하고 가족들이 이사를 한 지도 벌써 시간이 꽤 지나, 작년부터 시드니 브리즈번을 오간 회수만 10번이 넘었다. 한번 가는 거리가 900km를 넘으니 대략 한번 방문에 2000km를 타는 셈이고, 1년 동안 2만km 이상을 탔다는 뜻이다. 워낙 운전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다는 것도 느낀다.

처음 고속도를 탄 2019년에는 가로등 없는 호주의 길이 부담스럽고 힘들었지만 몇번 오가니 대략적인 지리와 상태를 알게 되어 수월해졌고, 좀 더 지나니 체력적으로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다. 차가 적은 이른 시간을 택해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 점심 즈음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9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중간에 1-2번 주유를 하고 잠시 쉬는 것을 제외하면 긴 시간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지루한 운전은 적당한 시간과 거리를 끊어서 생각하면 부담이 덜하다. 시드니에서 3시간 거리에는 나비악 Naviac이라는 휴게소가 있고, 이곳까지는 어두운 밤길을 달린다. 비교적 차와 가로등이 중간중간 있고 산악 지형으로만 이루어진 한 시간 정도의 센트럴 코스트, 3차선에서 2차선으로 바뀌며 약간 지루해지는 한 시간 밤 거리의 뉴카슬을 지나면 3시간 거리에 도착할 때까지는 지루한 산악 지대를 지나야 한다.

시드니에서 5시간 거리에 있는 콥스하버 Coffs Habour는 바다에 인접한 저지대로, 비교적 큰 도시다. 새벽 2시에 떠나면 대략 7시경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주유를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중간에 작은 강과 평지, 언덕을 모두 지나지면 밤길 어두운 운전이라 속도를 규정대로 지키면서 조금 지루하게 두 시간 정도 더 운전해야 하는 셈이다.

남은 4시간은 두 시간 정도의 다시 지루한 산악 지형과 서서히 바다에 인접한 동네에 가까워지며 차와 사람이 늘고, 해가 뜨며 도로가 보이니 속도를 높이게 된다. NSW와 QLD의 경계선을 지나면 한 시간 정도 더 달려 브리즈번에 도착한다. 콥스하버 이후부터는 늘어난 차들로 운전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콥스하버에서 한번 주유하면 도착까지는 더 이상 주유하지 않아도 된다.

새벽길을 오가면 안개가 많이 낀 지역을 접하게 되는데 미등도 켜지 않고 운전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심하게 안개가 낀 곳은 미등을 켜도 보이지 않으니 아무 것도 켜지 않은 운전자는 타인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인지… 밤길 고속 운전은 정말 힘들고 위험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해가 뜨는 풍경과 넓은 호주의 경치를 둘러보며 운전하면 조금 위로가 된다.

자동차로 오가면 주유비만 대략 280-300불 정도가 드니, 비행기로 오가는 것보다 오히려 비싼 셈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고 비용도 절대로 싸지 않은 직접 운전을 택한 이유는, 그래도 원한다면 중간에 언제든 쉴 수가 있고 필요한 짐을 원하는대로 싣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비행기를 이용하면 공항까지의 이동 시간과 미리 가야 하는 대기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대략 4-5시간 정도가 드니, 운전시의 10시간에 비하면 짧지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가서도 일을 해야 할 수 있어 이제 자가 운전은 필수가 되어 버렸다. @.@

한달에 한번 정도 방문하던 일정을 바꿔 이제 조금씩 광고를 하고 구글을 통해서도 현지인들 문의나 요청이 오고 있어 3주에 한번으로 바꾸는 중이다. 나중에 더 바빠지면 2주 단위(1주는 시드니 1주는 브리즈번)로 바꿨다가 아예 반대로 브리즈번에서 주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사실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기도 하고.

몸이 안 좋아 쉬는 겸해서 집에 들렀다 돌아왔다. 이제 1년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특별한 계획을 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기대한대로 잘 될지 모르겠다. 모든 일은 기대와 희망만으로 되지 않고 그에 따른 노력과 과정이 필요한 것이니,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또 한 주를 시작해야 할 듯. *

오래써서 낡은 자동차 리모트 쉘을 교체하는 일이다. 보통 버튼을 누르는 부분이 고무로 되어 있거나 플라스틱이 쉽게 깨지거나 해서 제대로 동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이 때 교체하거나 수리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결국 내부 기판의 버튼 부품이 떨어지거나 손상되어 리모컨 전체를 못 쓰게 된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낡은 상태라면 미리 케이스(영어로는 쉘, shell)를 교체하거나 적어도 버튼 부분만이라도 수리해야 한다.

자동차 관련 일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세상에 너무도 다양한 자동차 회사와 차종, 연식에 따른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IT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기 바쁘다고 하는데, 이 자동차 분야도 비슷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칩(chip)이 새로 바뀌고 복제 기술이 달라지며, 다양한 회사의 차종 연식에 따라 다른 모양의, 다른 구조의 리모트와 열쇠가 쓰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적어도 1990년대부터 다룬다면 수백종 이상의 재료와 부품, 그리고 자동차 열쇠를 만드는 경우라면 다양한 경험과 장비, 그에 따른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자동차 쉘 중에서 흔히 쓰이는 것들 몇가지는 재고로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현대 기아 전용 3버튼 모델이다. 고객이 두 개의 리모컨을 쓰고 있는데 모두 손상되어 교체 원한다 해서 작업해 주었다. 이 리모트 쉘을 교체하는 것은 간단한 공구와 장비가 있다면 직접 할 수도 있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어 정리해 본다.

먼저, 정품과 비품(aftermarket)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똑같지 않다. 정품 회사에서 소송 등을 진행할 수 있어, 비품 회사는 똑같은 모양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내부가 약간 다르게 제조하고 현대 등의 스티커나 상표를 붙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열쇠 날)를 연결하는 부분에 스프링이 들어가는데 이 구조도 약간 다르고, 리모컨 기판을 얹는 플라스틱의 내부도 약간 다르다. 전반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는 것. 열쇠 날 부분을 그대로 옮겨서 쓸 수 있다면 더 편하겠지만, 끝 부분(스프링 넣는 구조)이 달라서 그냥 열쇠를 새로 깎아서 넣는게 좋고, 그렇다면 전용 장비가 있어야 하니 개인이 직접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험이 없다면 폴딩형(접이형, 영어로 flip) 스프링을 장착하는 일도 쉽지 않다. 반대 방향으로 2바퀴 이상을 돌려서 끼워야 하는데 이 돌리는 과정에서 스프링이 빠지거나 다른 부품이 튀어 약간 짜증나는 일이 생긴다. 원본에서 칩을 꺼내서 옮기는 과정에서도 칩 주변의 플라스틱을 잘 제거하고 조심해서 꺼내야 한다. 칩에 손상이 생기면 시동이 걸리지 않으니 주의.

전체적으로는, (1) 배터리 커버를 연다 (2) 배터리 제거 후 전체 케이스를 연다. 일자 드라이버로 돌아가며 힘을 주는게 유리 (3) 기판을 꺼내어 새 부품에 끼운다 (4) 블레이드 부분과 스프링을 잘 조절해서 넣는다 (5)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서 전체 커버를 덮는다 (6) 배터리 넣고 커버 덮는다 (7) 열쇠를 다시 깎으면 완료.

지난주에는 연이어 자동차 관련 일들이 좀 있었다. 새로운 리모컨 제작, 닳아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열쇠 다시 만들기, 그리고 리모컨 케이스(쉘) 교체 등이다. 집 근처에 사는 고객 요청에 따라 두 개의 기아 리모트 쉘을 교체하고 시동이 걸리는지, 열쇠가 잘 맞는지, 리모컨이 동작하는지 확인 후 작업 완료. *

아주 오랜만에 좀 아팠던 며칠 전의 새벽이었다. 보통은 저녁을 급하게 먹고 소화도 되기 전에 침대에 엎드려 있다가 잠이 들곤 하면 체한 듯이 아프면서 토하는 일이 반복되곤 했는데, 그래도 이사를 하고 나서 여기로 들어오고는 바로 잠드는 일은 없고 중간에 일을 다시 나가거나 아예 일찍 저녁을 먹고 이것저것 둘러보다 자게 되어 한동안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그 날도 평소와 같이 일찍 먹고 잘 쉬다가 충분히 소화를 시키고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엄청난 두통과 함께 괴로운 시간의 시작, 처음으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구토와 함께 위액이 나오며 몇 번 토한 후에야(당연히 소화가 다 되어 나오는 것도 없음 @.@) 조금 진정이 되었다.

가족들을 보내고 혼자 살게 된지 10개월 정도가 지났다. 시간이 너무 빨라, 일이 바쁜게 아니라 이것저것 챙기며 사는 일상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벌써 2024년의 끝자락에 다가서는 중이다. 일은 일대로 (불황속에서도) 꾸준하게는 진행중이고, 그쪽에서도 뭔가 일을 진행해야 하기에 양쪽을 오가며 일과 가정에 집중하느라 더 바쁜 2024년이었던 것 같다. 혹자는 혼자만의 일상이 자유를 되찾은 행복한 시간일거라 생각하겠지만, 역시 혼자 지내 보니 일에 주로 집중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일을 제외하고는 취미없는 인생의 외로움이라든지 특히 먹거리를 챙기는 일은 쉽지 않은데다 그 구두쇠 정신이 발휘되어 돈을 쓰지 않으니 부실한 먹거리가 이제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지난번에는 지인과 함께 일식집을 방문했는데 혼자 살게 된 후 그렇게 많은 야채를 한번에 먹은건 처음인 듯 하다. 평소에 야채를 많이 챙겨먹으면 좋겠지만 지금 지내는 곳이 부엌을 오래 쓰기도 불편하고 식기를 따로 둘 곳도 마땅치 않아 아예 사지를 않고 있는데, 과일이라고 해봐야 사과 몇 개 사다 먹는게 전부이니 이렇게 하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전 인류가 행복할 듯 싶다. 소문이나 기대만큼은 맛이 좋은 집은 아니었다는 개인적 소감…

오래전의 어린 시절엔 아예 튀김류를 먹지 않았으니 지금에 와서 맥도날드나 KFC에 종종 들르는 것을 누군가는 내가 그것을 좋아한다고 표현하지만, 실은 매번 간단하게 챙겨먹는 일상이 지겨워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특별한 외식으로 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면 식당에 가서 뭔가를 사먹으면 되지 않겠냐고? 식비가 너무 올라 많이 부담스럽고 혼자서 가는 것도 불편하고 해서 식당은 지인을 만나거나 해서 뭔가 행사(?)가 있을 때만 가는 곳이다.

주거비를 포함하여 식비 등을 합해 한 달에 개인적으로 드는 비용을 최소 수준으로 맞추려고 한다. 사실 그렇게까지 살아야 할 이유는 없고 누구도 내게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지는 않지만 당분간은 그렇게 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이유는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온 습관인지라 당분간은 그렇게 산다. 지내다 보면 또 뭐든 계기가 있고 변화가 있을 것이니.

집에 가는 회수를 늘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도 광범위한 계획이라 계획조차 세울 수 없는 미래와 일, 가족에 대한 부분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조금씩의 변화와 노력을 하다 보면 그 끝에는 달라진 내일이 있지 않을까. 실은 우리가 살아온 오늘의 시간도 그렇게 준비된 어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 *

하는 일이 경찰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찰 관련 전화가 오면 최대한 친절하게 받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 여러 번의 전화를 받았지만 대부분은 간단히 “도울 형편이 안된다”고 끊었지만 어제는 처음으로 제법 긴 시간 통화를 했다. 통화의 요지는, 경찰 단체 지원을 위해 모금을 하는데 몇 가지 종류가 있으니 그 중에서 형편에 맞는 항목을 선택하고, 지불은 한번에 아니고 매 주 단위로도 가능하니 부담없이 할 수 있다는 것.

바쁘지는 않지만 길게 통화하는 것도 불편하여 대충 듣고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니 이메일로 연락달라고 하고 끊었다. 모든 광고나 홍보 전화가 그렇듯이 대략적인 설명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것이기에, 한 50불 정도면 그냥 후원이라 생각하고 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한 내용을 보니 경찰 (경력자) 스포츠 단체 행사가 있고 거기에 (아마도) 일부분을 할애하여 광고를 실어 주겠다는 내용인 듯. 이는 얼마전의 클럽 사건과도 유사한 사례다.

얼마전에 블번 집 근처 클럽에서 전화가 와서 거기 행사를 맡고 있는 업체인데 컵받침에 광고를 싣고 500개 조건으로 일부를 지불하겠냐고 연락이 와서 좀 고민하다 포기한 적이 있다. 물론 지역에 내 광고를 실으면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차라리 그 비용이면 꾸준하게 광고를 낼 수 있는 방법이 낫지, 소비성 물품이나 상품을 판매하는게 아닌 나로서는 아무리 큰 행사라도 일회성 광고는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업체는 매우 예의바르고 신사적이어서 다음에 필요하면 연락하기로 했다는 정도?

이메일에는 자세한 내용 없이 럭비 클럽에서 2월경 행사를 하는데 거기에 550불을 내는 것으로 가장 낮은 비용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컵받침이라든지 뭔가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덧붙여서 이를 대행하는 업체 이름과 함께 담당자(통화한 자)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물론 이는 스캠이 아니고 정식으로 이루어지는 행사와 마케팅 대행사의 업무겠지만 일단은 비용이 생각보다 너무 높고(550불이 무슨 껌값도 아니고) 구체적 내용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그냥 취소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잠시 후 전화가 온다.

부담이 되지 않는 방법으로 지불할 수도 있다며 설득하려길래 마침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니 대뜸 그냥 끊는다. 이런 매너없는 X… @.@ 이런 정도의 예의도 안 지키는 이가 마케팅 직원이라면 사실 그 회사는 볼 것도 없다. 구글링을 해보니 내게만 그런게 아니라 제법 오랫동안 그 회사가 경찰 단체 지원 등을 운운하며 영업을 해온 듯 하다. 레딧reddit에는 대부분의 비용이 영업직 수당으로 나가지 실제 해당 단체에는 도움이 하나도 안되니 절대로 하지 말라는 권고 사항까지 나온다.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일까?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하면서 다양한 마케팅과 영업 방식이 나오고 있다. 거기에 스캠까지 더해져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파악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언젠가 일하러 갔더니 남을 잘 못 믿고 집안 곳곳에 카메라와 잠금 장치를 하는 중국 고객은 내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일하면서 거의 겪지 않는 일이다. 어떤 할머니는 은행으로 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이름과 계좌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꼼꼼하게 확인했다(이름을 변경한 탓). 그만큼 세상이 흉흉하고 가짜 허위 정보가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오래전, 처음으로 해본 아르바이트는 대학에서 출간된 책(전집)을 판매하는 사무실에서 배달을 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그 책이 대학에서 출판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전화로 영업을 하는 상사는 그 대학 출신 졸업생들 특히 대기업 위주 과장 부장 이사 명단을 가지고 “대학 후배입니다 책이 나왔습니다”하는 식으로 일단 책을 보낸 후 결제를 기다렸고 거절된 경우 다시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직위의 권한을 틈새로 이용하여 아마도 “교양비” 정도로 기업에게 해당 책을 팔아 수수료를 챙기는 일을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 당시에도 참 특이한 틈새 시장도 있구나 싶었지만(당시 유명한 기업들 건물을 다 다녔고 그 때 부장 이사로 있던 이들이 사장을 거쳐 퇴직함) 융통성없는 나의 두뇌로는 “출신 대학이 아닌”데 마치 사실인양 영업하는 것이 많이 껄끄러웠던게 사실이다.

법적으로든 공식적으로든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정말 그들을 돕고 싶다면 최소한 실제로 도우면서 영업에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 그리고 좀 더 예의있게 일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길게 통화를 해주는 일은 없겠지만 또하나의 좋은 경험을 전해준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경찰을 돕는 행사”라는 말이면, 그냥 끊어라… 그런거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