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다 보면 수십년 이상 주택은 물론 훨씬 더 오래된 곳들도 만나게 된다. 특히 관련 일을 하는 내 경우에 있어 십여년 동안 한번도 본적이 없는 잠금 장치를 가끔씩 만나게 되니, 전세계의 다양한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집을 팔기 전에 오래된 잠금 장치를 그럴듯한 것으로 바꾸고자 하는 고객의 요청이 있었다. 기존의 것은 한쪽 문이 크고 다른 쪽 문이 작은 이중문에 달린(이런 문 형태도 흔하지 않다, 보통은 양쪽 같은 크기) 모티스다. 모티스 mortice라고 하면 블로그에서 수십번 언급했던, 문 옆면을 파고 넣는 형태의 잠금 장치다. 장점이라면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고(제품에 따라) 옆면에 위치해 있어 보안성이 확실하다는 점, 단점은 일단 고장나면 골치가 아프다는(접근성이 없음) 것. 특히 오래된 이 모티스는 문 모서리부터의 간격(backset)이 요즘 쓰이는 표준이 아니라 더 문제다. 같은 제품은 절대 구할 수 없고 다른 형태로 바꿔야 한다.

다행히 페인트를 다시 진행중이라 구멍과 색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하여, 고객이 직접 원하는 제품을 결정하면 설치만 도와주기로 했다. 하루 종일 여러번 전화를 해오며(하필 아주 바쁜 날 @.@) 이것저것 묻던 고객은, 처음에는 간단한 손잡이에서 시작하여 전자식 디지털도어록, 마지막으로는 어차피 팔 예정이라 저렴하면서도 좀 있어 보이는(?) 제품을 설치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구입한 제품은 화려한 금색이지만 실제 품질은 별로인…

양문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일은 쉽지 않다. 옆면이 평평하지 않고 높이가 달라(양쪽문이 닫히면서 벌레나 먼지 방지, 밖에서 안 보이게 하는 역할) 구멍을 뚫을 때에도 한쪽을 먼저 파서 높이를 맞추고 다른 쪽을 같이 작업해야 하는 등, 같은 조건의 단문에 비해 두번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반대쪽 스트라이커도 마찬가지.

한 제품이 볼트와 래치 두 가지로 결합된 상품이나 아래위 구멍을 내고 옆면을 파고 스트라이커를 완료하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래도 해놓고 나니 그럴듯해 보인다. 기존에 있던 구멍과 상처는 페인트 과정에서 처리하기로 했고 아마도 작업이 끝나고 나면 훨씬 더 보기 좋을 듯. *

전동 공구를 쓰거나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소식, 같은 공구를 팔아도 더 저렴하게 더 좋은 조건으로, 보증 서비스도 확실하게 처리해주는 버닝스 Bunnings에서 4일간의 반짝 세일 광고물을 보내왔다. 이메일로 온 것이라 아무에게나 전달되지는 않았겠지만 실제 매장을 방문하면 혜택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보통 판매하는 소비자 가격에서 약간의 추가 할인이 주어지는 것이 파워패스 PowerPass 가격인데(기능공 등 직접을 위한 할인가) 세일가는 이것보다 더 저렴한 것이 일반적으로,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좋은 가격이다. 게다가 두 품목은 정말 저렴해서 소개해 본다.

먼저 멀티툴이라고도 알려진 오실레이팅툴 Oscilliating Tool, 걸레받이 등 목공 작업을 할 때 많이 쓰이는 것으로, 단독 제품이 270불 수준인데 5A 배터리와 충전기를 포함한 가격이 256불이다. 배터리 100불을 제하면 본품을 100-120불 정도에 살 수 있다는 의미.

다음은 54V 최신형 그라인더 DCG418. 54V 6A 배터리(단독 150-200불 수준)와 충전기를 끼워주는 팩인데 단품보다 저렴하다. 단점이라면 18V 일반 그라인더인 DCG406보다 약간 무거워서 한 손으로 들기에는 부담이다. 그러나 배터리와 그라인더가 동시 필요한 사람에게는 반값 정도 수준이다. 단품, 배터리, 충전기를 각각 계산할 경우 700불 가까운 가격인데 이걸 356불에 판매중이다. 하나 사고 싶어진다는… @.@

환율이 변해서인지 전체적으로 디월트 제품들의 가격이 약간씩 떨어졌다. 54V 6A는 가장 보편적인 배터리로 단품은 150-200불, 2개 해서도 300불 이상하는 것을 현재 308불에 팔고 있고, 이걸 포함하는 이중 충전기(한번에 두개 충전 가능, 단 출력은 4A 고정)가 440불 수준인데 현재 380불에 팔고 있다. 충전기 자체는 200불대, 배터리 단독 150-200 등을 감안하면 대략 3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블로그에 여러번 올렸던 프리미엄 키트는 최신형 DCD1007과 DCF860의 최상위 조합으로 바꿔서 600불대 중반, 그러나 이걸 611불에 팔고 있다. 바로 1년 전에 직전 기종인 DCD999와 DCF850을 600불대 중반에 샀던 나로서는 좀 억울하지만(당시에는 사은품이 있어 다행) 1년만에 최신형이 나오고 가격은 그대로이니 필요한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인 듯.

이 모든 것을 애프터페이로 4회 할부로 끊으면 무려 두달동안 천천히 갚으면서 원하는 품목을 가질 수 있다. 배터리 충전이 불편해서(매번 하나씩 끼우고 다시 갈아끼우는 등) 한번에 두개를 충전하고자 구입해 보았다. 내용물은 별거 없다. 단순 포장에 54/6 배터리가 비닐에 들어 있고 충전기는 그대로 포장. 고출력이면 더 유리하겠지만 하나에 4A로 출력은 다른 기종과 같다. 한번에 4개를 충전할 수 있는 고출력 충전기는 너무 비싼데다 필요가 없어 통과…

버닝스는 많이들 찾는 공구 등을 화려하게 배치하여 구매 의욕을 높이는 중이다. 이 정도면 장사에는 도가 튼 업체라 봐야 하는데, 서비스도 호주 최고인데 매장 전시도 화려하게 바꿈으로써 전문 공구 업체 대비 확실한 고객 유입을 자랑한다. 할인 기간이 아니라도 항상 붐비는 매장, 쌓여있는 색깔별 공구 재고를 보면 안 사고 지나칠 수 없다. *

지인의 권유로 몇달 전부터 가끔씩(!) 함께 당구를 치고 있다. 당구라고 하면 할 이야기가 많기도 없기도 한데, 거의 25-30년 전에 역시 지인의 소개로 당구장에 가서 4구를 몇번 해본 경험이 전부다. 처음 시작하면 30, 칠 줄 알면 50이라는 거짓말같은 권유로 매번 50을 놓고 치다 당구비만 물린 경험이 있고, 그 후로는 연애 시절에 유행하던 포켓볼을 좀 하다 그만둔게 꽤 오래 전 이야기인데, 지인의 권유로 3구를 치게 된 것이다. 당구공이 둥글다는 것만 아는 초짜가 3구라… @.@

남들이 물으면 “돈버는게 취미”라고 할 정도로 일에만 몰두해서 산게 벌써 오래된 일인데(실제로도 일해서 돈 버는게 가장 재미있음!) 아직까지는 재미가 있다고 할 정도도 아니고 뭔가 복잡한건 딱 질색이고 귀찮아서 인터넷에 널린 동영상이나 법칙도 무시하고 그냥 느낌대로 하는 중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일단은 기본 규칙과 원칙을 익히고 나면 훨씬 더 쉬워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노는데 무슨 규칙을 외우겠냐고 절대 머리쓰기 싫어하는 본능에 따라 법칙은 배우지 않고 감각으로만 익히고 있다는 것도 실력이 늘지 않는데 한몫하고 있다.

당구라고 하면 당구대(큐)를 어떻게 잘 휘두르르냐에 절반의 기술이 담겨 있는 듯 한데, 대개는 공의 흐름을 보는 길 익히기가 가장 중요한 듯 싶지만 똑같은 길을 찾아도 공을 치는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면 절대로 원하는대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단순히 공을 치는게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회전을 주고 얼만큼의 힘을 주느냐에 따라서도 회전력이 살고 죽고 하니, 큐를 얼마나 제대로 움직이느냐에 많은 것이 걸려 있음은 사실인 듯 하다.

당구를 잘 치는 이들을 보면 안정적인 자세와 부드러운 손 움직임,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길이 뛰어나 보이는데,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초보 수준인 내 입장에서는 3구 게임으로 어느 정도 길을 배우기는 했지만 여전히 2개를 놓고 쳐도 매번 3쿠션으로 마무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취미라고 하기에도 당구를 친다고 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다. 당연히 점수가 낮으니 그간 이기고 지고(소액의 돈 내기 @.@) 해서 최종 정산은 여전히 약간 딴(!) 상황이지만, 이것도 결국 같이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게임이라 평소에는 그냥 조용히 지낸다. 진정한 애호가라면 매번 당구장에 가야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고.

언젠가 넓은 집을 사면 집 한 쪽에다 당구대를 놓고 손님이 오면 가볍게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집이 있어도 머뭇거리게 된다. 비용의 문제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꿈과 현실은 다른 이야기이기에 굳이 당구대를 들여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인들이 하나둘씩 골프를 익히고 배우는 중이다. 주위에서 골프를 하지 않는 이들이 나를 포함 딱 3명인데(아내 제외) 그 중 한 분도 슬슬 골프를 시작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소식이다. 경제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실은 중요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취미에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모든 것의 출발이 여기에 있기 때문. 돈이 없어서 라기 보다는 그걸 쓰겠다는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도, 마음의 문제라고들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자체도 결국은 현실의 문제인게 사실이다.

그래도 뭐 노력하다 보면 답이 있으리라. *

흔히 알테쉰이라 알려진 중국 기반의 대형 쇼핑몰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소규모 유통업이나 온라인 업체들은 난리가 난지 오래다. 전세계의 대부분의 공산품들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어 유통되니 중국 기반의 유통업체들이 이를 이용할 경우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고 중국 특성 답게 기존 제품들의 가짜(fake나 counterfeit)를 만들다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이베이를 벗어나 중국산 제품들의 구입이 알리(AliExpress, 이하 알리)에서 훨씬 저렴하고 유리한 것은 물론, 이제 테무 Temu나 쉐인 Shein까지 참여하여 각국의 유통망을 흔들고 있다.

알리에서 여러 제품을 구입해본 결과, 실제로 중국에서 만들어져 유통되는, 그러니까 유명 브랜드 제품이 아닌 그 자체가 원래 중국산인 제품들은 좀 더 저렴하고(수입 업체의 마진이나 기타 추가 비용이 들지 않음) 배송더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느리지 않다. 업체에 따라서 약간씩 취급하는 품목이 다른데, 내 경우는 일에 필요한 중국산 재료들은 알리를 이용하고 좀 더 빠른 처리나 가격이 비슷한 것은 이베이를 이용해 왔다.

그러나 이베이나 알리에서도 가격이 좀 비싸고 찾아보기 힘든 것은 다른 쇼핑몰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데, 우연히 테무에 들어갔다 가격이 적당해서 몇 가지 제품을 한번에 구입해 보았다. 그 이유는, 같이 구매할 경우 추가 할인 및 배송비 무료 등이 있었기 때문. 그 제품들은 자동차 핸들(steering wheel)에 끼우는 커버, 공구 가방, 그리고 아이패드 커버였다.

먼저 공구 가방. 중국에서 만들어 호주 버닝스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이 단종되었는지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40불 정도 하는데 비해, 튼튼하고 저렴한 것을 찾던 중 테무에서 한 가지 발견(실은 여러 가지 있음), 좀 더 크고 튼튼하면서도 가격이 오히려 저렴해서 구입했다. 실제 도착 후의 품질은 하드웨어 전문점인 버닝스에서 파는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닥은 플라스틱으로 덧대어져 있어 튼튼하고 크기도 좀 더 커서 여유있어 이것을 다양한 공구 넣는 가방으로 쓰기로 하고 기존 것을 다른 용도로 변경. 마음에 드는 선택이었다. 폴리느낌의 천으로 된 공구 가방에 바닥이 플라스틱으로 된 것은 보통 가격이 20-50불대로, 그 중 저렴한 것을 찾아서 구입. 나름대로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다음은 아이패드 커버. 어차피 정품이나 브랜드 제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산인 관계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 아닌 가격이다. 중국산 제품들의 품질이야 똑같고 심지어는 디자인이나 기능도 비슷하거나 같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커버는 좋은 것을 따지면 수십불 이상, 혹은 더 비싼 것도 있지만 어차피 “커버”라는 기능에 한정되기 때문에 굳이 좋은 것을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 위주로 검색. 이베이보다 알리가 약간 더 싸고, 테무를 뒤져보니 몇 불이 더 싸다. 물가가 오르면서 10불 이하에 팔던 싸구려 커버를 더이상 찾기 어려운 상태인데 다행히 10불 언저리에서 하나를 발견 후 주문. 품질과 디자인이 싸구려지만, 어차피 집에서 쓰는 용도로 새 제품에 만족한다. 굳이 몇 불(비율로는 몇십 %) 더 주고 이베이 등에서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핸들 커버. 차를 구매하면서 싸구려를 사서 끼웠지만 5년 이상 쓰다 보니 햇빛에 노출 및 더러워져서 갈라지고 헐거워진다(처음에는 딱 맞지만 오래 되면 늘어지면서 핸들에 맞지 않고 헐거워짐). 테무를 뒤져 제법 보기 좋게 나온 제품을 단 몇 불에 주문, 배송 후 씨워보니 크기는 딱 맞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핸들 커버라기 보다는 천(인조 가죽이자 비닐)을 덧씌우는 개념이다. 어느 정도의 두께가 있고 딱딱해야 하는데 그냥 비닐 한 겹을 댄 것 같은 느낌이라 매우 얇고 쉽게 움직이며 조금마 햇빛을 오래쬐어도 녹아서 늘어질 것 같은, 그러니까 싸구려 의자 커버 등의 느낌이 나는 매우 얇은 재질이다. 게다가 옆에 붙인 고무 부분이 넓어서 보기도 흉하다. 제품 사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1000% 싸구려 느낌이 강렬하게 퍼져 나온다. 기대 목표는 2-3년, 과연 그렇게 오래 쓸 수 있을까?

테무는 알리와 비슷하게 애프터페이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편의성과 빠른 배송을 갖추었다. 한국에서 항공 배송을 해도 일주일 정도가 걸려서 오는데, 집에까지 배송해주면서 배송비 무료라면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베이는 물론이고 알리에서도 볼 수 있는 제품의 품질과 허위 정보 수준은 심각하다 할 수 있겠다. 많은 이용 후기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이 실제와 너무 다르고 조잡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뽑기 운이 필요하고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하는 주의가 필요한 쇼핑몰이라는 것이다. 공구 가방에서 만족스러웠던 느낌은(어차피 아이패드 커버는 중국산이라 아예 기대를 안함) 핸들 커버에서 확 떨어진다. 핸들(steering wheel)에 비닐을 씌워 다니는 느낌은 실제로 써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 단단하게 손에 착 감겨 돌아가지 않고 헐렁하게 미끄럽게 얇은 비닐 위에 손을 얹고 돌리는 느낌이란… @.@

다시 보자 구매 결정 전… 그러나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다음에는 좀 더 찾아본 후에 구매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절대 사진과 설명만 믿지 말 것! *

작년에 계약 후 1층은 타일 2층은 카텟 바닥이라 입주 전에 마루 바닥을 공사하기로 하고 3개월 정도 마루 및 기타 공사를 진행했었는데, 약간의 매끄럽지 못한 과정이 있었지만 어쨌든 일은 잘 마쳤다. 입주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마루 바닥에 틈이 생긴 것을 발견, 한 차례 서비스를 요청했었고 그럼에도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아 다시 직접 손을 보기로 했다.

마루 바닥은 요즘 깔끔한 바닥과 쉬운 관리 등을 위해 많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 종류도 여러가지이고 특히 색깔이 매우 다양해서 실제로 보는 것과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보는 것은 너무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매장이나 전시장에 들러 색을 확인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경험이 많은 이를 통해 진행하는 것이 좋고 특히 구석 부분과 연결 부위의 문제가 없도록 확인해야 한다. 걸레받이(스커팅 보드) 부분을 깨먹거나 제대로 공사 마무리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일정 부분에 흠집을 남기거나 연결 부위에 틈이 생겨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업체의 말로는 날씨와 기온에 따라 바닥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데 내 경우는 그 틈새가 5군데나 되니 이건 단순히 기온차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흡한 마무리다. 애초에 연결해서 작업할 때 제대로 밀착시키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렇게 생긴 틈새를 업체에서 실리콘(비슷한 색)으로 작업해 주었지만 문제는 이 실리콘이 마르고 나면 약간 줄어들면서 다시 틈이 생기고 또 실리콘이다 보니 시간이 조금 지나면 청소기 등에 닿아서 닳거나 뒤틀리는 문제가 생겼다. 다시 작업하기로 결정하고 비슷한 색의 다른 실리콘을 사서 발라 보았지만 같은 결과다. 실리콘은 마르고 나면 고무 재질과 같아서 방수 등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틈새를 메우는데 부족한 특징이 있다.

버닝스를 둘러보니 마루 바닥 전용으로 쓰는 재료가 있어 구해 보았다. 마른 후의 느낌은 타일에 쓰는 그라우트와 비슷하고 시멘트 느낌이 나는, 그러나 시멘트는 아닌 인공 재료다. 단점이라면 여러 가지 색이 있음에도 현재 마루 바닥과 비슷한 색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 자연색 느낌의 나무색을 가져왔지만 작업을 하고 보니 너무 대비되어 흰색으로 보인다. 다음에는 좀 더 진한 색을 구해서 시도해보는게 좋겠다.

작업은 어렵지 않다. 실리콘을 잘 긁어내어 틈을 만든 후에 재료를 짜서 발라준다. 실리콘 주걱 등으로 왔다갔다 하며 튀어나온 것을 잘 펴서 마무리한 후에 어느 정도 굳어지면 주변을 닦아주면 끝.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약간 높이차가 있을 경우 평평하게 작업하기 쉽지 않다. 마르고 나서 수축되지 않는 재료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아침과 오후에 보면 바닥이 약간 움직이는 상태라 갈라진 틈이 보인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실리콘보다 나은 느낌.

애초에 마루 바닥을 강하게 밀착시켜 잘 공사했으면 전혀 문제가 없었을텐데 너무 대충한 느낌이라 여러 곳에 틈이 생긴 것이니 다시 공사를 하기 전에는 방법이 없다. 이런 재료를 써서 어느 정도 보완하는 수 밖에.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실리콘보다는 단단하고 수축 효과가 적은 편이니 써볼만하다. 대용량도 있지만 적은 용량으로 충분하다. *



얼마전에 일하러 갔다 우연히 들은 소식은, 인근 동네의 아파트가 무려 1.5M를 넘었다는 이야기다. 방 2개짜리 아파트가 다수인 호주에서 이 아파트(혹은 유닛)가 1백만(1M)을 넘는다는 소식도 놀라울 법한데 최근에는 1.4M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방 3개짜리는 1.8M이라고.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개인 소유의 땅이 없는 아파트는 단지 “그 자리(location)”에 있다는 것과 특별히 집에 신경쓸 일이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고층의 경우 전망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도 비싸게 팔린다. 일반 주택(house)의 가치가 대부분 땅(land)값에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다른 한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고객은 해당 아파트를 몇년 전에 분양 받았는데 현재 그 시세가 2.1M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고층이라 전망은 좋고 쇼핑센터도 근처에 있어 살기 편할지 몰라도 부동산의 가치로 봤을 때는 상당히 비싼 편이다. 땅이 없음(정확히는, 땅이 없는게 아니라 좁은 땅을 공유)에도 이렇게나 비싼 이유는 역시 (1) 건축비 인상 (2) 적당한 위치, 전망, 수요 등에 대한 프리미엄이라고 봐야겠다.

연중 성수기인 봄이 왔음에도(9-11월 성수기) 부동산 시장이 그다지 뜨겁게 오르고 있지는 않는 듯 하다. 뉴스와 데이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여전히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 대한, 그리고 오랫동안 버텨온 이들의 포기로 인한 매물 증가 등의 이유로 시장이 소폭 하락이나 횡보, 관망 추세라는 분석도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겨울 시장에서도 여전히 뜨거웠던 호주 부동산은 9월 들어서는 약간 주춤한 분위기였고 이제 10월이 되어 연말까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금리다. 미국이 상당히 높은 금리까지 빠르게 올린 후 이번에 큰 폭 0.5% 인하했지만 여전히 호주보다는 높고, 여전한 고물가를 이유로 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호주 RBA는 내년 초에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향후 1년 내 최대 1%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전망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식이 부동산에 큰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예상도 있다. 주택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이민과 학생 등 비자 감축, 너무 급등한 시세, 경기 불황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부동산은 일반 물가와 비슷하게 꾸준하게 상승중이다. 상반기처럼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등락을 거듭하며 브리즈번은 계속해서 점진적 상승세를 보여주고 다른 주도인 애들레이드 퍼스 역시 관심 대상에 있다. 시드니는 소폭 상승을 보여주며 안정권에 접어든 분위기이고 멜번은 계속해서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과 많은 공급 물량,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의 이유가 있지만, 코비드 이후 여러 사회적 분위기 속에 추운 날씨와 정책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맞물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단적인 이유를 찾기 보다는 흐름(trend)를 읽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물론 이를 저점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있기에 하락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호주 동부 해안 주택 가격이 정체되기 시작 – MacroBusiness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드니의 대부분 알려진 지역은 이제 50년이 된 집도 땅 값 덕분에 2.5-3M에 달한다. 쉬운 말로 평생 일해도 일반 주택을 갖기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정도의 주택을 구입하려면 20%에 달하는 50만불의 현금이 있어야 하니 쉽지 않은 선이다. 아파트 가격이 함께 오르는 이유는 건축비와 땅 값 상승을 전제로 업체들이 거품을 씌우는 영향도 있겠지만 주택을 수용할 수 없는 구매자들이 소액의 투자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구매 조건 역시 한 몫을 한다고 봐야겠다. 어쨌든 호주의 전반적인 부동산 수준은 인간(?) 한계를 넘어섰고 함께 부를 꿈꾸고 나누자는 common wealth의 가치는 사라진 듯 하다. 이 와중에 여전히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려는 이들은 점점 더 늘고 있으니, 그 많은 집이 있어도 늘 부족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

오래 전에 철문 gate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글을 올린 적 있다 (아래 참고).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게이트는 보통 자동으로 만드는 경우가 흔한데 고장난 장치 대신에 간단하게 잠글 수 있는(그러나 작업은 어려운) 사례였고, 이번에는 입구는 아니지만 집에 설치된 철문(gate)에 비슷한 형태로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일이다. 아주 다행스러운 점은 철문 자체에 못을 박을 수 있다는 점!(이전 글을 참고하면 이 차이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https://blog.naver.com/lupin2/223017261567

이번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철문이 닫히지 않는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상태에서 문 주변을 보강하면서 문이 닫히는 부분까지도 목재를 대고 수리했다. 그 덕분에 문이 닫히는 부분도 막혀서 아예 절반 정도 위치에서 더이상 닫을 수가 없다. 먼저 이 부분을 잘라내거나 떼어내야 한다.

원래 계획은 그라인더와 목공 디스크(톱날)를 이용해서 크기에 맞게 딱 잘라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보니 너무 구석 부분까지 작업을 해야 해서 쉽지 않은데다 목재가 두꺼워 125mm 5인치 그라인더 날로는 작업이 안된다. 중간중간 멀티툴(multi tool)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쉽지가 않다. 고민 끝에 목재 하나를 통째로 떼어내기로 결정. 이게 분리가 가능함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

일단 목재를 적당히 떼어내고 간격을 만들면 이제 문을 닫을 수 있다. 이제부터가 두번째 단계로, 본격적인 잠금 장치 부착과 설치로 진행한다. 먼저 기존 것들을 모두 떼어낸다. 나사로 고정된 것은 다행히 그냥 풀면 되고 용접된 부분은 그라인더로 잘라야 한다. 여러 리벳들은 모두 드릴로 갈아서 제거한 후 작업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다음은 앞쪽 철판(철문에 철판으로 단단하게 고정)과 뒷쪽 나무판을 부착한다. 각각은 나사와 리벳 등을 이용해서 중간의 철문에 고정하고 양쪽 철판과 목판은 잠금 장치 자체가 앞뒤로 잡아주기 때문에 충분하다. 앞철판은 구멍난 철문을 막기 위함이고 뒷목판은 잠금 장치 설치를 위해 적당한 문 두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은 35-50mm 정도의 두께를 요구하는데 문의 두께가 20mm이고 목판이 19mm이므로 40mm에 가까워 딱 맞는 두께가 된다.

목판에 구멍을 내고(철판에도) 앞뒤로 잠금 장치를 연결 및 조립하면 본체의 설치는 완성된다. 초기 준비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실제 잠금 장치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과정은 빨리 마칠 수 있다. 더 중요한 스트라이커(striker)는 기존 문에 설치된 부품들을 그대로 두고 위에다 나사로 고정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두께가 달라진 잠금 장치에 맞게 스트라이커도 정확한 위치에 설치해야 하는데, 실제로 붙여보니 기존 부품을 그대로 두고 쓰는 것이 딱 맞다. 물론 기존 부품은 아주 단단하게 철문에 고정되어 있어 문제없다.

작업 후 문을 닫아보니 열쇠를 꽂는 부분이 문틀쪽에 약간 걸려 그 주위를 그라인더로 좀 더 자르고 다듬어 열쇠를 쓰기 불편하지 않도록 맞춰 주었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쓰지 않던 철문을 쓸 수 있게 하고 안전한 잠금 장치로 설치했다. 데드락 deadlock을 설치한 이유는, 철문에 구멍이 많아 안쪽으로 손을 넣어 열고 잠그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부에서 열쇠로 문을 잠그면 손으로 돌려도 열리지 않는다. 반드시 외부에서 열쇠를 써야 한다. *

오래전에 지인으로부터 받아서 부분적으로 본 경험이 있는 닥터 하우스(House)를 넷플릭스로 감상중이다. 총 8기까지의 제법 긴 미국 드라마로, 2010년대 중반까지 방영된 탓에 조금은 오래된 느낌(예를 들어 구형 핸드폰 사용)이 들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나 시나리오는 그다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명작이다.

의학 드라마라는 것이 보통은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뛰어난 명의를 통한 치료나 진단, 그리고 각종 질병이나 증상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가는데,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으로도 알 수 있는 닥터 하우스 1인의 매우 독특한 성격을 통해 현대 사회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닥터 하우스는 매우 똑똑하고 상황판단이 빠른 유명 의사지만 인간적으로는 타인과의 관계에 매끄럽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사람에 대한 거리를 두고 인간 관계에 때로는 혐오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연애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기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못하며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가 있음으로 진통제를 달고 사는 덕분에 (일종의) 마약 중독자로 취급되기까지 한다.

소설이라 판단해도 특이하고 짜증나는 이 닥터 하우스의 매력은 아주 작은 계기를 통해 병을 키우는 환자들의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진단팀이 찾아가는 그 과정들이 흥미로운데다 하우스라는 1인의 성격과 그 주위를 둘러싼 지인들, 그리고 사회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현대 사회 대인 관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묘한 감정과 로맨스를 분위기 띄우는 듯 하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결국은 자기 성격과 중독자로서의 현실을 다시 내세우며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매 시즌의 종반에 이르러서는 지난 과정과 약간 다르게 때로는 스릴러 때로는 드라마 느낌을 주며 다양한 연출과 구성을 시도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가장 친한 종양학과장(암 전문의) 제임스 윌슨과의 관계도 흔히들 말하는 브로맨스처럼 좌충우돌하며 끈끈하게 이어진다.

천재적인 능력으로 다양한 현상을 판단하고 추론하며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스스로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직설적으로 퍼부으며 평가하고 다그치는 성격은 현실에서 보기 드물고 절대로 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어쩌면 이것이 마음 속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진심을 겉으로 드러내어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 때 그를 따르던 천사표 캐머론이나 밀고 당기는 듯 하면서도 절대로 다가서지 않았던 커디 원장과의 관계는 뻔한 의학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연애 관계의 부족을 아쉽게 하지만, 전체적으로 절대로 지루하거나 뻔하게 끌고 가는 한 편 없이 한번 빠져들면 계속해서 보게 만드는 대단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멋진 드라마다. *

오래된 집이라면 집안 구석구석 여러 가지 할일들이 쌓이게 마련이다. 지난번 입주 전에 실내 페인트를 큰 돈 들여서 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페인트가 더러워지는 일도 발생했고(집안 공사 및 짐 옮기는 과정) 욕실과 부엌 등 틈이 생기고 갈라진 곳에 실리콘도 발라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일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고 할줄만 안다면 간단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시간을 내서 마무리를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건 담당자(!)로서 귀찮고 성가신 과제다.

먼저 오랫동안 바닥에 눌러붙은 스티커 자국을 지워보자. 이 스티커는 아래층 화장실을 레노베이션 하면서 문 밖으로 먼지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사다리를 두고 문 전체와 그 근처에 비닐막을 붙이기 위해 투명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후의 흔적이다. 고급 제품(예를 들어 3M?)이라면 접착제 화학물질이 좋아서 자국이 잘 남지 않겠지만 이사할 때 썼던 싸구려 버닝스 투명 테이프는 8개 들이 한 묶음을 샀던 것으로 접착력도 별로인데다 오래 붙여두면 그 끈적한 화학물질(접착제)이 바닥에 남아 골치가 아프다. 오래되어 더럽게 때까지 탄 것을 지워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스티커 제거제를 사서 쓰면 된다. 원리는 화학물질을 뿌려 끈끈한 부분을 녹인 후 이것을 화장지나 걸레로 닦아 내는 과정이다.

버닝스에는 가장 저렴한 스티커(혹은 얼룩이나 찌든 때) 제거제가 있으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스티커 근처에 잘 뿌려서 불린 후에 티슈나 화장지로 힘을 줘서 깨끗하게 지우면 된다. 오래되어 잘 녹아나지 않으면 여러번 뿌려서 제거하면 되고 잘 닦아내면 100% 깔끔하게 처리 가능하다.

다음은 부엌 싱크대 상판에 문제가 되면서 틈이 생겨 물이 스며드는 문제와 오래된 욕실 세면대 주위에 갈라진 틈에 실리콘을 발라보자. 버닝스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욕실 및 부엌용 실리콘을 사면된다. 이렇게 틈새를 메꾸는 제품들을 gap filler 종류로 볼 수 있고 그 중에서도 실리콘은 실리콘 재질로 된 것, 욕실 타일 빈 틈을 메꾸는 백시멘트와 플라스틱 합성도 있는가 하면 완전히 끈끈한 접착제처럼 된 것도 있다. 일반적인 용도에는 무난한 실리콘을 쓰면 되고 가격도 저렴하고 가장 흔하다. 색상은 배경에 따라 투명(clear), 흰색 white, 검정 black, 갈색 brown, 회색 gray 등이 있으니 배경에 어울리는 것으로 하면 된다. 보통 욕실과 부엌에는 투명색으로, 특히 욕실 전용 제품을 사면 된다.

예전에 실리콘 바르는 요령을 정리한 적이 있지만, 준비물은 칼(실리콘 앞부분 절단), 실리콘 작업용 도구, 쓰레기봉투, 그리고 비누나 세제를 약간 섞은 물통과 테두리를 긁을 공구를 준비하면 된다. 작업 공간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물기를 닦은 후 적당한 양의 실리콘을 짜서 바른 후, 전체 면에 비눗물을 뿌리고 모양에 맞게 잘 긁어주면 된다. 이 과정에서 긁어진 실리콘은 이미 비누가 묻어 재사용이 불가하니 화장지 등으로 잘 닦아서 버린다. 틈이 균일하지 않을 때에는 여러번 작업해야할 수도 있다. 욕실 세면대는 다음에 레노베이션을 할 예정이지만 일단 당장 현재 틈이 너무 벌어지고 지저분해서 작업을 했다(흰색 사용). 부엌 역시 레노베이션 대상이지만 당장 물이 흘러 스며들고 있어서 적당하게 마무리.

마지막 작업은 실내 페인트다. 간단한 페인트는 대단한 공구가 필요하지 않다. 버닝스에 손바닥만한 롤러(셋트로 판매)와 밀대(롤러를 끼우는 봉)를 구입하고 페인트는 기존에 작업 후 남은 것을 이용한다. 만약 페인트가 많이 필요하다면 기존 작업 과정에서 남겨두었던 색 이름으로 구입하면 된다. 더러워지거나 다른 색이 묻은 곳은 가급적 약간 닦아낸 후에 칠하면 좋지만 지워지지 않으면 그냥 덧칠한다. 진한 곳은 여러번 덧칠하면 좀 더 낫다. 벽에 페인트를 덧칠하면 얼룩져 보이지만 어느 정도 마르고 나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페인트가 충분하다면 단순히 더러운 곳이 아닌 좀 더 넓은 면적을 다시 칠하면 얼룩져보이지 않으니 훨씬 도움이 된다.

이번 작업의 목적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불편함이나 더러움을 대략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살다보면 벽에 상처도 생기고 뭐가 묻고 틈이 벌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한다. 집은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지만 사람이 살면서 그 환경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완벽함은 없으니 필요할 때마다 적당한 선에서, 불편하거나 더럽지 않은 선을 유지하도록 관리하면 좀 더 깔끔하고 편한 환경을 갖출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볼만한 일들이다. *

기술 발전, 특히 IT와 관련된 기술의 발전이 너무도 빨라, 겨우 몇 달만에 생각지도 못했던(물론 예상되어 있던) 것들이 나오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전자제품에 있어서는 대표적으로 텔레비전과 컴퓨터 분야의 변화가 놀랍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노트북이 이제는 거의 찾지 않는 구세대가 되어 가고 새로 등장한 제품도 다시 저물어가며 앞으로 등장할 제품에 대한 기대가 쌓이고 있으니, 노트북을 구입하면 5년만에 본전을 뽑아야 하는 시대도 아닌, 1년 만에 본전을 뽑아야 하는 최첨단 기술의 시대다.

지난번에 12700h 노트북에 관해 글을 올린지 6개월만에, 최근의 흐름은 13세대 고성능 CPU인 13980hx(대표적으로 기가바이트의 Aorus가 저렴했음)와 14세대인 14900hx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아직까지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지 않은 것은 다음 세대인 15세대 인텔 CPU가 등장하지 않았고(연말 예정) 현재의 주류로 쓰이고 있기 때문인데 내년 정도에는 훨씬 더 저렴해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문제는 최근에 불거진 인텔 고성능 CPU의 발열 사건. 인텔의 고성능 CPU를 쓰다보면 열이 너무 많이 나서 문제가 생기고 인텔이 이를 방지하고자 오히려 성능을 낮추어 발열을 줄이고자 했으나 이게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AMD의 9세대를 비롯 두 업체의 경쟁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까지는 AMD에 비해 인텔이 최근에 많은 인기를 얻었고 기대만큼의 충분한 성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무리한 성능 개선을 시도한 탓인지 발열 문제로 신뢰가 추락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 가장 고성능인 노트북 시장의 주류는 인텔 14900hx와 13980hx를 사용한 것으로 2000불대 후반부에 5000불 이상의 고성능 제품까지 출시되어 있다. CPU 벤치마크를 보면 1년 전에 비해서도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으며, 노트북 CPU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하다. 불과 몇년 전에 1만점 대에 머물던 지수가 4만점을 넘었으니, CPU 분야의 기술 발전은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성능도 거의 몇년에 한번 두배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가끔 중고 시장에 올라오는 노트북이나 컴퓨터를 “1년 쓴” “2년 밖에 안된” 게이밍용이라고 자랑하며 비싼 값에 파는 이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안타깝게도 전혀 현실성이 없는 거래다. 다른 제품과 달리 특히 컴퓨터의 중고 제품은 1년만 지나도 신제품에 비해 성능이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데다 심지어 2-3년 전에 비싸게 주고 샀으니 중고로 되팔 때 본전을 찾아야겠다는 심리는 욕심일 뿐, 실제 그들이 제시한 중고 가격에 조금 더 보태면 두배 이상의 성능을 갖출 수 있으니 절대 거래하지 말아야 할 품목이다.

현재 이베이를 뒤져보면 11세대 노트북이 500불대, 그 이하 8세대 정도는 300불 이하에 거래가 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합리적이다. 신제품 기준으로 13700h 가정용 노트북이 1000불대 초반이고 12세대나 13세대 절전형(중급 기종)이 1000불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오래된 노트북의 가격은 500불 이하, 심지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300불 이하가 적당한 가격이다.

인텔 CPU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현재 가장 고성능인 AMD 노트북은 7945hx를 이용하는 제품이다. 호주의 경우 관련 제품들은 이미 한 세대 전 모델이라 거의 품절이고 딱 한 곳에서만 판매하는 것을 찾았는데 2400불 정도에 4070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7945hx면 4090을 끼워도 괜찮겠지만 가격대가 1000불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이니, CPU와 그래픽 카드 모두 머지 않아 세대가 바뀔 것을 감안하면 최고성능(!)은 아니더라도 이 정도의 적당한 중상급 게이밍 노트북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CPU의 성능이란, 사람에 비유하자면, 한번에 100명이 모이느냐 1000명이 모이느냐로 생각할 수 있다. 집적도가 높아져서, 예를 들어 5나노 공정이라면 같은 면적에 더 얇은(작은) 회로를 넣을 수 있으니, 한 건물에 100명이 있는 것보다 1000명이 있는 것이 더 효율이 높다고 할 수 있겠고, 그럼에도 각각의 사람들이 필요한 에너지(전기)가 있으니 고성능일수록 에너지 소모와 그에 따른 발열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정밀한 기술이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예를 들어 한 건물에 10000명을 넣을 수 있다면 성능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과정은 험난하지만, 기본 구조적 측면에서 반도체의 집적도는 매우 단순한 논리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회로를 넣어서 더 많은 에너지로 더 많은 양의 일을 시키는 것. 그게 CPU의 구조라 보면 되겠다.

기본적인 학습용 가정용 업무용 노트북과 컴퓨터는 이제 어떤 것을 선택하든 크게 차이가 없는(충분한 성능의) 환경이 되었다. 현재 십여년 전의 6200u(6세대)를 쓰고 있는 내게 있어서 이 노트북은 인터넷, 엑셀, 문서 작성, 이메일, 간단한 게임, 유튜브 시청 등 어떤 용도로도 부족함이 없고 심지어는 4070 정도의 중상급 성능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도 3000불 이하에 맞출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성능이 딸려서 일을 못한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한 시대가 된 셈이다. 예전 같으면 1MB(GB 아님!) 메모리에 20MB의 하드 디스크를 달고 쓰던 시절도 있었고, 애플 컴퓨터의 초기 시대는 겨우 수십 KB의 메모리에 흑백 모니터(또는 텔레비전)를 연결해서 FDD라고 하는 디스크를 저장 장치로 쓰던(하드 디스크 없었음) 시절도 있었다.(그럼에도 할 일은 다 함)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야에 있어 AI가 주목받고 발전해가는 것만큼이나 집적도가 높아진 컴퓨터 중앙 처리 장치의 성능도 월등해지고 있어 향후 5년 내에는 정말 새로운 기술의 탄생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보던 장면들이 현실화되는 시기가 멀지 않은 셈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중고 노트북(컴퓨터)을 판매한다면 현실감 있게 거래하는게 좋겠다. 구입하는 입장에서도 판매자의 설명만 들을게 아니라 컴퓨터 분야의 기술이 적어도 1년반 혹은 2년에 한번 정도씩 두배 가까이 발전한다는 것을 감안해서 정말 내게 필요한 수준의 것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올해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는 현 세대의 고성능 제품들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첫 기회가 올 것이고, 내년 중반이면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업체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