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철문 gate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글을 올린 적 있다 (아래 참고).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게이트는 보통 자동으로 만드는 경우가 흔한데 고장난 장치 대신에 간단하게 잠글 수 있는(그러나 작업은 어려운) 사례였고, 이번에는 입구는 아니지만 집에 설치된 철문(gate)에 비슷한 형태로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일이다. 아주 다행스러운 점은 철문 자체에 못을 박을 수 있다는 점!(이전 글을 참고하면 이 차이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다)

https://blog.naver.com/lupin2/223017261567

이번 작업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철문이 닫히지 않는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상태에서 문 주변을 보강하면서 문이 닫히는 부분까지도 목재를 대고 수리했다. 그 덕분에 문이 닫히는 부분도 막혀서 아예 절반 정도 위치에서 더이상 닫을 수가 없다. 먼저 이 부분을 잘라내거나 떼어내야 한다.

원래 계획은 그라인더와 목공 디스크(톱날)를 이용해서 크기에 맞게 딱 잘라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보니 너무 구석 부분까지 작업을 해야 해서 쉽지 않은데다 목재가 두꺼워 125mm 5인치 그라인더 날로는 작업이 안된다. 중간중간 멀티툴(multi tool)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쉽지가 않다. 고민 끝에 목재 하나를 통째로 떼어내기로 결정. 이게 분리가 가능함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걸 @.@

일단 목재를 적당히 떼어내고 간격을 만들면 이제 문을 닫을 수 있다. 이제부터가 두번째 단계로, 본격적인 잠금 장치 부착과 설치로 진행한다. 먼저 기존 것들을 모두 떼어낸다. 나사로 고정된 것은 다행히 그냥 풀면 되고 용접된 부분은 그라인더로 잘라야 한다. 여러 리벳들은 모두 드릴로 갈아서 제거한 후 작업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다음은 앞쪽 철판(철문에 철판으로 단단하게 고정)과 뒷쪽 나무판을 부착한다. 각각은 나사와 리벳 등을 이용해서 중간의 철문에 고정하고 양쪽 철판과 목판은 잠금 장치 자체가 앞뒤로 잡아주기 때문에 충분하다. 앞철판은 구멍난 철문을 막기 위함이고 뒷목판은 잠금 장치 설치를 위해 적당한 문 두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은 35-50mm 정도의 두께를 요구하는데 문의 두께가 20mm이고 목판이 19mm이므로 40mm에 가까워 딱 맞는 두께가 된다.

목판에 구멍을 내고(철판에도) 앞뒤로 잠금 장치를 연결 및 조립하면 본체의 설치는 완성된다. 초기 준비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실제 잠금 장치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과정은 빨리 마칠 수 있다. 더 중요한 스트라이커(striker)는 기존 문에 설치된 부품들을 그대로 두고 위에다 나사로 고정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두께가 달라진 잠금 장치에 맞게 스트라이커도 정확한 위치에 설치해야 하는데, 실제로 붙여보니 기존 부품을 그대로 두고 쓰는 것이 딱 맞다. 물론 기존 부품은 아주 단단하게 철문에 고정되어 있어 문제없다.

작업 후 문을 닫아보니 열쇠를 꽂는 부분이 문틀쪽에 약간 걸려 그 주위를 그라인더로 좀 더 자르고 다듬어 열쇠를 쓰기 불편하지 않도록 맞춰 주었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쓰지 않던 철문을 쓸 수 있게 하고 안전한 잠금 장치로 설치했다. 데드락 deadlock을 설치한 이유는, 철문에 구멍이 많아 안쪽으로 손을 넣어 열고 잠그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내부에서 열쇠로 문을 잠그면 손으로 돌려도 열리지 않는다. 반드시 외부에서 열쇠를 써야 한다. *

오래전에 지인으로부터 받아서 부분적으로 본 경험이 있는 닥터 하우스(House)를 넷플릭스로 감상중이다. 총 8기까지의 제법 긴 미국 드라마로, 2010년대 중반까지 방영된 탓에 조금은 오래된 느낌(예를 들어 구형 핸드폰 사용)이 들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나 시나리오는 그다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명작이다.

의학 드라마라는 것이 보통은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뛰어난 명의를 통한 치료나 진단, 그리고 각종 질병이나 증상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가는데,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으로도 알 수 있는 닥터 하우스 1인의 매우 독특한 성격을 통해 현대 사회 인간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닥터 하우스는 매우 똑똑하고 상황판단이 빠른 유명 의사지만 인간적으로는 타인과의 관계에 매끄럽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사람에 대한 거리를 두고 인간 관계에 때로는 혐오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연애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자기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못하며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가 있음으로 진통제를 달고 사는 덕분에 (일종의) 마약 중독자로 취급되기까지 한다.

소설이라 판단해도 특이하고 짜증나는 이 닥터 하우스의 매력은 아주 작은 계기를 통해 병을 키우는 환자들의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진단팀이 찾아가는 그 과정들이 흥미로운데다 하우스라는 1인의 성격과 그 주위를 둘러싼 지인들, 그리고 사회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현대 사회 대인 관계의 일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묘한 감정과 로맨스를 분위기 띄우는 듯 하다가도 금방 포기하고 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결국은 자기 성격과 중독자로서의 현실을 다시 내세우며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매 시즌의 종반에 이르러서는 지난 과정과 약간 다르게 때로는 스릴러 때로는 드라마 느낌을 주며 다양한 연출과 구성을 시도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가장 친한 종양학과장(암 전문의) 제임스 윌슨과의 관계도 흔히들 말하는 브로맨스처럼 좌충우돌하며 끈끈하게 이어진다.

천재적인 능력으로 다양한 현상을 판단하고 추론하며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스스로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타인에게 직설적으로 퍼부으며 평가하고 다그치는 성격은 현실에서 보기 드물고 절대로 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어쩌면 이것이 마음 속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진심을 겉으로 드러내어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 때 그를 따르던 천사표 캐머론이나 밀고 당기는 듯 하면서도 절대로 다가서지 않았던 커디 원장과의 관계는 뻔한 의학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연애 관계의 부족을 아쉽게 하지만, 전체적으로 절대로 지루하거나 뻔하게 끌고 가는 한 편 없이 한번 빠져들면 계속해서 보게 만드는 대단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멋진 드라마다. *

오래된 집이라면 집안 구석구석 여러 가지 할일들이 쌓이게 마련이다. 지난번 입주 전에 실내 페인트를 큰 돈 들여서 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페인트가 더러워지는 일도 발생했고(집안 공사 및 짐 옮기는 과정) 욕실과 부엌 등 틈이 생기고 갈라진 곳에 실리콘도 발라야 한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일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고 할줄만 안다면 간단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시간을 내서 마무리를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 건 담당자(!)로서 귀찮고 성가신 과제다.

먼저 오랫동안 바닥에 눌러붙은 스티커 자국을 지워보자. 이 스티커는 아래층 화장실을 레노베이션 하면서 문 밖으로 먼지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사다리를 두고 문 전체와 그 근처에 비닐막을 붙이기 위해 투명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후의 흔적이다. 고급 제품(예를 들어 3M?)이라면 접착제 화학물질이 좋아서 자국이 잘 남지 않겠지만 이사할 때 썼던 싸구려 버닝스 투명 테이프는 8개 들이 한 묶음을 샀던 것으로 접착력도 별로인데다 오래 붙여두면 그 끈적한 화학물질(접착제)이 바닥에 남아 골치가 아프다. 오래되어 더럽게 때까지 탄 것을 지워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스티커 제거제를 사서 쓰면 된다. 원리는 화학물질을 뿌려 끈끈한 부분을 녹인 후 이것을 화장지나 걸레로 닦아 내는 과정이다.

버닝스에는 가장 저렴한 스티커(혹은 얼룩이나 찌든 때) 제거제가 있으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스티커 근처에 잘 뿌려서 불린 후에 티슈나 화장지로 힘을 줘서 깨끗하게 지우면 된다. 오래되어 잘 녹아나지 않으면 여러번 뿌려서 제거하면 되고 잘 닦아내면 100% 깔끔하게 처리 가능하다.

다음은 부엌 싱크대 상판에 문제가 되면서 틈이 생겨 물이 스며드는 문제와 오래된 욕실 세면대 주위에 갈라진 틈에 실리콘을 발라보자. 버닝스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욕실 및 부엌용 실리콘을 사면된다. 이렇게 틈새를 메꾸는 제품들을 gap filler 종류로 볼 수 있고 그 중에서도 실리콘은 실리콘 재질로 된 것, 욕실 타일 빈 틈을 메꾸는 백시멘트와 플라스틱 합성도 있는가 하면 완전히 끈끈한 접착제처럼 된 것도 있다. 일반적인 용도에는 무난한 실리콘을 쓰면 되고 가격도 저렴하고 가장 흔하다. 색상은 배경에 따라 투명(clear), 흰색 white, 검정 black, 갈색 brown, 회색 gray 등이 있으니 배경에 어울리는 것으로 하면 된다. 보통 욕실과 부엌에는 투명색으로, 특히 욕실 전용 제품을 사면 된다.

예전에 실리콘 바르는 요령을 정리한 적이 있지만, 준비물은 칼(실리콘 앞부분 절단), 실리콘 작업용 도구, 쓰레기봉투, 그리고 비누나 세제를 약간 섞은 물통과 테두리를 긁을 공구를 준비하면 된다. 작업 공간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물기를 닦은 후 적당한 양의 실리콘을 짜서 바른 후, 전체 면에 비눗물을 뿌리고 모양에 맞게 잘 긁어주면 된다. 이 과정에서 긁어진 실리콘은 이미 비누가 묻어 재사용이 불가하니 화장지 등으로 잘 닦아서 버린다. 틈이 균일하지 않을 때에는 여러번 작업해야할 수도 있다. 욕실 세면대는 다음에 레노베이션을 할 예정이지만 일단 당장 현재 틈이 너무 벌어지고 지저분해서 작업을 했다(흰색 사용). 부엌 역시 레노베이션 대상이지만 당장 물이 흘러 스며들고 있어서 적당하게 마무리.

마지막 작업은 실내 페인트다. 간단한 페인트는 대단한 공구가 필요하지 않다. 버닝스에 손바닥만한 롤러(셋트로 판매)와 밀대(롤러를 끼우는 봉)를 구입하고 페인트는 기존에 작업 후 남은 것을 이용한다. 만약 페인트가 많이 필요하다면 기존 작업 과정에서 남겨두었던 색 이름으로 구입하면 된다. 더러워지거나 다른 색이 묻은 곳은 가급적 약간 닦아낸 후에 칠하면 좋지만 지워지지 않으면 그냥 덧칠한다. 진한 곳은 여러번 덧칠하면 좀 더 낫다. 벽에 페인트를 덧칠하면 얼룩져 보이지만 어느 정도 마르고 나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페인트가 충분하다면 단순히 더러운 곳이 아닌 좀 더 넓은 면적을 다시 칠하면 얼룩져보이지 않으니 훨씬 도움이 된다.

이번 작업의 목적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불편함이나 더러움을 대략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다. 살다보면 벽에 상처도 생기고 뭐가 묻고 틈이 벌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한다. 집은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지만 사람이 살면서 그 환경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완벽함은 없으니 필요할 때마다 적당한 선에서, 불편하거나 더럽지 않은 선을 유지하도록 관리하면 좀 더 깔끔하고 편한 환경을 갖출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볼만한 일들이다. *

기술 발전, 특히 IT와 관련된 기술의 발전이 너무도 빨라, 겨우 몇 달만에 생각지도 못했던(물론 예상되어 있던) 것들이 나오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전자제품에 있어서는 대표적으로 텔레비전과 컴퓨터 분야의 변화가 놀랍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최고 성능을 자랑하던 노트북이 이제는 거의 찾지 않는 구세대가 되어 가고 새로 등장한 제품도 다시 저물어가며 앞으로 등장할 제품에 대한 기대가 쌓이고 있으니, 노트북을 구입하면 5년만에 본전을 뽑아야 하는 시대도 아닌, 1년 만에 본전을 뽑아야 하는 최첨단 기술의 시대다.

지난번에 12700h 노트북에 관해 글을 올린지 6개월만에, 최근의 흐름은 13세대 고성능 CPU인 13980hx(대표적으로 기가바이트의 Aorus가 저렴했음)와 14세대인 14900hx가 주류로 자리잡았다. 아직까지 가격이 많이 저렴해지지 않은 것은 다음 세대인 15세대 인텔 CPU가 등장하지 않았고(연말 예정) 현재의 주류로 쓰이고 있기 때문인데 내년 정도에는 훨씬 더 저렴해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문제는 최근에 불거진 인텔 고성능 CPU의 발열 사건. 인텔의 고성능 CPU를 쓰다보면 열이 너무 많이 나서 문제가 생기고 인텔이 이를 방지하고자 오히려 성능을 낮추어 발열을 줄이고자 했으나 이게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AMD의 9세대를 비롯 두 업체의 경쟁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현재까지는 AMD에 비해 인텔이 최근에 많은 인기를 얻었고 기대만큼의 충분한 성능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무리한 성능 개선을 시도한 탓인지 발열 문제로 신뢰가 추락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 가장 고성능인 노트북 시장의 주류는 인텔 14900hx와 13980hx를 사용한 것으로 2000불대 후반부에 5000불 이상의 고성능 제품까지 출시되어 있다. CPU 벤치마크를 보면 1년 전에 비해서도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고 있으며, 노트북 CPU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하다. 불과 몇년 전에 1만점 대에 머물던 지수가 4만점을 넘었으니, CPU 분야의 기술 발전은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성능도 거의 몇년에 한번 두배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가끔 중고 시장에 올라오는 노트북이나 컴퓨터를 “1년 쓴” “2년 밖에 안된” 게이밍용이라고 자랑하며 비싼 값에 파는 이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안타깝게도 전혀 현실성이 없는 거래다. 다른 제품과 달리 특히 컴퓨터의 중고 제품은 1년만 지나도 신제품에 비해 성능이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데다 심지어 2-3년 전에 비싸게 주고 샀으니 중고로 되팔 때 본전을 찾아야겠다는 심리는 욕심일 뿐, 실제 그들이 제시한 중고 가격에 조금 더 보태면 두배 이상의 성능을 갖출 수 있으니 절대 거래하지 말아야 할 품목이다.

현재 이베이를 뒤져보면 11세대 노트북이 500불대, 그 이하 8세대 정도는 300불 이하에 거래가 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합리적이다. 신제품 기준으로 13700h 가정용 노트북이 1000불대 초반이고 12세대나 13세대 절전형(중급 기종)이 1000불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오래된 노트북의 가격은 500불 이하, 심지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300불 이하가 적당한 가격이다.

인텔 CPU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현재 가장 고성능인 AMD 노트북은 7945hx를 이용하는 제품이다. 호주의 경우 관련 제품들은 이미 한 세대 전 모델이라 거의 품절이고 딱 한 곳에서만 판매하는 것을 찾았는데 2400불 정도에 4070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7945hx면 4090을 끼워도 괜찮겠지만 가격대가 1000불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이니, CPU와 그래픽 카드 모두 머지 않아 세대가 바뀔 것을 감안하면 최고성능(!)은 아니더라도 이 정도의 적당한 중상급 게이밍 노트북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CPU의 성능이란, 사람에 비유하자면, 한번에 100명이 모이느냐 1000명이 모이느냐로 생각할 수 있다. 집적도가 높아져서, 예를 들어 5나노 공정이라면 같은 면적에 더 얇은(작은) 회로를 넣을 수 있으니, 한 건물에 100명이 있는 것보다 1000명이 있는 것이 더 효율이 높다고 할 수 있겠고, 그럼에도 각각의 사람들이 필요한 에너지(전기)가 있으니 고성능일수록 에너지 소모와 그에 따른 발열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정밀한 기술이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예를 들어 한 건물에 10000명을 넣을 수 있다면 성능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과정은 험난하지만, 기본 구조적 측면에서 반도체의 집적도는 매우 단순한 논리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회로를 넣어서 더 많은 에너지로 더 많은 양의 일을 시키는 것. 그게 CPU의 구조라 보면 되겠다.

기본적인 학습용 가정용 업무용 노트북과 컴퓨터는 이제 어떤 것을 선택하든 크게 차이가 없는(충분한 성능의) 환경이 되었다. 현재 십여년 전의 6200u(6세대)를 쓰고 있는 내게 있어서 이 노트북은 인터넷, 엑셀, 문서 작성, 이메일, 간단한 게임, 유튜브 시청 등 어떤 용도로도 부족함이 없고 심지어는 4070 정도의 중상급 성능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도 3000불 이하에 맞출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성능이 딸려서 일을 못한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한 시대가 된 셈이다. 예전 같으면 1MB(GB 아님!) 메모리에 20MB의 하드 디스크를 달고 쓰던 시절도 있었고, 애플 컴퓨터의 초기 시대는 겨우 수십 KB의 메모리에 흑백 모니터(또는 텔레비전)를 연결해서 FDD라고 하는 디스크를 저장 장치로 쓰던(하드 디스크 없었음) 시절도 있었다.(그럼에도 할 일은 다 함)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분야에 있어 AI가 주목받고 발전해가는 것만큼이나 집적도가 높아진 컴퓨터 중앙 처리 장치의 성능도 월등해지고 있어 향후 5년 내에는 정말 새로운 기술의 탄생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보던 장면들이 현실화되는 시기가 멀지 않은 셈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중고 노트북(컴퓨터)을 판매한다면 현실감 있게 거래하는게 좋겠다. 구입하는 입장에서도 판매자의 설명만 들을게 아니라 컴퓨터 분야의 기술이 적어도 1년반 혹은 2년에 한번 정도씩 두배 가까이 발전한다는 것을 감안해서 정말 내게 필요한 수준의 것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올해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는 현 세대의 고성능 제품들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첫 기회가 올 것이고, 내년 중반이면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업체들 화이팅… *

차를 구입하면서 열쇠를 제작하는 컴퓨터 컷팅기를 연결하기 위해 배터리와 인버터를 함께 설치해서 5년 조금 넘게 사용해왔다. 매일같이 많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 인버터의 전원 버튼이 잘 안되더니 지난주에는 아예 동작이 되지 않았다. 천천히 살펴보고 수리할 수 있을 정도인지는 몰라도 급하게 일이 생기면 문제가 되어 할 수 없이 예전에 비해서는 용량이 적은 소형 제품을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크기가 매우 작다. 인버터라는 것이 들어오는 배터리 전원(직류)을 일반 가정용 전기(교류)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여기에 쓰이는 주요 부품이 변압기 transformer라 용량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고 또 발열이 있어 적당한 크기의 방열 기능을 더해준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예전에 비해 1/3 정도로 줄어든 크기의 제품이라 외형으로 보기에는 품질 차이까지 느껴질 정도다.

현재까지 차에서 컴퓨터 컷팅기를 제외하고는 다른 장치를 쓰지 않아 1000W 정도로도 충분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저용량 소형 제품을 구입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전원 버튼 자체도 이제 별도로 되어 있어 예전과 다르다. 단점이자 차이점이 있다면 배터리 전원을 연결하는 부분이 작아서 기존 배터이 연결선은 그대로 쓸 수 없고 원래 내장된 집게를 연결한 후에 이 집게로 배터리 전원을 물려주는 정도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전선 굵기와 커넥터(동그란 부분)를 확인해서 별도의 연결선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부품과 기존에 있던 것을 이용할 경우 이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 크기가 작은 제품이다 보니 연결부를 크게 만들 수 없어서 이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일단 동작은 잘 된다. 보통 작업을 할 때 짧으면 5분 내외, 길어도 한 시간 내에는 마치는 것이 대부분이라 발열이나 안정성 등의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할인 쿠폰을 이용해서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해서, 200불 정도를 예상한 것과 달리 매우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아마도 5년 정도를 버틸 수 있다면 최대한 비용을 절감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기술의 발전으로, 비록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고는 해도, 다양한 전자 전기 혹은 산업용 제품들이 더 나은 성능과 품질에,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 하겠다. 참고로 이 정도 제품을 캠핑용으로 추천하지는 않으니 더 좋은 품질의 고용량 제품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

삼국지는 허황된 역사 이야기라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많은 소설 중 하나다. 삼국지에서 유명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을 앞두고, 오와 연합하여 조조군의 위를 물리칠 계책을 마련한 제갈량이 모든 것을 갖추었으되 동남풍(남동풍)이 빠졌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데, 이는 잘 준비한 전략에서 뭔가 중요한 것이 부족함을 표현하는 대사라고 할 수 있다.

6월부터 이어진 7월까지는 그다지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민이 많았던 시기다. 대표적으로는 진상 고객과의 마찰로 인해 지불 지연이 되면서 마음 고생이 좀 심했고 날씨가 의외로 추워서 오랫동안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체력도 저하되어 혼자 사는 처지가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으며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까지 겹쳐 스트레스가 많았다. 다행히랄까 문제는 하나둘씩 해결되었고, 기침은 지난주부터 완전히 그쳐 더이상 하지 않으며, 결제 문제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렇다, 살다 보면 문제들은 시간이 가면서 하나둘씩 해결이 되고 또 그에 대한 대응을 하고 노력해가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거나 혹은 사라지는 법이다. 다만 그 과정이 우리에게 괴로울 뿐.

문제가 해결되어가면서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가 없고 닥친 상황이 없었던지라 지난주말에는 모처럼 일도 없어 이틀을 하루 종일 잠만 잘 수 있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생각만큼 일이 바쁘지 않다는 것. 모든 것이 준비되어 평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되어 가지만 정작 필요한 “일”이 없어서 그에 따른 수입이 부족해지고 이게 적자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과제가 생겨날 상황이다. 역시 사람이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노력하지만 정작 결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인가… @.@

호주의 경기가 불황으로 이어지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많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영세업체는 당장의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하고 규모가 큰 곳들은 고정 지출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고는 쌓여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원재료 인상이 발생한 곳은 가격 할인도 쉽지 않아 고민이 있을 듯 싶다. 얼마전에 방문한 식당은 기본 가격이 20불 전후였는데 예전 같으면 비싼 이곳의 기준은 다른 식당들이 26-30여불을 받고 있는 요즘 시기에는 매우 저렴하고 착한(?) 가격표라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점심 시간은 만석?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2022년경 정점을 찍은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예전에 일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겨울만 되면 광고를 더해야 할까 무슨 지출을 줄일까 혹은 전화기에 문제가 있는지 고민한 적도 있다. 며칠 동안 연락 한통 없는 전화기를 보면 뭔가 나만 세상에서 뒤쳐진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만 빼고 다 잘 되나? 그러나 오래 일을 해보면 이런 등락은 모두에게 똑같은 상황이고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있어서 고객은 들쭉날쭉, 모두가 비슷한 처지임을 알게 된다. 물론 특별히 이슈가 있거나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예외겠지만, 자영업이란 것이 결국 잘 되고 바쁜 날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어서, 지나고 나서 평균적으로만 유지가 되면 나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경기 불황에서 오는 전반적인 하락은 단순히 지켜보기에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제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옮겨서 자리도 잡아야 하는 마당에 당장의 매출 저하나 시장 축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 오랜만에 광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어차피 브리즈번으로 옮겨서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 준비는 해왔으나(구글맵은 4월부터 가동중) 개인적 일들로 좀 미뤘는데 지인 도움을 받아 브리즈번에서는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좀 크게 광고를 내기로 했고 이미 제작이 완료되어 이번주부터 나올 예정이다.

시드니에서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재는 온라인 소규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전혀 광고를 하고 있지 않은데 그에 비하면(마케팅 대비 전환율) 좋은 결과일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매출 상승 없이 소폭 등락 거듭중, 경기 반영 전) 현지인 대상의 광고와 추가 온라인 광고 두 가지를 생각중이다. 모든 광고가 그렇듯이 투자한만큼 혹은 그 이상의 효과는 있음을 알지만 워낙 고정 지출이 커져버린 현재의 상황에서 무리한 부담이 되지 않을지 여러번 고민중에 있다.

남은 것은 동남풍…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를 생각중에 있지만 그 중 하나이자 출발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한 단계 성장이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다. 계획대로 잘 되어 가기를 바라며, 한편으로는 참고 버티는 것도 하나의 전략임을 생각하고 준비해보도록 하자. *

호주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은 불경기의 찬바람을 직격으로 느끼는 중이다. 규모가 좀 있는 회사와 도매 업체들도 여기에 동참하며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다양한 품목들을 할인 판매 하는 것을 보면,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부자가 늘고 있지만 현실에서 다수의 서민과 일반인들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고맙게도 가끔 집을 사거나 혹은 오래된 것들이 문제가 되어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맡기는 고객들이 있으면 매우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본다. 이번주는 안 바쁘다는 반전… @.@

한 고객의 예약을 받고 방문했는데 의외로 여러 가지 일이 필요했던 고객이다. 현관의 방충망 잠금장치 고장(교체), 현관문의 상단 데드래치(구형, 교체) 하단 동작 이상(교체) 뒷마당 방충망 잠금장치(무료점검), 유리문에 볼트점검(교체) 등을 진행했다. 매우 고마운 사실은, 대부분의 현지인들(local people)은 기본적인 견적과 설명에 공감하며 제대로 지불을 해준다. 물론 때로는 좀 비싸다고 할인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고 필요한 것만 하는 이도 있으며, 아주 가끔은 아예 작업을 취소하는(몇년에 한번?) 고객도 있지만 대부분은 받아들이고 인정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돈이 많거나 가격이 만족스러워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과정으로, 사람을 불러 일을 시킬 때 그러한 견적이 나오는 것을 알기에 업체를 믿고 지불해 준다는 것이다. 호주 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돈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 어디 있냐, 그래도 해야 하니까 믿고 그냥 지불하는거지”

좋은 고객을 상대할 때는 나의 자세도 더 겸손하고 친절해진다. 좋은 사람에게는 잘 대하고 진상은 그에 맞게 대해줘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일부(!)는 좋은 고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진상에게는 쩔쩔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진상은 아예 대응을 안하거나 최대한 맞대응할 방법을 찾고, 좋은 고객들에게는 최대한 잘하려 한다. 비록 을의 위치에 있지만 말이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돈 쥔 사람이 갑!)

가끔 일을 주는 중국인 에이전트에게서도 최근에 일을 좀 받았다. 한 집을 방문해서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유리문 잠금장치 교체, 현관 상하단 실린더 교체, 리모컨 리셋 등이다. 오래된 주택을 방문해서 일을 하면 의외로 손볼 것이 많고, 이렇게 오래된 집만 찾더라도 돌아가면서 일을 하면 1년 365일 꾸준히 많은 일을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업체들이 있어서 내가 차지하는 시장은 그 중 아주 일부에 불과한데다 많은 고객들이 모두 여러 가지 일을 의뢰하지도 않고 비용이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미루는 경우도 많다.

어느 날 아침에는 특수키가 설치된 웨어하우스를 방문해서 열어준 일이 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열기 어렵기 때문에 뜯어내고 열고 새걸로 교체, 물론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이처럼 특수키를 설치하는 이유는 (1) 열기가 어렵고 (2) 복제도 불가해서 보안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니, 이곳은 특수키를 설치한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열쇠를 두고 나오는 경우는 매우 곤란해지기는 하지만.

7월말로 접어들며, 7월부터는 겨울이 지나고 서서히 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이 바빠지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아직까지는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날씨는 8월까지 추위가 이어질 듯 하고 9월부터 갑자기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호주는 여전히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살림살이는 아마도 한동안 계속 어려울 듯 싶고, 이게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라는게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찬바람부는 겨울을 잘 버텨내야 할 듯. *

이미 한참 오래전에 방영된 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면 극중 건물주로 나오는 여성이 사고친 고등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너희가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줄 알아? 돈이 없으면 공부라도 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내용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매우 거북할 수 있는 이 말의 의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이 많으면 무시당하지도 않고 남과 맞먹을 수 있지만 그 정도의 재력이 안되면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학생 때) 사회에서 당당하게, 그리고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빈손으로 성공한 부자들”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한 기사를 보면 최근 떠오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라든지 유명한 환타지 해리포터를 쓴 조앤 롤링의 성공담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들이 정말 빈손이었는지 어린 시절의 집안도 가난했는지 혹은 부유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사가 강조하는 내용은 위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각자의 재능과 노력을 발휘해서 성공했다는 것이니 말이다. 물론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은 돈을 많이 벌어서 재력을 쌓은 것이 꼭 사회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의미에서의 성공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 꼭 공부를 잘해서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무엇이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서 스스로 재력을 쌓고 유명해지고 사회적으로도 명예와 부를 쌓는 것은 성공의 한 가지 방법일테니 그렇게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조금 더 의미를 넓게 가져가자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최대한 노력해서 능력을 발휘하자는 것이다. 특히 학창 시절에서의 최대의 기회는 바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니,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야 느끼는 것이겠지만 사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이 공부라는 사실은 잘들 모른다. 나 역시 나이가 들어보니 지금에 와서 이것저것 뭐든 도전해서 성공해보고 싶다 생각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없지는 않음에도)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또 좀 더 젊은 시절에, 어린 시절에 더 노력하고 살지 못했음을 아쉽게 느끼기도 한다. 물론 지금부터 뭐든 해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아니면 더 많은 시간이 있을 때 어떤 한 분야에 몰입해서 성취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분명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급적 “무조건 공부해”라고 교육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자신의 취미나 특기나 적성이 없다면 공부를 해야 할 때, 그리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춰 열심히 해보는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타고난 천재적인 기질과 두뇌, 어떤 분야에서의 적성이 맞아 타고난 특기를 발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학습과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간의 기회는 무한하고 그것은 분명 노력하고 도전해가는 과정에서만 알 수 있는 과정이다. 아무 것도 시도해보지 않았는데 자신에게 음악적 미술적 혹은 수학적 물리적 재능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고, 물리학의 기본 원칙을 배우고 나서야 그것을 응용할 수 있듯이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나태하게 지낸 상태에서는 타고난 두뇌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을 성 싶다. 그래서 결론은 배움의 기회가 있을 때 분명 도전해볼 가치는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문명 사회를 이루고 살아온 시기는 그리 오래지 않고 여전히 탐구해야할 분야와 과제는 많기만 하다. 아직도 의학으로 정복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고 인간의 기본적 신체에 대한 탐구와 전 지구적 탐사, 그리고 우주의 기원과 한계는 물론이고 로봇과 IT에 있어서도 인간이 만들어온 것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그 모든 것들은 학습과 지식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인간의 수명은 너무도 짧으니,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이야기의 주제가 학습과 공부로 치우쳐 있지만, 그것이 꼭 공부여야할 필요는 없겠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이들이 많은가. 그들이 한 사람의 인간이기에, 나 역시 혹은 누구든지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물론 노력이라는 전제 하에.

​아이들이 꼭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여유로운 시간이 주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큰 꿈을 안고 미래를 준비하며 오늘 하루도 더 땀흘리고 도전하면서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

계약 날짜를 기준으로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우리집의 시세는 현재 얼마나 될까?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매일같이 부동산 시세와 판매된 집들, 그리고 부동산 지수 등을 관찰하면서 시장을 지켜보는 편인데(관심 분야) 지난 2023년 8월 초에 계약을 하고 10월에 집을 넘겨받은 기준으로,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시세는 꾸준히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고, 아직 집을 구하지 않은 매수 대기자들에게 있어서 2024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이었던 셈이다. 보통 겨울(4-6월) 시장이 별볼일 없는 것과 달리, 금리 상승이 막바지에 왔고 렌트비가 급등한 탓에 그냥 집을 사자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은 꾸준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다른 예지만, 작년과 대비해서 집은 얼마나 올랐을까? 작년 10월경에 올렸던 부동산 지수를 살펴보자. 퀸스랜드(브리즈번)의 경우 170 선에 불과했던 지수가 오늘 기준 190을 넘었다. 그러니까 퀸스랜드 전체 지수로 보더라도 평균 10% 이상 오른 셈이니, 지역에 따라서는 집값이 20-30% 이상 오른 곳도 있다는 의미다. 그것도 1년이 채 안된 시점 기준이고, 부동산 비수기라는 겨울을 막 지난 시점의 지수 비교이니 하반기 9월부터 이어질 성수기를 지난 내년 초의 지수는 또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집은 사두면 언제든 오를 것이라는 일반론적 기대와 부동산 관련 업체 혹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을 떠나, 지금의 호주 부동산은 다른 어느 나라와 달리, (1) 밀려드는 외국인(이민자), 즉 수요가 매우 강하다. 특히 퀸스랜드같이 기후와 상대적 저렴한 시세 등(그 중에서도 특히 골드코스트 인근)의 요인이 있는 곳은 더 많이 오르고 있다 (2)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3) 국내에서도 타주에서의 유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4) 물가 급등과 렌트비 상승에 따라 대기 수요자들이 실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침실 3개인 아파트도 700불 이상, 일반 주택은 900불을 넘는 수준이라, 이 정도면 그냥 집을 사겠다는 심리가 일반화되고 있다. 물론 시드니의 경우 이 정도 집을 살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퀸스랜드도 렌트 시세는 크게 다르지 않아 대략 절반-60% 정도 선인 시세에 맞게 실거래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부동산 시세 급등과 렌트비 상승 등이 물가 상승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판단하지만, 현재 호주의 경기는 상당히 침체 상태이고 특히 소매 시장은 많이 힘들다.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빈부 격차가 심해져 호주에서도 돈이 많은 이들은 더 잘 벌고 더 잘 쓰고, 길거리만 봐도 거의 30% 이상이 고급차들로 붐비는데,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도 많고 렌트비나 대출 이자, 하다못해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힘든 사람들도 매우 많다. 그러다 보니 식당 까페 등의 소규모 자영업은 더 힘들어지고, 심지어 내가 일하는 곳의 도매도 예전보다 더 많은, 잦은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부자들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에게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한국과 달리 부동산 시세는 사그러들지 않아 저가 떨이 수집은 어려운 상황이고, 그럼에도 집을 여러채 보유한 이들이 많고 렌트비는 올라 충분히 감당이 되는 수준이라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투자, 시장 과열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실물 투자다. 물론 절대적 기준이 아닌 상대적 가치다 보니 경기와 시장 흐름, 수요자 심리를 반영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땅값과 자재 등의 물리적 실체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거품”을 제외하고는 100만이 50만으로 되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주식도 기업이라는 실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거래 자체가 쉽고 심리가 더 많이 반영되어 하루에도 급등락이 가능할 정도이니, 부동산과 주식의 투자 방식은 분명 다르다 보겠다. 최근에 판매되는 집들이 예를 들어 1.5라면 이 가격대에 산 이들은 급하게 처분해야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한 이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할 것이고 웬만하면 이자 및 기타 지출에 대해 떠안고 가려 한다. 그래서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더디고 상승은 빠른 편.

집 근처의 한 주택이 1.8에 팔렸다. 사진으로 보기에 아주 좋은 집은 아닌 듯 하고 적당히 레노를 하고 적당한 땅 넓이와 구조를 가진 집인데 1.8이다. 이제 방이 4-5개 이상인 주택의 기본 가치는 1.5, 상태가 좀 좋으면 1.8, 아주 좋으면 2M를 넘는 것이 시장의 기본 시세로 굳어지는 중이다. 방이 3개인 작은 집이나 유닛도 1M에 육박하는 상황이니, 그리고 예전에 관심가지던 지역은 좋은 집들의 시세가 이미 다 2M를 넘었고, 우리집 근처의 바닷가 동네는 3M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브리즈번에 집을 사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미 여러번 밝혔고(기후 변화 1순위) 앞으로 시드니를 넘어서는 시세는 되기 어렵겠지만(여전한 인구 절반 수준) 지난 1년만 돌아보더라도 시드니 대비 브리즈번은 너무 올랐다는 결론이다. 이는 거품이나 올림픽 등의 단기성 호재라고들 말하지만, 내 개인적 평가는 실 수요자 급증 때문이다.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사람들이 더 몰려들고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올림픽을 치르게 되면 좀 더 커지고 확장된 도시는 시드니만큼은 아니지만 지금과는 다른 도시로 변하게 될 듯.

운이 좋았다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부동산 거래는 항상 운이 따라야 한다. 물론 그 운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각자의 몫임도 부정할 수 없고. *

얼마전에 태양열 발전 시스템(이하 솔라)을 설치해서 쓰고 있다는 소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솔라 예약과 설치도 생각외로 오래 걸렸지만(담당자의 잦은 실수, 가격 흥정, 일정 변경 등), 전체적으로 종합하면 호주에 10여년 살면서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의 잦은 실수와 부족한 실력, 책임 의식을 느끼면서, 전문가를 믿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블로그에서 옵터스 텔스트라(통신업체) 에너지오스트레일리아 AGL(전기 가스 업체) 심지어는 우체국과도 싸우며서 살아온 과정들을 가끔씩 올렸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내용이다. 이번에는 솔라와 곁들여 현재 전기 업체인 오리진(Origin)의 문제를 정리해본다.

솔라를 설치한 후 대략 보름 정도 후에 전기 업체에서 보낸 전문가가 방문했다. 목적은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기 위함이다. 원래 집에는 두 개의 전기 미터(계량기)가 있었고 솔라 설치 과정에서 하나는 제거했는데(온수 전용), 이 온수 히터가 의외로 전기를 가장 많이 먹는 것이고, 솔라 설치를 하면서 솔라 시스템에 연동시키는 것으로 대체했다는 것이 설치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업체에서 와서 폐기된 미터(계량기와) 불필요한 부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전기 업체인 오리진의 계약직 전문가는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고 갔는데(마침 브리즈번을 떠나기 전날) 그 후부터 솔라가 제대로 동작이 안되었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 하루에 30-40kw 정도 만들던 전기를 20 이하로 만든다. 즉 생산량 저하. 이는 특별히 태양열 발전기나 패널의 문제는 아닐테고(갑자기?) 뭔가 연동된 시스템을 건드려서 실제 생산량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 문제로 보인다. 둘째, 거의 만불이나 하는 돈을 들여 배터리를 설치한 이유는 저장한 에너지를 밤에(발전 정지 시간) 아껴서 쓰려는 것인데 밤에 배터리가 완충(100%) 임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으로 나온다? 심각한 문제다… @.@

이에 대해 솔라 업체와 전기 업체 모두에게 항의를 했더니 솔라 업체는 제품 제조사에 기술적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했다(대략 일주일 소요). 그 후에 원래 설치한 담당자를 보내주겠다고는 했지만 아직 무소식이다. 전기 업체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전기 계약자가 아니라는 관계로 답변을 거부했고(전기 계약은 아내 명의로 되어 있음, 그러나 나는 집의 소유자이자 솔라 소유자로 항의할 권리가 있음) 아내의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넘겼지만 무시하고 종결…

할 수 없이 지난번과 같이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옴부즈맨에 신청해둔 상태다. 아내가 굳이 오리진과 하청업체(스마트 미터 설치업체)에 통화를 했지만 서로 “문제없어 보인다”는 주장만 하는 상태. 결국 돈은 받아가고 일은 하지만 전문가라고 보기에는, 전문 업체라고 보기에는 뭔가 하자가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이번에도 얻은 결론. 경과는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