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째 북부에서 내려온 싸이클론 알프레드 Alfred 이야기로 영향이 있는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그리고 NSW 북부 지역에 재해 경보가 내려져 있고 뉴스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로 많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번 태풍(싸이클론)은 50년 만에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예전에 호주에 오기 전 들은 바로는 호주에는 태풍과 사자 호랑이 등의 큰 육식 동물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실은 호주에도 작은 싸이클론이 자주 지나가지만(더운 지역에서 추운 지역까지 걸쳐있는 큰 섬나라) 이번처럼 직접 영향권에 들지도 않고 그 영향도 적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이겠다.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더 심해지면서 당장은 물론 앞으로도 태풍이나 돌풍, 폭우나 눈 등에 관한 기사가 흔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능력도 안되지만) 이런 이유에서 바다나 강에 너무 가까운 지역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이번 태풍으로 해안 지역은 이미 큰 파도와 바람으로 어느 정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고 호주 주택의 특성상 심한 바람에 지붕, 울타리, 나무 등에 피해가 예상되기도 한다. 영향이 있는 지역 뿐 아니라 브리즈번 전체에서는 휴교나 휴업 등의 소식도 들리고 도매 업체에서도 브리즈번 지점을 당분간 닫는다는 연락이 왔다.

보통 싸이클론은 바다에서 발생해서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에도 북쪽에서 내려오다 바다로 향하는가 싶더니 브리즈번 근처에서 육지로 상륙할 듯 말 듯 하다 드디어 위성 사진으로는 거의 QLD와 NSW 딱 중간 정도 지점에 상륙한(혹은 곧 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이번주 중반이후 주말까지 휴양지는 거의 개점 휴업 상태…

호주는 2019년에 너무 더운 날씨가 이어지며 특히 QLD 지역에서 자연 발화가 되어 많은 화재가 발생한 과거가 있다. 그 후 몇년이 지나 지금은 조금 되살아나고 있지만 자연 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비록 극복한다 해도 많은 상처를 남기는 무서운 현상이니, 평소에도 관심을 갖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혹은 피해가 적도록)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근처 동네 마트에서는 최소 며칠 정전이 되면 안되니 여러 가지 식음료와 생활용품들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물건도 동났다는 소식이다. 이미 코비드 현상에서 한번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또 당시의 공포를 떠올리며 대비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 사회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 누군가가 혹은 국가가 나와 가족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불확실의 시대가 아닌가 싶다. 국가 간의 약속도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국가의 정책이나 전통도 언제든 달라질 수 있으며 결국 나 자신 외에는 믿을게 없는 신뢰 상실로 자기 보호가 필요한 시대다. 열심히 성실하게 그리고 공동의 규칙과 법에 따라 살아간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모두들 각자도생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한 편에서는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는 흐름이 있는가하면 여전히 고전적 보수적 가족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이도 있고, 그럼에도 성실한 자세가 예전처럼 밝은 미래와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 시대인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은 휴교 덕분에 집에서들 쉬는 중이다. 태풍이 오든 눈보라가 치든, 어릴 적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영향이 없다. 그러나 현실의 위험은 다가오는 중이다. 특히 호주의 특성상 나무가 많아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는 커진다. 별 탈 없이 잘 지내기를 바랄 뿐, 자연 재해 앞에 약해지는 인간은 세기말을 보는 듯한 현대 사회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 인간의 문명과 과학이 모든 것을 지배할 수는 없음을 너무도 분명하게 경험하는 중이다. *

브리즈번은 시드니와 달리 여러 층으로 된 상가 건물이 아닌 평지의 넓은 주차장에 단층으로 된 상가가 많다. 보통은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곳으로 한 고객이 여기에 스시샵(김밥집)을 열 계획이라고 연락을 해왔다. 간밤에 뒷문쪽에 매달아둔 키박스(열쇠를 넣어두는 상자)를 뜯어서 가져갔다는 것. 그래서 열쇠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영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인테리어를 하는 도중에 이런 일이 생겨 전체적으로 보안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앞쪽은 옆으로 여닫는 문이라 걸쇠(hook) 방식의 잠금 장치가 달려 있고 여기에 실린더를 교체해주면 되는 일이다. 문제는 후문으로, 아주 오래되어 낡은데다 눈으로 보기에도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아래 손잡이는 잠금 기능도 없고 위의 데드볼트 deadbolt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열쇠만 바꾸기에도 불안하다.

위의 데드볼트는 새 제품으로 교체, 아래 것은 잠금이 되는 손잡이로 바꾸기로 했다. 이렇게 낡은 문에 작업을 할 때는 완료 후에 빈 틈이 보이거나 고정 상태가 흔들리지 않도록 잘 확인하면서 꼼꼼하게 작업해야 한다. 그리고 문틀 쪽의 스트라이커 위치도 안 맞거나 너무 낡아서 나무가 떨어지거나 부서질 수 있으니 튼튼하게 버틸 수 있도록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과정에 비해서는 신경쓸 일이 좀 더 많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신경써서 하면 고객에게는 더 안도감을 주고 신뢰를 쌓을 수 있기에 항상 정확한 결과가 될 수 있도록 처리할 필요가 있다.

보통 안전하다는 생각에 번호 등으로 열고 잠그는 키박스 key storage에 열쇠를 넣어두는 일이 흔한데, 만약 도둑이 그라인더나 쇠톱, 절단기 등을 이용해서 끊고 가져가려고 하면 얼마든지 훔칠 수 있으니 너무 중요한 열쇠나 재료는 이렇게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지어 열기 불가능한 특수키를 쓴다 해도 열쇠 자체를 허술하게 보관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열쇠를 안전하게 가지고 다녀야 한다. 꼭 열쇠를 숨겨야 하는 경우라면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어딘가 눈에 띄지 않도록 잘 숨겨두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

아파트에 주로 사는 한국과 달리 아직까지는 단독 주택(하우스 house)에 사는 인구가 많은 호주에서는 그만큼 할 일도 늘어난다. 수영장이 있을 경우 일이 많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글로 올렸지만, 단순히 호주에 곤충이나 벌레가 많다는 수준을 넘어, 집을 관리하는데 있어 해충을 잡는 일은 물론이고 마당이 있으면 잔디를 깎는 것이 아니라 잡초를 주기적으로 제거해주어야 한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쉬는 중인데 아내가 깜짝 놀라 소리를 친다. 냉장고 뒤쪽에 아주 작은(콩알보다 작은) 거미 새끼들이 몰려 다니는 중이다. 혹시 냉장고 아래나 뒤쪽에 알을 깐 것은 아닌가 해도 그런 것은 아니고 청소기를 이용해 계속 빨아들이고 없애도 계속해서 나타나는 상황. 창고에서 벌레약을 가져다 근처에 뿌려보아도 끝없이 아마도 수백마리 이상 되는 듯 계속 이어진다.

가만 살펴보니 벽에 설치한 전기 콘센트 안쪽에서 나오는 상황 @.@ 호주의 벽은 석고 보드로 보통 되어 있고 그 안쪽에 벽돌이 있거나 집 밖에만 벽돌이 있어 사이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고, 벽돌 자체는 집 외부에서 통하게 되어 있다 보니 그 사이에 벌레가 살거나 틈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서 아마 전기 배선 주변으로 안쪽에다 거미가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부품을 분해하고 안쪽으로 사방에 약을 한참 뿌려주었다. 집거미는 본능적으로 천정으로 기어 올라가 구석에 붙어 있는 특징이라 다음날 새벽까지도 한 두번 천정에 붙은 거미들을 잡아 주어야 했다는…

브리즈번은 좀 더운 지역이라 바퀴벌레 보다는 개미가 더 문제가 된다. 특히 집 근처에 흰개미가 있으면 매우 곤란하니 주기적으로 전문가를 부르기도 한다. 흰개미는 집 외부에서 땅 속으로 접근해 작은 풀 등을 걸쳐 벽돌을 타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 갉아먹기 시작하고 중간에 발견하지 못하면 기둥을 먹어 치우기도 한다는… 어쨌든 이 흰개미 뿐 아니라 작은 여러 종류의 개미들이 더운 날씨만큼이나 엄청나게 번식하는데, 개미를 잡는 전문적인 약이 있지만 개미 바퀴벌레 거미 할 것 없이 다양한 벌레들이 집 근처에 상주하니 주기적으로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 예전에는 여름이 시작될 9-10월 경부터 한달에 한번 벌레약을 뿌려주었고, 이제는 집이 더 크고 넓어서 한번에 약을 세통이나 섞어 쓰는데도 부족하다.

다음에 좀 더 효과적인 것을 찾아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버닝스 Bunnings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벌레약을 세 통 사서 오래전에 샀던 자동(배터리) 분무기를 이용해서 소독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 겨울이라 해도 따뜻한 날씨라 거의 일년 내내 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입주 초기에 소독 업체를 불러 개미를 잡았고 개미집으로 보이는 곳에 집중 소독을 해서 한동안 작은 개미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대략 3개월 이상 지나면 슬슬 보이기 시작하니, 땅속에 엄청나게 숨어 있는 이 녀석들을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참고로 우리 집의 경우는 이웃에서 울타리 fence를 타고 넘어와 차고 지붕을 거쳐 한참 이동하는 녀석들을 찾아 전문가가 집으로 보이는, 그리고 출발점이라 생각되는 곳에 강하게 약을 쳐서 한동안은 괜찮았지만 결국은 다시 나타난다.

마당에 잡목과 작은 화초들을 모두 없애 버리고 맨땅이 되었지만 이것을 평평하게 정리한 후에 잔디나 인조 잔디를 깔려고 계획중인데, 아무래도 비어있는 땅이다 보니 자초가 매우 빠르게 자라나는 것도 과제다. 날씨가 덥고 비가 자주 오니 잡초는 무서운 속도로 자라서 한 두달 정도 정리를 안하면 지저분한 잡초들로 가득해진다. 평평한 땅이라면 제초기를 쓰면 되지만 언덕처럼 울퉁불퉁해서 장비를 쓰기가 쉽지 않고 잡초 종류에 따라서는 길게 자라는 질긴 녀석이 있어 제초기 정도로는 절대로 정리가 안되기도 한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땅이 약간 젖어 있는 시점을 이용해서 하나씩 뽑아주는 것이다.

지난 12월에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후 엄청나게 자라난 잡초를 거의 절반은 며칠에 걸쳐 하나씩 뽑았다. 물론 완전히 제거하면 그 자리에서는 다시 자라지 않지만 맨땅이라 결국은 씨가 날려 다시 자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것 역시 제초제를 쓰면 완전히 제거가 가능하기는 한데(다시 자라는 속도를 늦추는 수준) 버닝스에서 파는 복합 제초제를 한통 부은 후 물을 타서 한통 가득 만들어 집 전체에 뿌려주면 최소한 두달 정도는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 이렇게 제초제를 뿌릴 경우는 비용이 좀 들고, 죽은 잡초들이 하얗고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보기 흉하고, 땅에도 약이 남아 좋지 않지만, 요즘 제초제는 땅에 흡수되어 독성을 남기지는 않는다고 하니(광고) 믿어볼 수 밖에.

날씨가 좀 풀려서 선선해지면 지난번에 사다둔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좀 고르게 펴서 걷어낸 후에 좋은 흙을 깔고 새 잔디를 깔아볼까 싶다. 마당 관리도 집의 가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요소라 무조건 방치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이런 잡다한 일이 귀찮으면 주택에는 살 수가 없다. 세상 일이 모두 장단점이 있듯이 넓은 마당에서 이웃과의 사생활 간섭이 없도록 쾌적하게 살려면 어느 정도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호주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

지난번에 한 쪽 게이트에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는 내용을 올렸었고, 이번에는 반대쪽 게이트를 점검할 차례다. 실제 작업은 이것부터 했었고 다른 잠금 장치를 설치하기 애매하여 자물통 padlock을 사용중인데, 잠기는 부분의 나무(고정목)가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새걸로 교체해본 것이다.

앞서 잠깐 설명했지만 게이트 gate는 집의 좌우에 위치하고(대부분은 한쪽만 있음) 뒷마당으로 출입하는 용도다. 예를 들면 쓰레기통을 옮긴다거나 뒷마당에 필요한 재료들을 나르는 등 실내가 아닌 뒷마당, 수영장 등 집의 바깥쪽에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한 출입구라 하겠다. 그러나 역시 집 전체에는 안전한 잠금 장치가 필요하고 보안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게이트를 대충 생각해서는 안되고 나름대로는 안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원래의 게이트가 너무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어 다른 잠금 장치를 쓸 수가 없어 자물통이 달려 있는데, 이를 잠그는 쪽의 나무가 너무 오래되었다. 햇빛과 비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놓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번 교체해 보기로 했다.

일단 나무를 구해야 한다. 여기에 쓰는 나무는 버닝스에서 파는 표준 크기, 즉 이미 정해진 크기의 재료다. 그리 비싸지 않고 하나를 사와서 길이에 맞게 잘라서 쓰면 된다. 기존 나무의 길이를 재어 필요한 만큼 자르고 나사 구멍 등도 적당히 확인해서 최대한 같은 위치에 구멍을 뚫어주면 된다. 벽에 붙어 있는 부분이 서너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히 벽에 나무를 붙이고 너트 nut로 고정한 것이 아니라 실은 나무와 벽 사이에 강한 접착제로 바른 후에 너트를 덧붙인 것이다.

이 접착제를 떼어내는 것이 매우 힘들어 원래 있던 나무를 세로로 조금씩 쪼갠 후 떼어내고 뒷쪽에 붙은 접착제를 천천히 떼 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여기에 접착제를 발라서 고정시키면 단순히 발로 차거나 해서 쉽게 떨어지지는 않는 강력한 고정목을 붙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재료가 있는건 아니고 역시 버닝스 등에서 파는 실리콘처럼 된 목공용(건축용) 접착제를 두껍게 발라주면 된다.

아까 만든 구멍을 통해 벽에 박힌 볼트를 끼운 후 제대로 위치에 맞춰 너트로 고정시키면 된다. 그 전에 나무 자체에 페인트를 칠해야 한다. 원래 있던 것은 짙은 색이지만 같은 페인트가 없어 검정으로 구입해서 세번 정도 칠을 했다. 바닥에 눕혀놓고 사방으로 칠한 후 말리고 다시 덧칠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여러번 칠하면 색이 진해지고 비 등의 노출에도 어느 정도 보호가 된다. 나무색은 깔끔할 수 있지만 내구성이 떨어지므로 반드시 페인트를 칠해서 써야 한다.

어느 정도 말린 후 벽에 접착제를 바르고 볼트 구멍에 잘 끼운 후 너트를 채워준다. 위에서 살짝 망치나 나무로 쳐서 벽에 단단하게 붙이고 너트를 채워주면 된다. 이 상태로 며칠 이상 말리면 접착제가 굳어지면서 단단하게 붙는다.

고정목을 채우고 나서 원래 있던 자물통용 잠금 장치도 제거하고 새걸로 달아 주었다. 고정에는 리벳과 나사를 함께 사용했는데 두꺼운 리벳을 쓰면 상당히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다만 리벳의 경우 알미늄이라 약할 수 있고, 튼튼한 것을 원하면 스테인리스 리벳을 따로 준비하면 좋다.

접착제를 너무 많이 바르면 나무를 붙이는 과정에서 옆으로 새어 나온다. 일주일 이상 지난 후에 이 부분을 칼로 오려낼 수 있지만 아주 단단해서 생각처럼 쉽게 떼어낼 수 없으니 미리부터 적당하게 바르거나 아니면 완전히 고정되기 전에 칼로 깔끔하게 선을 그어 고무처럼 떼어내는 것이 좋겠다.

게이트 자체를 교체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고정목 교체만으로도 상당히 깔끔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자물통 잠금 장치도 바꿨으니 당분간은 깔끔하게,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 하다. *

호주에 와서 살다 보면 오래된 선배들이 하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남자는 낚시 아니면 골프 둘 중의 하나는 꼭 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와서 보면 이 말은 하나의 진리다. 자연 환경이 좋고 선진국인 호주라고는 해도 취미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고, 특히 남자들끼리 어울리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거나 게임(카드, 컴퓨터, 돈내기 취미 등)을 하는게 아니라 골프나 낚시를 꼭 배우는게 좋다. 많은 이민자들이 이런 취미를 가지고 야외로 나가거나 어울리며 지내고 반대로 이런 일에 취미가 없다면, 정말 할 일이 없고 지루하다.(물론 개별 취미는 더 있기는 하다)

한 지인은 호주에 와서 낚시를 조금씩 즐기다 완전히 취미로 굳혀서 친한 사람들끼리 가끔 낚시를 다닌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 지루한 낚시를 대부분 싫어하지만 때로는 함께 가서 어울리기도 하고, 달리 할 일이 없는 호주에서 낚시 취미를 제대로 인정해주기도 하기에, 적당한 장비에, 적당한 시간에, 그리고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다니는 이들이라면 호주에서의 낚시는 즐길만해 보인다.

얼마전까지 한국에서는 골프가 유행했다고 들었다. 돈이 있건없건 뭔가 “있어 보이는” 취미로는 골프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골프를 친다면 사실 꽤나 비용이 들긴 하는데, 호주에서는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실제 골프장에 가서 게임을 하는 정도의 비용은 몇 십불 수준에 불과하고 좋은 골프장에 간다해도 그리 비싸지 않다(친한 친구 잘 사귈 것). 물론 저녁 식사 등의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조금 더 돈을 써야 하고, 결정적으로 골프를 위해 하루 빠질 수 있는 정도의 시간적 여유, 이 여유를 위한 경제적 여유를 갖춰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호주에 와서 알게된 이들 중에서 이제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은 딱 세 명이고, 그 중 한 사람은 낚시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들로 산으로 다니는 산책(부시 워킹 bush walking)을 운동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 아예 다른 취미도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골프도 하지 않는 이는 나 밖에 없다는 결론…

얼마전에 지인이 골프를 좀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연습용 그물을 구입했다. 보기에는 작고 별거 아닌 듯 한 제품이 도착해서 설치를 도와 드렸는데 시간이 꽤 걸릴 정도로 크기도 크고 조립이 쉽지 않았다. 호주의 장점이라면 뒷마당이 있을 때 이런 장비를 내 집에 설치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이니 본격 취미로 배우고 즐기기에 호주는 모든 면에서 뒷받침을 해준다. 단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가만 생각해보면 다른 또 취미를 할만한게 있을까 고민해도 도저히 답이 없다.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한 때일 뿐, 취미라고 하기에는 좀 낯설고, 지난번에 지인들과 어울려 당구를 해본답시고 시도했지만 무슨 규칙이나 시스템을 배우기에는 머리를 쓰기 싫고, 또 뭐 엄청나게 잘하고 싶은 욕심도 없는데다 이제 길이 보이고 회전이나 이것저것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으니 벌써 지루해지려고 한다. 당구 큐는 안 사기 정말 잘했다…

누군가 묻는다 너의 취미는 뭐냐고. 농담삼아 하는 내 취미는 돈벌이다… 뭔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일처리를 해주고 좋아하는 운전을 해서 돌아오며 돈까지 받는 일이니, 이보다 더 좋은 취미는 아직 못 만났다. 객관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논리지만 그만큼 즐기면서 일하는 내게 있어 아직까지 이보다 더 짜릿한 취미는 못 만난 듯 하다. 시간은 그렇게 가고 언젠가는 좀 더 여유롭게 취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 그래도 골프는 정말 하고 싶지 않네 @.@ *

한국에서는 목문용으로 알려져 있는 래치형 latch 디지털도어록은 보통 문 모서리부터의 거리(간격)를 60mm로 정해두고 있다. 영어로는 백셋(backset)이라고 하는 이 거리는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데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보통 표준은 60이나 70mm이고, 오래된 제품이나 보안성이 필요한 경우에는 127mm를 쓰기도 한다. 어쨌든 이 표준에 따라 제품을 만들고 설치하도록 되어 있으니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이 기준이 쓰이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제품들은 60이나 70이 아니라 대부분 60으로 제작되어 맞춰져 있어서 이를 호주에서 70mm에 맞게 설치하려면 약간의 노동이 필요하다는 것. 양쪽의 손잡이(lever)를 돌려주는 중앙의 쇠막대를 스핀들(spindle)이라고 하는데 이 막대의 굵기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탓에 아무거나 쓸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난번 고객 요청에 따라 제품을 설치하려고 보니(현장 확인 안함) 기존의 제품이 70으로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60이나 70이나 설치해서 쓰는데 크게 문제는 없지만 이미 작업이 되어 있는 70을 60으로 바꾸려면 커다랗게 뚫린 구멍을 덮거나 메꿔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당연히 고객은 이런 덧작업을 싫어한다.

게다가 호주에서 쓰는 많은 60mm 전용 래치가 있지만 디지털도어록에 맞지 않고 스핀들의 굵기가 다르다. 할 수 없이 기존 래치를 그대로 쓰기로 하고, 문제는 디지털도어록 앞판에 달린(고정 부분) 스핀들 역시 굵어서 쓸 수가 없다는 것. 거의 30분 정도 그라인더를 이용해 이를 사방으로 갈아내어 래치에 맞게 조절해야했다. 이런 환경을 미리 알았다면 구멍을 메꾸거나 다른 방법을 준비하거나 아니면 아예 포기를 하거나 다른 제품을 선택했겠지만 현장에 도착한 후에야 확인 가능한 이런 구체적인 사항들은 전혀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진만으로는 알 수가 없고 고객들에게 치수를 재어달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해도 모든 면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

어쨌든 고생해서 스핀들 굵기를 갈아낸 덕분에 제품은 무사히 조립을 마쳤다. 다른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기에 이렇게 해서 고객에게 작업 완료를 통지했고, 이런 과정들이 하나의 경험으로 쌓여 다음에는 같은 제품을 진행할 때 당연히 간격을 확인해야 하겠고, 혹은 70mm에 맞는 래치를 미리 찾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험과 배움은 끝이 없다… *

오래전에 알고 지내던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이 글을 볼까 모르겠지만, 의외로 출중한 컴퓨터 실력을 가진 그 친구는 한 분야를 꾸준하게 했다면 한 기업을 세우고 성공했을 법한데, 연락을 안하고 지낸지 오래되어 한참만에 들은 소식은 선물 거래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도와줄 일도 없고 도와줄 수도 없는 처지에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그것도 이미 시간이 꽤 지난 과거의 일이라 지금은 자리잡고 잘 살기만 바랄 뿐이다.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지인의 지인으로 알고 있는 한 분은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사모아서 만불 정도를 투자해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코인 시세가 전반적으로 올랐던 시점에서 대략 5만불 정도를 벌었다는(평가익) 이야기를 들었다. 부러운 소식이지만, 나와는 직접 친분이 없는 사이라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절반은 팔지”라고 조언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코인 이야기다. 가상 화폐, 코인, (총칭) 비트코인 등으로 불리는 이 가상의 자산에 대해 나는 두 번 글을 올린 적이 있고, 그 때마다 부정적으로 결론을 지었다. 시간이 좀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이 달라졌냐 하면 그건 아니고,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이 가상 자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에 대해 부정적이다. 뉴로맨서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가상의 세계를 통신망으로 연결하여 실제로 사람과 연계되는 정도의 세상이 아닌 다음에야(이런 세상은 곧 올 것만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게 있어 가상 세계는 그저 단어 그대로 가상일 뿐이다. 사실, 이미 화폐는 그 실체 보다는 단순한 “숫자”로 현실에서 오가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금을 만질 수 있지만 신용카드와 계좌이체, 수표 등 숫자만 가지고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이미 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럽의 튤립 사태와 같은 현상이 지금 시대에도 발생하고 있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가상 화폐라고는 하지만 실은 전세계적으로 실체가 없는 이 대상에 대해 자금이 몰리니 돈이 돈을 밀어올리는 수요와 공급이 발생하여 시장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거의 합법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정착 과정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겠다. 이미 이와 비슷하게 주식 뿐 아니라 현물의 선물 거래도 실체는 없이 오르냐 내리냐에 (현물 헤지 수단이라는 이름으로) 합법적 제도적 투자 제도를 갖춘 것이니만큼 세상 많은 이들이 돈을 싸들고 참여하고 있는 소위 “쩐의 전쟁” 투기판 코인 시장을 없는 것이라 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그 지인의 지인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후로는 알 수가 없지만 대략 5만불을 벌었다면 현재는 2만불 정도는 사라지고 3만이 조금 안되는 정도의 수익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인의 말을 빌자면 대략 만개 정도의 코인을 가지고 있고 이게 개당 백만원만 가도 수백억이 되어 따뜻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계획(?)에 따라 투자한 것이라 하니, 모든 투자가 기대한만큼이라면 이 세상에 가난한 이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유튜브를 뒤져보면 누구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코인 시세가 오르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한 이들이 많다. 특히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내세워 어떤 코인이 얼마까지 간다며 부추기는 내용들도 너무 많고, 이는 한국 뿐 아니라 구글의 메인 화면에서도 코인 관련 뉴스를 취급하는 내용을 보면 특정 코인이 올해 안에 대박난다는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자를 꼬드겨 끌어들이는 것 밖에는 안되고, 거꾸로 이야기하면 그렇게 대박인 코인 자기가 투자하면 되지 왜 소개하는가?이다. 같이 잘 살려고? 투자에 “함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위 사진을 보면, 주식이나 코인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부는 이렇게 비율적으로 등급이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최상위 부자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적당하게 가지고 있으며 그 아래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 이것이 대표적인 인구 구성표는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것들은 이런 식의 계급과 등급에 따라 나누어지고, 결과는 이런 최상위, 적어도 차상위에 속하는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중간에서, 혹은 아래에서 날고 뛰어봤자 물량이나 자산을 따라잡을 수 없기에 시장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또다른 지인의 말에 따르면 돈많은 누구는 수백억 자산가인데 코인에 수입억 투자했다가 수십억을 쉽게 벌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누구에게 1억은 큰 돈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돈인 동시에 쉽게 만들 수 있는 푼돈일 수도 있다는 것으로, 결국 투자의 세계에서 성공과 수익은 자산의 규모가 좌우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물량으로 시장을 흔들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세상에는 어떻게 하다 보니(!)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지금에 와서는 고집스럽게 쥐고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자신을 능력자라 하겠지만 결국 이는 운이 좋았을 뿐, 실력이라고만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분명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XRP, 소위 예전에 리플이라고 불렸던 코인은 한국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크게 시세가 움직이는데,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정착한다는 내용과 이전 정권에서의 법적 소송이 취하되면서 조만간 엄청나게 오를거라는 기대치로 급등한 종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오랜 전설은, 이미 알려진 호재는 호재가 아니라 했던가 5달러 근처까지 가던 종목은 현재 호주 달러 기준으로 3.6달러 정도이고, 지인은 다른 지인의 말을 듣고 좀 더 투자했는데 아마 30% 정도는 평가손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요즘 금 투자가 유행이라고 금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십년 전만 해도 돌반지 한돈에 얼마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수십만원이라고 한다. 금은 실제로 산업용을 포함해서 소모가 되는 제한적 자원이기에 앞으로의 희귀성은 더해질 것이라는 소식이지만, 누가 알겠는가. 미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가 대규모 금광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걸 일부러 뉴스에 흘릴 이유도 없고 금의 가치를 떨어뜨릴 이유도 없다. 그들은 이미 가질대로 가지고 있기에 오르면 오를수록 더 이익을 보는 것이니, 지금에 와서 꼭지같은 가격에 금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다지 의미있는 행동은 아닐 듯 하고, 더구나 투자라면서 한 천만원 투자해서 그 가치가 2천만원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인데다, 그 천만원 벌어서 인생이 달라질 이유도 없으니, 세상의 다양한 소식에 너무 가볍게 휩쓸리는 것 자체가 다른 기회 비용의 상실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무엇에 투자를 하든, 잃어도 되는 없어도 되는, 그 투자금이 내 인생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정도라면 투자를 하라. 반면에 투자금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역시 내 인생을 바꿀 정도가 아니라면 크게 기대도 하지 말자.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의 힘든 마음 고생을 하고, 약간 오른 것에 가슴 설레며, 쉽게 일희일비하는 정도라면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정말 버려도 되는 정도의 투자를 하고 그것이 인생에 영향을 줄 정도의 결과를 만들었다면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하겠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머니 게임을 즐기는 정도로, 좀 더 생산적인 다른 일에, 혹은 본인의 가치있는 인생에 열정을 쏟아봄이 어떨지. *

집 뒷마당(또는 앞이나 옆)에 개인 수영장이 있다는 것은, 아파트 문화가 일반적인 한국에서는 놀라울 일이다. 물론 그 수영장의 크기가 길이 50m나 되는 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들이(또는 어른이) 물에 들어가서 더위를 식히고 잠시 왔다갔다 하는 정도의 크기는 되니, 호주에서도 수영장이 있는 집은 비교적 괜찮은(?) 수준의 집이기 때문이다. 마당은 넓지만 수영장이 없다면 땅을 파고 만들어도 되니, 비용은 대략 5만불 이상 드는 제법 큰 공사이기도 하다.

수영장 관리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여러번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로 수영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관리하는 일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수영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뒷마당에 똥물을 가득 채워놓고 있는 셈이라 상당히 골치가 아파진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고 이를 위해서는 물을 순환시키는 구조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영장 모터, 정수 필터, 그리고 소독을 위한 염소 생성기(chlorinator)와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밸브와 파이프 정도가 필요하다. 내 경우에도 겨울에 차갑지 않도록 물을 지붕으로 끌어올려 태양열로 데운후 다시 내려보내는 히터 시스템이 있었지만, 태양열 발전 시스템(솔라)을 구축하며 이 히터를 제거해서 더이상 지붕으로 올라가는 관은 쓰지 않는다.

이사를 하기 전에도 이미 전 주인(혹은 그 전 주인)이 오랫동안 써온탓에 전체적인 관리 시스템은 많이 노후된 상태다. 그 덕분에 처음에는 염소 생성기와 타이머(동작 시간 조절)를 교체했었고, 지난번 물이 썩어서 매일같이 필터를 씻어준 후로는 필터를 교체해야겠다는 생각에 필터도 주문을 했다.

수영장 물이 흐르는 구조는 대부분 위에 적은대로 수영장-펌프-필터-(히터)-염소생성기-수영장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에서 필터는 작은 먼지와 찌꺼기를 걸러주지만 낙엽과 같은 것들은 수영장에서 펌프로 가기 전에 큰 바구니에서 먼저 걸러지는데, 그럼에도 작은 알갱이나 찌꺼기등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펌프에 의한 흡입 구조) 필터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 정수 시스템은 업체에 따라 규격이 다 달라서 어떤 업체의 것을,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걸러주냐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원래 있던 시스템에 맞는 것을 찾아서 이베이로 주문을 했지만, 도착한 제품이 잘 맞지 않는다? 높이, 가운데 구멍(출수구)의 지름, 전체 지름을 쟀지만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미세하게 다른 제품일지도.

이 필터는 보통 2-3년에 한번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리고 1-2개월에 한번은 꺼내서 씻어주어야 하는데, 먼저 전원을 끄고(모터를 끄면 흡입이 중단되어 물이 흐르지 않음) 정수 시스템의 공기를 빼고(압축 상태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진공 상태처럼 되어 있음) 상단 뚜껑을 열고 안쪽의 필터를 꺼내면 된다. 가끔 힘을 좀 써야 한다.

새로 구입한 것과 예전 것을 비교해보면 색깔부터 다르다. 누렇게 때가 탄 것은 물론이고 중간중간 까맣게 변한 부분도 보이고 찢어질듯이 약한 부분도 보인다. 그래도 웬만해서는 몇년을 쓸 수가 있고, 강한 수도물로 뿌리면서 찌꺼기를 씻어내면 필터링 효과도 훨씬 좋아진다. 필터 청소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아 염소 생성기 등 출수관 쪽의 흐름이 매우 약해짐을 볼 수 있고 실제로 수영장 한쪽의 출수구에서도 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출수만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이 막혀 입수도 되지 않고 찌꺼기도 걸러지지 않으며, 이는 전체적인 수질 악화의 원인이기도 하다.

잘 맞지 않는 필터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집에서 한 시간 거리 업체에서 온라인 주문) 다시 가져가기도 애매해서 뚜껑에 끼워지는 부분을 사포로 잘 밀어서 갈아준 후에 구멍에 좀 더 맞게 끼울 수 있도록 해보았다. 그랬더니 겨우 딱 맞아서 뚜껑도 제대로 덮을 수 있고 그 후로 전체적인 정수 기능이 매우 효과적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필터가 조금이라도 크거나 안 맞으면 뚜껑이 덮이지 않고 이 때 틈새로 물이 쏟아져 나오거나 새게 되므로 나중에 되면 수영장 물이 계속 줄어들 뿐 아니라 마당에 물이 고이게 되어 좋지 않다.

수영장 관리 장치는 모두 개별적으로 구입이나 교체가 가능하다. 겉으로 보기에도 녹이 슬고 오래되어 보이는 이 정수 장치는 원통 자체를 새로 사서 교체할 수 있는데, 버닝스와 같은 저렴한 제품은 대략 300불대, 중급 정도의 제품은 5-600불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만약 직접 사서 관을 연결하는 것까지 한다면 다행이지만 사람을 불러 시킨다면 최소 200불 정도는 지불해야 하니 800불 정도는 예상해야 하는 셈이다. 이번에 필터만 갈고 말았지만 다음에 필터를 교체할 때는 좀 더 좋은 제품으로 전체를 교체할까 계획중이다.

필터를 쓰는 정수 방식 외에도 모래를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가스통같이 생긴 통 안에 정수용 모래를 넣고 그곳을 이용해 찌꺼기를 걸러주는 것으로, 일정 시간 후 이 모래를 교체해주면 된다고 한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굳이 방식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을 듯 하여(수영장 거의 안 씀) 앞으로도 필터 방식을 쓰고자 한다. 필터는 직접 꺼내서 세척 후 재활용이 가능하니 좀 더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2022년부터 시작된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실질적 자산이 많은(현금 및 부동산 보유 부자)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금 회전에 문제가 생겨 지출을 줄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 결과는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불황, 그리고 불경기를 느끼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사람들은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거나 포기한다. 물론 호주 인구 2500만이라 볼 때 5%인 125만명, 아니 1%인 25만명이 돈을 많이 써도 쇼핑몰이나 주위에서는 늘 돈 쓰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 불황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정치적 압박인지 통계에 의한 것인지, 실질적 불황에 대비하는 전략인지, 호주 RBA는 지난주에 금리를 내려서 0.25 인하를 발표했고(이건 사실 약간의 눈속임이다 2023년 하반기에 0.25를 안 올려도 되는데 억지로 한번 올린 것을 이번에 내린 것에 불과…) 언론은 온통 금리인하 시작으로 도배를 했다. 사실 100만달러 대출의 경우 연 0.25%면 연 2500불, 월 약 200불 정도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쉽게 말해 한번 시장 보는 정도의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셈. 그런데,

30년의 장기 모기지를 계약했다 치고, 약 150만불을 빌렸다면, 이 금액은 커진다. 월 300불 정도의 금액을 절약할 수 있는데, 큰 돈은 아니지만 30년 장기로 가면 무려 11만 2500불의 이자를 아낄 수 있다! (아주 큰 돈 @.@ 단, 이 금리가 30년 동안 유지될 경우, 그리고 30년 동안 갚는다치면)

금융업계는 앞으로 1년에 걸쳐 대략 1%까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고, 호주의 물가 상황은 일단 급등 추세는 멈췄지만 이미 오를대로 오른 체감 물가는 많이 높고 또 미국발 여파에 따라 앞으로 물가 상승의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어 금리 인하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불황이 이어지고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면서 지난해부터 시드니를 비롯한 대도시의 시장도 약간의 하락세에 접어 들었는데, 매물이 줄어서 실질적 하락세가 느껴지지 않는다쳐도 수치로 보는 시장은 하락세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 퍼스는 여전히 상승 후 유지 정도의 수준을 지켜가고 있는 듯 하다. 코어로직의 호주 전역 부동산 지수를 보면 이 사실을 분명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이 집을 살 때인가 팔 때인가? 금리 인하가 시작됨에 따라 (일반적 관점에서는) 이제 꼭지를 찍고 내려오는 금리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도 다시 달굴 것이라고 예상하고, 반면에 소폭의 금리 인하 및 외국인 부동산 금지 등 다양한 정책으로 인해 당분간은 부동산이 현상 유지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당장 얼마를 투자해서 집을 사고 여기에 수십만불의 수익을 보고 파는 식의 과제가 걸려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과 같은 약간의 침체 및 하락기에 그리고 금리 인하가 시작되어 앞으로도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서는 특히 “내 집”을 사는 시기는 맞을 듯 싶다. 반값으로 떨어져 더 싸게 사야 하는 것은 누구나 희망하는 시나리오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고, 내 집이 아닌 렌트를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생각하면 “내 집”이라는 것에 대한 출발은 지금과 같은 시장이 적당하지 싶다. *

지난번에는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입문 게이트 gate에 편하게 쓰기 위해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오늘은 고객 요청에 따라 좀 다른 형태의 게이트에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한 사례다. 보통 일반적인 출입문이나 나무문 등에는 어떤 표준의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게 어렵지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일반적이지 않은 문에 잠금 장치를 설치할 때에는 그 전에 사전작업으로 두께를 맞춘다거나 표면을 평평하게 하는 등의 추가 작업이 필요하고, 이런 커스텀 custom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시간과 비용이 추가된다.

이 고객의 경우 안쪽에 다른 문이 있지만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기 애매한 환경이라 바깥의 출입문 게이트에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경우다. 다행히, 게이트는 목재 사이사이에 구멍이 있지만 표면은 평평한 상태라 두께만 보충하면 문제가 없다. 다만 안쪽에 있는 부분을 다듬어야 하고 철판도 덧대야 한다.

잠금 장치용 구멍을 뚫기 전에 미리 앞뒤 표면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앞에는 틈을 메꿀 수 있도록 철판을 덧대어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뒷쪽에는 나무를 덧대어준다. 이미 달려 있던 부품은 용접이 되어 있어서 그라인더를 이용해 갈아내고 절단했다. 그 위에다 적당한 크기의 나무판을 잘라 덧대고 사방으로 나사를 박아 단단하게 고정시켜준다. 이 목판은 앞뒤에 달리는 잠금 장치에 의해서도 단단하게 한번 더 고정이 된다.

보충재를 모두 설치하고 나면 잠금 장치 위치에 정확하게 구멍을 뚫어준다. 철판과 목재가 있으니 철제용, 바이메탈 홀쏘나 금속전용 홀쏘를 이용하면 된다. 구멍을 내고 나면 나머지 과정은 일반적인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는 것과 똑같이 진행된다. 간격을 맞추고 조립을 이어간다.

항상 모든 잠금 장치에서 핵심은 스트라이커, 즉 잠금 장치가 실제로 잠기는 부분이다. 이 스트라이커가 약하면 의미가 없으므로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잠기는 부분은 두꺼운 철제 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전에 쓰던 구멍이 나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만큼의 새로운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일직선으로 자를 때는 그라인더를 쓰고, 크기가 작은 것은 드릴과 다이드라인더를 써서 다듬을 수 있다. 알미늄 재질과 달리 순수 철(Fe)은 줄로 갈아내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그라인더와 드릴이 최선의 도구라 하겠다. 좁은 구멍은 전동 줄이 있다 해도 작업이 쉽지 않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나면 깔끔한 마무리가 되어 보기도 좋고 쓰기도 편한 상태의 디지털도어록이 준비되었다. 게이트의 경우 문이 열리고 닫히는 위치를 정확히 잡아주는 부분이 없지만 실제로 잠기는 부분을 기준으로 해서 쓰면 크게 불편하지 않은 상태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