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났다. 전세계적인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등, 모두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물가 안정이 이루어지며(예전에 비해서는 이미 올랐지만 작년 대비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음) 금리 인하를 논하거나 이미 진행한 것과 달리, 호주는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율을 보이며(4%) 다음 RBA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
1백만불을 빌린 사람에게 있어 연간 1%의 금리 인상은 대략 1만불, 월 800불이 조금 넘는 부담이 추가된다. 보통 0.25% 정도의 금리 조절이 있으니 이는 월 200불 정도의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최근과 같이 물가 상승이 이루어지고 이미 높은 금리의 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월 200불은 결코 우습게 볼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직장을 다니든 사업을 하든, 새로운 지출이 발생했다고 해서 그만큼의 새로운 수입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단 10불이라도 추가 지출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이어지는 겨울철은(기온에 따른 겨울은 보통 6-8월) 전통적인 부동산 비수기다. 계절로 볼 때에도 추워서 이동이 많지 않고 자녀들의 학기, 직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보더라도 이동이 많지 않은데다 회계연도가 6월 결산인 호주에서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 보편적이라 모든 조건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는 움츠러든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던 듯 하다. 매번 올렸던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더라도, 시드니와 멜번을 제외한 다른 세 곳의 도시에서는 꾸준한 상승이 이루어졌고, 솔직히 불황이거나 침체기일 때가 매수자에게는 오히려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한(?) 덕분일지, 시세는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꼭 2032 올림픽 뿐 아니더라도 기후와 가능성 등을 놓고 볼 때 이미 브리즈번은 호주인들에게 아니 전세계인들에게 있어서 주목받는 투자처가 되어 버렸다. 날씨가 따뜻하고 유명 관광지가 있는 골드코스트는 말할 것 없고 브리즈번은 여전히 저렴한(!) 가격 덕분에 꾸준한 이주와 투자가 밀려드는 듯 하다. 실제로, 브리즈번을 다녀보면 시드니에 비해서 훨씬 쾌적한 도로 상황이나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
인근 주택이 제법 고가에 팔렸다. 지난 해에만 해도 2백만에 근접한 가격은 엄청나게 파격적인 시세였는데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는 가격을 보니, 조금 큰 집(방 4개 이상)은 보통 1.5 작은 집(방 3개)은 90만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요즘 시세가 되어 버려, 집이 크고 내부 시설도 잘 된 곳은 우습게 1.8-2백만을 찍는 현실이다. 아래의 집은 흥미로운 광고까지 했는데, 이게 실 구매자의 요청인지 부동산 중개인이 매물을 얻기 위한 홍보인지, 아니면 집을 실제로 팔기 전 홍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집이 1.8백만에 팔렸다는 사실 자체는 솔직히 놀라운 사실이다.
이 집의 특징이라면 큰 길에서 두 블럭 정도 벗어난 안쪽에 위치한다는 것, 그 덕분에 땅 값이 조금 더 비싸다는 외에는 아무런 장점이 없어 보인다. 수영장이 없고 집 내부의 시설은 오래된 상태이고, 욕실과 부엌은 조금 손을 봤다해도 완전 신형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용한 곳에 위치한 조금 넓은 집이라는 장점 만으로 이렇게 비싼 가격을 받았다는 것이 요즘 브리즈번 부동산 시장을 잘 보여주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겨울철에 이 가격이라니…
지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브리즈번에 대한 투자를 이야기하곤 한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어 “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실제 이주를 해서 거주하고자 한다면 적극 환영하는 의사를 표한다. 가장 단적인 이유는 바로 “따뜻하기” 때문에.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여름에 그만큼 덥지 않냐고 하는데, 더우면 에어컨을 틀거나 쉬면 된다. 그 비용은 태양열로 보충이 되기에 충분하고. 게다가 조금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덜 받다 보니 시드니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나은 환경이라는 것. 물론 실제 이주할 사람은 없지만.
결론. 회계연도 결산을 며칠 앞둔 2024년 겨울 부동산 시장은 예전에 비해서 훨씬 더 뜨거웠다. 날씨는 많이 춥고 힘든 계절이지만, 소비자 경기는 많이 침체되어 어느 때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호주 생활이지만, 적어도 부동산은 많이 뜨거웠고 이민 억제 등이 실질 효과를 낼 때까지 한동안은 이어질 듯 싶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시장이라지만, 적어도 결과적으로 볼 때 시장은 그랬다는 것이다. 집을 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현실이 되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