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10여년을 살았지만 초기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이사를 하지도 않았고 살면서 큰 쓰레기를 버릴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은 1년에 두번 정도 있는 무료(!) 수거일에 맞춰 쓰레기를 버려왔기에 지난번 이사 과정에서 침대 등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생겨서 매우 당황했었다. 당연히, 돈을 주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지만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돈을 써야 한다”는 내용이 너무 열받고 아까워서 여기저기를 고민하다 결국 좋은 해결책을 찾았다.
한인 사회에도 있고 외국 업체에도 있는 “대형 폐기물 수거 대행 업체”는 솔직히 말하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장점이라면 (미리 예약할 경우) 언제든지 날짜에 맞춰 와서 직접 쓰레기를 가져간다는 것, 손 하나 댈 필요 없이 사람을 써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으니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업체와 쓰레기의 양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난번과 같이 침대 1개, 매트리스 1개, 책장 1개 정도로 버릴 경우 저렴하게는 300불 정도, 비싼 곳은 400불대 중반을 불렀다. 두 사람이 와서 약 30분 정도 짐을 실어가고 또 폐기물을 버리는 비용을 감안하면 아주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쓰레기 버리는 것에 드는 비용”치고는 꽤 높은 편이다.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유료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지난번 동네는 혼스비 Hornsby 카운슬 소속이라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다. 답변은 “가능하다”는 것. 그런데 이런 서비스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하는게 아니라 관련 업체에 “외주”를 주는 일이라 해당 업체 연락처를 알려준다. 업체에 직접 연락해보니 원하는 날짜가 아니라 업체에서 가능한 날짜를 알려준다. 자 이럴 경우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4월 1일에 이사를 나가야 하면 그 전에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데 업체에서는 4월 5일에 수거 가능하다면 이사를 나오면서 쓰레기를 남겨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미리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4월 1일에 이사를 나온다면 적어도 한달 정도 전에 연락을 해서 적당한 날짜를 미리 확인 후 예약을 해야 한다. 대형 폐기물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내놓을 수 있고(길거리 수거) 그 위치를 알려주면 계약을 맺은 하청 업체(카운슬 대행 업체)가 새벽에 와서 가져간다. 단, 반드시 지정된 날짜 전날 밤에만 내놓아야 하고, 그 전에 내놓으면 벌금을 물게 되니 주의할 것.
블로그를 통해 소개한 이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대형 폐기물을 호주 살이 처음으로 돈을 내고 버렸는데(큰 집으로 가면 안 버렸을 것임) 내 경우는 이웃 지인께 폐기물을 잠기 맡겨두었다가(뒷마당) 수거일 전날밤에 재방문해서 길에다 내놓는 식으로 처리했다. 다른 지인이 두번이나 도와준 덕분에 인건비를 아낄 수 있었고 저렴하게 처리가 가능했지만 사실 두 사람이 두 번이나 움직인 것을 생각하면 크게 저렴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 미리 예약을 하고 준비했다면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다음부터는 필요하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업체들이 3-400불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카운슬 계약 업체를 통해 71.50이 들었다. 1/3도 안되는 비용에 쓰레기를 버리니, 물론 70불이라도 돈 주고 버리는 것은 아깝지만 어차피 해결해야 할 일이니(무료 증정이나 판매가 안된다면) 이 방법이 가장 좋을 듯 싶다. 카드 결제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