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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이사를 가고난 후 매월 방문하고 있지만 이번 방문은 처음으로 “힘들었던” 경험이다. 그동안 2019년부터 시작해서 거의 20번 이상 브리즈번을 방문했고(99%는 자동차 운전) 여전히 심야의 어두움은 낯설고 한낮의 산길 주행은 지루하지만, 매번 어떤 목적과 동기가 있었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달렸던 것과 달리, 지난 두달의 바쁜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온 현재의 방문은 다시 현실을 직시하고 많은 과제를 떠안아야 했던 탓인지 마음이 복잡한 며칠이었다.

처음 밤 12시에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나섰을 때의 경험을 여전히 기억한다. 가로등이 없는 호주의 고속도로는 아무리 운전을 좋아하고 익숙한 나로서도 당황스러웠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아 캄캄한 길을 바닥(도로)만 보고 주행해야 하는 탓에 한 30분 정도만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멀미가 날 지경으로 머리가 아팠던 기억 뿐이다. 이제 어느 정도는 익숙하다 해도, 여전히 시드니를 벗어나 센트럴 코스트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의 입구는 캄캄하고 불편하다.

돌아오는 길은 또한번의 색다른 경험이었다. 브리즈번에서부터 시작한 밤안개는 해안 도로와 산악 도로를 가리지 않고 짙게 껴있어 시야를 방해했고, 이건 뭐 어둠보다 더 불편한 상태에서 밤길을 100km 이상으로 주행한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가 많지 않은 시간이라 가능했다는 것.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안개도 걷히고 시야는 넓어졌지만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짧지 않은 시간에 여러번 브리즈번을 오가며, 웬만한 길은 거의 기억하고 중간 쉼터와 휴게소, 지역과 특징 등도 하나둘씩 기억하게 되고 있다.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그 과정들을 모두 자세히 기록하여 하나의 여행기처럼 남겨두고 싶지만 그건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에 시도는 하지 않는다. 사실 쉼터만 해도 작고 지저분하고 어두운 곳이 있는가하면 널찍하게 잘 차려서 편하게 되어 있는 곳들이 있어 어느 정도의 구분이 필요하다.

거의 주말을 끼고 4일 정도를 방문했던 일이, 4월 방학을 맞아 일주일을 지냈고 5월은 레노베이션 문제로 2주간, 그리고 6월에도 이어서 레노베이션 마무리 일주일. 그러다 보니 4일은 너무 짧고 일주일은 길어서 일에도 영향이 큰데 앞으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 등, 현재 상황을 고민하면 답은 없지만 분명 생각을 해야할 과제로 다가왔다. 지난번 코비드 이후 체력은 더 떨어지고 회복이 잘 안되는 등 면역력 감소나 기본 체력 저하 등의 원인이 대충 때우는 식사 습관에도 있을 것이니, 과연 현재와 같은 상태와 체계를 얼마나 더 버티며 유지할 수 있으려나?

여전히 낯익은 거리 풍경 사람들의 모습, 시드니에서의 편안함과, 비록 가족과 집이 있지만 낯선 사람들의 태도와 같은 나라임에도 많이 다른 느낌의 브리즈번은 아직까지도 그저 잠시 방문하는 여행지 같은 곳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서서히 일을 늘리기 위한 시도를 해야할 시점이지만 과연 지금의 선택이 잘 하는 것인지에 대한 답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시간은 잘 흘러 벌써 7월.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언제 오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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