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살면 다양한 환경을 접해보게 되는데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시스템, 그리고 똑같은 집이나 사무실, 창고 등이라도 여러 가지 형태의 환경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작업한 곳도 비슷한 사례로, 보통 창고로 쓰는 웨어하우스(warehouse) 단지 내 사무실의 입구다. 알미늄 문틀과 유리로 된 문이 있지만 거기에 안전을 위해 철망을 씌웠고 흔히 쓰이는 9050 볼트 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편한 관리를 위해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려는 고객의 요청.
문제는, 멀리에서 인터넷으로도 관리를 원한다는 것. 일단 호주에서 와이파이 등으로 제품을 관리하려면 한국 제품은 되지 않고 정식으로 호주에 수입된 제품만 가능하다. 또한 알미늄 문틀의 경우 작업 공간이 좁아서 제품 자체도 그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최근에 호주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된 것들로, 비록 호주 회사나 수입사가 별도의 상표를 붙여서 판매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품질은 생각만큼 좋지는 않다.
고객 요청에 맞는 제품을 찾아서 준비하여 설치를 진행했다. 먼저 기존의 제품과 손잡이 등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음은 디지털도어록 설치를 위해 필요한 구멍을 뚫고 기존 구멍을 확장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보통 신규로 설치하는 것보다 기존의 작업을 수정해서 진행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고 힘들다. 래치 스트라이커 볼트 등이 움직이는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야 하고 구멍이 여러개 뚫려 있을 때는 가급적 이를 덮을 수 있도록 위치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 배치를 잡는데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러 과정을 거쳐 작업은 무사히 마쳤다. 제품의 문제라기 보다는 생산 과정에서의 문제가 약간 있기도 해서 의외로 도매업체에 다시 갔다와야 하는 두 시간 정도의 시간 손실은 있었지만 다행히 설치도 마치고 사용도 잘 되어 무난하게 마친 일이다. 물론 비용도 제법 든다.
호주도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해서 이용하기 원하고 있다. 시장이 조금씩 커지고 있어 기업은 다양한 제품을 들여오려고 하는 중이고 사람들은 그 중에서 좋은 제품을 골라 내기 위해 상담하곤 한다. 실제로 써보면 전용 앱까지 준비되어 있어, 예전 초기에 전자키나 지문을 이용하던 것보다 훨씬 더 편리한 세상이 되고 있다. 현재는 카드, 지문, 얼굴 인식 정도까지 나와 있고 앞으로는 더 편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더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