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한국에서는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유통 구조와 소비자 시장이 흔들린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정확히는 정치적 문제, 그리고 중국인의 개인적 성향 정도) 객관적으로 자본주의에서 시장이 변화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과 시장 흐름에 따른 것이라 사실 막을 방법은 없고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생각이다. 이를 강제로 막거나 금지하거나 변화시키려 한다고 해서 생각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알리가 등장하기 전, 호주의 경우 대표적인 제품 구매는 이베이 정도가 있었다. 한국은 아마도 지마켓이나 옥션이 대부분이었을 것이고 네이버가 소비자 시장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공산품이 중국 인도 등의 저가 노동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면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중국이 대대적으로 저가 공세를 시작하자 웬만한 유통사나 시스템은 무너지고 알리 등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데, 물론 싸구려나 사기성 제품이 배송되거나 사고가 생기기도 하지만(개인적으로 하나 못 받고 종료) 여전히 필요한 시장 구조라는 생각이다.
일을 하면서 이동 경로를 항상 찾아 다니기 때문에 휴대폰도 두 대를 쓰고 있고(하나는 주로 길찾기용) 차에서도 항상 충전을 하고 다녀야 하기에 꽤 오래전부터 자동차용 실내 충전기(USB)를 써왔는데 얼마전부터 접촉 불량으로 충전이 되다 안되다 하는 것이었다. 며칠전 카센터에 방문해서 물어보니 차량 문제는 아닌 듯 하고 제품 불량으로 보인다는 설명. 그래서 저렴한 제품을 하나 추가로 구입해서 써보니 이상이 없다. 보통 차량에 쓰는 USB 충전기는, 한국에서는 시거잭 충전기라고 검색하여 찾을 수 있는데 가격이 만원대부터 몇만원까지 다양하다. 호주에서도 이를 이베이 등에서 찾으면 된다. car charger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이렇게 흔히 판매하는 공산품은 이베이보다 알리가 더 저렴하다. 이베이는 중국 업체가 물건을 수입하여 입점 후 판매하거나 도매 업체가 들어오지만 알리는 중국에서 직접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더 저렴할 수 있다. 중간 유통업체에는 매우 미안한 말이지만, 같은 품질의 혹은 똑같은 제품을 굳이 두 배나 혹은 몇십%나 더 주고 사야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만약 특정 브랜드에서만 취급하는 제품이라거나 어떤 기술이나 기교가 필요하다거나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라면 그만큼 지불할 용의가 있지만 단순히 사진 걸어두고 같은, 비슷한 제품을 파는데 굳이? 어차피 이런 저가형 제품들은 저렴하게 사서 쓰다가 고장나면 또 갈아야 하는 소모성 제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예를 들어 전동 공구를 보자. 알리에는 디월트 Dewalt나 마키타 Makita 등의 제품도 판매한다. 유튜브를 보면 알리발 가짜 마키타를 비교해둔 내용도 있는데, 이런 브랜드 제품은 굳이 알리에서 살 필요가 없다. 정상 유통 경로를 거쳐서도 할인이나 이벤트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최대한 이용하면 되고, 이런 세계적인 업체들이 굳이 알리를 통해 유통할 이유가 없으니 (정품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가짜라고 보면 된다. 150불 하는 공구를 알리에서 50불 한다고 덥썩 살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50불에 사서 50불 가치만 기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보통 이런 브랜드 공구를 사는 이유는 제대로된 기능을 원하는 것이니 그냥 정상 유통 구조를 통해, 혹은 이벤트 시점에 구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백화점이나 가전 양판점, 그리고 나아가서는 지하 쇼핑센터 매장, 대학교 근처의 번화가 등 적어도 유통과 쇼핑 등의 시장이 크게 변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 구조의 변화이다. 코비드가 온라인을 더욱 양성한 이유도 있지만 사람들은 좀 더 편한 것을 원하고, 또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을 원한다. 게다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덕분에 굳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더 비싸게 바가지 써가며 살 이유도 없다. 늘 한 가지 예를 들곤 하는데, 시대의 변화가 있을 때 이를 탓하거나 생존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 변화를 미리 예측하거나 대응해야 살아남는다. 버스 안내양이 사라진 것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동 안내기 그리고 토큰과 버스표의 등장으로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로봇도 등장하니 아마 앞으로는 단순 서빙 알바는 점차 줄어들다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로봇이 일상화되는 몇십년 후에는 단순 인력 시장은 거의 사라질 수 있다.
알리나 이베이는 문제가 생길 경우 환불도 잘 해준다. 이베이에서 산 자전거 용품은 문제가 있어서 상당 부분을 환불 받았고(반송보다는 일부 환불을 업체들이 선호하기 때문) 알리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항의해볼 수 있다(이 점에서는 이베이가 더 편리). 결론, 소비자는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필요한 것만 취하면 된다. 알리가 어떻고 이베이가 어떻고 정책적으로 정치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없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만 풀려고 하고 논쟁하는 정치인들이 문제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