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올렸던 글에 이어 얼마전 집에 갔을 때 이웃에서 넘어온 나무의 가지 치기를 진행했다. 비용이 꽤 드는 일이라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했지만 결국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높은 사다리(3-5m) 구입, 긴 전기톱 polesaw 등으로 직접 자르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어차피 깔끔하게 해결이 어려울 수도 있어 사람을 부르기로 했지만, 이게 또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시드니보다 사람이 더 귀하고 비싸다 보니 브리즈번의 구인 과정은 상당히 머리 아픈데, 많은 사람들이 쉬운 일만 찾아서 하려고 하고 어려운 일은 너무 비싸게 부르거나, 가격을 결정하고도 일을 본 후에 더 청구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 업체에 작업 환경 사진을 올려 한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그는 $400을 원했지만 수영장 청소는 안하고 자른 나무만 걷어가 달라면서 비용을 할인해 달라 했더니 $250으로 다시 견적을 올렸다. 그 정도라도 생각보다는 많이 들지만(지난번 이것포함 다른 가지치기를 $250에 하겠다는 이가 있었고 다른 일만 하고 $150을 받아감) 어차피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 진행하기로 결정. 당일 방문한 사람은 작업 환경을 둘러 보더니 나에게 묻는다. 나무 가지치기만 하고 수영장 청소 안하는 조건으로 $250에 진행하는 것을 재확인, 그러더니 나무 가지를 적당히 자른 후 더 자르면 돈 더 내야 한다고… @.@
기왕 시작한 일이라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고 불필요하게 말 길어지는게 싫어서(달래면서 일시켜야 함) 전체 작업을 하고 청소까지 다시 $400에 하기로 계획을 변경, 마지막에 나무를 실어다 버려야 하는데 왕복하면 시간과 기름값이 드니 $50을 더 달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은 무난하게 했지만(최고 수준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음) (1) 중간에 말 바꾸며 가격 올리는 것 (2) 고객와 말싸움하며 자기 주장만 하고 (3) 가격이 안 맞으면 나무 쓰레기 두고 갈까하며 협박하듯 진행하는 과정.
그의 말에 따르면 좀 떨어진 지역에 살면서 이미 여러 채의 집도 가지고 있다지만 과연 그것이 합리적이고 원만한 근무 태도에 따른 소득인지 의문이다. 열심히 사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에 대해 방문 후에 말을 바꾸고 자꾸 가격을 더 올리려 하는 그와 굳이 싸우지 않는 것은, 어차피 내 입장에서는 이 한번의 일만 처리하면 더 이상 얼굴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즉 문제 해결이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물론 중개업체에 신고하거나 페어 트레이딩 등을 통해 다툴 수도 있겠지만 그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보다는 깔끔하게 해결하고 내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면 그만이었으니까. 절대로 중개업체를 믿지 말고 거기에 응모하는 사람들도 믿지 말라…
어쨌든 그 과정을 통해 수영장 근처는 깨끗해졌고, 더이상 나뭇잎 벌레 먼지 등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 일년 가까이 귀찮게 하던 것을 없애 버렸으니 수영장 관리가 훨씬 더 쉬워지고 편해졌다. 가끔씩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과 먼지 등만 처리하고 수질 관리만 하면 이제 수영장을 좀 더 깨끗하게 자주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호주는 한국에 비해서 적은 인구로 인건비가 아주 비싸고 시드니보다 브리즈번은 더해서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이고 괜찮은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다. 많은 이들이 적당히 해도 돈을 더 받으며 일하고 있으니 더 잘하려는 의지도 없고 적당한 수준의 기본적인 능력만 갖추고 전문가로 자청하는 이들이 많으며 실제 능력과 노력보다는 대화와 영업력, 말로 먹고 사는 이들도 많다는 것.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평가일 뿐. 이에 관한 해결 방법은 앞으로 서서히 찾아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