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지역별로 땅값을 주기적 평가하여 주택 소유자에게 해당 물건의 땅값을 고지해준다. 2025년 기준으로 작년에 측정된 땅값 결과가 이메일로 전달되었는데 지난번(2023년 발표, 2022년 기준) 보다 평균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땅값은, 모든 비율 상승분이 그러하듯, 비싼 지역일수록 더 오르는 셈인데, 예를 들어 땅값이 100만불이었던 곳은 117만불이 된 것이고 땅값이 80만불이었던 곳은 약 94만불이 되어 이전에 20만불 차이였던 땅값은 이제 23만불 차이가 되는 것이다.
Brisbane City Council | Environment, land and water | Queensland Government
퀸스랜드의 브리즈번 뿐 아니라 로건 등 다른 지역도 땅값 상승분이 반영되었는데, 흥미롭게도 로건의 평균 상승율은 19%다. 이는 저렴한 지역일수록 수요가 몰리고 개발 가능성 등의 여러 요인들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는데, 2년이라는 짧지 않은,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간에 17% 이상의 상승율은 상당히 빠른 추세라 할 수 있겠다. 예전 코비드 시기를 거치면서 부동산 상승이 주로 땅값 상승에서 기인한(그리고 강한 수요) 것이기에 이번 상승분이 반영된 부동산은 다시 한번 계단식 상승을 보여주지 않을까 한다. (시드니 및 NSW에도 이런 기능이 있음)
예를 들어 건물의 건축비가 50만불이라고 가정하면, 이미 코비드를 지나면서 이 건축비가 10% 이상 올랐고, 땅값마저 상승했으니 100만불 주택의 땅값이 50, 건축비 50이라고 가정할 때, 이제 땅값은 60만불, 건축비도 55만불이 되면 기본적인 시세는 115만불부터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서 수요가 강한 시장 활황기에는 약 10-20%의 추가 상승분이 반영되어 140만불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니, 이런 요인으로 인해 짧은 기간 내에도 강한 부동산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 물론 하락기에는 기본 가치에서 할인된 가격이 나오고 땅값도 하락할 때가 있지만 현재 호주 전반에 걸친 인구 증가 및 강한 수요가 지속되어온 시장 상황에서 당분간은 땅값의 지속적 상승이 예상된다.
물론 땅값이 주택 가치의 전부는 아니다. 예를 들어 비싼 동부 해안가 지역은 오히려 생각보다 땅값이 저렴(?)하다. 이런 지역은 정해진 지역 내에서 수요에 비해 적은 공급이 부동산 상승을 불러온다. 바다에 인접한 주택이 몇채되지 않는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이들이 구매를 원할 경우 당연히 그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즉 부동산의 시세는 결국 기본적인 수요 공급 법칙을 바탕으로, 자연적 가치인 땅값(land value), 그리고 건물의 가치(건축비 인테리어 등), 여기에 금리와 경제 상황 등을 더하여 정해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2월의 금리 인하에 이어 다음주 4월 첫 RBA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전망되고 있지만 빠르면 5월 늦으면 8월 경에 추가 인하를 점치는 시장 분위기이며, 올해를 지나 내년까지 적어도 4회 정도(지난 인하 포함)의 인하가 예상되어 있는 바, 이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호주 경기를 반영한 전망이면서도, 부동산과 같이 금리에 민감한 시장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주어, 가을이 되어 곧 다가올 겨울의 시장 침체를 벗어나 한동안 조용했던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급등이 아닌 반등)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에 늘고 있는 부동산 업체의 광고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언제가 “가장 좋은 집”, “다시 없는 기회” 등으로 홍보하는 그들의 작전이 다시 조금씩 먹혀드는 것을 보면 부동산 시장에 다시 봄날이 오는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