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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와서 살다 보면 오래된 선배들이 하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남자는 낚시 아니면 골프 둘 중의 하나는 꼭 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와서 보면 이 말은 하나의 진리다. 자연 환경이 좋고 선진국인 호주라고는 해도 취미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고, 특히 남자들끼리 어울리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거나 게임(카드, 컴퓨터, 돈내기 취미 등)을 하는게 아니라 골프나 낚시를 꼭 배우는게 좋다. 많은 이민자들이 이런 취미를 가지고 야외로 나가거나 어울리며 지내고 반대로 이런 일에 취미가 없다면, 정말 할 일이 없고 지루하다.(물론 개별 취미는 더 있기는 하다)

한 지인은 호주에 와서 낚시를 조금씩 즐기다 완전히 취미로 굳혀서 친한 사람들끼리 가끔 낚시를 다닌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우 지루한 낚시를 대부분 싫어하지만 때로는 함께 가서 어울리기도 하고, 달리 할 일이 없는 호주에서 낚시 취미를 제대로 인정해주기도 하기에, 적당한 장비에, 적당한 시간에, 그리고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다니는 이들이라면 호주에서의 낚시는 즐길만해 보인다.

얼마전까지 한국에서는 골프가 유행했다고 들었다. 돈이 있건없건 뭔가 “있어 보이는” 취미로는 골프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골프를 친다면 사실 꽤나 비용이 들긴 하는데, 호주에서는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실제 골프장에 가서 게임을 하는 정도의 비용은 몇 십불 수준에 불과하고 좋은 골프장에 간다해도 그리 비싸지 않다(친한 친구 잘 사귈 것). 물론 저녁 식사 등의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조금 더 돈을 써야 하고, 결정적으로 골프를 위해 하루 빠질 수 있는 정도의 시간적 여유, 이 여유를 위한 경제적 여유를 갖춰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호주에 와서 알게된 이들 중에서 이제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은 딱 세 명이고, 그 중 한 사람은 낚시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들로 산으로 다니는 산책(부시 워킹 bush walking)을 운동으로 하고 있다. 그러니 아예 다른 취미도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골프도 하지 않는 이는 나 밖에 없다는 결론…

얼마전에 지인이 골프를 좀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연습용 그물을 구입했다. 보기에는 작고 별거 아닌 듯 한 제품이 도착해서 설치를 도와 드렸는데 시간이 꽤 걸릴 정도로 크기도 크고 조립이 쉽지 않았다. 호주의 장점이라면 뒷마당이 있을 때 이런 장비를 내 집에 설치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이니 본격 취미로 배우고 즐기기에 호주는 모든 면에서 뒷받침을 해준다. 단 경제적으로 여유만 있다면…

가만 생각해보면 다른 또 취미를 할만한게 있을까 고민해도 도저히 답이 없다.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한 때일 뿐, 취미라고 하기에는 좀 낯설고, 지난번에 지인들과 어울려 당구를 해본답시고 시도했지만 무슨 규칙이나 시스템을 배우기에는 머리를 쓰기 싫고, 또 뭐 엄청나게 잘하고 싶은 욕심도 없는데다 이제 길이 보이고 회전이나 이것저것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으니 벌써 지루해지려고 한다. 당구 큐는 안 사기 정말 잘했다…

누군가 묻는다 너의 취미는 뭐냐고. 농담삼아 하는 내 취미는 돈벌이다… 뭔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일처리를 해주고 좋아하는 운전을 해서 돌아오며 돈까지 받는 일이니, 이보다 더 좋은 취미는 아직 못 만났다. 객관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논리지만 그만큼 즐기면서 일하는 내게 있어 아직까지 이보다 더 짜릿한 취미는 못 만난 듯 하다. 시간은 그렇게 가고 언젠가는 좀 더 여유롭게 취미를 찾아볼 수 있을까. 그래도 골프는 정말 하고 싶지 않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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