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가던 유닛 단지에 들러 몇 가지 일을 했다. 옥상, roof top으로 나가는 문에 기본적인 잠금 장치(손잡이)가 달려 있는데 외부인이 장난을 쳐서 지난번에 철판으로 막았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도어 클로저도 설치했으며 이번에는 아예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이다. 공동 주택의 경우 이렇게 공동으로 관리하거나 이용하는 문은 보통 한쪽에서는 언제든지 출입이 가능하고(보통 주차장의 안쪽, 혹은 계단의 안쪽) 반대편에서는 반드시 열쇠를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외부인이 장난을 쳐서 철판으로 막아둔 탓에, 일단 열쇠를 이용해서 문을 열 수가 없으면 나로서도 달리 문을 열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다. 편법이 불가능하다는 뜻. 할 수 없이 오랜만에 그라인더를 들고 손잡이를 잘랐다. 단순히 열쇠 구멍에 녹이 슬거나 해서 고장이라면 좀 더 간단한 방법을 써볼 수 있겠지만 수십년 된 제품인데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하나씩 해보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해서 그냥 절반을 자르기로 했다. 그 이유는, 외부에 헛도는 부품을 끼워두어 강제로 문을 열 수 없도록 했기 때문에 쉽게 말해서는 드릴 비트 하나도 쓸 수 없는 상태라 손잡이 전체를 완전히 뜯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참 걸려 손잡이를 절반으로 가르고 부품을 조금씩 떼어낸 후 문을 열었다. 다행히 내부 스핀들(spindle)은 돌아가는 상태라 아마도 열쇠를 돌리면 함께 돌아가는 부품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뜯은데다 너무 오래된 제품 및 부품들이라 어차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대로 진행했다.

새로운 손잡이는 호주의 소방법 등에도 맞고 열쇠로만 열 수 있으며 열쇠가 없더라도 손잡이가 아래로 움직이는 클러칭 clutching 방식이다. 이는 문이 잠겨있을 때 손잡이가 고정되어 누군가 강한 힘으로 아래쪽으로 내리면 꺾이면서 부러지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다. 강제로 내린다 해서 문이 열리지는 않지만 고장날 수 있으니 아예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손잡이는 항상 움직이게 해둔 것이다.

제품은 교체를 했지만 문에는 여전히 철판이 달려 있어서 열쇠가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는 문을 열 수가 없다. 물론 그라인더로 자르거나 하면 가능하겠지만 침입자들은 보통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나 장비를 이용한 시도는 하지 않으므로 이 정도면 충분히 안전한 상태다.

일반적인 문에는 60-70mm의 백셋 backset, 즉 문 모서리부터 손잡이 중심까지의 거리를 이용하지만 이와 같이 오래된 현장에는 127mm의 확장 래치가 쓰이기도 한다. 이것 역시 쉽게 문을 열거나 할 수 없도록 나름대로 보안성을 생각한 구성인데, 교체나 변경을 하는 입장에서는 확장 래치를 써야 해서 다양한 부품을 미리 준비해서 다니는 것이 좋다.

손잡이 제품의 종류에 따라 구멍 크기 및 작업 환경이 달라 드릴을 이용해 작업한 후 조립을 마쳤다. 안팎의 나사를 너무 세게 조으면 손잡이를 내렸다 다시 올라가는 반동이 약해져(나사가 본체를 강하게 누르게 됨) 이럴 경우 조립용 나사를 약간 풀어주어야 한다. 래치가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는 원인은 이런 본체 조립 나사, 혹은 래치 구멍의 수평 여부, 손잡이 본체를 끼우는 구멍의 크기 등이다.

작업을 마친 후 추가로 두 집의 인터폰도 함께 교체하고 확인 후 종료… *

지난주말에 브리즈번을 다녀오면서 세번째 일을 잘 마쳤다. 소개를 받고 시작한 일이 이번이 세번째로 연결되었으니, 아직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시드니를 벗어나 브리즈번에서도 무난하게 일을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호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 전체 통유리인 문이 있는가 하면 하단을 가로질러 스텐철판으로 마감된 문, 혹은 하단 일부분만 스텐철판으로 덮은 세 가지 종류의 문이 있다. 전면 통유리 문에는 별다른 잠금 장치를 할 수 없고 위에 덮개를 씌워 자석(전자식)을 이용하거나 오래된 문에는 모티스 방식으로 가능하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하단 철판 형태의 문은 보통 바닥(floor)으로 볼트가 튀어나와 잠그는 식으로 되어 있다.

이 문과 잠금 장치의 가장 큰 문제는 바닥이라 물과 먼지가 쌓이는 곳이다 보니 오래되면(2-3년만 지나도) 잠금 장치가 고장나거나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는 것. 심지어 고장난 것을 고치거나 교체하려고 해도 거의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경이다. 교체를 위해서는 앞뒤 철판을 떼어내고 분리 후 작업해야 하는데 철판을 떼어내는 것도 힘들고 다시 붙이는 것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쓰는 방법은 이 잠금 장치를 제거하고(잠기지 않도록 절단 혹은 파손) 추가로 볼트를 장착하는 것.

상업용 건물이나 상가 등에 쓰는 볼트는 상당히 튼튼하고 안전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지난번에는 아래 방향으로 긴 것을 썼지만 이번에는 옆으로 누운 형태의, 그러나 볼트는 바닥으로 잠기는 제품을 쓴다. 호주의 ADI라는 회사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하나로 된 것은 싱글 single, 문과 문틀 양쪽에 설치해서 서로 잠그는 것은 더블 double이며, 여러 가지 색으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은색(silver)의 싱글 볼트락.

두 가지 사항이 있다. 먼저 하단 철판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미 다른 잠금 장치가 들어 있으니 주의해서 잘 해야 하고, 잠금 장치를 잠근(!) 상태로 구멍을 뚫으면 중간 부분이 걸려 열리지 않게 되니 기존 볼트를 절단하거나 반드시 열어둔 상태로 구멍을 뚫는 것이 좋다. 두번째 문제는 바닥 콘크리트나 벽돌에 구멍을 뚫는 일. 환경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데,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뚫을 경우에는 좋은 드릴 비트와 함께 로터리해머드릴 rotary hammer drill을 쓰는 것이 편하다. 일반적인 해머 드릴이나 콘크리트 드릴은 깊은 구멍을 내기 쉽지 않고, 드릴 비트마저 닳았거나 품질이 좋지 않으며 대략 1-2cm 타공 후에 그 이상의 작업이 어려워진다.

13mm의 드릴 비트를 이용해서 충분히 깊은 구멍을 내고 나면 볼트를 넣어서 제대로 잠기는지, 볼트를 넣고 빼는 것이 쉬운지 확인한다. 시멘트 가루 등이 묻어서 뻑뻑해질 수 있으니 잘 닦아가며 확인해야 하고, 구멍이 너무 얕거나 삐뚫어졌거나 충분히 굵지 않으면 볼트를 잠그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볼트가 끝까지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쇠가 돌아가지도 않으므로 구멍의 깊이가 충분해야 하고, 동시에 옆부분이 닿지 않도록 충분히 넓어야 한다. 구멍을 낼 때 사방으로 약간 돌려가며 뚫는 것이 좋겠다.

원래 이 제품은 뒤쪽에서 구멍을 내거 조립하는 형태인데 나사 고정용 구멍 자체가 삐뚫어지거나 할 경우 잠그는 것이 쉽지 않다. 고정용 나사 구멍의 양쪽에서 드릴을 흔들며 타공하면 생각보다 구멍이 조금 더 커져서 고정하기는 쉽지만 뒷부분의 나사 머리가 혹시라도 구멍으로 빠져들어갈까 걱정이 될 수 있다. 이 때에는 별도로 판매하는 2-3mm 두께의 스텐 부품(packer)을 대어준 후에 고정시키면 된다. 스텐이라 절대로 휘어지거나 파손되지 않고 나사 구멍만 뚫려 있으므로 튼튼하게 받치는데 충분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원래 목적은 제품의 높낮이 위치를 조절하기 위한 받침대(packer)지만 뒷쪽 나사를 받치는 용도로 쓰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해서 유리문에 끼우는 한국산 제품과 함께 볼트를 설치, 세번째 작업을 무사히 마쳤다. *

예전에 작업한 고객의 집을 재방문한 일이 있었다. 오래된 주택이라 목재의 상태가 좋지 않아 문틀 고정 작업을 해준 것인데,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해서 가보았다.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 잠금 장치의 위치가 바뀌면서 문이 닫히지 않는(잠기지 않는) 상태로, 아래 사진을 보면 문틀의 스트라이커와 문의 바디(body)가 일치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나이트래치 night latch는 오래전에 데드래치만큼의 정교한 제품을 만들 기술이 부족하기도 했고 비용이 비싸서 저렴하게 쓰던 간이(!) 잠금 장치로 볼 수 있다. 래치 latch라는 것은 스프링에 의해 잠기는 부분이 움직이는 방식인데,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편리함이 있다. 나이트래치는 이 기능만 이용해서 문을 간단하게 잠그는 것이다. 손잡이가 달려 있지 않고 오직 잠그는 기능만 있기에 매우 단순하고, 어떤 면에서는 조잡하기까지 하다.

보통 주택에서는 창고의 잠금이나 옆문 후문 등과 같은 경우에 주로 쓰고 이것 역시 대부분 오래되거나 낡은 주택에서 볼 수 있다. 20여년 전만 해도 데드래치가 일반화되기 시작해서 그 이후 지은 집에는 보통 데드래치가 달려 있다. 하드웨어 전문점인 버닝스 기준으로만 해도 데드래치는 140불, 나이트래치는 20불 선이니,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쓰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저렴한 잠금 장치인 것이다. (실제 소매가는 훨씬 더 비싸다)

이 나이트래치의 문제점은 이번에 작업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1) 스트라이커 구멍 및 제품의 크기가 작아 약간만 비틀어져도 문이 안 잠긴다. 작업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정교하게 정확한 위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2) 역시 크기가 작고 조잡한 점이 있어 열쇠 실린더 뒷쪽의 금속 부붙 테일 tail이 고정되지 않고 비어 있어 실내쪽 장치(body)에 정중앙으로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으면 열쇠가 어느 한쪽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즉 정확한 위치를 맞추지 않으면 열쇠를 돌리기 어려워 문제가 되는 상황이 흔히 발생한다. 역시, 작업자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더 까다롭다. (3) 보안성에 있어서도 문제다. 실내쪽 장치를 나사 3개로만 고정시키는 구조이다 보니 큰 힘을 받거나 강한 힘으로 충격을 줄 경우 고정 상태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고객들을 방문해보면 저렴하게 보조 형태의 잠금 장치를 원하면서 이 제품을 사다놓고 설치만 원한다거나 혹은 인터넷 결과를 보여주며 저렴한 제품이니 해달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늘 똑같은 설명을 적었지만, 보안에 있어서는 너무 저렴한 것을 찾지 말고 제대로 투자하기를 권하고 싶다. 안전하고 또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면 적당한 비용 투자는 필요해 보인다.

위 사례의 경우는 (원인은 모르지만) 문이나 문틀이 약간 움직인 것으로 보여 위치 조절이 필요했다. 아쉽게도 이미 구멍을 크게 뚫어놓고 기존에 쓰던 것이라 정확한 위치를 잡아주는 일이 상당히 어려웠고 한 시간 정도 걸려서 겨우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뒷쪽 고정 나사는 원래 제품에 있던 것을 빼고(품질이 안 좋음) 훨씬 더 긴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시켰으며 열쇠로 좌우 돌려 잘 동작함을 확인 후 작업을 마쳤다. *

최근에 했던 여러 가지 일을 정리해 본다. 매년 그랬듯이 2월은 신학기가 시작된 후로 그다지 바쁘지 않은 시간이고, 3월이 되면 약간 일이 많아지다가 4월에 다시 방학이 되면서 조용해지고 그 분위기는 6월까지 이어져 부동산 시장과 함께 비수기(침체기)가 된다. 그럼에도 전혀 일이 없지는 않으니, 오랜만에 만져본(?) 볼트를 포함하여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본다.

먼저 시티에서 볼트를 교체했던 일. 기존에 설치된 볼트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요청에 따라 방문해 보았다. 문제는, 이렇게 고장난 듯 하면서 가끔씩 동작이 되는 것이라면 아예 바꾸려고 결정을 하지 않는 이상 애매한 결과가 되어 버린다는 것. 무슨 말인가 하면, 점검 및 수리가 가능하면 교체가 아니라 점거해보자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전체를 분해하여 살펴보았지만 그다지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열쇠가 불편하다는 의견에 따라 실린더만 교체 후 돌아왔지만 며칠 후 다시 볼트가 안된다는 연락, 결국 재방문을 해야했다.

제품을 완전히 교체 설치한 경우라면 보증이 제공되고 필요하면 업체(도매)에 반품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기존에 쓰던 것이 잘 안되면 원래는 다시 출장비를 받아야 하는 애매한 상황이 된다. 일단 비용은 최소로 해서 제품을 그냥 교체하기로 하고 재방문해서 처리했다. 처음부터 그냥 교체를 했더라면 훨씬 더 간단하고 깔끔한 일이었을 수 있다. 이 볼트는 내부적인 구성이 조금 정교한 편이라 약간의 미세한 틈이 있거나 혹은 작은 핀이 움직이는 경로(path)가 좁아지거나 손상되면 볼트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아주 튼튼하고 안전한 제품이지만 모든 것이 장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부동산에서 일을 받아서 하다 보면 비용 문제로 이야기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자주는 아니고 가끔(거의 두 달에 한번?) 일을 주는 곳에서 점검 요청이 들어왔다. 고객과 통화해서 시간을 잡은 후 방문했더니 아예 고장이 난 듯 동작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제품이 꽤 비싼 편이라 출장비와 교체 비용을 합쳐서 상당한 금액이 된다는 것. 이렇게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리 부동산에서 승인한 일이라도 무조건 진행을 할 수 없다. 먼저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금액을 알려주니, 작업비와 재료비 등을 나누어 알려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집주인에게 확인해 보겠다는 결론. 만약 작업을 원하지 않으면 출장 및 점검비만 받고 돌아오면 되기는 하지만, 나중에라도 교체를 원하면 결국은 방문해야 한다.

세입자에게 상황을 알려주고 주인에게 소식이 오는대로 알려주기로 하고 돌아왔다. 그날 밤, 부동산 직원의 확인 문자. 그래서 며칠 후에 재방문해서 처리해 주었다. 새로 아파트가 생기거나 혹은 새로 생기는 동네에서는 대부분 잠금 장치 등도 매우 깔끔하고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지만 내가 사는 곳을 포함해서 최소 20년 이상 오래된 동네에서는 집을 지을 때부터 설치해서 쓰던 것들을 볼 수 있고, 이는 단순히 보기가 흉하거나 지저분하다는 외에 기능적으로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들이 있다.

호주에서 대표적으로 흔히 쓰이는 데드래치 deadlatch는 블로그에서도 자주 소개했던 제품으로 가장 비싼 것 중의 하나다. 가끔 할인 이벤트를 통해 싸게 파는 경우도 있지만 100불 이하이던 가격이 지금은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버닝스 Bunnings에서도 많이 오른 탓에 일반 소비자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버닝스 가격을 표준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이 제품의 소매가는 250불을 넘는 수준이고 흥미롭게도 이 가격에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다. 왜? 정가를 주고 사는 것이 제대로된 보증 등을 지원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더웠던 날이지만 이미 예정된 일이라 고객을 방문해서 요청받은 일을 진행했다. 그 중 하나는 오래된 낡은 차고에서 볼 수 있는 차고 손잡이, 흔히 티 핸들 T handle이라고 부르는 잠금 장치다. 최근에는 많은 차고를 자동으로 바꿔 쓰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자동이 아닌 수동 상태의 집도 많고 오래된 집일수록 이 티 핸들이 흔하다. 아마도 예전에는 차고 문을 조금씩 접어서 열고 닫는 sectional 방식은 기술적으로 어려웠을테니 그냥 들어 올리는 tilt up 방식이 가장 흔하지 않았나 싶다.

이 제품의 문제는, 잠금 장치라고는 해도 너무 간단해서 보안성이 거의 없다는 것. 그러나 실은 이게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오래된 집에서 문틀이 움직이고 변형됨에 따라 이 잠금 장치가 달려 있음에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즉 제대로 잠기지 않는 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잠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닫혀 있을 뿐, 걸쇠에 걸려 제대로 잠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잠금 장치를 교체하거나 손을 봤는데 문이 제대로 안 잠긴다면(!) 무조건 문틀에 붙은 걸쇠 부분까지도 확인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매우 어려운 편이다… @.@

문 양쪽이 모두 제대로 잠기지 않아 꽤 긴 시간을 고생했다. 원래 고객의 요청도 아니었고 이 일을 마무리할 의무나 계획도 없었지만, 단순히 열쇠를 바꿔달라(!)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작업을 마치고 보니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는다! 이 상태로 그냥 두고 오기에는 전문가의 양심이 도저히 용납되지 않아 점검을 제안했고 기왕 일을 시작하고 보니 마치기까지 꽤 오래 시간이 걸린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무료…였고.

요점만 정리하면, 차고문을 닫으면 양쪽에 있는 걸쇠가 문 양끝에 스프링과 줄로 연결된 금속판을 잡아주고 이것이 문을 잠궈주는 역할을 한다. 열쇠로 잠그면 손잡이가 돌아가지 않고 열어두면 손잡이가 돌아가므로 줄을 당겨 금속판을 걸쇠로부터 분리하여 문을 열 수 있게 되는 원리다. 지금까지 꽤 많은 곳을 작업했지만 거의 한번도 제대로 된 것을 본 적이 없다. 위치가 안 맞거나 안쪽의 판이 위치가 안 맞거나 줄의 느슨한 정도가 안 맞거나. 그래서 이 손잡이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청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점검 및 보정이 어려운 편이기 때문.

다행히 일은 잘 마무리 되었다. 과연 얼마나 오래 버티고 잘 동작할지는 보장할 수 없지만 일단 제대로 동작하게 만들어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

약간 시간이 된 일이지만 좋은 경험이자 사례이기에 소개해 본다. 창고에 손잡이로 된 디지털도어록을 설치하고 싶다는 고객의 연락을 받고 작업을 진행했다. 이 창고는 일반적인 문이 아니라 얇은 철판으로 된 문에 두꺼운 금속봉(metal post)이 뼈대를 갖추고 있는 상태로, 정상적인 잠금 장치는 쉽게 설치할 수 없는 조건이다.

원래 문에는 간단한 잠금 장치가 달려 있다. 금속봉은 모두 용접이 된 상태라 잘라내거나 떼어낼 수도 없고 만약 잘라낼 경우 문 자체의 뼈대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어 쉽게 제거할 수도 없는 상태다.

먼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여 디지털도어록용 래치를 설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 가로로 지나는 중간의 금속봉 앞부분을 잘라내야 하는데, 완전히 잘라내면 뼈대가 약해지니 문 자체와 붙은 부분을 빼고 4면중에서 3면만 선택적으로(?) 잘라내는 방법을 취했다. 사진으로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문의 바깥 부분에 붙은 철판을 남기고 나머지 면만 잘라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그리고 래치가 들어갈 부분은 문의 옆면이라 이곳의 금속봉도 적당한 크기에 맞춰 잘라내고 드릴로 갈아내고 마지막으로 줄로 다듬어야 했다.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쉽지 않은 환경이다.

잘라낸 뼈대가 없어 손잡이를 그대로 붙일 수 없고 두께를 맞추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손잡이에 이용하는 두께 보정용 철판(packer)을 여러장 덧대어주어야 했다. 이렇게 해서 단단하게(움직이지 않게) 손잡이를 조립할 수 있었고, 끝으로 손잡이와 잠금 장치의 상태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 후에 마지막 스트라이커 작업을 진행한다.

문이 문틀에 너무 닿는 상태이다 보니 래치의 나사 하나라도 튀어나오지 않게 만들어야 했고, 그 후에 래치가 구멍에 딱 들어맞게 잠겨야 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구멍을 뚫어 스트라이커 작업을 해주었다. 고객으로서는 중요한 설비를 보관할 예정이라 일반적인 수준의 잠금 장치로는 불안해서 별도의 제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한 것인데, 차라리 손잡이가 아닌 일반적인 림 rim 방식의 디지털도어록이면 설치가 더 간단했겠지만 금속봉과 얇은 철판의 조화 때문에 몇 시간에 걸쳐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던 일이다.

참고로 좁은 면적에서의 철판 절단은 일반적인 그라인더보다 다이 그라인더(세공용)가 매우 효과적이며 지난번 구입 후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금속 가공용 자동 줄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좁은 면적에 넣어서 줄질을 할 수 있는 제품은 없기 때문에 한국 등에서 구할 수 있는 좁고 긴 면적의 사각, 반원, 원형 줄이 있으면 금속 가공 작업에 매우 유용하다. *

대부분의 일이 그렇지만 해놓고 나면 별 것 아닌 듯 해도 막상 실제 진행 과정은 힘들고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쉬운 일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일이란 것은 어렵고 힘들다. 만약 모든 일이 쉽고 간단하다면 돈벌기가 쉽다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타인에게 맡길 이유 자체도 없어지니 실은 돈벌기가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오래전에 일을 하던 정부주택 업체의 사장이 연락을 해왔다. 개인적으로 투자해둔 집이 한 채 있는데 다음날 바로 세입자가 들어올 예정이라 무조건 저녁까지 일을 마쳐야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겠냐고. 급하게 연락하면 급행비를 받아야 하겠지만 이 업계에 그런 것은 없고, 언제 어떤 일이든 일단 받고 보는, 그리고 가급적 최대한 잘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개인적 성향에 따라, 일은 받았지만 생각해보니 해결이 쉽지는 않다.

누군가 문을 발로 차서 문틀까지 다 깨졌다 @.@ 일단 파손 부분을 잘라낸다

먼저, 문이 깨지거나 파손된 것은 구멍을 메꾸거나 덮는 재료가 있다. 문이 휘어지거나 심각하게 파손된 경우는 문을 교체하는 것이 낫지만, 이렇게 급한 경우에는 일단 메꿔서 쓰고 나중에 천천히 교체하는 쪽으로 진행한다.

문틀이 깨지거나 파손된 것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문틀은 보통 벽과 문을 연결해주는 부분에 있다 보니 여러 개의 나무가 덧대어져 있고 이 중 어떤 것이 파손되면 심하게는 전체를 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사진으로 보니 문틀 자체가 깨져 힘을 받을 수 없어, 견적을 좀 여유있게 내고 현재의 문틀 부분 나무를 잘라낸 후 새로 붙이기로 했다. 말은 쉽지만 이 과정이 매우 어렵다. 이유는?

두껍고 긴 각목을 사다 안쪽을 파내고 붙여준다

하나의 통나무로 된 문틀 자체는 전체를 들어내지 않고 잘라내기가 쉽지 않다. 그라인더를 이용해서 중간중간을 자른 후 깔끔하게 하기 위해 끌 등을 이용해서 긁어낸다. 완전하게 뜯어내고 나면 그 자리에 맞는, 더 굵거나 큰 나무를 덧대어준다. 단순히 나무를 덧대는 것은 의미가 없고, 강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못으로 고정시켜야 한다. 덕분에(?) 100mm가 넘는 긴 못을 여러 개 박아 주었다, 실제로는 흔히 쓰는 못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잘라낸 나무 위치에 맞게 새 나무를 덧대는 과정이다. 그냥 통나무가 아니라 굵은 나무를 산 다음 안쪽을 기역자로 파내야 한다. 기둥 위에 덧대는 것이라 기존에 있는 부분에 맞게 나무(각목)의 안쪽을 잘라내야 하는 것이다. 혼자 일하기 힘들어 다른 분과 함께 갔는데, 우리는 이 부분을 (1) 그라인더로 적당히 잘라낸 후 (2) 끌로 전체를 다듬어가며 모양을 만들고 (3) 필요한 부분은 세밀하게 끌과 목공용 줄 등을 이용해서 다듬었다. 당연히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고 저녁 늦게 이웃의 불평도 있었고… @.@

6개월 후 허물고 새집을 지을 예정이라 이 정도면 충분히 버틸 것이다 문이 깨인 곳도 재료를 이용해서 새 제품을 설치

보통 손으로 하는 일은 전문가다운 기술력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일의 대부분은 공구가 한다. 공구의 중요성은 이런 경우에도 분명 알 수 있는데, 만약 원형 전기톱 circular saw이 있었다면 10분 이내에 마칠 수 있는 일이었다. 각목의 반대쪽을 한쪽으로 길게 자른 후 (깊이 지정) 반대쪽을 똑같이 깊이 지정해서 자르면 기역자로 만들 수 있으니, 평소에는 전혀 쓸 일이 없는 전기톱이 이렇게 절실한 날이 있을 줄이야… 목공을 한다면 전기톱은 필수로,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 일을 계기로 목공 일이 늘고 전기톱을 쓸 일이 늘 것이라는 전망을 해본다. 그렇게 하는 일도 경험도 기술도 늘어가는 것이다… *